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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날아오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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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례식엘 다녀왔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만난 인연인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 때의 내 모습을 기억하고는 나에게 알은척 했던 초등학교 선배언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언니를 포함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함께 ‘교복계’라는 계를 만들었다. 각자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을 기념해 6년간 곗돈을 붓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언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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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례식엘 다녀왔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만난 인연인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 때의 내 모습을 기억하고는 나에게 알은척 했던 초등학교 선배언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언니를 포함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함께 ‘교복계’라는 계를 만들었다. 각자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을 기념해 6년간 곗돈을 붓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언니와 나는 계원이자, 아이들 독서회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조원이자, 어린 시절의 나를 알고 있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그런 언니의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언니래봤자 1살이 많을 뿐이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연세 또한 나의 엄마와 1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연배가 비슷한 처지의 언니에게 닥친 슬픔은 나에게도 작게나마 생채기를 냈다.

장례식에서 언니의 아들, 그러니까 우리 딸아이와 같은 독서회를 3년째 하고 있는 친구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들이 걱정이 되었고 또, 한번 보고 싶었다. 꼭 안아주면서 위로 해주고팠는데 끝내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언니도 아들의 상실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슬픈 언니 자신보다 아들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언니가 바빠 아들과 시간을 보낼 수 없을 때마다 언니의 아빠, 즉 외할아버지가 아들과 오롯이 시간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아들에게 외할아버지는 너무나도 밀착된 존재였을텐데 병원으로 실려간 지 이틀만에 할아버지는 운명하셨다.

말은 안해도 아들은 한동안 꽤 많은 슬픔과 절망속에서 할아버지를 그리워 할 것이다. 이 책을 보는데 언니의 아들이 생각났다. 책은 엄마와 아내를 잃은 두 부자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 그 곳 모텔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마주하게 되는 비참한 삶을 다룬다. 아이들의 괴롭힘은 물론, 교장 선생님에게까지 거부당하는 아들앞에 홀연히 나타난 핑크원피스의 여자 아이. 열 두살 아이들은 모텔 뒷 마당 우리에 갇힌 호랑이를 필두로 서로의 삶에 조금씩 스며든다.

그런 과정에서, 슬픔으로 점철된 일상을 살아내기 버거워 하던 아이는 모텔을 청소해주는 아주머니와 핑크 원피스의 여자 아이를 상대하며 스스로를 꽁꽁 싸맨 억압과 무게에서 시나브로 놓여나게 된다. 마지막이 정말 압권인데, 가능하다면 이 책의 결말까지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는 뉴베리상 수상 작가로 뉴베리 역사상 100년동안 동시대에 2번의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가가 6명 밖에 없는데 그 6명 안에 든 작가이다. 상을 받는것이 작가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이야기 하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을 들어보면 (옮긴이의 말에서) 저자가 하는 말들이 현시대에서 어떤 의미로 읽혀지고 있는지가 실감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수상작들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작가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 #도서지원 #뉴베리상수상작가 #전미도서상최종후보자 #상실 #애도 #청소년문학 #소설추천 #아동소설 #책추천 #책벗뜰 #책사애
YES마니아 : 로얄 o*****2 2024.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The tiger ri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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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날아오르도록> 하늘이 어둡다. 소녀와 호랑이가 달린다. 달리면 슬픔이 날아오를 수 있는 걸까? 어떤 슬픔일까? 날아오르지 못한 슬픔이 안개처럼 깔려 마음을 내리눌렀다. "네 다리에는 네가 꾹꾹 짓눌러 놓은 슬픔이 몽땅 모여 있어. 원래 슬픔은 가슴에 있어야 하는데 네가 짓눌러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잖아. 그 슬픔이 날아오르도록 해 줘야 돼."- 48쪽케이트 디카밀로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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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날아오르도록> 하늘이 어둡다. 소녀와 호랑이가 달린다. 달리면 슬픔이 날아오를 수 있는 걸까? 어떤 슬픔일까? 날아오르지 못한 슬픔이 안개처럼 깔려 마음을 내리눌렀다. 



