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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때론 미쳐도 괜찮아.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때론 미쳐도 괜찮아." 내용보기
' 내가 정신병원에 간 날은 목요일이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독일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등장한 신예작가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던 에바 로만의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 자신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정신 병동에 갇혔던 8주간의 경험을 그리고 있는데, 일단 군더더기가 없다. 처음 쓰는 책이라는데도 어쩜 이리도 유려하게 물이 흘러가는 듯이 하고 싶은 말만 얄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때론 미쳐도 괜찮아." 내용보기
' 내가 정신병원에 간 날은 목요일이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독일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등장한 신예작가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던 에바 로만의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 자신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정신 병동에 갇혔던 8주간의 경험을 그리고 있는데, 일단 군더더기가 없다. 처음 쓰는 책이라는데도 어쩜 이리도 유려하게 물이 흘러가는 듯이 하고 싶은 말만 얄밉게 해대는지 감탄했을 정도로...이런 재능을 가진 여자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사(어떤 회사인지는 모르나, 작가 자신이 정신이 피폐해지면서까지도 다녀야 한다고 하는걸 보면 꽤나 좋은 회사였던 것 같음.)에 다니느라 우울증에 걸렸다니 할 말이 없더라. 그러니까 때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내진 뭘 잘 하는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피는거다.단지 그것만으로도. 물론 대체로 낭비없이 지나가는 인생이란 없다고 보면 되지만서도, 그러니까 내 말은 정답은 그것에 가깝다는 이야기. 하여간 완벽한 부모의 기대에 남모르게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밀라는 어느날 더이상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지 마비 환자도 아니건만 자살도 못할 정도로 무기력해진 그녀는 결국 항복을 하고 정신병동에 입원한다.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는 불안감과 서먹함, 막막함은 둘째치고, 그럼에도 그보다 그녀를 더 지배하고 있던 것은 안도감이었다고 한다. 이젠 더이상 정상처럼 보여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대한. 다시 살고 싶어지면 좋겠네 라는 희망을 안고,  어디선가 구원의 동아줄이 내려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그녀. 처음엔 과연 자신의 병이 나아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던 그녀는 심리상담을 힘겹게 거치면서 점점 자신의 문제에 접근하게 되는데...


우울증 치료에 관한 완벽한 보고서라고 해야 할까? 우울증 외 그녀가 정신병동에서 만난 여러 환자들과의 만남와 에피소드들은 다 흥미롭고 유익한데다,  미쳤다는 이유로 한 곳에 모여 있는 그들이 서로를 도우면서 공감을 나누는 장면은 괜히 짠하면서 기특했다. 어쩌면 냉정한 독일 사회에서 가장 인간적인 곳이 정신 병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들은 거기서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기대고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도 아픈 사람이기에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보다는 한결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면서 말이다. 그런 유대속에서 사회와 인간들 속에서 다칠대로 다친 그들이 상처가 나아져서 나가는 모습은 참으로 희망적이었다. 정신병은 참 고치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런 면에서 주인공이 어리버리한 신입 환자에서 8주간의 힘겨운 나날을 보낸 뒤 고참 환자가 되어 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왠지 내 여동생이 정신병동에서 퇴원하는걸 보는 듯한 기분이랄까. ( 미쳤음에도 흔들리지 않은 ) 탁월한 균형 감각에 통찰력, 문제를 파고드는 집요함에 문제를 직시할 줄 아는 영리함,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설득력 있는 묘사, 거기에 과장하지 않는 유머 감각에 따스한 인간미까지...독일 문단에서 그녀의 등장에 환호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칭찬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던 작가,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민낯이 아름다운 여인네를 보는 듯했단 것이다. 가식적인 매력에 덕지덕지 바른 화장, 뻔히 들여다 보이는 교태 없이도 어쩜 이리도 아름답던지...자연 미인을 보면 눈이 시원해진다고들 하지? 이 책을 보니 내 마음이 시원해졌다. 그녀의 장점들이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보심 되실 것이고, 나는 어린 그녀가 자신의 입원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준 통찰력 있는 문장 몇 개를 여기에 적어놓고 간다. 아름다운데다 통찰력까지 있다니...가히 부러움의 종합체다.


"진단을 받고 사흘 뒤 어머니가 정신과 전문 병원에 자리가 났으니 그리로 옮길 거라고 했다. 그곳에서 지내며 치료를 받을 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멈추고 새로운 것이 시작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안심이었다. 나는 정신질환을 확진받았다. 즉, 내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다. 이기적이거나 게으른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죄책감 없이 마음놓고 아파해도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그런 긍정적인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제 나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였다."--15

 

'여긴 정신병원이야. 여기서 더 이상 이상해질 수 있을 것 같아? 남들 눈치보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조급하게 생각할 거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자신이 되어 보는거야."--26


" 저 선생님.........제가 여기 와야 하는게 맞나요?" 

