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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중학교 1학년 아이에게 가끔 장난처럼 물어 본다. “넌 아직 여자 친구 없어?” 아이가 100% 정직(?)하게 대답할거라 기대는 하지 않지만 수줍게 웃는 아이가 귀여워 나도 웃음이 난다. 엄마의 입장에선 아직 아이가 이성 친구를 사귀는 건 반대지만, 만약 사귀게 되었다면, 그걸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나치게 앞서(?)가는 몸의 반응은 저지(?)해야 하겠지만. 뭐 이것도 내가 저지한다고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얘기하고 다짐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정말이지 엄마 모드다 ㅠ) 이제 조금 있으면 아들의 사랑을 지켜봐야 하는 엄마가 되었다. 이성에게 관심이 폭발해 가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를 향해 두근거렸던 것이 언제였지? 아직은 누군가를 향해 가슴이 두근거려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만 이럴까? 나는 요즈음 두근거리는 것조차도 성가시다고 느끼게 되니까. (정말 문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그 시기에 나는 어떤 사랑을 꿈꾸고 바랬는지... 작가는 청춘에게 이런 사랑을 해보라고 말한다.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청춘이기에 가능한 그 시절. 다양한 형태의 추억을 남기고 사랑하라고. 모두 19개의 에피소드에는 작가가 해 보고 싶었던 사랑의 행동들이 있다. 패스트 푸드점에서 데이트하기, 그의 교복 빌려 입기, 하트 은 목걸이 선물 받기, 방과 후의 고백, 커플룩 입기, 그의 타진 옷을 꿰매주기, 자전거 둘이서 함께 타기, 수제 초콜릿 선물하기, 졸업식 날 고백하기, 하굣길에 선 채로 계속 대회하기 등... 작가가 소개하는 것을 보면 너무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 때나 이런 데이트를 하지 요즈음 아이들이 이런 데이트를 할까 싶은. 또한 정서적인 부분 때문일까? 나는 한 번도 꿈 꿔본 적 없는 데이트 방식이다. 그나마 과거 내가 해 봤던 거(?) 혹은 경험(?)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데이트하기, 커플룩 입기,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기, 여행 가서 공중전화로 전화하기(나는 전화를 받았다),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남학생. 정도 작가가 말하는 행동 중에 재미있는 건 타진 옷 꿰매주기(내가 못하는 게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바느질이다. 아마 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나는 말할 것 같다.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 혹은 세탁소에 맡겨), 수제 초콜릿 선물하기 (그냥 사주는 걸로. 나는 만드는 걸 그닥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데이트 도시락 싸기 (이건 정말이지 오버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에는 김밥이 뭐냐? 부엌에도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여름방학 수영장에서 만나기(내 몸매를 생각한다. 나는 가능하면 가린다. 수영장에 같이 가다니... 내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미친 짓(?)이다.), 공주님처럼 안기기(몸무게를 생각하자. 그 사람의 허리(?)를 생각해서 ㅋ), 헝겊 가방 만들어주기(누구나 만들어 준다는 목도리 보다 나을까? 하지만 이것도 바느질... 나는 바느질과 거리가 멀다). 만약 내가 청소년 혹은 청춘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사랑을 꿈꾸게 될까? 디지털 사랑보다는 아날로그 사랑이 좋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를 위해 매일 편지를 쓸지도 모르겠다. 1000일이 되는 날에는 1000통의 편지가 될 수 있도록. 다른 건 모르겠고.. 편지로 사랑을 전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날씨가 춥다. 사랑이 더 필요한 그런 날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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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MXIII / 예담 5번째 리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마스다 미리의 '만화'보다는 '(만화 형식을 가미한) 에세이'가 더 맘에 든다. 그냥 만화만 읽었을 때에는 '이해'하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여자들만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라든지, 일본인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라든지, 뭐 그런 것들을 얼마 되지 않은 '만화 컷'으로만 읽었을 때에는 공감할 수 없었는데, '에세이 형식'으로 작가가 그렇게 표현한 까닭을 구구절절 설명해주니 조금쯤 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그제서야 '아하~ 그런 뜻으로 한 말(또는 행동)이었어'라며 무릎을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스다 작가의 표현이 '딱 좋다'는 느낌은 아니다. 