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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치유하는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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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향의 일이다.  마을 앞에 아픔을 간직한 고목이 있었다. 고목이야 항상 그렇긴 하다. 수백년 혹은 수천년을 인간의 짓들을 보고 흘러 왔으니. 전쟁의 전투의 참상을 고목 자신의 몸으로 격었다. 한차례 격렬한 전투가 있고 나서 부상을 입은 빨치산 하나가 기어서 마을을 빠져 나가다가 새벽에 잡혔고 고목나무가지에 매달렸다. 고향인근은 전쟁때 빨치산의 활동지였다.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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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고향의 일이다.

 마을 앞에 아픔을 간직한 고목이 있었다. 고목이야 항상 그렇긴 하다. 수백년 혹은 수천년을 인간의 짓들을 보고 흘러 왔으니. 전쟁의 전투의 참상을 고목 자신의 몸으로 격었다. 한차례 격렬한 전투가 있고 나서 부상을 입은 빨치산 하나가 기어서 마을을 빠져 나가다가 새벽에 잡혔고 고목나무가지에 매달렸다. 고향인근은 전쟁때 빨치산의 활동지였다. 수많은 토벌이 있었고 상호간에 많이 죽었다. 이쪽이야 이쪽영역이었으니 전사자의 시신이 대체로 수습이 되었고 유족에게로 어떤형태로든 돌아갔다. 그렇지 못했든 쪽은 그대로 흙이 되거나 골짜기골짜기 굴러다녔다.

 

 알바니아, 지도에 찾아보면 아드리아해의 동쪽에 위치해 있어서 이탈리아와는 바다를 두고 마주보고 있고 그리스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험준한 산악지역이어서 사람이 살기는 그렇게 녹녹지 않은 곳이다. 그리스와 로마, 오스만투르크 등의 강대국의 지배를 받거나 괴롭힘을 당해 왔다. 순박하고 가난했지만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적앞에는 강인한 민족임이 드러난다.

 

대전이 끝나고 파시스트침략군이었던 당사자가 점령지 알바니아에서 전사한 자국군인들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장군과 군종신부를 알바니아에 파견한다.

 유해의 수습은 산 자, 즉 가족과 그국가의 삶을 확인하기 위한  의례이다. 산 자들은 그 죽음이, 유해가 산 자를 위한, 산 자의 삶이 죽은 자로 인해 善이기를  염원한다. 가치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장군은 유해를 수습해나가고 내막을 알아갈수록 혼란을 느낀다. 산 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죽은 자들은 善이 아니라 惡이었고 죽은 자들이 악으로 몰아 죽인 자들이 오히려 선이었다. 장군은 알바니아 곳곳을 다니면서 알바니아의 자연과 그 속에 끈질기게 살아온 알바니아인들의 강인하지만 순하고 선한 모습을 보고, 침략군으로서의 자국군인들의 악을 보면서 영웅이 아닌 비인간을 보면서 혼란을 느낀다.

 

 장군,"우린 전쟁이 낳은 불쌍한 어릿광대가 되어 전반적인 무관심 속에서 수수께끼같은 야유의 시선을 받으며 떠돌고 있어요."

 

 알바니아의 척박하고 험준한 자연처럼 분위기는 시종어둡고 칙칙하다. 알바니아의 역정에 대해서 군종 신부의 입을 통해 비아냥거린다. "...전쟁에 관련된 알바니아인들의 집단적 강박관념..." "전쟁과 무기가 없다면 이 민족은 시들어 버릴 겁니다." "...파괴와 죽음, 발칸지역 국민들의 공통된 특징..." 동시에 이 책이 씌어진 1963년경의 알바니아의 정치상황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하면서도 순박한  알바니아인들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난다.