나는 밖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 용기를 내 그에게 물었다. 그는 재밌다는 듯, 그러나 너그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제 생각엔  아주 딱 맞습니다."--36


뭔가 잘못됐다.오늘부터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왜 이렇게 힘들여  일해야 하는가?--47


낯선 사람들과 이렇게 빨리 친해질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입원한 지 2주도 안 됐지만 이미 고정적인 친구 그룹이 생겼고 밖에 있는 내 절친들과 보낸 몇 달  보다 이곳에서의 2주가 훨씬 재미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우리는 하나같이 다 맛이 갔으니까.--73


"이렇게 한번 표현해 봅시다. 우울증은 절대 혼자 오는 법이 없어요.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들 보세요. 다들 이런 저런 병을 줄줄이 달고 들어옵니다. 영혼이 아프면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죠? 우린 그걸로 영혼이 아프다는걸 알 수 있고요.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언제 영혼까지 돌보느냐고 합니다. 우리 머리와 이성은 영혼보다는 일, 육아, 경제 위기, 일상 같은 외부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중요한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의 균형을 찾는겁니다. 우리 영혼은 인내심이 강해서 힘든 상황도 아주 잘 견딥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외면당하게 되면 골치 아픈 존재가 됩니다. 다른 방법을 통해서 소통을 시도하는 거여요. 몸을 통해서 아프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죠. 허리 통증, 피부병, 불면증...어떤 증상이든 나타날 수 있어요."--81


잠시 후 상담자가 모두에게 묻는다.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엄격하라고 누가 가르치던가요? 왜 무조건 완벽해야 합니까? 완벽하지 못해도 충분히 잘 하는 겁니다. 완벽하지 못한 나를 사람들이 존중한다는 게 상상이 안 됩니까? 아니면 ...완벽하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요?"

목안에 걸려 있던 자그마한 응어리가 커져서 목이 터질 듯이 아프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울상이다. 여섯 명의 어른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신을 불쌍해하며 속으로 울고 있다. 어쩌면 심리 치료라는 것은 자신을 가엾게 여기는 일이 아닐까. 평소에는 절대 허용되지 않은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표출하는 일.---95


어릴 적의 말라는 공상을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였다...어른이 된 말라는 시간을 어기는 일이 없고 모든 일을 똑바로 처리하고 강박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며 즉흥성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여자다.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 맞추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생각없이 살면 내가 원하지도 않은 삶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다가 정신병원에까지 들어올까? 왜 갑자기 내가 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을까?--96


나는 혼자 가만히 미소짓는다. 나는 여기 들어온 환자들의 병명과 비밀도 알지만 행인들은 우리보다 덜 아프지 않다는 사실 또한 잘 안다. 사실 그들은 우리가 즐기는 이 휴식을 부러워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줄도 모르고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쳐다본다. 그리고 병원 간판은 우리가 사이코 족속임을 말해준다. 나는 구경꾼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환자들의 목에 흰색 팻말을 걸고 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우울증 :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냄.

거식증: 먹이 주지 마시오.

나는 잠시 '에비!' 하면서 구경꾼들을 놀래줄까 하는 유혹을 느낀다. 미친 사람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132


" 어이구, 이 아가씨야, 왜 모든 걸 그렇게 심각하게만 생각해요?"

"생각을 해봐요. 이제 겨우 스물 여덟인데 지금 사는 삶이 못마땅해요. 그럼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인생을 바꿔요. 해보지도 않고 겁에 질려서 엉뚱한 걸로 인생 망치지 말고요."

"그렇게 간단하다고요?"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네, 가끔은 그렇게 간단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옳고 그르고를 따질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냥 결정을 어떻게 내리느냐의 문제여요. 일단 결정을 내리면 훨씬 좋아질 겁니다."--141


"머리가 생각하는걸 다 믿지는 말아요."--174


"엄마, 지금 엄마가 나한테 얼마나 큰 걸 기대하는지 아세요? 그냥 행복해지길 바란다고요?"

내 입에서 행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금지된 것을 말하는 것 같고, 처음 듣는 말 같고, 왠지 홀가분하다.

"그냥 행복해 지라구요? 그게 얼마나 큰 요구인지 아세요? 행복해지라구요? 삶에 만족하는 균형잡힌 인간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어떻게 하는 건지 좀 알려 주세요, 행복해지는 방법 말이여요. 전 아무리 해도 안되더라고요. 행복해지는건 그렇게 쉬운게 아니여요. 지금 난 행복할 수가 없어요."--221


a*******0 2014.09.21.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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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강박의 위험한 합주곡.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불안과 강박의 위험한 합주곡.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내용보기
거의 3년 전까지, 나는 잠잘 때도 손목시계를 차고 잤다. 그런 나를 보고 조카가 답답하지 않으냐고 물었는데, 오히려 나는 시계를 풀어놓고 자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손목에 시계가 없으면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불안하다고. 내가 손목시계를 차고 잠을 잤던 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제법 오랜 시간을 그렇게, 시계를 차고 잠이 들었다. 일상을 지내고, 저녁에 씻고
"불안과 강박의 위험한 합주곡.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내용보기