왜냐면 뭔가 이상하리만치 '이기적인 심보'에서 비롯된 일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뭐, 한두 번 정도라면,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하며 넘어가겠지만, 이건 뭐...시종일관 처음부터 끝까지 주야장천 '그러고' 있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이 '(수 년에 걸쳐) 연재된 내용'을 짜깁기해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는 대목을 접하고서야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긴 했지만, 그럼에도 너무 많았다. 과연 무엇이 많았다는 것일까? 이 책의 원제는 [청춘, 때늦음]이란다. 이것을 뒤침책(번역본)에서는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으로 뒤쳐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작가 본인인 '마스다 미리'의 청춘시절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그 일화들은 한결같이 '그때 해보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나열을 했다. 그리고 대부분 '연애의 부재'로 인한 못해본 것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것인지,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하는 것들인데 자신은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서러움인지, 아니면 10대, 20대, 30대 초반에는 못했지만 '30대 후반'내지 '40대'에 진입한 지금은 꼭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인지, 그도 아니면 그저 부러움으로 인한 '이불킥'을 하고픔인지 도통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일관적이지 않은 흔들림이 가득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이 '청춘(이니 어울릴 법한 일들을 해보지 못한 억울하고 울적한 마음에 이제라도 해보고 싶지만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나 들을 것이 뻔하니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 번만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때늦음'이라고 지은 것 같다. 그 덕분에 뒤친책의 제목도 <(다 늙었지만 그 시절만 떠올리면) 여전히 두근거리 중>이라고 깔끔하게 뒤쳐놓았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그 가운데에 나도 해보고 싶은 것은 놀이공원 대관람차 안에서 하는 둘 만의 키스다. 작가는 10대에는 연애경험이 전무하단다. 20대가 남친이 생겼지만 '대관람차'를 타본 적은 없었고, 그렇게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이제와서 남친이 생기는 것도 우습고, 생긴다한들 30대에 놀이공원에 들어가서 논다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것 같단다. 그런 까닭에 '대관람차 키스' 같은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되어서 아숩다는...뭐, 그런 에피소드다. 나도 해본 적이 없다. 뭐, 연애 경험이 태부족하기도 하지만, 함께 '놀이공원'에 갈 정도로 진척된 적이 없는 것이 핵심이었다.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글쎄...번번히 다음 기회에, 라고 미루다가 어느새 옆구리가 허전해졌다. 그러다 30대 이후로는 거의 연애를 해본 적이 없으니 '대관람차'는커녕 놀이공원도 별로 가본 적이 없다. 그런 까닭에 난 '롯데월드'와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을 구경해본 적이 없다. 애인이 생기면 꼭 가야지 했는데, 그럴 애인이 없었던 탓이다. 가난한 연인이던 젊은 시절에는 '돈'이 없어서 제대로 데이트를 못했다면, 돈 좀 만지는 지금은 '애인'이 없어서 데이트를 못 한다. 마스다 미리는 '연애감각'이 없어서 예나 지금이나 남들처럼 찐한 연애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뭐, 이런 식이다. 학창시절 '가사실습 시간'에 만든 사과구이를 포장했다가 남친에게 건내주는 에피소드도 있었고, 졸업시즌 때 좋아하는 선배에게 '두 번째 교복단추'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는 에피소드도 종종 나온다. 일본에서는 '남자교복의 두 번째 단추'를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선물하는 전통(?)이 있단다. 마스다 미리는 자신의 작품들에 이런 에피소드를 참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정작 작가 본인은 '그 단추'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속상하고 서러운 마음도 있지만, 그런 '선물'을 많이 받았다고 자랑하는 '능력녀'를 만날 때면 부러움도 느끼지만 잘난 척 하는 것 같아서 지청구를 해주고 싶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하고 있다. 또 학창시절의 단골 메뉴인 '발렌타인데이 초콜릿'도 실려 있는데, 역시나 마스다 미리는 줘 본 적이 없던 모양이다. 그래서 살짝 빈정거리는 투로 "어차피 '수제초콜릿'이란 게 시중에 파는 초코릿을 녹였다가 틀에 넣어 굳힌 것에 불과하다"는 문구를 넣은 것을 읽을 때,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내 경우에는 '그 흔한 초콜릿도 못 받아봤다'는 쪽이지만 말이다. 왜냐고? 초콜릿을 못 받을 정도로 못 생기고 인기가 없었던 거야? 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난 '남중', '남고', '공대', '군대'를 나와 취직을 하니, 부서에 여직원이 꼴랑 한 명(경리, 40대 노처녀)이라 아예 줄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이렇게 열악한 주변 환경 덕분에 발렌타인 초콜릿은 받을래야 받을 수 없었다. 