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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옛 그림에서 인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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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련 서적을 좋아해 자주 찾아 읽고는 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 그림을 보고 그에 관련된 책을 읽고는 한다. 그림에서 우리는 한 시대의 삶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생활상, 그림이 그린 이의 생각, 그림이 나타내는 뜻을 알게 된다. 그림이 나타내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림에 대한 사랑이 더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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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련 서적을 좋아해 자주 찾아 읽고는 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 그림을 보고 그에 관련된 책을 읽고는 한다. 그림에서 우리는 한 시대의 삶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생활상, 그림이 그린 이의 생각, 그림이 나타내는 뜻을 알게 된다. 그림이 나타내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림에 대한 사랑이 더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옛 그림에서 인생을 만나는 책을 읽었다. 저자 이일수의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라는 제목으로 '조선 화가들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삶' 이란 부제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조선 화가들이 그림을 보며 조선 사람의 인생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조선 화가들이 그린 그림은 내가 다른 책에서도 거의 만난 책이다. 저자마다 그림을 소개하는 성격이 다른데, 저자 이일수는 책에서 조선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루었다. 그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우리가 알기 쉽도록 했고, 그림에 대한 애정,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역사적 사실과 풍속 등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처음 소개하는 그림은 신윤복이 그린 것이라고 알려진 「기다림」이란 그림이다.

그냥 무심코 볼 수 있는 그림이지만, 저자는 여자가 들고 있는 모자가 스님들이 쓰고 다녔던 모자고, 아마도 그녀는 불가에 귀의한 스님을 좋아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녀의 기다림은 꽤 길어 보인다. 누군가를 기다려 본 사람은 그 심정을 알 것이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무작정 기다린 다는 것, 그 기다림은 길고 애타는 일이다. 그림에서도 애타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엿보여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게 만든다.

 

 

신윤복, 「기다림」

 

저자는 18명의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조선의 생활, 평민들의 삶을 엿볼수 있다.

그림이 아닌 글씨의 사진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같다. 신윤복의 「기다림」을 설명하며 덧붙여 아래 <원이 엄마의 편지>를 소개하고 있었다. <원이 엄마의 편지>는 경북 안동시에서 이름모를 무덤을 이장하던 중에 유물이 발견되어 알려진 것인데, 죽은 남편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편지지가 모자라 빈 여백을 채워 넣은 글씨로 편지를 읽고 있으면 울컥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조선 시대의 남편과 아내, 사랑하기 보다는 다른 이유때문에 맺어진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사실이 마음을 울렸다.

 

 「원이 엄마의 편지」

 

책에서는 김홍도의 여러 「풍속화첩」들을 소개하며 행상이나 씨름하는 장면, 자리짜기 등을 담은 그림들을 소개해 조선의 사회를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했다. 양반이지만 형편이 어려워 어쩔수 없이 자리짜기를 하는 남편과 능숙한 손길로 물레를 돌리는 아내의 얼굴도 볼 수 있는 그림이었다.

 

스스로 눈을 찌른 화가 최북의 그림들도 만날 수 있었다.

아래의 그림은 금강산 여행중에 그 아름다움에 취해 못에 뛰어들어 죽을 뻔한 기행을 일삼은 최북의 「금강산 표훈사도」다. 가보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금강산의 빼어난 풍광을 그렸던 최북의 아래 그림과 함께 한쪽 눈을 찔러 눈을 감은 작자미상의 최북을 그린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최북, 「금강산 표훈사도」

 

아래의 그림들은 신사임당과 윤덕희의 그림들이다.

신사임당의 뜻그림을 볼 수 있는데, 예로부터 백로와 연밥을 함께 그리는 것은 소과와 대과에 연달아 급제하라는 뜻을 담아 그렸다. 가족의 과거 급제라는 염원을 담아 그린 그림인 것이다. 예나지금이나 부모의 마음은 이처럼 어쩔수가 없는 것 같다.

 

또한 저자는 조선 화가의 그림 중에서 책 읽는 그림을 발견할 수 없는데, 아버지 윤두서의 그림을 이어받은 윤덕희의 「책 읽는 여인」이라는 귀한 그림을 소개했다. 다른 책에서도 이 그림을 접했지만 서양화의 책 읽는 그림과는 다른 멋스러움이 있다. 책은 거의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 왔는데 이 책에서 보니 조선의 여성들이 책을 많이 읽었다고 했다. 조선의 실학자 이덕무가 쓴 글에서도 '여자들이 집안일과 길쌈을 게을리하며 소설을 돈 주고 빌려다 읽는다. 여기에 빠지고 혹하기를 마지않아 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까지 있다.' (283페이지) 라고도 했다. 그만큼 소설 읽기를 좋아하니 당시의 지식인들이었던 이덕무와 채제공 까지도 여자들의 책 읽는 것을 염려하였던 듯 하다.