거의 3년 전까지, 나는 잠잘 때도 손목시계를 차고 잤다. 그런 나를 보고 조카가 답답하지 않으냐고 물었는데, 오히려 나는 시계를 풀어놓고 자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손목에 시계가 없으면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불안하다고. 내가 손목시계를 차고 잠을 잤던 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제법 오랜 시간을 그렇게, 시계를 차고 잠이 들었다. 일상을 지내고, 저녁에 씻고, 다시 시계를 차고, 잠을 자고... 이런 것,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한 상태를 강박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나는 상당히 많은 강박증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시계에 관한 것이었다. 다행인지 그 손목시계에 대한 강박증은 없어졌다. 지금은 손목에 시계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다. 그 불안이 언제부터 사라졌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강박증이 사라진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은 개운하지 않다. 어떤 심리적인 문제로 보이는 것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작점을 찾아야 한다고 들어왔던 터라, 오랫동안 나와 함께 했던 강박증이 이렇게 갑자기, 완전히 사라진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언제 어느 때 튀어나와 내 옆에 딱 달라붙어 있을지 알 수 없다. 가끔 그런 불안감이 나를 잠식하기도 한다.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도 비슷하다. 주인공이 가진 어떤 불안감이 그 8주의 시간을 보내게 하였을까 싶은, 그 시작점은 어디였으며 어떤 결과로 그 8주의 시간을 정리했을까 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몸의 감각. 사람들은 밀라(Mila)를 의사에게 데려갔고, 곧 정신병원으로 데려갔다. 무슨 일로 그렇게 되었는지 그녀에게는 기억에 없다. 그녀는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그리고 그녀는 안심했다.

 

나는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가족, 친구와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그들과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가까운 이들에게 느껴본 적이 없는 동질감을 막 알게 된 낯선 사슴에게서 느끼다니! (29페이지)

 

이상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감각도,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도, 어쩌면 더욱더 큰 불안을 가져올 것만 같았는데 그녀는 오히려 안심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순간, 생각했다. 그녀가 진정 바라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오랜 시간 무기력함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고, 문득 흘러내리는 눈물은 그녀를 슬픔에 빠지게 한 듯하다. 규칙적으로 먹는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쯤 되면 그녀의 건강을 해치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안심했던 게 아니었을까.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유로부터 도망갈 기회가 생긴 듯하다. 출근하고, 직장에서 시달리고, 누적되는 피로에 지치는 하루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상을 살아가는 주체가 자신이라면, 그런 생활을 선택하고 이어가는 목적이 자신이 정한 거라면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것을 그녀가 입원한 그 8주의 시간이 들려주고 있다. 그녀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의 주인공이, 때로는 견디기 힘든 시간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자신이 아니었던 거다.

 

그녀가 처음 입원했을 때부터 퇴원하기까지, 그 안에서 생활하는 과정이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그 자체인 듯하다. 많은 것들로부터 피곤해진 그녀가 놓아버린 육체가 표현했다. 그 이상의 것, 즉 육체가 보낸 신호는 영혼의 소리가 보낸 신호였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들려온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원인과 증상들, 거식증, 폭식, 여자의 정체성을 가진 남자, 다중인격, 실연, 등등 많은 이유로 그곳을 찾은 사람들이 내는 고통의 소리를 밀라를 통해 듣게 한다. 그녀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까지 함께 보게 한다. 그 안에서 그녀의 원인 역시 그 많은 증상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 치료의 과정에서 함께 하는 전문가의 상담을 눈여겨보게 한다. 그저 환자가 하는 얘기를 듣고 있는 것만 같은, 그렇게 듣다가 시간만 보내고 다음 상담을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 듯하다. 그곳에서의 생활 자체가 그녀를 나아지게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원인은 달라도 비슷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같은 고통을 나누면서, 전문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하나하나 그 원인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냥 행복해지라고요? 그게 얼마나 큰 요구인지 아세요? 행복해지라고요? 삶에 만족하는 균형 잡힌 인간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220~221페이지)

 

그래서 그녀는 그 원인을 찾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찾았다. 그리고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원인을 찾았으니 이제 필요한 건 그녀의 변화와 용기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생기는 문제가 그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무기력함이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끝없는 피곤함을 가져왔고, 행복하지 않은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들려주는 밀라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같았다. 우울증이라는 간단하게 들리는 병명이 얼마나 많은 원인을 숨긴 채로 우리를 잠식해가고 있는지 보게 한다. 사회에서 보내는 관계와 시간, 자신의 인생에서 부모님이 차지하는 비중과 존재감, 인정받고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 그 안의 많은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대부분 하나로 귀결되는 듯하다. 그 시간, 그 관계, 그 미래, 한 사람의 인생을 차지하는 중요한 많은 순간에 있어서 주인공이 빠져 있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어야 하는데, 지금 살아가는 우리 생활, 환경 대부분에서 그런 갈등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 나에게 좀 더 안정된 삶을 허락하는 일, 나보다 부모님이 더 기뻐할 일, 나보다 타인에게 더 괜찮아 보이는 일이 우선시 되는 것. 그래서 자꾸만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진다. 내가 그러면 안 되는 일들이 더 많아진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안달하고 몰아친다. 그럼, 그게 다 이루어질까? 행복할까? 웃을 수 있을까?