그나마 초등시절이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 시절엔 이상하리만치 선생님들이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선물'은 근본도 없는 일본 백화점 상술에 불과하니,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맙시다'라는 캠페인이 벌어지는 바람에 2월에 초콜릿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더구나 여자아이들도 3월이 되면 응당 받아야 할 '화이트데이'때가 되면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갈라져서 '받을 수 없겠다'는 계산이 서자, 초콜릿 선물은 정말 '인기남' 몇 명에게만 몰래 주는 비밀스런 일이 되고 말았다. 한 반에 6~70명이었고, 보통 남학생 34명, 여학생 32명으로 짜여져 있었는데, 그 가운데 나는 단 한 번도 초콜릿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다 남중에 올라가니 '여학생 동창'은 씨가 말랐고, 남고에 오르니 여학생은 등굣길 버스안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그나마 대학에 오르니 함께 캠퍼스를 오가며 만나는 폭은 넓혔지만, 정작 '강의실'에 들어서면 또다시 '남탕'에 들어간 듯 했으니, 내 인생에 여자는 씨가 마른 것 같았다. 그런 탓에 난 어릴 적부터 '순정만화'나 '로맨스소설', '로코드라마', '로맨틱영화' 따위를 정말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MBC 드라마 <질투>를 시작으로 달달한 러브라인이 주된 줄거리를 가진 드라마/영화는 거의 섭렵하다시피 했다. 정말 녹화까지 떠놓고 '보고 또 보는' 연애박사였다. 그렇게 난 '이론'에 빠삭하고 '실전'에는 약한 청춘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납득(!)'이 가지 않지만 말이다. 참고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사랑의 블랙홀>이다. 참사랑에 눈을 뜰 때까지 계속 되풀이 되는 '시간의 굴레'속에 빠져서 정말이지 제대로 된 '나'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선 '여자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뜬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나는 그 반대가 되고 싶었다. 내 사랑의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무한 타임슬립'에 빠진 여자가 주인공이 되는...그런 연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참나..내 사랑은 너무 하이레벨인가? 아님 최종보스인가? 나를 '클리어'하는 여자 플레이어가 당췌 없어서 탈이다. 알고보면 참 쉬운 남자인데 말이다. 인썰트 코인~(feat. 비트 코인) |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저자 마스다 미리 | 역자 권남희 | 예담 | 2014.05.07 |페이지 164 | ISBN 9788959137886
30대 싱글 여자들의 정신적 지주, 여자공감만화가 마스다 미리. 잔잔한 수채화 같은 그녀의 만화를 보면서 수많은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을 거예요. 이번에 출간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로 접어든 작가가 십 대 청춘의 기억을(특히 연애 감정) 짤막한 에세이와 만화로 추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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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는 나이. 내 마음에 어울리는 옷이 나이와는 이제 어울리지 않고 선물을 받아도 귀여운 선물보다 실용적인 선물만 받게 되고... 어른이 돼버린 '나'의 솔직한 단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 "이제 너는 젊은 여자들이 기뻐할 만한 귀여운 선물을 받지 못해." 두둥! 』 - p26
중년에 들어설 준비를 하는 '나'는 학창시절 그 싱그러운 청춘 시대에 못해 본 것들, 이루지 못한 꿈, 때를 놓친 청춘을 이야기합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선택 범위가 좁아져 가는 인생길에서, 꿈을 내려놓은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시절을 그립게 돌이켜보는 달콤한 통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익숙해졌다.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어떤 선을 경계로 모든 것이 젊은이 같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십 대 시절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동경했던 그것도 지금의 내가 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다. 』 - p57
다시 만들 수 없는 십 대의 추억. 쓸쓸함이 묻어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해서 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못해 본 것 투성이인 청춘... 그것마저도 이제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어울리지 않게 된 것들이 참 많지만, 반면 어울리기 시작한 것도 많습니다. 청춘 시절을 동경하는 소녀의 이미지, 중년의 이미지... 이 어중간한 느낌들이 마구 섞여 있는 게 30대 중후반인 것 같아요.
