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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 북스에 잠시 소개된 책이었다. 북한 청소년들? 이 주인공이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정보없이 책장에서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는데… 아이들 등교한 순간부터 집에 올때까지 화장실 한 번 가지 않고 빠져들어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 소설을 읽고나서 이렇게 가슴이 몽글몽글하고 먹먹해지는 적 참 오랜만이네. 이 작가님은 본업은 일본문학 번역가라고 하던데, 어떻게 이런 장편 소설을 쓰신거지? 찾아보니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열정의 아우라에 한 눈에 반해버렸다. 그 전에 이미 <파도의 아이들> 을 읽고나서 난 책과 얼굴 한 번 본적없는 작가님에게 푸욱 빠져들었고. 북한 사투리를 어떻게 이렇게 어색하지 않게 쓸 수 있을까.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16살 북한 십대들의 이야기가 어찌 그토록 현실적이고 생생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작가님이 일본에서 유학할 당시,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자신에게 북한에 대해 물어보는 외국 친구들이 많았고, 한국에 돌아와서 탈북한 십대들과의 모임을 십여년 넘게 가져왔다고한다. 그 속에서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 아이들로부터 어떠한 삶을 살았으며 어떻게 한국에 와서 지내는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진심어린 이야기를 듣게되었고 북한 탈북자들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시며 푹 빠져 지내셨다고. 그 후에 이런 책을 쓰셔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오히려 이 나라에 살며 자주 보게 되는 다른 동남아시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탈북자들보다 더 친근하고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앗.. 같은 언어를 쓰고 비슷하게 생긴 동포들보다도 더 가까운 생각을?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일텐데 실제로 그렇게 살고있는 내 모습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니 충격이었다. 늘 그렇듯이 책을 읽을때에 낯선 곳이 나오면 구글 지도를 띄워놓고 찾아보며 현장감을 즐기는데, 이번에는 난생처음으로 북한을 샅샅히 뒤져봤지. 마음 깊은 곳에 잠재되어있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와 고정관념때문인지 구글지도에서 북한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떨리고 기분이 이상. 역시나 북한은 아직 구글지도로 뭐 알 수 있는것이 별로 없었다. 페쇄적인 국가이니 여행객들이 구글에 올려놓은 사진도 없고, 위성으로 들여다보아도 단조롭기 그지없는 지형일 뿐이다. 백두산을 어떤 모습일까. 북한의 내륙의 자연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자본에 아직 때묻지 않고 오히려 닫힌 사회에서 순수성을 지키며 살고 있을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멀지 않은 북한의 최북단은 얼마나 추울까? 가보지 않은 일본의 훗카이도 정도 될까? 아니다 섬인 훗카이도나 삿포로가 훨씬 춥고 눈이 더 많이 올까? 그 동안 전혀 머릿속에 그려보지도 꿈꿔보지도 않았던 북한의 모습이 너무 보고싶어진다. 그 안에서 자유를 갈구하며 탈북을 시도하는 이들을 돕는 또 다른 사람들. 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아니 뭐 그렇게 북한주민들 탈출하는 것에 진심일까 했는데. 그 동안 나의 세상보는 눈과 마음이 또 그만큼 편협하고 좁은 골짜기 안에 갇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럴만한 이유가있고,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 만큼 탈북자들을 등쳐먹는 아주 죄질이 나쁜 인간들도 진짜 많더라) 어쩌면 작가님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된 관심이 사랑이 되고, 그 사랑이 한 편의 멋진 이야기로 탄생되었을테지. 구글에서 ‘탈북 경로’ 를 찾아보면 책에 나온 설이, 여름, 광민이가 각각 어떻게 탈북을 했는지, 어떤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갖고 자유를 찾아 떠나왔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사실적으로 알 수 있다. 또 그들이 살고자하는 세상이 결국 남한이 아니라 바다, 파도가 치는 곳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도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겼다. 세상에 그 어느 곳이 유토피아인지,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인간이 과연 진정한 자유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이 세상에 완벽한 국가는 없다손 치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무참히 짓밟는 명분없는 계엄, 내란따위는 용서할 수 없고, 폭력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무도함은 인정할 수 없다. 첫 장편 소설이라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동을 받으며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