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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파괴하는 걸까.” 두툼한 400페이지 짜리 SF 소설집!! 근미래부터 우주 개척, 가상현실 게임, 뇌 스캔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사변적 사실주의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너머에 있는, 결코 알 수 없는 세계는 언제나 우리 앞에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세계가 실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존의 인식체계, 특히 과학적 사고체계로 이해할 수 없다면 도대체 이 실재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럴 때 어떤 감정이나 상상 등을 동원해서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게 사변적 사실주의의 주장이다. 박해울 작가가 그리는 지구의 미래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까? |
| 박해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비슷한 특징이 보였다. 미래의 관점에서 지구란 죽은 땅이 되어 있다는 설정이 많다는 점이었다. 과학, 그리고 그와 연결된 인간의 삶을 다루는 SF 문학의 특성상 환경과도 관련한 글이 많은데, <요람 행성>의 단편들을 읽으며 내가 발딛고 있는 이 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 SF 소설을 읽으면서 종종 이상한 기시감을 느낀다. 분명 정말 비현실적이며 생각도 못해본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도 그 소설 속의 이야기에 내가 알고 있는 이 현실을 투영하게 되고, 감히 떠올리지도, 추측해보지도 못한 미래의 이야기가 소름 돋게도 우리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어서. 그런 소설을 읽을 때면 내가 두 발로 지탱하고 있는 이 땅을 다시금 인식하게 된다. 바로 이게 SF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그리고 더 확장해 소설 자체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요람 행성』을 읽으며 우리가 겪는 현실과 너무나도 맞닿아 있는 허구의 이야기들이 살갗에 정말 생생히 와닿았고 소설이라는 매체의 역할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