나이가 더 들어서는 지금 현재 못 한 어떤 것에 동경하게 될까요.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절실히 듭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담하게 그려내는 글과 그림으로 중년을 앞둔 여성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입니다. 왜 여자공감만화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는지 이해되네요. 여자를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을 정도로요. 주절거림 없이 담백한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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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작가님, 어쩜 학창시절 때 제 모습이랑 닮았지요?^^ 해본 것 보다 해보지 못한 것이 더 많았던 나의 학창시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난다. 참 좋았던 시절이 아닌 참 조용하고 고요했던 시간들이었다. 어쩜 그렇게 별 의미없이, 존재감 없이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의문이고, 가히 골동품급이다. 돌이켜보면 재미없던 삶. 오히려 지금이 더 의미있고 재밌는 삶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딩때 돌아가라면 가고 싶니? 물으신다면.... 글쎄다. 지금이 더 좋은데 나는^^ 공감 작가님의 이름값은 하셨으니 이제 마스다미리 작가님의 필력을 감히 느껴보고 싶다. 여전히 친근하고 정겨운 만화. 작가님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들을 조근조근 들을 수 있다. 40의 나이지만 그것은 숫자일뿐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라고 고백하는데, 귀여우셔라~~~
같은 또래지만 나이에 비해 좀 조숙해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별스레 얌전하기까지 하다. 그 때 우리 어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라고.... 그런데 어쪄죠. 그 말이 참 씁쓸하게 들리군요. 부뚜막은 커녕 문지방도 못 넘을 것 같다구요^^ 아무리 조숙해보여도 남자아이랑 눈만 마주치기라도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구요. 그럼 우린 이렇게 대답하죠. '날라리를 보셨어요? 오히려 그 날라리들이 결혼만 잘 하더라구요. ㅠㅠ' 하나도 얌전하지 않은데 얌전한 척 꼬리 친다 하지요^^ 우리는 얌전한 척도 못해봤다. 늘 부러움의 대상은 따로 있었으니깐. 더군다나 그 흔한 남자 친구는 남의 별 나라 이야기다. 여중(女中) 여고(女高)라는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적으로 숫기가 없다. 어쩌면 그 때부터 '포기'를 배웠는지 모른다. 그 덕분에 한창 이쁠 나이 20대에도 곁에 남자는 없었다. 그 유명한 '교회 오빠'들만 있을뿐이다. 흐흐흑~~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왜 이렇게 힘겹지?^^ 젊은 청춘들이 해봄직한 이벤트나 달달한 로맨스는 꿈도 못 꾸었다. 없으니깐.ㅋㅋㅋ 열심히 치장하고 이쁘게 다니는것도 아니었다. 늘 만만했던 청바지에 티셔츠.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다니니 남들에게는 흔했던 로맨스가 나에게만은 비켜가지 않았나싶다.(비참~) 또 웃음이 난다. 그래도 결혼은 했네. 중매가 아닌 연애로^^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나에겐 느즈막하게 달걀 한 판에서 하나 뺀 29에 이뤄질줄이야...... 늦었지만 꽤 추억이 있는 연애였다.