 

좌, 신사임당, 「노연도」, 윤덕희,「책 읽는 여인」

 

 

책 읽는 여인의 모습은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만큼이나 싱그럽다. 책 한 권을 통해 다른 세계로 젖어 드는 눈빛과 그 세계를 점점 넓혀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마치 내가 책을 읽는 것처럼 감동적이다. 특히 조선 시대이기에 더욱 그렇다. (282페이지)

 

내게 익숙한 그림들이 많았지만, 그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여러번 읽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그림과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 것이다. 주로 전시 기획일을 많이 하는 저자 이일수의 다양한 그림과 설명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조선 사람들의 생생한 일상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4.06.16. 신고 공감 4 댓글 5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람의 온기를 간직한 옛 그림들
"사람의 온기를 간직한 옛 그림들" 내용보기
사람의 온기를 간직한 옛 그림들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이일수 / 2014.4. 시공아트주말에 모임이 있었습니다. 같은 대학을 졸업한 선후배들끼리 하는 모임인데 이번 여름에는 서울나들이를 했습니다. 나이 50살 먹은 남자 여덟 명이 봉고차에 몰려 타고, 토속촌 삼계탕도 먹고, 북촌에 있는 백인제가옥도 방문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도 갔었습니다. DDP에서는 간송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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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온기를 간직한 옛 그림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이일수 / 2014.4. 시공아트

주말에 모임이 있었습니다. 같은 대학을 졸업한 선후배들끼리 하는 모임인데 이번 여름에는 서울나들이를 했습니다. 나이 50살 먹은 남자 여덟 명이 봉고차에 몰려 타고, 토속촌 삼계탕도 먹고, 북촌에 있는 백인제가옥도 방문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도 갔었습니다. DDP에서는 간송문화전을 관람했습니다. 가끔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올 때 시간 여유가 생기면 잠시 와서 전시를 보고 가곤 합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의 주제는 < 5부 화훼영묘_자연을 품다> 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6부 풍속인물화전_일상 꿈 그리고 풍류> 입니다. 조선시대 3원이라 일컬어지는 혜원 신윤복,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의 그림 외에도 <야모도추>로 유명한 긍재 김득신 등의 그림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였습니다. 특히 신윤복의 <미인도>와 <월하정인>, <단오풍정> 등이 수록된 <혜원전신첩, 국보 135호>,  김홍도의 <단오풍속도첩, 보물 527호>에 수록된 <씨름>, <무동>과  <마상청앵도> 등 유명한 그림들을 실물로 감상했습니다. 실물을 보면 우선 그림의 크기에 놀랍니다. 어떤 그림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기도 하고, 이렇게 작은 그림이었나 싶을 정도로 작기도 합니다. 책에서 보는 그림들은 책의 크기 때문에 다들 비슷비슷 하잖아요. 도록에 그림의 크기를 표시해 주기도 하는데 그걸 봐서는 잘 안 와 닿거던요. <미인도>의 경우는 길이가 114cm나 되고, <월하정인>이나 <씨름> 같은 화첩에 포함된 그림들은 30c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그림입니다. 이런 그림들을 디지털로 복원 놓기도 했는데, 인간적인 멋이 없긴 하지만 그 화려한 색채에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겠더군요. 이런 우리 옛그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순전히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때문이라고 이전 글에서도 얘기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 옛 그림을 어떻게 가슴에 담을 수 있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옛 이야기들을 소근소근 들려줍니다. 그것들이 내 조상들의 삶이며 역사였다고 말해주죠.
 
그래서 그런 걸까요?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라는 제목이 마음을 확 잡아 당깁니다. 우리 옛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옛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는 그림의 소재가 된 꿈의 주인공인 안평대군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삶을 얘기합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는 어려운 시기에도 시들지 않은 스승에 대한 제자의 의리와 그런 제자에 대한 스승의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신윤복의 그림으로 전해지는 <기다림>에서는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을 애틋하게 따라가게 됩니다.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조선의 화가 안견(安堅)이 세종의 셋째 왕자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린 산수화입니다 세종과 문종 때의 화가인 안견은 한국 산수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안평대군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1447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보통의 두루마리 그림과는 다르게 왼쪽 하단부에서 오른쪽 상단부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성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왼편 하단부에는 현실세계, 가운데 부분은 무릉도원으로 가는 입구, 나머지 오른쪽 부분은 꿈속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첫 인상은 우리가 평소 보던 산과 계곡의 모습의 느낌과는 좀 다르구나 입니다. 풍화 작용을 받아 침식되어 구름이 피어오르는 것 같이 생긴 산을 표현하는 운두준법이나 가느다란 형태의 나무를 표현하는 세형침수 등의 중국 화풍의 영향 때문입니다. 그런 낯섬은 아마도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무릉도원의 느낌과 겹쳐지면서 신비감을 가지게도 합니다. 그림 양쪽으로 안평대군의 제서와 시 한 수가 적혀있고,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등 당대 20여명의 찬문이 있는데 모두 친필입니다. 안평대군의 인품과 사람됨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서화를 통한 충절과 우의도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안평대군의 형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1453)으로 안평대군이 귀양을 가게 되고 결국 사사 되고 맙니다. 이 그림에 찬문을 지었던 이들 중에 정세에 따라 안평대군에게 등을 돌리고 수양대군에게 붙은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안평대군의 총애를 받던 안견은 안평대군의 귀한 먹을 일부러 훔치는 일로 인해 안평대군과 고의적으로 멀어지면서 자기 몸을 지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이 그림 속에는 꿈을 꾼 이와 그와 함께 무릉도원을 찾아갔던 신하들과 그림을 그린 화가의 꿈과 현실의 삶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습니다.

