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검색하다가 이 상품으로 골라서 주문했다. 펭귄클래식에서 셰익스피어의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셰익스피어의 나라, 영국의 오리지널 펭귄북스 디자인으로 특별판을 출간했다고 하기에. 특히 펭귄클래식 판본은 영국 국립 극장에서 사용하고 추천하는 판본이라고 하기에. 셰익스피어가 작품의 출간에 관여하지 않은 탓에 기준 판본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셰익스피어 읽기에서 판본을 고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기에. 그런데 단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것을 '세계 4대 비극'이라고 칭하는 것을 보니 이 모든 것이 다 호들갑이고 장삿속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싸고 가볍고 내용이 충실해서 추천할만 하다. 게다가 이 구성에는 영국의 학자들이 쓴 <4대 비극의 탄생과 숨겨진 의미>이란 책이 보너스로 껴 있다. 이 점이 매력적이어서 이 세트를 구입했다만 셰익스피어 연극 공연의 역사와 연극할 때 연출가들의 해석 차이 위주의 논문들이 모여 있어서, 역사적 배경이 궁금했던 내겐 조금 아쉬웠다. 책의 문제는 아니고, 내 독서 목적의 차이이니 구입하시려는 분은 이 부분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다.
아,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없다. 그건 4대 비극은 물론, 비극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주인공이 죽거나 슬프게 끝난다고 비극인 것은 아니다. 18세기까지 서양 예술에 큰 영향을 끼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따르면 비극의 주인공은 상당한 지위에 있으며 성격적 결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 주인공이 죽는 결말이어서가 아니라 운명이나 잘못된 성격과 상황 판단 때문에 파멸하는 고귀한 인물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어야 비극이다. 이때 주인공이 고귀한 신분에 있어야하는 이유는 인간이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에게 쉽게 매료되어 감정이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이런 전통적인 서양 비극의 정의에 완벽히 들어맞는다. 햄릿은 너무 고민하고 결단하지 않아서, 오셀로는 너무 쉽게 결행하여 파멸한다. 리어왕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왕국을 분할해버려서, 맥베스는 너무 미래를 내다보고 왕국을 차지하기 위해 미리 행동하여 파멸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 표현에 대한 해석보다 이 세트는 '희곡'의 기능 자체에 집중한다. 셰익스피어는 다양한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연극대본을 써서 올렸다. 당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결국 그가 보여준 것은 자신이 살던 시대다. 연극이란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하든 관객 앞에서 상연될 때는 항상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이 책 세트에 추가된 보너스 책과, 각 책의 마지막에 붙은 해설은 이렇듯 철저히 '연극 상연을 위한 대본'이라는 기본 입장에서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해설하고 있어서 좋았다. 각주도 충실하다.
|
|
한 동안 공연 리뷰만 줄기차게 썼습니다. 이제 조금 정신을 차려 도서 리뷰를 하나 쓰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블로그는 도서 리뷰를 위해 만들어졌었는데 어느틈에 다른 취미인 공연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셰익스피어와 처음 연을 맺은 것은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여섯 살 어린 아이는 리어왕에 빠졌고 맥베스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12야에 빠졌었지요. 두어해가 지나서인가 여전히 어린 아이는 햄릿에 빠졌습니다. 그 뒤로 가끔 시간이 나면 셰익스피어를 읽습니다. 대체 왜 어린 시절 셰익스피어의 그 수없이 많은 작품 중에서 리어왕과 맥베스에 빠졌는 지는 모릅니다. 12야는 흥겹고 재미있는 요소라도 있었지요. 하긴 돌이켜 보면 한 여름 밤의 꿈도 좋아하고 템페스트도 좋아했었습니다.
어린 제 눈에 셰익스피어는 단순했습니다. 어려움이란 느껴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인간들의 모습들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희곡의 형태를 띠고 있으니 밖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안겨주기도 합니다. 때때로 등장인물에 빙의해서 대사를 읊으면서 혼자 놀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점점 빠져들었었는데 가끔 가다 보면 셰익스피어의 해석은 굉장히 복잡하고 난해하게 흐를 때가 많습니다. 평론집만 해도 그렇고 연구서들도 그렇지요.