마스다 미리 작가님처럼 한창 청춘 때, 나도 못 해본 것 투성이었다.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 때만 유효한 즐거움과 행복이 있었을테니깐...... 그러나 그 때는 경험할 수 없는 지금에서야 또 당당하게 멋드러지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용감한 아줌마라서 가능한......^^ 무엇보다 그 때 느낄 수 없는 정신적인 여유와 넉넉함이 있다. 살아온 날들만큼 많이 감사하고, 앞으로 또 살아갈 날들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마음들이 있다. 청춘과 맞바꿀 수 없는 지금 이대로라도 참 좋은 삶...... 자랑할만하다. 그리고 더 이상 얌전할 필요도 없다. 이제 내 편이 된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으니깐....... 하지만 여전히 두근거릴 때도 있다. 내 청춘 때 만났던 사람들과의 추억을 공유하며, 만나게 될 때는 소름돋을 정도로 설렌다. 마스다 미리 작가님, 역시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미소, 여러번 짓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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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뜻밖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날의 내 연애 과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별로 내세울 것도 없고, 그다지 슬퍼할 것도 쓸쓸할 것도 없는,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것.
작가는 현재 미혼인 것으로 보이나 사귀는 사람은 있는 것 같고, 다만 학생 시절에 친구들마냥 남학생과 사귀지 못한 것을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어렸을 때 남학생과 사귈 경우, 할 수 있는 많은 귀엽고 예쁜 짓들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이 들어서도 내내 아쉬워하는 것을 보면서 귀여운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 그 시절에는 남들에게 친구들에게 보이기 위한 사랑을 하기도 하니까.
나는, 나는 어땠을까. 글을 한 편씩 읽을 때마다 관련되는 내 행동이 떠오르고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의외로 신선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내게도 이런 면이?
재미삼아 나열해 보자. 내가 연애라는 것을 하는 동안 해 보고 싶었으나 해 보지 못한 것들에 무엇이 있었던가. 유원지에서 솜사탕 먹기, 도서관에서 자리 잡아주고 같이 공부하기, 커플링이나 반쪽짜리 커플 목걸이 나눠 갖기, 잔디밭에 자리 깔고 도시락 먹기.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 보니 못해 본 것보다는 남들처럼 해 본 게 많다는 생각도 든다. 하기야 어린 시절의 나는 꽤나 영악했고 눈치도 빨랐고, 잔머리도 잘 굴렸으니까. 다만 내가 내 풀에 좋아서 해 본 것들이다 보니, 흐뭇하게 그리운 기억이 없다는 것, 그게 아주 많이 쓸쓸하다.
그렇거나 말거나, 나는, 이제, 두근거리지 않는 자신이 더 마음에 든다. 남자, 그 어린 존재에 무얼 그리 마음 잡힐 일 있을까 보냐고. 나는 그때 왜 그리 헛되이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까. 이 깨달음이 그다지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자각만으로는 큰 위로가 되지 않는 쓸쓸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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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판매로 구매를 한 책 ‘마스다 미리’의 신간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을 읽었다. 그녀의 캐릭터가 그려진 에스프레소 잔도 함께 받았지만 어디다 써야할지~.
靑春《청춘》이라는 글로 주제로 나오는 이번의 책에서 자신의 학창시절과 현재의 39살이 된 작가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30대를 향해가는 나에게 나도 마흔 되어 가는 시점에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해보고 싶었던 거지만 해보지 못 했었던 것들을 써 내려 가면서 추억을 만든다. 좋아한 선배의 두 번째 단추‥발렌타인데이의 수제 초콜릿 고백‥조리실습 시간에 만든 쿠키를 남친에게 주는 것 등을 말이다.
경험해보지 못해 더 애틋한 청춘의 연애 판타지들을 하나하나 꼽아보며 독자들과 함께 추억과 회한에 잠긴다. 하지만 그것은 부러움이나 원망 같은 감정과는 다르다. 나의 고등학교 때의 기억을 되새김해보고…지금의 나를 한 번 바라보고 웃음 자아내면서 공감을 하게 된다. 나이 먹으면서 가지게 되는 것은 ‘아줌마’라는 호칭이면서 배짱도 함께 한다. 젊은 시절에 못 입던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한다 던지… 어른들이 잔소리처럼 나열 하던 말들을 이제는 내가 대물림처럼 애들한테도 해준다던지…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 된다. 애들이 그러면 ‘어리니까~’라고 어른들이 잔소리에 그치지만 어른이 그러한 실수를 하면 《책임》이라는 단어가 뒤따라온다. 이젠 우리는 외모의 노화도 부쩍 신경 쓰이고 더불어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나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는 것만 같다. 젊음을 받고 싶어 한다. 지금을 누리면서 살아가라는 것 같기도 하면서 후회가 없는 청춘을 살기를 바라는 그녀의 인생충고 같아 보였다.