세한도(歲寒圖, 국보 180호)는 소나무와 잣나무 네 그루와 소박한 집 한 채가 그려진 그림입니다. 추사 선생이 1844년 그려서 제자 이상적에게 줍니다. 그림 왼쪽에 있는 발문에 이 그림을 왜 그렸는지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제주도로 귀양을 간 추사에게 역관인 제자 이상적이 북경을 다녀오며 가져온 귀한 서책을 두 번이나 보내 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의 도도한 물결은 오직 권세와 이익만을 따르기 마련입니다. 귀양 간 스승에게 마음을 보이는 것은 자칫 본인도 화를 입을 수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 제자 이상적은 그런 세태를 따르지 않고 상관하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발문에 있는 '날이 차가워진 이후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에서 세한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날이 차가워져도 시들지 않은 소나무와 전나무의 올곧음을 제자에게서 본 스승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추사 선생의 높은 이름 때문이 아니라 이 그림 속에 담겨져 있는 스승과 제자의 늘푸름이 우리 모두가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 국보의 가치를 가지는게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이 그림의 유래도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박물관에서 이 그림을 볼 수 있게 된 이야기는 따로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중반에 이씨 문중을 떠난 이 그림이 경성제대 교수인 후지쓰카라는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그는 이 그림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갔고,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서예가 소전 손재형 선생이 그 그림을 찾으러 일본을 직접 건너갑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근 100여 일을 후지쓰카의 집으로 찾아가 그림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죠. 그의 노력에 감복한 후지쓰카가 결국 그림을 돌려주게 되고 그리하여 우리가 현재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후지쓰카의 집은 미군의 폭격에 의해 피해를 당했다고 하니 만일 소전 선생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린 ‘세한도’라는 그림을 알지도 보지도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꿈에도 그리던 그림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 오던 소전 선생의 마음을 생각하면 괜시리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림 중앙에 담에 기대어 선 여인이 있습니다. 구김이 없는 하얗고 긴 앞치마를 두르고 트레머리를 단아하게 올린 여인입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있어서 얼굴의 생김새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습니다. 여인이 기대어 선 담 너머로 버드나무가 허드러져 있는 걸로 보아 만물이 생동하는 봄인가 봅니다.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뒤로 맞잡은 손에 송낙이 들려 있습니다. 송낙은 불가의 승려가 평상시에 쓰는 모자입니다. 아마도 오지 않는 임이 송낙의 주인인 것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기대어 선 담, 버드나무, 여인...노류장화(路柳墻花)입니다. 누구든지 쉽게 꺾을 수 있는 길가의 버드나무와 담 밑의 꽃이라는 뜻인데 기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기생과 승려...누가 알기라도 하면 한바탕 소동이 날 사랑입니다. 여인의 기다림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세속의 여인이, 그것도 기생이 불가의 승려를 기다리는 모습이라 더 애틋하고 아립니다. 여인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봄바람에 한들거리는 버드나무가 야속합니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나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어집니다. 혜원 신윤복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기다림>이라는 작은 그림입니다. 오래된 옛 그림에서 요즘의 시 한 편을 떠 올리게 됩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서문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이전에 보이는 것과 다르다’. 이 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다’, ‘사랑한다’, ‘보인다’라는 세 가지 동사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잘 알아야 사랑하게 되고,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거죠. 우리 옛 그림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면, 그 그림을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하게 되면 다시 보이게 되고 그 때 보이는 그 그림은 이전에 보던 그림과 확실히 달라집니다. 그림 속 어디쯤에 내 마음이 조그맣게 자리를 잡습니다. 유배지에서 쓸쓸히 사약을 받은 안평대군과 몽유도원도를 함께한 사람들은 지금쯤이면 그들이 함께 꿈꾸던 그 곳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있겠지요. 추사와 이상적은 서로 주고 받은 책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제의 정을 나누고 있겠지요.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던 그 여인은 이젠 임을 만나 서로의 애틋한 눈빛을 느끼겠지요. 내가 사랑하게 된 옛 그림에는 수 백년의 세월을 지난 오늘도 여전히 사람들의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2016.12.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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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옛 그림 속에서 만나는 선조들 모습, 생생한 느낌이야!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옛 그림 속에서 만나는 선조들 모습, 생생한 느낌이야!" 내용보기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옛 그림 속에서 만나는 선조들 모습, 생생한 느낌이야!   조선 500년 역사 속에서 백성들의 삶은 어땠을까. 선조들의 옛 풍습이나 삶의 모습을 보려면 실록이나 역사적 기록들, 집 안 대대로 물려오던 기록들, 그림들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동감 넘치는 자료가 그림이 아닐까. 사진기가 없던 시절이니 손으로 그린 그림이야말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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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옛 그림 속에서 만나는 선조들 모습, 생생한 느낌이야!

 

조선 500년 역사 속에서 백성들의 삶은 어땠을까. 선조들의 옛 풍습이나 삶의 모습을 보려면 실록이나 역사적 기록들, 집 안 대대로 물려오던 기록들, 그림들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생동감 넘치는 자료가 그림이 아닐까. 사진기가 없던 시절이니 손으로 그린 그림이야말로 그 시절의 모습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스탕달 신드롬이라니. 예술 작품을 접할 때 순간적으로 가슴이 뛰거나 우울증 혹은 현기증 등의 증상이 일어나면서 무릎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아직은 그림을 머리로만 즐기는 수준이라서 가슴으로 느끼는 감상의 즐거움과 감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더구나 스탕달 신드롬 같은 건 꿈도 못 꾸고 있다.

조선의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행상>

남부여대한 부부의 모습이 현실의 고단함을 보여주는데……. 보육시설도 없던 시절의 맞벌이 부부니까.