"네 다리에는 네가 꾹꾹 짓눌러 놓은 슬픔이 몽땅 모여 있어. 원래 슬픔은 가슴에 있어야 하는데 네가 짓눌러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잖아. 그 슬픔이 날아오르도록 해 줘야 돼."
- 48쪽



케이트 디카밀로
1964년 미국 출생.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겨울마다 폐렴으로 산소 호흡기를 달고 지내고, 팔다리에 두드러기가 잔뜩 돋아 고생했다. 치과 의사였던 아버지의 폭력으로 가족 모두가 힘들었다. 그러다 다섯 살이 되던 해 교사였던 어머니의 결단으로 플로리다로 이사한다. 그리고 기적이 이어진다. 디카밀로는 따뜻한 기후 속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활기를 되찾는다. 아버지와 떨어져 살며 마음도 안정된다. 무엇보다 그곳에서 도서관과 친구들을 만나 상처와 고통을 마주 보고 광활한 세계로 나올 수 있었다. 상처와 치유를 주제로 한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평단과 독자의 호평을 두루 받는 작가다. 100년의 뉴베리상 역사상 6명 밖에 없는 2회 이상 수상자이다. - <내 친구 윈딕시>,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



<슬픔이 날아오르도록>의 주인공 로브도 플로리다에 살고 다리에 두드러기가 심하다. 저자의 자전적인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 같아 실화처럼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12살 로브는 여섯 달 전 암으로 엄마를 잃었다.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 보려고 플로리다로 이사를 왔다. 여섯 달이 지나도록 로브는 한 번도 울지 않았다. 



"로브는 자신을 여행 가방이라고 상상했다. 장례식을 치르고 떠나올 때 쌌던 가방처럼 미어터질 것 같은 여행 가방. 로브는 모든 감정을 그 가방 안에 넣었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그 위에 앉아 가방을 꽉 닫았다. 그것이 로브가 뭔가를 생각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 8쪽



아빠의 영향으로 로브는 엄마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빠 또한 마찬가지다. 둘 다 아내와 엄마의 이름을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애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로브는 숲속에서 우리에 갇힌 호랑이를 발견한다. 여행 가방에 숨긴 로브의 생각과 감정은 그 호랑이와 꼭 닮았다. 호랑이를 발견한 날, 전학생 노란 머리 소녀 시스틴을 만난다. 아버지와 헤어져 엄마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슬픔을 억누르는 로브와 달리 시스틴은 온 세상과 싸우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세상에 화가 났다. 시스틴과 호랑이로 인해 로브의 여행 가방은 조금씩 열리고 그 안의 감정과 말들이 점점 새어 나온다. 



"너희 둘을 붙여 놓다니, 정말 하느님답지 않니? 이 녀석은 자기 안에 가득한 슬픔을 꾹꾹 짓눌러 다리까지 내려보내고, 그리고 너. 너는 화가 가득 차서 번개처럼 사납게 쏘아 대고. 진짜 끝내주는 단짝이네." - 103쪽



시스틴이 로브에게 엄마 이름을 묻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엄마 이름이 뭐야?" 엄마 이야기는 안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시스틴의 다그침에 "로브는 가방을 찰칵 열어 말이 스르르 빠져나온 게 했다. / "캐롤라인.""(76쪽) 시스틴이 물어보지 않았다면 로브는 그 가방을 어떻게 열었을까. 



후반부에 로브는 여행 가방을 활짝 열어 폭발하듯 아빠에게 울부짖는다. "엄마 이름을 말해! 엄마 이름을 말해 보라고!" (136쪽) 아빠 목소리로 듣는 엄마의 이름 그 한마디에 로브의 세상이 다시 움직였다. 엄마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고 들음으로써 엄마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 훨훨 날아올라 로브의 빈자리를 채웠다. 