하루하루 맞부딪히는 사소한 절망, 슬픔, 우울. 그리고 그 가운데 피어나는 소박한 웃음과 즐거움을 작가는 경쾌한 문장, 위트 넘치는 만화 속에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우리 30대들의 희망 메시지 혹은 다시 보는 청춘의 스토리 같다. 그 일상의 비애감이 여성들에겐 너무나 자신의 얘기 같아서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겉으로는 느긋한 척 여유를 부려보지만, 속으로는 계속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는 여자들의 현실을 에세이와 만화로 그려주는 그녀의 글에서 위안을 얻어가고 공감하면서 웃음을 얻어 가는 것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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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마스다 미리의 수필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때에도 편하고 솔직한 글에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해졌었다. 만화와는 다른 수필의 맛이 있어서 그 맛을 다시 한 번 느끼고자 이 책을 잡았다. 게다가 이 책은 짧은 만화가 같이 실려있고, 책 자체도 가벼워서 잠이 오지 않은 화요일 밤에 다 읽었다.
정말 언제나 속으로는 혼자 삽질하면서 하는 생각이었지만, 글이나 말로 하기에는 제 얼굴에 침 뱉기 같아서 안 하려고 했지만, 이 책 이야기를 하면서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인기 없는 여자' 쪽이었다. 고등학교는 여고였고, 학원에 가더라도 벽에 붙어서 기운 없이 늘어져있는 안경을 쓰고 머리 숱이 많은 여자. 어쩌면 그렇게 기억도 안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을 수 있다. 그래서 만화나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나온 교복을 입고 있는 커플들의 웃음이나 순수한 애정을 보고 있으면 과연 저게 뭘까하고 부러움과 함께 궁금해졌다. 이 이야기는 그런 두근거림이 어땠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아까 말한 대로 그 두근거림이 어떤 거였을까에 대한 글이다. 어쩌면 우울해질 수 있는 솔로들의 타령이 될 수도 있는데, 의외로 이 책에 실린 글은 그런 두근거림에 솔직히 부러웠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거기에 그런 두근거림을 다시 느낄 수 없더라도 현재의 모습에도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을 읽으면서 다른 아이들 중에는 그런 아이가 있었지라는 관찰자로서의 공감과 함께 현재에는 그걸 모르는 게 아쉽긴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위안을 같이 얻었다. 참 이상한 게 어찌보면 한없이 우울한 소재할 솔로의 비극인데 이상하게 이 글을 통해서는 묘하게 웃으면서까지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각 소재별로 이야기가 나눠져있고, 길지 않은 글 뒤에는 두 쪽의 만화가 실려있다. 만화 에세이라고 한 거지만, 이 길지 않은 만화에서는 주로 이제는 시간이 지나 변해버린 취향과 사회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행동들을 이야기한다. 더 이상은 반짝 거리는 애들 취향의 악세사리를 사기 꺼려지거나, 예전에는 좋아서 어쩔 수 몰랐는데, 이제는 취향이 변해버린 것들이나. 특히 옷에 대해서는 꽤나 공감했다. 저자가 기모노에 관심이 간다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는 이런 취향의 옷을 입어도 될까 싶은 게 있다. 특히 니삭스나 호박치마 같이 어린애 느낌이 날 것 같은 거 말이다. 꽤나 애매해졌다, 그런 옷들이.
애석히도 남자 교복을 빌려 입거나, 수학 여행에 가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수다를 떨거나, 수제 초콜렛을 만들어주는 등의 풋풋한 설렘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저자는 그런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추억이 없었던 청춘의 자리에 대해서 말하면서 공감을 얻어낸다. 참 신기한 일이다. 같이 '겪어보지 않았다'라는 것으로 공감을 얻어내다니! 게다가 오히려 그게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였던 일들이라 이상하게 공감이 되면 더 친밀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그런 상실감에도 뭔가 우울해지지 않고 그랬었지만 나는 괜찮고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하는 모습이 전혀 어두워보이지 않고 밝게 보여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사람의 수필은 뭔가 묘한 힘이 있는 것 같다.