아내는 포대기도 없이 남자용 저고리를 입고 그 안에 아이를 업고 있다. 머리에 인 큰 대광주리가 무거운지 고개는 살짝 꺾여 있다. 아기는 아직 어려 머리카락도 채 나지 않은 상태며 곤한 잠에 빠져 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보며 걱정 어린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자신의 지게 짐도 무거운지 어깨끈을 단단히 잡고 말이다. 가난이 일상이었던 시절, 살아내야 했던 부부의 책임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밥벌이의 고단함은 가장의 어깨를 더욱 짓누를 텐데.

 

김홍도의 <장터 길>

말을 탄 남자들이 곰방대를 피우며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5일장을 맞아 물건을 구하러 가는 걸까. 아니면 짐을 실어주는 짐꾼일까. 말을 타고 줄지어선 모습이 마치 택시 정류장의 택시 기사들 같은데…….

저 멀리 말에 짐을 가득 싣고 언덕을 오르는 남자도 보인다. 보부상이 아니라 말을 끌 정도면 여유 있는 상인들일 텐데……. 조선 후기에 중상정책을 썼다고 하지만 상업을 천시하던 시절이 아닌가. 전국 장터를 떠돌며 살아갔을 상인들의 빡빡한 인생이 느껴진다.

 

김홍도의 <자리짜기>에서는 가내수공업의 모습이 보인다. 아버지는 고드랫돌을 옮기며 자리를 짜고 있고, 어머니는 물레를 돌리며 실을 뽑고 있다. 하나 뿐인 아들은 큰 소리로 책을 읽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한 세 식구의 모습에서 열정이 묻어난다. 더구나 아이는 아랫도리를 벗은 채 공부를 하고 있다. 그렇게 가난한 걸까.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

 

김홍도는 살아 있는 화가의 눈을 가졌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시인의 눈을 가졌으며, 영혼을 울리는 음악가의 귀를 가졌다. 음악가의 귀를 가졌다는 것을 알려 주는 그림들에는 거문고, 당비파, 생황, 퉁소 등이 등장하는데, 김홍도 자신이 여러 가지 악기들을 실제로 연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94쪽)

 

<길쌈>, <대장간>, <점심>, <무동>등 김홍도의 풍속화에는 농사짓는 사람, 수공업 하는 사람, 베를 짜는 사람, 서당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 등이 있다. 서민들의 역동적인 삶, 소박하지만 해학적인 모습을 정감 있게 그려져 있다. 체험 삶의 현장 같이 다양한 모습들이다.

김정희의 <세한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안견의 <몽유도원도>, 신사임당의 <노연도>, 윤덕희의 <책 읽는 여인>, 신윤복의 <연당의 여인> 등에서 옛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그림들이다. 족보에서나 만날 수 있는 조상들의 모습이 오늘의 우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소중해지는 그림들이다. 소중한 우리의 옛 그림 읽기다. 추천이다.


a******7 2014.05.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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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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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서양화에 관심이 있는가???아니면 동양화에 관심이 있는가??? 란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물론 나는 서양화보다는 먹으로 그려낸 동양화를 더욱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 여백의 미를 그려낸 동양화가 내가 가진 가치관하고 맞아 떨어진다고 할까...   그런 나의 관심거리하고 맞아 떨어지는 책이 한권 보였다. 표지에는 어떤 아낙네가 담장 밑에 서 있는 모습이 그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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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서양화에 관심이 있는가???아니면 동양화에 관심이 있는가???

란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물론 나는 서양화보다는 먹으로 그려낸 동양화를 더욱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

여백의 미를 그려낸 동양화가 내가 가진 가치관하고 맞아 떨어진다고 할까...

 

그런 나의 관심거리하고 맞아 떨어지는 책이 한권 보였다. 표지에는 어떤 아낙네가 담장 밑에 서 있는 모습이 그려진

모습을 하고 있는 책. 그리고 조선화가들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삶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책.

원래 미술 분야는 약간 호기심이 있고 해서 대학 다닐 때에도 일선으로 한국  미술학이라는 수업 등을 들어서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불화나 불상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던 터였는데,

이번에 조선 화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더욱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상 지금까지 남아 있는 문학작품을 보면 외세의 침략을 받아서 조선의 몇 작품 밖에는 없는데,

항상 그런 안타까움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책에도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대한 기록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정작 그 그림은 일본에 있으니...... 하루 빨리 문화재 반환운동이 확산이 되어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문화 유산이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박물관에 전시되고 국민들이 언제나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여러분들은 조선의 어떤 화가를 좋아하는가...???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로 유명한 혜원 신윤복님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취화선]이라는 영화로 그려진 화가... 술 한잔 먹어야 붓에 실린다는 오원 장승업을 좋아하시는지...

그것도 아니면 너무나도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김홍도를 좋아하시는지 ...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작가가 궁금하다.

물론 나는 개인적인 취향은 신사임당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초충도에 그려진 그림들.

그 그림을 보고 있으며, 여름에 여유로움 속에 있는 그런 모습이 상상될 정도로 섬세한 표현과

남자들이 가득한 조선회화에서 신사임당인 여류 화가로서 남자들이 가지지 못하는 표현들이 으뜸인 것 같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그녀의 가족관계를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게 됨으로써 그녀의 그림이 왜 더욱 내 눈에

특별해 보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씨가 아닌가 하고 느껴 본다.