 

8주라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가 입원해있던 8주라는 시간은 워밍업이었을 뿐이다. 이제 시작이니까. 그녀의 그 시간을 동행하면서 느꼈던 건,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그녀의 증상이나 원인이 정상인과 정신병자 사이의 차이점을 크게 느끼게 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동시에 그런 내면의 이야기를(이 책에서는 영혼의 목소리라는 표현을 했다.) 아무에게나 쉽게 하지 못하는 현실 역시나 공감했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넘겨버리거나, 제대로 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다거나, 그 증상의 해결방법도 모른다거나... 대부분의 일에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는 것처럼 내 안의 문제도 그 시작점을 찾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걸 간과해서 일어나는 일들이 내 정신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보게 한다. 저자가 밀라를 통해 보여준 병원의 풍경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아닐까 한다. 잘해야 한다는, 자녀로서 해야 할 역할도, 연애도, 사회적 지위도, 어쩌면 삶 자체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회가 그걸 원하니까, 부모님이 바라니까, 그게 당연하니까, 라고 생각했던 것이 문제로 쌓여갔던 것.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과 삶에 대해 자신을 닦달할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먼저 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이다. 겉으로 보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 지금 웃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행복이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으니까.

 

알게 모르게 내가 만들어가는 강박증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아직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은, 언제 생겨날지 모를 그 불안이 얼마나 많은 강박증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보게 한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의 모습을 다르게 보는 시선을 만들어주는 듯하다. 불안하게, 초라하게, 안달하면서 볼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아직 내 곁을 떠나지 않은 강박증들을 천천히 살펴봐야겠다. 그 시작점을 찾아서,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그 시간을 만나기 위해서.

 

'삶이란 둘 중 하나다. 신나는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

그렇다. 내 삶은 신나는 모험이 될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내가 다리 밑에서 잠을 자야 할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을 일도 없을 것이고 머리 위에 언제나 비 피할 지붕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머리로 내 살 길을 찾아낼 것이다. (235페이지)

 

 



n******i 2014.05.26.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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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서평]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내용보기
정신병동이 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사람을 치유하기 위한 곳이어야 하는데 누군가 악감정으로 집어넣으면 벗어나기 힘든 감옥과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병동은 일반 요양시설과 다를바가 없다. 매주 밀레나는 헤닝스 박사에게 상담을 받는데 상담을 받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게 솔직하게 속마음을 토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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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이 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사람을 치유하기 위한 곳이어야 하는데 누군가 악감정으로 집어넣으면 벗어나기 힘든 감옥과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병동은 일반 요양시설과 다를바가 없다. 매주 밀레나는 헤닝스 박사에게 상담을 받는데 상담을 받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게 솔직하게 속마음을 토로함으로써 계속 입원해야 할 지 아니면 퇴원해도 되는지 결정짓는 것이다. 그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만난 클라라와 같은 우울증 겪고 있는 사슴인형같은 카타리나 그리고 식당에서 카타리나의 소개로 알게 된 트렌스섹슈얼인 론, 다중인격을 지닌 마리아까지 어떻게보면 겉은 멀쩡해보여도 속은 병들고 있는 현대인들의 문제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밀레나 또한 누가봐도 부러워할한 여성이다. 탄탄한 직장에 다니면서 월급이 두 배나 올랐고 그의 곁에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 또한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예쁜 집에 단독으로 산다. 근데 그에게 갑자기 우울증이 찾아온다. 머리가 멍하고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일도 할 수 없게 된, 배터리가 모두 방전된 채 그녀는 마치 쥐가 난 것처럼 아무런 감각도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서 그녀는 정신병동으로 오게 된 것이다.


정신병동에서 겪은 8주 동안 밀레나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자살 시도까지 생각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이성적이고 침착하다. 진정한 자신의 행복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8주간의 기록은 분명 그녀가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입원 중에 밀레나는 가족상담 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가족을 만나면서 정말 자신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건지, 정말 행복한건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 책은 현대인들이 겪는 증상 중 하나인 우울증에 관한 책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울증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울증에 걸리면 삶이 무기력해지고 마음의 상처로 아파한다. 밀레나는 스스로 정신병동에 입원하기로 선택했지만 자신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8주라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면서 우울증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혔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은 몹시도 바쁜 일상생활을 살고 있는 우리 도시인들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뒀지만 그 안에 내가 없고, 전혀 행복하지 않은 내 모습들이 있다. 책마다 빛나는 문장들이 있는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은 어떤 심리학 책보다도 훌륭한 소설이었다. 처음부터 몰입감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그렇게 느닷없이 갑자기 찾아와 우리의 삶을 힘들게 만든다. 이제부터라도 내 안의 목소리에 귀담아듣고 내 자신을 먼저 챙겨야겠다. 내가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 



c******d 2014.05.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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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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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개인으로부터든 사회 조직으로부터든 상실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면서 도저히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을 통제하고 떳떳하게 살아 가려는 의지가 없게 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이러한 상황이 개인에게 찾아왔을 때 정신과 치료 및 자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거듭날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갖어 본다.어떠한 계기가 되었든 현대사회에서는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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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이 개인으로부터든 사회 조직으로부터든 상실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면서 도저히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을 통제하고 떳떳하게 살아 가려는 의지가 없게 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이러한 상황이 개인에게 찾아왔을 때 정신과 치료 및 자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거듭날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갖어 본다.어떠한 계기가 되었든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마음의 고통과 상처가 깊어지게 되면 가슴에 납덩어리가 얹혀져 있는 것과 같은 정신적 우울증을 앓게 될 것이다.