내 청춘은 미처 해보지 못한 것들투성이다. 연애. 그것은 내 청춘에서 통째로 빠져 있다. 나는 십 대의 새콤달콤한 연애를 모르는 채 어른이 돼버렸다. 인기라곤 약에 쓸래도 없는 청춘이었다. - 수필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9쪽 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해서 초조하다. 내 마음에 어울리는 옷은 이제 내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것도 싫었다. -수필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18쪽 미인이 아닌 사람이 미인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에 대해 세상을 차갑고... -수필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7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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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마스다 미리의 세계로 이끈 장본인, 출간 홍보차 서평단을 모집하기에 지원했다가 미끄러져 내 돈으로 구입한 바로 그 책이다. 얼마나 대단한 책이기에 그렇게 경쟁이 치열했을까 라는 의문 때문인지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었다. 읽고 나니 서평단에 뽑혀서 솔직한 리뷰를 썼더라도 좋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었을 듯했다. 마스다 미리 책들 특유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에 없이 너무 오글거리는 내용들이다. 철학적인 성찰로 가득 차 있던 다른 책들과 좀 다르다고 생각하고 읽어야 실망을 덜할 듯하다. 매우 가벼운 내용들이다.
슬픈 사실은 물론 나 역시 마스다 미리가 학창시절 부러워했던 연애질 하는 부류의 학생이 아니라 그들을 부러워하는 평범한 범생이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스다 미리가 학창 시절에 연애하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했던 지점들은 매우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마음 먹으면 연애를 할 수도 있고 학창시절에 하고 싶었던 일들도 할 수 있는 지금이 되어서도 그때 그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점이 슬프다고 해야하나 씁쓸하다고 해야 하나. 학창 시절은 학창 시절이고, 지금은 지금 누릴 수 있는 일들을 누리며 또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면 좋을 텐데. 마스다 미리가 이 책 내내 그러는 것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그 친구들을 부러워하면서, 그렇게 살지 못했던 걸 아쉬워하고 있고 싶지는 않다. 남들처럼 요란하게 연애하지 않는 모습도 소중히 여김 받아도 되는 삶의 모습이다.
같은 작가의 책이라도 번역자에 따라 문체가 다르다는 다른 독자들의 평에 공감이 되었다. 하루키 수필도 종종 번역하셨던 권남희 님의 문체는 역시 차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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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마스다 미리 책과는 달리 이 책은 만화와 그림이 어우러진 만화에세이 형식이다. 제목만 보고서는 연애 관련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여고생시절에 관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고생 시절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기억하고, 그 시절에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그리워하며, 지금도 여전히 그 시절의 것들에 대해 두근거리며 해보고 싶은 마음들이 한 껏 표현되어있다.
'여고생'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이고 풋풋한 느낌이 있어서 나도 여고생 시절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친구의 연애사를 함께 고민했던 일, 펜팔을 하는 친구의 편지를 보며 다같이 설레이고 들떴던 일, 남학생이 학교앞에 와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조금은 부러워했던 일,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소풍갈때 다른 학교 남학생들이 조금은 신경쓰였던 일, 학교간의 임원회의때 함께 회의하는 다른학교의 남학생들과 은근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묘한 분위기가 흘렀던 일등 여고시절을 떠올리면 재밌는 기억도 많고, 아쉽고 설레이는 기억도 많다.
마스다 미리가 그리워했던 일을, 다시 해보고 싶었던 일들,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다른 사람의 눈치나 환경을 살펴봐야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내 마음속에도 들어와서 무한 공감을 하면서 읽었다.
IT 연구원으로 일하다보니 복장이 자유로워 여전히 지금도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이제는 나이때문에 조금더 얌전히 입어야하나 싶다가도 활동성 넘치는 청바지, 운동화가 여전히 좋고 왠지 모를 신나고 설레이는 기분도 있다. 나이에 맞춰 마음이나 행동이 따라갈 수 없으므로 오늘도 난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을 두근거리며 진행중이다.