 

그리고 이 책은 역사책 같기도 하다. 원래 유명한 사람의 그림일수록 그 그림이 그려진 배경이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의 화가를 소개하다 보면은 자연히 조선시대에서의 그 화가의 시대상이 설명이 된다. 그래서 화가가 태어난 배경이며, 살아 온 시대, 그리고 화가에게 미친 중국의 문화상들이 곁들여져 있어서 일반인이 나에게도 아주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설명이 더욱 잘 읽혀지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전시회 감독도 많이하고 책도 여러 권 냈다고 하는데, 그런 저력이 책 중간 중간에 묻어 나오는 것 같다.

 

또한 화가의 그림을 한점 소개하면, 그 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그림들도 곁들여 와서 소개를 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폭의 그림에 해당하는 글을 읽으면 적어도 그 화가의 3편 정도되는 양의 그림에 대해 소개를 받고, 3 편을 감상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행운까지 곁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 화가의 대표작만 알고 있었다면 이제는 이 화가의 작품을 몇개 더 알아가는 그런 흐뭇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동안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인문학적인 교양에 대한 면만 추구하지 않고 에세이적인 측면을 곁들인 면이 책에 대해 그리고 그림과 글에 대해 더욱 친밀함을 이끌어 낸 것이다. 그림의 부분부분에 대한 설명에 작가의 상상적인 요소도 더해 지고, 그런 그림에서 나온 생활상에 대해 현재의 작가에 대한 생각의 글이 에세이처럼 느껴졌다. 마치 그림을 읽으면서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들 곁들인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작가의 전시회 경험이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

 

조선화가들의 그림들이라 동양화적인 회화 방법도 나오고, 중간중간에 서양화에 대한 비교 설명도 나오고,

시대상도 나오고, 좋은 글귀나 사자성어 등도 나오고...

그런 모든 유익함이 이번 책에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림과 에세이를 같이 곁들이고 싶고, 삶의 여유를 그리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n*******9 2014.05.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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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인상깊은 구절 진정한 앎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앎의 실천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성찰하면서 文, 史, 哲의 책 속에 있는 훌륭한 성현들의 가르침을 실천 덕목으로 찾았던 책 읽는 문화가 조선의 단단한 바탕이 되었다고 할수있다. p. 339 장한종의 [책가도]부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그림에도 있지만 읽는 내내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나,  화가의 심리적상태를 자세하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인상깊은 구절
진정한 앎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앎의 실천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성찰하면서 文, 史, 哲의 책 속에 있는 훌륭한 성현들의 가르침을 실천 덕목으로 찾았던 책 읽는 문화가 조선의 단단한 바탕이 되었다고 할수있다. p. 339 장한종의 [책가도]부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그림에도 있지만

읽는 내내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나, 

화가의 심리적상태를 자세하게 묘사한 부분에 눈길이 간다.

 

현재 화가의 심적상태에 따라 붓의 방향이나

그림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심사임당을 좋아하지만,

이 책을 통해 1~3전시실에 등장했던 화가들을

모두 좋아하게 되었다.

잘 몰라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화가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몰랐던 세세한 부분들까지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나 1998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발견된 원이 엄마의

미투리와 편지스토리는 정말 가슴아팠다.

예전 조선시대에도 먼저 남편을 보내야했던 한 여인의

가슴아픈 사연이 이렇게 아직까지도 남아있구나 ..신기하면서도

슬픈 마음애 애잔해졌다.

 

각각의 전시실에서 보여주는 작품에 대한 설명은 다양하고

분위기 또한 확연히 달랐지만, 1전시실에서는 사랑과 즐거움이 담겨있다면

2전시실에서는 초상화나 풍경화들이 즐비하다.

3전시실은 여인과 책에 관한 작품들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난 1전시실에서 더욱 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작품의 곳곳에 담겨있는 암묵적인 상징성을 하나하나 면밀하게

설명해주고, 사물이 주는 의미와 작품속 주인공들의 사연이 어떠한지

제대로 알수있는 좋은 작품들이였다.

 

물론 2,3전시실에서 보여준 작품들도 다 마음에 들고, 좋았지만

특히 1전시실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서양화와 동양화를 보는 기준이 다르다는것도 다시한번 알게되었고,

무엇이 작품의 포인트인지 잘 캐치하는것 또한 감상포인트가

된다는것을 저자는 정확하게 깨우쳐주고 있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세세한 설명과

그림이 있다면 나중에 어떠한 조선시대 그림을 봐도

감성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감상 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은 나이 지긋하신 분들 뿐만 아니라

미술을 사랑하고 인생을 논하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내가 잘 모르던 예술세계에 심취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다녀온듯한 기분이 들정도로

리얼함이 살아있는 책이다.

삽입된 그림들이 전부 ALL COLOR 라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h*****7 2014.05.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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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서평]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바람이 가볍게 여인의 귀밑 솜털을 건드리며 속삭인다.  '오늘은 스님이 오시지 않아요. 제가 스님이 계신 절이 있는 산을 지나왔기에 잘 안답니다.' 그러나 여인은 귀를 닫은 듯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 왼종일 하염없이 송낙의 임자를 가슴으로 기다리고 몸으로 기다린다.    스님을 짝사랑하는 기생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신윤복의 <기다림>이란 그림에 내 마음을 이렇듯 얹어보
"[서평]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바람이 가볍게 여인의 귀밑 솜털을 건드리며 속삭인다. 

'오늘은 스님이 오시지 않아요. 제가 스님이 계신 절이 있는 산을 지나왔기에 잘 안답니다.'