 

 나도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오래 간 적이 있었다.다행히 심한 경우가 아니어서 정기적으로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면서 약물을 복용하는 한편 꾸준히 자기조절 및 자기관리를 통해 조금씩 호전되어 가고 있다.물론 내 자신의 성격과 기질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문제,직장문제,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시시각각 마음을 짓누르게 되다 보니 답답증이 수시로 찾아왔던 것이다.또한 나이가 들면서 격의없이 만나던 친구들도 서로가 먹고 살기 바쁘고 현실에 치중하다 보니 만남의 횟수는 적어지게 마련이다.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아버지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으며,나는 이에 자괴감과 자책감이 크게 든다.가족들에게 죄책감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지만 우선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연후에 삶과 일을 행복하게 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 자위해 본다.

 

 흔히 정신과 병동이라고 하면 일반병원에서 받아줄 수 없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환자들을 연상하게 한다.중죄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사회에 대해 반감을 갖고 뉘우치는 구석이 없는 사람들 일종의 사이코패스와 같은 사람들은 불우한 가정환경 및 삐뚤어진 훈육과 성장과정이 사이코패스 및 향정신적 의약품의 상습적 복용자들이 전형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데,당연 일반병동과는 격리를 시켜 마음 속에 내재된 암덩어리들을 훈련과 수양을 통해 조금씩 제거해 나가야 할 것이다.그런데 이 글은 읽다 보니 꼭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심리치료를 받아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연인과의 헤어짐,꽉 막힌 직장생활이 맞지 않음,거식증,이중인격자,여자로 살아가야 할 남자의 운명 등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인공 밀라는 획일적이고 통제된 조직 생활이 숨통이 막힐 정도이며,자신의 삶의 목적을 채워줄 수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끝내 무거운 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용된다.이곳에서 만났던 동료 환자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가고,심료치료사와의 1:1 면담 및 집단상담,가정상담을 통해 밀라는 자신이 조금씩 변해 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리고 마음 속에 멍에와 같이 자리잡고 있던 회사의 상사에게 자신의 거취를 당당하게 표명하면서 우울했던 마음은 씻겨 나가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우울증 환자들에게 주는 항우울제는 인격을 변화시키고 우울증을 잊게 해 주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닐 것이다.자신이 왜 우울증에 걸렸는가를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심리치료사와는 모든 것을 털어 놓아야 할 것이고,자신의 내면과는 부단히 대화를 나누어 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또 하나 주변에서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우선 우울증 환자들은 사회가 자신을 소외시켰다고 스스로 자책을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사회는 열려 있고 기회는 노력에 의해 오는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속에 있는 응어리들을 풀어 나가려는 해결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그렇지 않고 외톨이마냥 혼자서 자책과 자아도취,사회와의 두터운 벽을 계속 안고 살아간다면 삶은 쉽게 망가지리라 생각이 든다.우울증 환자를 두고 있는 가족과 지인들은 정신적으로 힘들겠지만 그들에게 늘 희망이 될 수 있는 말과 조언들을 들려 주게 되면 닫혔던 마음이 조금씩 열려져 가리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주술적 생각이다.아이들의 상상 속에선 현실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도 관련이 있게 마련인데,아이들은 마법을 써서 어떤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그 생각과 이별하지 않은 채 어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P106

 

 주인공 밀라는 8주간의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속에 담겨져 있는 억눌림과 억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8주차가 되면서 정신병동을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과 모습이 시원하기만 하다.그녀의 마음 속에는 내면 깊은 곳에서 강한 파도가 심장으로 흘러 들어 오면서 불안이 안정으로 바뀌고,삶의 포기가 삶의 희망으로 바뀌어 갔으리라 생각한다.또한 이 글이 크게 공감이 갔던 점은 에바 로만작가의 자서전적 성격이 컸던 만큼 정신병원의 일상과 모습이 선연하게 다가왔던 점이다.

 

 

 



j******6 2014.05.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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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소설]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_ 에바 로만/ 발랄한 정신병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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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의 제목을 보면서, 일단 이 책은 해핑엔딩이겠거니 했다. 8주만으로 기록이 끝났으니 요즘 소설상 주인공이 죽는 그런 비극은 아닐테니 8주만에 치료를 마쳤겠군. 그리고 스스로가 '미친' 것이라고 인정을 하니 적당히 미쳤던 거군.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책 표지를 보면서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했다. 여태 정신병원하면 거기에 끌려가듯 가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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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책의 제목을 보면서, 일단 이 책은 해핑엔딩이겠거니 했다. 8주만으로 기록이 끝났으니 요즘 소설상 주인공이 죽는 그런 비극은 아닐테니 8주만에 치료를 마쳤겠군. 그리고 스스로가 '미친' 것이라고 인정을 하니 적당히 미쳤던 거군.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책 표지를 보면서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했다. 여태 정신병원하면 거기에 끌려가듯 가서 불합리한 대우와 부적절한 방식으로 다뤄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소설, 영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실제 작가인 에바 로만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궁금증에 책을 펼쳤다.