만화와 적절한 분량의 글이 어우러진 이 책을 읽으면서 바쁘고 정신없어서 떠올리지 못했던 여고생시절과 조금 더 어린나이의 추억들이 생각나서 참 좋았다. 앞으로 나이때문에 제한되는 것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내 인생, 내 삶이므로 계속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들을 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도, 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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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음"은 두근.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몸이 조금만 안 좋아지면 갱년기 증상인가를 의심해봐야 할 나이가 다가오는데도... 여전히 마음은 20대, 아니 10대처럼 팔딱거리는 게 여자 마음인가 보다. 아직은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없지만, 한 두개라도 보일라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나도 이제 늙어가는 건가...하고 잠깐 우울해 한다.
그럴 때, 마스다 미리의 책들은 참 힘이 되어준다.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엄마와 아내의 역할에서 벗어나 "여자"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만화와 에세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던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에세이를 한 권씩 접해 보았었는데,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만화와 에세이가 혼합되어 있어 심심치 않게 읽을 수 있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으며 심심하다고 한다면...그건 아니, 아니, 아니되오~~
그저 가볍게 터치할 뿐이지만, 마스다 미리가 건드리고 지나간 곳은 그 밑에서 파동이 일어 마침내는 지진이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공감이 많이 되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쑥, 강한 안타를 날리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청춘, 이 아닌 중년. 중년들의 오갈데 없는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 매어주는 위트와 공감을 자아내는 그녀의 그림과 글에는 솔직히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쉽게 씌어진 것 같아 흉내내어 보고 싶지만, 그 내공이 사실은 보통이 아니라서, 따라하기도 힘들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이 책을 읽으면 때를 놓친 청춘의 여러 가지 반짝반짝한 추억들이 방울방울 샘솟는다. 마스다 미리의 푸념처럼 풋풋한 청춘의 그 때에 했어야만 했던 일들을 못하고 지나간 것이 후회로 남지만, 그 후회는 쓰디쓴 것이 아니라 달콤 쌉쌀하다. 그녀가 놓친 것들이 무엇이 있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데이트하기, 그의 교복을 빌려 입기, 하트 은목걸이 선물 받기, 방화 후의 고백, 커프룩 입기, 그의 타진 옷을 꿰매주기, 자전거 둘이서 함께 타기, 수제 초콜릿 선물하기, 졸업식 날 고백하기, 하굣길에 선 채로 계속 대화하기...
나도 마찬가지로 놓친 것들이지만 나는, 너무나 무뎌서 이젠 기억조차도 하지 못하는 것들을 마쓰다 미리는 세세하게 되살려 냈다. 여러 개의 목록 중에서 공주님처럼 안기기, 가사 실습 음식 챙겨주기,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기 등등 대부분의 것은 못해보았지만, 딱 하나...관람차에서의 첫 키스는 해보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꼭 첫 키스여야 한다면 이것도 양보해야겠지만...
확실히 공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방이 트인 곳에서 키스하기는 짜릿했다. 그것이...어린 청춘의 시절을 지난 어른이 되었을 때의 키스여서 좀 재미가 반감되긴 했지만 말이다.
은근슬쩍. 이런 추억 하나 끼워넣고는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하고 되새겨보는 것이 지금의 재미이긴 하다. 꺼내어 곱씹어보고 살큼 웃음 베어물고픈 추억이 있긴 했던 것이...참, 다행이다.
나이가 들면 이렇게 된다...휴...
사십 대 오십 대 여성이 읽는 패션지를 보면 말도 안 되게 멋있는 것들이 실려 있다. 보석, 시계, 요정, 급이 다른 교토 등등. 멋진 어른의 세계다. -163
멋진 어른이 되려면 지금의 나이에 걸맞는 애티튜드를 갖추고 살아야 하겠지만, 가끔은 마스다 미리와 함께 두근거리는 여자의 마음을 간직하면서 가끔은 "소녀"가 되고 싶다는 어린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