시스틴은 로브가 죽음으로 인한 상실의 고통을 마주 보게 도왔고 로브는 시스틴과 함께 하며 우정과 신뢰를 배우고 새어나오는 자신의 감정에 가까이 다가간다. 여행가방의 문을 여는 열쇠는 결국 로브가 쥐고 있었다. 호랑이를 가둔 우리의 열쇠를 실제로 로브가 가지고 있었듯이 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내내 억누르던 로브가 열쇠를 제자리에 꽂아 돌리는 용기와 힘을 키워가는 과정들이 참 아프고 힘겨웠다. 



엄마를 잃은 소년의 슬픔을 작가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지만 소설 전반에 슬픔이 안개처럼 자욱하다. 그래서 더 슬펐다. 차마 건드릴 수조차 없어 묻어만 두었던 아픔을 시스틴이 우는 모습을 보며 로브는 떠올린 것 같다. 그리고 엄마가 자신을 달래주던 그 말을 시스틴에게 똑같이 속삭여준다. "이해해. 다 이해해." (99쪽) 모든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바로 이 한 마디인 것 같아 울컥했다. "시스틴은 울고 또 울었다.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처럼." 울고싶을 때 로브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감정과 소원을 가방 안에 꽁꽁 가둔 로브인 걸 알기에 로브가 조금씩 웃고 쑥스러워하고 쓸쓸해하고 행복해하는 장면들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감정이든 로브가 세상을 만나고 반응하는 순간들은 아름다웠다. 감정은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곤란하게 이끌 때도 많지만 감정 자체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느낌은 인간을 인간이게 한다. 본능에 가장 가까운 반응이기에 나만의 색깔과 개성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통로이다. 그 창구를 막아놓는다면 나만의 빛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의 빛을 비추고 타인의 색을 받아들이고 나누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 일인지 되뇌는 시간이었다. 



감정도, 상처도, 호랑이도 우리는 가둘 수 없다. 아프더라도 마주 보고 꺼내 날려보낸다면 분명히 자기 자리를 찾아갈 것임을 <슬픔이 날아오르도록>은 말한다. 케이트 디카밀로가 아름답고 절제된 시적 문장으로 창조한 16살 소년과 소녀의 우정 이야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깊이 파묻어 숨겨놓은 감정을 찾아 날려보낼 수 있기를.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



#리뷰어클럽리뷰 #슬픔이날아오르도록 #케이트디카밀로 #햇살과나무꾼 #창작동화  #전미도서상최종후보작 #북센스76톱10선정작 #페어런츠초이스상 #죽음 #애도 

이달의 사락 g******7 2024.07.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슬픔도 잘 살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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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때로는 아프다.그러니까 아이처럼 엉엉 울어도 괜찮고아프다고 소리쳐도 괜찮다.로브는 엄마와 영원히 이별하고 나서그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울지 말라던 아빠의 한 마디에 감정가방을 만들어 꾹꾹 눌러버린 슬픔과 커다란 그리움이 다리의 몸의 병으로나타났는지 모른다.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애도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로브도 아빠도 그리움을 서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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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때로는 아프다.
그러니까 아이처럼 엉엉 울어도 괜찮고
아프다고 소리쳐도 괜찮다.

로브는 엄마와 영원히 이별하고 나서
그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울지 말라던 아빠의 한 마디에 
감정가방을 만들어 꾹꾹 눌러버린 슬픔과 
커다란 그리움이 다리의 몸의 병으로
나타났는지 모른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애도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로브도 아빠도 그리움을 서로에게 들킬까봐
표현하지 못한채 시간이 흘러버려
어린 로브의 마음과 몸에 
슬픔이 덕지덕지 붙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에 약을 발라주던 아빠,
로브를 지키기 위해 호랑이를 죽여야 했던 아빠,
그런 아빠의 늦은 고백에 어린 로브의 감정가방이
스르르 열렸는지도 모른다.
너무 그리워서 그랬다고 ~

이 책은 내 몸 어딘가에 눌러앉아 
힘들어하고 있을 슬픔이 날아오르도록 
자신을 보살피는 방법을 알게 해 준 책이다.

또한
작가의 어린시절 아픔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했다~
n******2 2024.07.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