 

 그리고 의외의 유머와 상큼함에 조금 놀랐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약간 달랐다.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갓 승진을 한 여주인공은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면서 '안심'을 느낀다. 그녀는 번아웃(오로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서적인 극도의 피로로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증후군)으로 자신의 이상증세(두통, 무기력, 소화불량, 트러블, 멈출 수 없는 눈물과 같은 것들)를 느끼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길 자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정신병원이력이 얼마나 마이너스 이력인지 ... 하지만 원리원칙주의자인 독일인으로 묘사되곤 하는 그곳에서도 '정신병원'이란 존재는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여주인공은 정신병원에서 낯선 사람들과 '친구'로 사귀며 그들의 증세를 유심히 관찰하며 그에 대해 독특한 발랄함과 유머를 잃지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뮤지컬 '루나틱'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온 것을 '여름캠프'에 온 것이라 생각하며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소설이 무엇보다 우중충하지 않은 것은 실질적으로 정신과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차근히 밟아가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상처가 된, 응어리가 진 것을 풀기 위한 일기쓰기, 자신이 가장 이해받고 싶은 절대적인 존재에 대해 편지를 써보기, 정신병원 사람들과 함께 받는 집단치료, 정기적으로 행해지는 개인상담 치료, 그리고 가족상담까지. 정상적인 정신병원이란 정신병자들을 모아둔 것이라기보다, '마음' 치료하는 것이고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활동'을 하는 곳임을 이 책은 말해준다.

 

 

 

 책의 6장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중간지대'란 제목이 붙어있다. 나는 대개의, 보통인 인간들이 그러한 중간지대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관과 정치관,세계관을 갖고 있다. 때론 종교나 미신을 믿기도 한다. 그런데 때때로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고정관념이거나 아집이란 생각을 한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확고할수록 사람들은 자기만의 원리와 원칙, 규범을 고수하기 마련이고 자신의 틀에 벗어나는 인간은 '정신병자' 취급을 한다. 세상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야만 좀더 단단한 사회적 안정을 얻고 안전하게 굴러하기 때문인 점도 있으리라 본다. 어떤 법칙에서 '예외나 변칙'은 다루기 힘든 법이니 말이다.

 

 

 

 책 속의 여주인공은 오히려 '예외나 변칙'에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던 끝에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이 쫓고자 하는 정상을 쫓으려고 한 점에서는 보통의 사람들과 큰 차이는 없었던 것이다.  감정적 우울이나 절망이 조금 더 깊었던 것뿐. 그래서 오히려 그녀는 '예외적이고 변칙적인' 정신병원의 사람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한때 미쳐서 색다르게 유쾌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듯이, 세상은 살짝 미치면 더욱 즐겁고 자유로운 법인 것 같다. 

 



o****o 2014.04.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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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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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제목을 보고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과연 8주간 어디에 미쳐있었다는 것 인가 궁금했다 지인도 추천을 해주길래 구매를 해서 읽어 보았다. 이책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 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우울과 빠르게 살아감과 번아웃 상태에 빠져있고 자기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요즘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고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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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제목을 보고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과연 8주간 어디에 미쳐있었다는 것 인가 궁금했다

지인도 추천을 해주길래 구매를 해서 읽어 보았다.

이책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 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우울과 빠르게 살아감과 번아웃 상태에 빠져있고 자기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요즘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고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생각했던것보다 내용이 무겁지도 않았고

사람마다 다를수는 있겠지만 나에게는 힐링이 되었던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8*****1 2015.0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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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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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작가 에바 로만의 자전적소설이다. 자신의 삶이 마치 어떤 장소에서 튕겨져 나와 홀로된 듯이 무기력해져버린 느낌을 받게되는 밀라는 정신과 상담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밀라는 부모의 이혼으로 결핍을 느꼈고 그 일이 마치 자신이 잘못인 것처럼 상처받았던 밀라는 '착한아이증후군'에 걸려 자신을 버린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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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작가 에바 로만의 자전적소설이다. 자신의 삶이 마치 어떤 장소에서 튕겨져 나와 홀로된 듯이 무기력해져버린 느낌을 받게되는 밀라는 정신과 상담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밀라는 부모의 이혼으로 결핍을 느꼈고 그 일이 마치 자신이 잘못인 것처럼 상처받았던 밀라는 '착한아이증후군'에 걸려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싫은 일조차 받아들여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병원에 들어와 그런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게 된 밀라는 다니던 사직의사를 밝힌다. 사직과 함께 그녀에게 찾아온 자유.  이 소설은 밀라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정신병원에서의 8주간이라는 기간동안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의 소재가 되는  우울장애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및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마치 현대인들은 이런 증상을 느끼며 살지만 자신이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것이다.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럴것이다.  대부분 그냥 성격이나 주변 상황의 문제로 치부한다. 주변인들도 '너만 힘든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정신력이 약하냐', '시간이 지나면 다 나아질 거다', '네가 나약하고 소심하니까 그렇게 빌빌대는 거다' 등의 차가운 대응을 하면서 무시하는 일이 잦다보니 속으로 썩히며 곪아가는 일이 많다. 심지어 환자 자신이 치료받을 의지를 보여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가족이 하지 못하게 말리는 일도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서 치료 반응도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몸이 아프면 병원으로 가는거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의 명이 들었지만 정신과 병원을 가는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많이 들뿐더러 주위를 의식하는 부분도 크기때문일것이다. 최근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울증이라는 것일테다. 우울증이 심해 자살에 이르는 일들이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내용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역시 그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과거에 비해 마음의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정신적인 증상을  전문가에게 상담받고자 하는 일이 이전보다는 수월하다지만 그래도 선뜻 상담을 받기에는 거부감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k****0 2014.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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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만을 바라보는 치유의 시간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 에바 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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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에바 로만 / 박하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는 치유의 시간   ​          ​ After Reading                                                                                                                       몇 년 전 동네에 정신병원이 생긴다는 소문이 돌고, 마을 사람들이 극구 반대했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정신병원, 예전엔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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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에바 로만 / 박하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는 치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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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fter Reading                                                                                                                 