마치 이 세상, 우주의 모든 것, 도저히 극에 담기 어려운 모든 것들을 셰익스피어가 글로 써 내려갔다고 느껴질 정도의 연구 결과물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주 간단하게 셰익스피어를 봅니다. 인간의 욕망, 분노, 실수, 광기, 슬픔, 절망을 읽기 위해 셰익스피어를 읽을 따름입니다.
맥베스를 읽으면서는 인간의 권력에 대한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를 것들을 생각하고 숨어있는 죄의식과 욕심이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 지도 떠올려봅니다. 물론 이 희곡을 보면서 제임스 1세의 선조에 대해 떠올려 보기도 합니다만-어찌 보면 일종의 아부와 같다는 생각도 들지요- 마녀들이 과연 맥베스에게 야심을 불어넣은 것인지, 아니면 맥베스의 야심이 마녀들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기어올라왔는지를 생각하며 미묘한 차이점 속에 때로는 이렇게 때로는 저렇게 생각을 다듬어 볼 뿐입니다.
리어왕은 경솔함과 말의 무거움과 경박함을 떠올리고, 비극으로 끝난 것을 보면서 권선징악으로 끝나지 않음으로 부터 현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리어왕이 황야를 헤매는 장면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저는 절대 내가 가진 것들을 손쉽게 내어놓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참으로 어린아이다운 생각이었습니다. 믿을 것은 무엇이며, 나를 유지시키는 것은 무엇인가와 세 치 혀의 무서움 속에 의무에 대한 불이행이 어떻게 따라오는가를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왕의 광기를 보면서 그리고 그가 코딜리어와 만나는 장면과 마지막 코딜리어의 죽음 뒤 죽는 장면은 여전히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많은 상념을 자아냅니다. 그것을 어찌 짧은 단문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오텔로를 읽을 때면 이아고의 그 알 수 없는 사악함 속에서 인간을 느낍니다. 흔들리고 의심하는 오텔로에게서도 인간을 느낍니다. 사악함이 반드시 이유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하고 작은 의심과 불신이 어떻게 한 사람을 갉아먹는 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의심을 불어넣고 거짓말을 진실처럼 포장하는 이아고의 모습이 과연 내 안에 없는가를 자문할 때가 많습니다. 어찌 보면 요즘 세상에서 이아고는 그리 큰 악당은 못 될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햄릿은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과연 햄릿이 우유부단한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그 시대의 관점, 그리고 그 이전 시대의 관점을 통해 본다면 어쩌면 행동하는 용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햄릿은 굉장히 사색적인 인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고 의심하고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넣으려고 하는 인물이지요. 햄릿에게서 튀어나오는 대사들은 인상적이고 의문문이 많습니다. 그 의문문들을 읽을 때면 정해진 답을 얻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고뇌하고 있는 것인지 혼동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4권에 해설집이 하나 곁들여져 있습니다. 공연 역사와 작품 해설입니다. 이 해설집을 통해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만 조금 과하게 해석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
펭귄 클래식을 좋아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좋아한다 그래서 알게 된 비극세트 더군다나 알록달록 화사한 색상이다 사실 펭귄 클래식 고유의 블랙색상보다는 요즘 에디션처럼 만들어서 나오는 시리즈를 더 좋아한다 좀 더 저렴하기도 하고 책이 작고 가벼워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 필요없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세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읽어도 읽어도 새롭고 질리지가 않는다 그리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마음에 와닿기도 한다 주변에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주저없이 선물하고 싶을 지경이다 펭귄 클래식에서 이런 예쁜 버전으로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책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셰익스피어도 펭귄 클래식도 사랑입니당~ 소장가치 100% |
|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고 샀습니다. 평소에도 책을 좋아하는 친구라생일 선물로 무엇이 좋을까 싶다가, 가방에도 넣고 다니기 좋은 미니사이즈의 책이고, 한정판에 색감도 이뻐서 소장가치가 있을것 같아서, 선물해 주었는데 역시 너무 좋아합니다. 친구가 책 보다가 발견할 수 있게 책 사이에 편지를 써어두었는데, 직장생활때문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것 같더라구요 어서 발견했으면 좋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