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남편(고수)의 빚보증으로 순식간에 풍비박산 난 가정. 아내(전도연)는 생계를 위해 남편의 후배가 한다는 광석밀수에 참여하기로 하는데, 프랑스 공항에서 잡힌 그녀의 가방에서는 대량의 코카인이 발견되고, 그녀는 구속된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한국에서 백방으로 아내에 관한 소식을 수소문하지만, 프랑스 현지 대사관은 곧 있을 국회의원 접대에만 온 힘을 기울일 뿐, 아내에 관한 일은 귀찮은 일로 치부하기만 한다. 그러는 사이 구속 기간은 점점 늘어나고(프랑스에서는 마약사범의 경우 재판 없이 24개월까지 구속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소한의 통역 지원도 없이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아내는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낸다. 일이 바뀐 것은 네티즌들이 참여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에 한 방송사가 사건을 취재하면서 부터였는데, 현지 대사관의 무성의한 대처가 알려지면서 드디어 재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집으로 가는 길’. 명절 앞두고 볼 만한(?) 영화다. 이 글 올리고 나도 바로 떠날 예정. 일단 주연인 전도연의 연기가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온다. 어쩌면 이렇게 제대로 연기하는 배우가 있을까. 그의 앞에 서면 심지어 상대역인 고수조차도 아마추어처럼 느껴져 버린다. 자연히 영화를 보는 사람은 영화 속 아내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는데,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일단 이건 거의 80%는 배우의 힘이라고 해야 할 듯. 영화에 관한 공감되지 않는 평들이 자주 보인다. 어쨌든 영화 속 아내가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지 않느냐,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억울하다고 주장하기만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심지어 어떤 리뷰에는 감독이 의도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딱지까지 붙이는 것도 봤다. 뭐 이 정도면 거의 박근혜급 음모제기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제대로 집중을 안 했거나, 처음부터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품고 영화를 조각내서 취사선택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이런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이들은 무엇을 보여주어도 오직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들만 끊임없이 재조합해서 뱉어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누구도 그녀가 ‘죄가 없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바랐던 것은 ‘제대로 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것뿐이었다. 그 최소한의 요청도 무시하고, 책임회피에, 심지어 자국민을 위협하기만 했던 대사관 직원들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거고. 그리고 누가 영화 한 편 보고 모든 외교관이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까.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하는 이들이 있다면 문제라는 거지.
이제까지 외국에 머문 기간이 다 합쳐봐야 채 반년이 안 되는지라, 그리고 그 기간 동안도 대부분 호의적인 사람들 사이에 머물렀던 터라, 다행이 이 영화 속 같은 우리나라 재외공관의 무신경함을 직접 경험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칠레에 파견된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과 같이 재외공관 직원들의 온갖 비위, 업무태만에 관한 뉴스들을 보면, 솔직히 이들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성실하게 일하시는 분들이 억울..)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다.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 1년 한 번 국정감사 기간에 하루 이틀 만에 수백 개의 재외공관을 외통위 의원들이 다 감시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그렇다고 외교부에서 자기 식구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도 무리다. 그리고 감시에 감시를 위한 부서를 신설하는 게 능사도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은 언론의 순기능을 강화해 국가기관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은 제대로 된 언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 역으로 말하면 제대로 한 번 해쳐먹고 싶은 사람이라면, 언론부터 장악하는 것이 필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만큼은 이명박이 정확히 꿰뚫고 있었고(방통위를 정권유지부대로 개조한 건 탁월한 결정이었다), 그 여파가 지금 보는 것과 같은 국정농단으로 나타났다고 본다.(결국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가리가 두 개 달린 뱀처럼, 한 몸이었다)
영화는 ‘선악’이 아니라 ‘공정함’에 관해 말한다. 영화 속 송정연은 분명 죄를 저질렀다. 이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개인적 복수를 허용하지 않고 그 모든 권한을 독점하기로 결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책무이다. 돈이 없다고, 권력이 없다고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디 새해엔 이 원리가 제대로 적용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정연과 종배의 외롭고 처절한 싸움은 실화다. 영화에는 허구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오인된 주부가 24개월 만에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것은 사실이다. 집으로 가는 길은 정연이 겪은 어이없는 비극을 재현하기 위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프랑스 오를리 공항, 도미니카공화국의 나야요 여자교도소에서 로케이션 촬영되었다. 실제 사건의 주인공이 수감되었던 마르티니크 뒤코 교도소 장면을 찍기 위해 선택된 도미니카 나야요 교도소에서는 교도관과 재소자들이 직접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연이 처한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관객도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다. 이처럼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이 실화라는 걸 믿기 힘들다. 영화는 정연이 처한 답답함과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장치들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냥 그곳에 그녀가 있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전달된다. 정연과 종배는 무자비한 현실을 견뎌내면서 한 인간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성숙하고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정연 부부는 가족애로 현실을 견딘다. 시련 속에서 부부애와 가족애는 깊어지고 절실해진다. 하지만 가족애로 보상받기에는 이들이 당한 고통이 너무 크다고 느껴진다. 더 분노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하는 애매한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