 

 

 몇 년 전 동네에 정신병원이 생긴다는 소문이 돌고, 마을 사람들이 극구 반대했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정신병원, 예전엔 하얀 집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던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공포심을 유발하던 곳이었다. 정신적인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정신병자'라는 말은 요즘 사회에서 거의 '욕'이 돼버린 것만 같다. 사람들은 그런 병원에 방문했다는 기억과 기록을 너무나 수치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너무나 각박해진 스트레스성 사회에서 '정신질환'은 남의 일만이 아니다. 우울증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끔찍한 상황까지 가는 사람들의 경우는 물론이고, 다양한 마음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드러낼 수가 없어 속으로 끙끙 앓기 마련이다. 대화하고 조언을 얻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홀로 아픔을 삭히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오랫동안 우리 안에서 유지되어온 '정신병원'에 대한 나쁜 인식, 그것은 어느샌가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더욱 짓누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작가 또한 이러한 정신질환을 경험했고 실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했었다. 이 책은 그녀의 체험을 소설로 펴낸 작품인데, 그녀의 분신인 잘 나가는 회사원 '밀라'는 그곳에서 8주간 생활하며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들어간 병원은 사람들이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폐쇄적이거나 공포감을 주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주간에 자유롭게 밖을 나갈 수도 있고, 웃으며 대화하며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한다. 물론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보면 그다지 안정적이지는 않다. 거식증으로 인해 너무나 마른 사람들, 남자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여자의 모습으로 꾸민 사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사람 등.......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우울증에 걸렸던 밀라는 그곳의 풍경에 당황하면서도 점점 그들과 어울리고 이해하며, 자신의 마음 깊은 곳까지도 바라보기 시작한다.

​

  ​다소 무섭게 여겨지는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그녀의 이야기는 치유의 과정이다. 첫 부분에 표현된 그녀의 정신적인 우울은 텍스트 너머에서 읽고 있는 나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생생하지만, 8주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점점 좋아지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혹은 마음의 병을 고치지 못하고 다른 '무시무시한 병원'으로 이동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변화해가기 시작한다. "울어도 되고 약해져도 되는 시간,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우는 시간, 내 내면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밀라가 이전에는 절대로 상상하지 못 했던 결정을 스스로 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통쾌함 마저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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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꽤 엄격하고 많은 기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잣대가 자신이 정한 것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라면 그것을 위해 빠르게 달리다가 지쳐도 그 고됨을 정확히 바라보지 못할 수도 있다. 조용하지만 가장 위험할 수 있는 정신질환, 작가가 "우리는 모두 정신 병동에 살고 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현대인들은 그 정도는 다르지만 조금씩 가지고 있다.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슬픔을 그대로 분출하고, 피곤함과 지루함을 떨쳐낼 수 있는 휴식이 가끔은 필요하다. 이 책의 '밀라', 그리고 이 병원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과 작가가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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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line                                                                                                                            

 

 

 

  ​내가 정신병원에 간 날은 목요일이었다.