그러나 여인은 귀를 닫은 듯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 왼종일 하염없이 송낙의 임자를 가슴으로 기다리고 몸으로 기다린다.

 

 스님을 짝사랑하는 기생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신윤복의 <기다림>이란 그림에 내 마음을 이렇듯 얹어보았다.

 

 꼬물대는 새끼강아지 세 마리를 품고 젖을 물리는 어미개의 눈동자에서는 강한 모정뿐만 아니라 자긍심까지 느껴진다.

'사람들아, 나 좀 보소. 이렇게 예쁜 놈들을 내가 낳았고 기르고 있소.'

그 눈빛에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이 겹쳐진다.

 

 어미개와 새끼 세 마리를 그린 이암의 <모견도>란 그림에 또 내 마음을 얹어보았다.

 

 '나 윤두서, 아직 죽지 않았소.'

앙다문 입술과 날카로운 눈매, 올올이 일어서 있는 수염이 화가의 꿋꿋한 자존심을 보여주는 <자화상>이란 그림에서 윤두서가 그렇게 나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요, 그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선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이 필요하지요.'라고 답을 해보았다.

 

 이처럼 그림에 책처럼 풍부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줄, 마음이 깃들어 있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그림은 그저 시각적인 감상의 대상이었고 그것마저 정해진 틀 속에서만 보도록 교육받은 세대였다. 서양화는 사조로써 분류되었고, 동양화는 우리 조상들이 그린 그림, 산수화 정도로 인식하는 잘못된 미술교육이 낳은 부작용이었다. 그나마 김홍도의 그림에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유홍준의 <화인열전>으로 우리 조상들의 그림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그림에 마음을 놓다> <당신도 그림처럼>등의 대중을 위한 미술 안내서적에서는,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고 느끼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림을 보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더하는 묘미를 맛볼 줄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에는 주로 서양화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들을 읽다가 만나게 된 <옛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는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에 관한 감상법을 풀어놓은 책이다.

 

 우리가 엄격한 규율과 법도에 얽매여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 성리학을 최고의 지상 가치로 여기고 절제를 미덕으로 아는 사대부들이 이끌어 간 시대. 그림하면 산수화나 사군자가 바로 떠오르는 문인화의 시대.

 

 그 조선시대에도 희노애락을 느끼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노라고, 그들의 웃음과 눈물과 땀방울을 그림으로 그렸노라고, 이 책은 마치 우리의 잘못된 인식에 항변하듯 짙은 사람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화가들부터 생소한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화가들의 면면과 그림들. 거기에 깃든 풍성한 이야기들을 때로는 조곤조곤 때로는 엄숙하게 때로는 웃음이 터지게 지루할 틈이 없이 재미나게 들려준다.

 

 소설처럼, 시집처럼, 푹 빠져 읽다보면 많은 지식도 얻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대표작 이외의 그림들, 중국미술이 조선에 끼친 영향, 그림을 그리는 기법, 그림이 그려진 당시의 역사적 배경, 민중들의 삶의 모습 등 미술서와 역사서와 에세이의 역할을 모두 훌륭히 소화해 낸 멋진 책이다.

 

 우리 조상들에게도 자유로운 예술혼과 불타오르는 창조성과 창의력이 있었음을 가르쳐 준 책.

 

 '우리 옛그림을 감상하는 행위란, 결국은 그 사건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지적유희의 과정이면서, 또한 오늘과 다를 바 없이 역동적인 시대를 살아간 고뇌의 공유다.'

조선시대는 오늘 날 우리의 삶과 다름없이 하루하루 인간 군상들의 역동적인 삶이 펼쳐졌고, 거기서 만들어진 수많은 이야기들과 감정을 공감하고 공유하라고 자꾸만 손짓한다.

 

 남성위주의 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여성에게 눈을 돌릴 줄 알았던 남자, 신윤복.

 여성의 섬세하고 여린 자아를 느끼고 읽어내고 그것을 붓끝으로 표현해주었던, 신윤복.

 인간의 욕망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춘화로 표현했던, 신윤복.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아름답고 고맙다

 

 조선시대 화가들과 그림에 새록새록 애정이 돋아난다

 

 또 어떤 그림에 나의 마음을 얹어 볼까, 가슴이 설렌다 

g******3 2014.06.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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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옛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서평]옛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내용보기
도서관에서 빌려 왔는데 이제 대출 기간이 다 되서요 오늘 돌려 주려하는데 참..아깝다 싶네요..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정말 갖고 있다가 시간될 때마다 꺼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드네요 당연히 책 속에 섭섭치 않게 수록된 그림들도 그렇지만 그 그림을 해석해 놓은 풀이도 그렇구요.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는 제 눈에도 뭔가가 보이는 데 전문가의
"[서평]옛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내용보기

 

도서관에서 빌려 왔는데 이제 대출 기간이 다 되서요

오늘 돌려 주려하는데

참..아깝다 싶네요..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정말 갖고 있다가 시간될 때마다 꺼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드네요

당연히 책 속에 섭섭치 않게 수록된 그림들도 그렇지만

그 그림을 해석해 놓은 풀이도 그렇구요.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는 제 눈에도 뭔가가 보이는 데

전문가의 눈으로 풀어 놓은 해설들이 참 가슴을 뭉클하게 하네요...

 

 

 

서평 옛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입니다.