c******1 2014.09.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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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군대의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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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알바니아의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알바니아란 곳이 처음에는 1차세계대전을 촉발시킨 황태자의 암살사건과 관련이 있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그곳은 세르비아로 어감만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알바니아란 곳을 알지 못하면 소설을 읽기가 어려울 것 같아 부득이(?) 읽기 전 검색을 하게 만든 책이기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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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알바니아의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알바니아란 곳이 처음에는 1차세계대전을 촉발시킨 황태자의 암살사건과 관련이 있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그곳은 세르비아로 어감만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알바니아란 곳을 알지 못하면 소설을 읽기가 어려울 것 같아 부득이(?) 읽기 전 검색을 하게 만든 책이기도 합니다. 해설에 따르면 기원전부터 14세기까지 로마, 비잔틴, 슬라브의 지배를 받고 20세기초 까지는 오스만 제국의 점령 하에 있다가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이탈리아 파시스트 군대에 의해 전복되는 외세의 침략이 아주 일상화 되어버린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라고 합니다. 지정학적 위치로 대륙과 해양의 외세에 시달린 한반도와 많이 닮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죽은 군대의 장군>이란 제목처럼 소설은 전쟁이 끝나고 20 여년 후에 적국의 장군이 군종 신부와 함께 알바니아에 매장되어 있는 자국의 병사들의 유해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이 문득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자국 병사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 어쩌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가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군은 자신의 임무가 신성한 것임을 인식하고 많은 유족들의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대적인 알바니아의 국민들과 자신과 동일한 임무를 띠고 알바니아에 들어온 다른 나라의 사령관과 시장들과의 갈등 및 군인의 자긍심을 내팽겨 치고는 알바니아의 농가에서 머슴으로 살아간 어느 군인의 일기장 등을 접하면서 장군은 점차 신성한 자신의 임무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전우들의 유해가 가족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일각에서 생각하듯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감상벽의 표출은 우리 노병들의 눈엔 아주 유치하게 보여요. 군인이라면, 죽든 살든 오직 전우들 사이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법이죠. 그러니 그들을 함께 있도록 놔두세요. 갈라놓지 마세요. (p. 156)”란 어느 노병의 메시지는 장군뿐 아니라 읽는 저까지도 혼란을 일으키기엔 충분해 보였습니다. 어쩜 그들이 진정 원하는 건 그들을 품고 있는 땅만이 알고 있듯이 우리만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호텔에서 “신원 확인 불가!”외치며 종이뭉치를 던지고 눈 섞인 비가 내리는 축축한 날 알바니아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장군의 어지러움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전쟁이 할퀴고 간지 20년이 지난 후 그것도 적군의 장군의 눈으로 본 알바니아가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 전쟁의 허망함도 함께 말입니다. 우리나라 산천에도 전쟁으로 인한 미수습 된 유해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어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다가오지 않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알바니아 출신의 작가가 적군(소설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해설을 참고하면 이탈리아라고 하네요)의 장군의 눈으로 그린다는 설정이 독특한 <죽은 군대의 장군>이었습니다.

y********a 2013.01.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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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군대의 장군 - 이스마일 카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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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이 책의 저자인 이스마일 카다레는 이번이 첫 만남은 아니다. 아주 오래되었지만, 그의 작품인 <부서진 사월>이라는 책이 1999년에 우리나라에 출판되었을 때, 읽어보았다. 현재 그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고, 읽은지 10년이 훨씬 지나서 세세한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알바니아의 복수법인 '카눈'을 소재로 하여 알바니아의 산악 지대와 안개낀 풍경으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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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이 책의 저자인 이스마일 카다레는 이번이 첫 만남은 아니다. 아주 오래되었지만, 그의 작품인 <부서진 사월>이라는 책이 1999년에 우리나라에 출판되었을 때, 읽어보았다. 현재 그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고, 읽은지 10년이 훨씬 지나서 세세한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알바니아의 복수법인 '카눈'을 소재로 하여 알바니아의 산악 지대와 안개낀 풍경으로 인하여 시종일관 묘한 분위기를 느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에 소개는 더 늦었지만, 이 책이 이스마일 카다레가 쓴 첫 장편 소설이다. 따라서 <부서진 사월>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과 함께 그의 초기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설렘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알바니아라는 국가는 우리 교과서에서 '유럽에서 유일한 이슬람을 믿는 국가이며, 폐쇄정책을 펼치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정도로 아주 짧게 언급되어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우리에게 상당히 낯선 국가이다. 이 책과 관련하여 알바니아의 정보를 조금 적어보면 일단 위치는 지역적으로 그리스의 북서쪽에 위치하며, 이탈리아와는 바다를 끼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국가이다. 2차세계대전중 알바니아는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와 독일의 추축군에 의하여 금방 점령당하지만, 드센 민족 기질로 인하여 당시 발칸반도에서 일어났던 파르티잔의 투쟁처럼 유격전으로 추축군을 괴롭히면서 저항을 하였고,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다시 독립을 쟁취하게 된다. 이 책은 2차세계대전이 종료된 이후 외국(이탈리아로 예상된다.)의 장군이 알바니아에서 전사한 자국의 병사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하여 떠나면서 시작이 된다.


 장군과 신부는 알바니아에서 2차세계대전 중에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하여 알바니아로 떠난다. 신부는 그들이 떠날 무렵 Z대령을 찾아 달라는 유력한 집안의 부탁을 받을 무렵 알게 된 인물로서 장군은 그가 Z대령의 미망인인 베티와 아는 사이임을 추측을 하게 된다. 신부는 알바니아에서 장군과 함께 공식적으로 유배 발굴 작업에 참여를 하게 되고, 장군 또한 조국을 위하여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 발굴에 자부심을 가지며 업무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알바니아 현지 국민들과 심지어 인부들조차고 그들에 대하여 다소 냉소적인 입장(그럴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는 서로 점령국-피점령국의 관계였으니)을 취한다. 