  나는 다른 환자 네 명과 함께 진료실 앞에 놓인 푹신한 오렌지색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린다. 딱히 병원이라는 느낌은 없는 곳이다. 널찍한 로비 중앙에는 분수가 설치돼 있고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흘러 나온다. 병원이라기보다는 호텔 같다. 여기가 정신병원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게 딱 하나 있긴 하다. 바로 우리, 막 입원한 환자들이다. 손가락을 비비 꼬는 사람, 끊임없이 눈물을 닦는 사람,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 하나같이 불안해보이고 모두 공식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은 이들이다. 적어도 우리를 여기 집어넣은 사람,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들의 생각은 그렇다. 우리가 아는 것도 거기까지다. 앞으로 여기서 무슨 일을 겪게 된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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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과 전문병원'과 '입원'이라는 말을 맨 처음 들었을 때 엄습하던 공포감이 생각난다. 그때는 진짜 정신병원과 이런 병원의 차이를 알지 못했다. 그냥 다 똑같이 영화에서 보던 정신병원이었고, 정신병원 하면 무조건 소독된 리놀륨 바닥,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구속복, 그리고 끔찍한 감방을 떠올렸다. 한마디로 내게 정신병원이라는 것은 감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병원도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새 보금자리가 호러 영화와 얼마나 다른지 차츰 알게 됐다. 물론 날이 무딘 칼밖에 없고 화장실 문을 잠글 수 없고 술도 금지된 곳이지만 낮 동안에는 자유롭게 밖에 나갈 수 있고 소도시의 작은 시내로 쇼핑을 하러 나갈 수도 있다. 담당의사에게 얘기하면 주말에 집에 다녀올 수도 있다. 환자들은 로비에서 웃으며 잡담을 하고 문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목욕가운 차림으로 복도를 지나 수영장에 간다. 물론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천진난만한 구석이 있다.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 그만큼 정상인 걸까? 아니면 미친 사람들 속에 있다보니 더 이상 분간하기가 힘들어졌나?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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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자친구가 병원에 오기로 한 날이다. 나는 그에게 병원 앞 잔디밭으로 오라고 했다. 그나마 이 병원에서 가장 병원 느낌이 들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잔디밭에 앉아 있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로 그를 발견했다. 몇 개 안 되는 나무 벤치에 앉아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눈에 띈다. 5년이나 사귄 남자인데 지금 기분이 어떤지 정도는 멀리서 봐도 금방 안다. 그는 무척 긴장해 있다. 저렇게 불편해 하는 모습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무릎에 팔꿈치를 괴고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자기 발밑만 내려다보고 있지만 그의 신체 언어는 온몸으로 부르짖는다. '이 정신병자들, 나한테 말 걸기만 해봐, 가만 안 둘거야!' (143p)

​

​

  아침을 먹은 후 나는 우편함에 들렀다. 우편함 속에는 쪽지가 한 장 들어 있다. 쪽지를 펴보니 신문에서 찢어낸 조각이다. 헬렌 켈러라는 사람의 말이 적혀 있다. : 삶이란 둘 중 하나다. 신나는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

  나는 내 손에 들린 문장을 한동안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면 깊은 곳에서 강한 파도가 솟구쳐 올라 곧장 심장으로 흘러드는 느낌이 들었다. 용기, 결단, 안도감, 뿌듯함의 파도가 몰아치는 가운데 나는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혀 어렵지 않았다. 아주 짧은 통화였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쉬웠다. 나는 그냥 담담하게 퇴직의사를 밝혔다. (187p)

 

 



p********1 2014.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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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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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책을 읽기 전 꼭 책속의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나와 비슷한 것 같아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아마 스트레스가 가득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를 경험하고 있을 테지만 사람은 모두가 자기 자신은 더 특별하고 남들보다 그 경우가 더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도 그 속에 속하는 것 같다. 책을 읽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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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책을 읽기 전 꼭 책속의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나와 비슷한 것 같아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아마 스트레스가 가득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를 경험하고 있을 테지만 사람은 모두가 자기 자신은 더 특별하고 남들보다 그 경우가 더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도 그 속에 속하는 것 같다. 책을 읽기도 전에 책 속의 그녀와 나를 동일시하고 있는 점을 보면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갖췄지만 행복하지 않고 우울함을 느끼는 주인공이 정신병원으로 들어가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변해가는 내용을 아주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심리 변화와 상황을 읽어 나가면서 그녀가 겪는 상황이 꼭 나와 같았음에 큰 위안을 얻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녀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예, 아무것도 몰랐다. 아마 남들보다 마음이 여려서 착한 딸, 멋진 친구, 유능한 직장인의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하면서 이런 우울증의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다. 정작 자기 자신의 행복은 놓친 채 남들 눈에 행복한 사람이고자 노력했었는데 이것이 보상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오자 모든 것이 한순간에 맥이 빠져 깊은 자괴감과 무력감이 들었을 것이다. 나도 지금 그렇다.


그래서 그녀처럼 나를 위해서라도 어디 정신 병원에는 가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조용한 곳에 가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살아가야할 하루하루가 있기에 그녀의 기록들을 읽으며 그녀의 8주를 책을 통해 간접 체험했다. 그리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책 속의 닥터 헤닝스가 하는 말들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 말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몰랐다. 이 책 속에는 좋은 말들이 아니 병든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말들이 너무 많이 있다. 그래서 깊이 가슴속에 새겼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잘못 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엄격하라고 누가 가르치던가요?”


“왜 무조건 완벽해야 합니까? 완벽하지 못해도 충분히 잘하는 겁니다.

 완벽하지 못한 나를 사람들이 존중한다는 게 상상이 안됩니까?

 아니면, 완벽하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요?”


“그 삶이 그렇게 끔찍하면 왜 다르게 살지 않습니까?

 약이 필요 없는 재미있는 삶을 살면 되잖아요. 그렇게 못 할 이유가 뭡니까?”


밀라가 하던 고민은 결국 내가, 아니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는 열쇠 인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자기가 행복해지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병은 자신의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생기는 것이다. 병이 나서 큰일 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4 2014.05.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