 

 

 

 

 


 

 

 위의 이 보부상 부부 그림을 보다 전 눈시울이 붉어 지던데요

부부인거 같은데 부인의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쥐파먹은 듯 끊어 져 있잖아요..

이게 ...참..사람 가슴을 후벼 파더만

책 속에는 따로 이 머리 부분에 대한 해설이 없어서 그냥 제 맘대로 생각해 보는데요

돈이 없어서 머리를 잘라 장사 밑천을 만들지 않았을까..싶기도 하고.

먹을 거리가 없어서 우선 먹고 살 식량을 구하지 않았을까도 싶고..

그냥 목구멍이 울컥하고 맥히더만요..

땅만 보는 얼굴 하며..

삶이 참... 예나 지금이나 뭐 하나 쉬운게 없구나..싶은 것이..

우리나라 서민이 중산층으로 도약하기란 결국 불가능하다는 듯한 칼럼을 봤는데

조선시대도 현대에도, 정말 개천에서 용 나지 않고서는 계층 상승이란 틀렸구나 싶으니

그런 때에 이 그림..사람 미치게 하네요.. 특히나 저 아낙의 표정..

나이 어린 부인을 떼 놓고 가는 남편도 그렇겠지만 아이까지 짊어지고 또 물건을 팔아야 하는

조선의 여인이라니... 여인의 자존심인 머리 따위 안중에 없을 정도로 힘겨운 삶이라니..

 

 

 

 


 

책 속의 윤두서의 초상화 설명 부분인데요

이 초상화의 분위기가 굉장히 묘하다 여겼는데요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어 있는 그림을 보니

역시 싶더군요

설명을 읽고 현존하는 보물을 직접 확인하니

거참..뭐라 표현할 수 없는 쾌감도 있고

또한 그런 귀한 자료를 이렇게 편히 감상할 수도 있다 싶으니 저로선 더할 나위없은 좋은

경험이었는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의 유행하던 초상화풍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정면 응시의 눈빛도 아주 강렬하구요....

그래서 전 이그림이 참 좋았어요..

 

 

타협하지 않겠다..내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그런 표정?

 

 

 

 

 

 

 

아는 만큼 보인다고...

책을 좀더 깊이 읽고 감상했더라면 싶은 여운도 있네요

또 다른 책을 좀 빌려 봐야 겠어요.

그리고

왠지 서양화보다는 동양화가 훨씬 저의 관심을 집중 시키네요.

서양화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 진 경우는 아직 없었던 거 같은데 유난히

동양화는 참..오래 오래 잔상이 남네요...

좀 더 읽어 보고 같이 풀어 봐야 겠어요..

 

 

아참..폴란드 전.. 글쎄요...전 아직... 전혀 감흥을 못 느끼겠던데요..

오디오 가이드로 별 들을게 없고.. ​

반값 할인으로 들어간 것이 고마울 정도로 말이죠..

 

 



 

i******0 2015.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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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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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이일수 지음 시공아트 이 책은 '제 1 전시실 _ 화가의 마음을 따라 거닐다', '제 2 전시실 _ 옛 그림, 세상에 말을 건네다', '제 3 전시실 _ 옛 그림에서 인생을 만나다'의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조선을 대표하는 18명의 화가의 총 20개의 옛 그림을 다루고 있다. ① 신윤복의 <기다림>, 이암의 <모견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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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도 사람 있네

이일수 지음

시공아트


이 책은 '제 1 전시실 _ 화가의 마음을 따라 거닐다', '제 2 전시실 _ 옛 그림, 세상에 말을 건네다', '제 3 전시실 _ 옛 그림에서 인생을 만나다'의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조선을 대표하는 18명의 화가의 총 20개의 옛 그림을 다루고 있다. ① 신윤복의 <기다림>, 이암의 <모견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김홍도의 <행상>과 <자리 짜기>, 김정희의 <세한도>라는 그림을 ② 안견의 <몽유도원도>, 김희겸의 <석천한유도>, 윤두서 <진단타려도>, 최북의 <금강산 표훈사도>, 이인상의 <검선도>, 진재해의 <연잉군 초상>과 채용신, 조석진의 <영조 어진>, 어몽룡의 <월매도>를 ③ 신사임당의 <노연도>, 윤덕희의 <책읽는 여인>, 남계우의 <화첩쌍폭도>, 김홍도의 <죽리탐금도>, 장한종의 <책가도>, 신윤복의 <연당의 여인>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제시한 그 그림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과 관련된 사상, 배경,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한 깊은 설명 등 여러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여기 소개하고 있는 해당 그림을 깊게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또한 깊게 즐길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였던 그림은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의 <기다림>, 조선 초기의 화가인 안견의 <몽유도원도>, 그리고 조선 말기의 화가인 일호 남계우의 <화청쌍폭도>였다. 먼저, 신윤복의 <기다림>은 많은 것을 그리지는 않았지만 그런 '여백의 미'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작가의 설명을 듣고나니 그냥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던 여인의 뒷 모습이 애처롭고 슬프게 느껴졌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이미 많이 보아왔던 그림이여서 익숙했지만, 이태껏 알지 못했던 안견의 뒷모습을 설명을 읽고 알게 되어서 인상깊게 남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몽유도원도>보다는 그림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 더 인상깊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몽유도원도>는 안견이 안평대군의 꿈을 화폭에 그려낸 작품이다. 그만큼 안견과 안평대군 두 사람은 가까운 관계였으나, 계유정난이 일어나기 직전 어느 날, 안견은 안평대군의 귀한 먹을 훔치려다가 들켜서 두 사람의 관계는 끊어지고 말았는데,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안평대군과 그의 지인들이 모두 죽임을 당했지만, 안견 만은 그 화를 피했다고 한다. 안견은 훌륭한 화가였지만 인품은 그다지 훌륭한 사람은 아니였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계우의 <화청쌍폭도>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다. 특히 옛날 그림 특유의 흐릿함이 아닌 선명한 색채감이 정말 인상적이였다. 특히 나비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잘 살아 있어 내 앞에서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듯 했다. 