 그들은 유해를 발굴하다가 한 농부로부터 제보를 받는다. 바로 탈영병의 유해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 것이다. 그 탈영병은 전투에서 도주하여 알바니아의 물레방앗간으로 도주를 하여 그곳의 농부 가족의 머슴으로 살아간다. 장군은 그 사실에 당황하지만, 애써 참으며 농부에게 그 탈영병을 살해한 것이냐고 묻자 농부는 같은 편에게 살해되었다고 말을 해준다. 농부가 보기에는 그 탈영병은 성실하고, 일도 잘 하여 오히려 농부의 가족들과 잘 지내왔으며, 전쟁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을 해준다. 실제 그 탈영병이 썼던 일기에서도 그러한 사실이 적혀있음을 장군은 보게 된다. 용감하게 전투에 임했으리라 생각했던 조국의 병사가 탈영을 하여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장군의 가슴 한켠에는 묘한 감정이 솟아오르게 된다.


 또한 한 카페의 주인으로부터 마을에 생겼던 갈봇집(매춘장소)에 대한 제보도 듣게 된다. 알바니아를 점령한 장군의 조국은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하여 6명의 아가씨들을 데려다가 갈봇집을 운영한다. 원래 이 마을에는 그러한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생김으로써 마을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생성되었으며, 더구나 마을의 한 총각이 약혼녀를 뒤로하고 매춘을 하던 한 여자에게 사랑을 느껴 파혼에 이르게 되고, 총각의 아버지는 수치심에 그 매춘녀를 사살하게 된다. 결국 총각의 아버지는 처형당하고, 아들은 자취를 감추면서 집안은 풍지박산이 나게 된다. 장군은 그러한 제보로 유해 발굴 작업에서 매춘부의 유해까지 수습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장군과 신부는 이제 주어진 임무를 거의 완료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Z대령의 유해를 발굴하지 못하였다. Z대령의 유해가 어디에 있는지 고심하던 순간에 우연히 참석한 알바니아의 현지인의 결혼식 파티에 참석한 장군과 신부는 우연히 한 노파에 의하여 Z대령의 유해를 얻게 된다. 그 노파는 전쟁중 Z대령에 의하여 남편이 살해당하고, 그의 어린 딸이 Z대령의 노리개로 전락한 사실에 분노하여 Z대령을 자신이 살해하여 암매장을 하였다고 말하면서, 암매장하였던 Z대령의 유해를 파헤쳐 자루에 담아서 장군과 신부에게 던져준다. 이러한 광경에 장군은 실망으로 인하여 낙담하게 된다. 조국을 위해 전장에서 활약했던 Z대령이 그러한 비인간적인 행위로 적국의 민간인들에게 고통을 준 점에 대하여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장군은 Z대령이 담겨있던 자루를 발로 차서 강물에 빠뜨린다.


 장군은 이제 유해 발굴에 대한 업무에 대하여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업무를 마치고 귀국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처음 유해를 발굴하면서 자신이 직접 전투에서 그들을 지휘했더라면 이런 결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전사한 군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귀하게 생각을 하였지만, 발굴 과정에서 전쟁의 부조리함과 비인간적인 행위로 인하여 장군은 그러한 생각들이 하나씩 무너져내린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다. 이제 장군은 그가 고귀한 사명감으로 시작하였던 유해 발굴 작업에 허무함마저 느끼고 그저 가족과의 재회만을 꿈꾸게 된다.


 이스마일 카다레는 자신의 조국인 알바니아가 이탈리아에 의하여 점령당한 현실을 알바니아가 아닌 침략군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장군과 신부는 각각 군인과 종교인이라는 위치에서 전쟁의 부조리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 입장에서 자국의 전사한 병사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심은 점점 전쟁의 참상과 진실에 의하여 부끄러운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그들이 알바니아에서 저지른 죄악과 비극적인 참상을 목도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발굴 과정에 발굴 작업을 하던중 감염되어 사망한 인부의 죽음은 전쟁이 끝났어도 그 참상과 비극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고, 외양간에 묻힌 병사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을 무심히 바라보는 송아지의 모습은 전쟁을 일으킨 인간의 어리석음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주는 듯했다. 


 자신의 조국이 겪은 전쟁의 참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되,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라 가해자의 눈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폭로하는 이 소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60년대 초반에 발표된 이 소설은 당시의 전후 알바니아의 현실을 표현해준 책으로서 읽을수록 비극적인 우리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g*******7 2013.09.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