이런 옛 그림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이 책은 한 그림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깊숙하게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또한 여러 그림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서 뿌듯화기도 했다. 

2015.8.9.(일) 이지우(고2)

 

i***2 2015.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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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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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화원 장한종의 '책가도(冊架圖)' . 노란 휘장을 걷으면 책가의 위용이 드러나는 구성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18세기 말~19세기 초. 종이에 채색한 8폭 병풍. 195×361cm. 경기도박물관 소장     어떤 그림이 눈에 들어올 때 이제 가장 궁금한 것이 그 그림의 사연이다. 누가 왜 그 그림을 그렸는지 참 궁금하다. 그림의 사연을 알게되면 그 당시의 사회상과 환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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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화원 장한종의 '책가도(冊架圖)' .

노란 휘장을 걷으면 책가의 위용이 드러나는 구성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18세기 말~19세기 초. 종이에 채색한 8폭 병풍. 195×361cm. 경기도박물관 소장

 

 

어떤 그림이 눈에 들어올 때 이제 가장 궁금한 것이 그 그림의 사연이다.

누가 왜 그 그림을 그렸는지 참 궁금하다.

그림의 사연을 알게되면 그 당시의 사회상과 환경들을 아주 잘 엿볼 수 있다.

책을 통해 그림과 만나는 것이 어느 순간 익숙해졌다.

그림을 만난다는 것은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이고,

내가 태어나지 않았던 시대상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과 사연 이야기들은 그래서 언제나 흥미로운 것 같다.

조선시대 사람(임금, 왕족, 문무백관 사대부, 중인계급 화원, 몰락한 선비, 평민, 양반가여인, 기생,..)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책,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이다.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임금의 고뇌가 들어있었고,

당쟁 속에서도 흔들림없는 선비의 굳건한 의연함을 만날 수 있었고,

문인이 쟁쟁한 시대에 뒷방 신세가 된 힘 빠진 무인 사대부의 한가함을 엿보았고,

단아하면서 우아한 품격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외롭고 쓸쓸한 양반가의 여인들을 보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 꾸거나, 시간에 밀려 꽃보다 더 못한 여인이 된 기생들.

가족을 위해 힘겨운 노동(행상, 베짜기)을 마다하지않는 모든 평민들.

.....................

 

평범하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일상들이 그림 속에 있다.

이해하기보다 그저 이해되어진다.

앞선 우리네 선조들의 삶이 저랬구나!!! 참 녹록치 않았네.... 라고......

 

자연(산수, 꽃과 곤충, 말과 개..)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던 부분도 공감이 갔다.

중국의 영향을 받았던 그림과 글, 시들을 보니 학창시절  배웠던 문학이 함께 추억되어졌다.

읽음으로만 느낄 수 없었던 감흥들이 직접 봄으로 제대로 느껴지게 되다니....

아마 전시회장에 가서 보게 된다면 또 다른 감동이 스치지 않을까싶다.

새삼 우리 선조들이 이룩하고 꽃 피운 문화 예술 역사들이 참 자랑스럽다.

그들의 삶이 현재 우리들에게로 이입된다면 삶이 좀 더 진지하지 않을까?싶다.

사유하는 삶, 잘 누리는 삶, 배려하고 사랑하는 삶, 동경하는 삶, 바름을 생각하는 삶......

삶이 한층 더 풍성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이야기가 귀에 쏙쏙 잘 들어오니 딱딱하지 않고 제법 두꺼운 책이 술술 잘 넘어갔다.

무엇보다 한 그림에 대해 설명할 때 그 그림의 부분의 그림만을 딱 가져와 앞의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넘겨 보지 않아도 되었다. 눈으로 읽을 때 그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너무 유쾌하면서 재밌는

읽기였다. 그림 전시회장에 와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친절한 큐레이트를 만난 것 처럼......

독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다.

그림 속 곳곳의 작은 붓터치들마다 깨알 재미가 느껴진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그렇다. 그 사람들을 만나니 이렇게 마음이 후련하고 좋을 수 없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삶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

 

 

 

 

 

 

l*****5 2015.0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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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제목에서 느껴지는 친근함이 있다. 그래서 딱히 그림에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왠지모를 만만함(?)이 있어서 부담없이 읽은 책이다.       이 책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18명의 그림을 통해 당시 그들의 생활과 정치, 사회, 문화 등 사상적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임금, 왕족, 사대부, 무관, 유배자에서의 양반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내용보기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제목에서 느껴지는 친근함이 있다. 그래서 딱히 그림에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왠지모를 만만함(?)이 있어서 부담없이 읽은 책이다.

 

 

 

이 책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18명의 그림을 통해 당시 그들의 생활과 정치, 사회, 문화 등 사상적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임금, 왕족, 사대부, 무관, 유배자에서의 양반가 여성, 몰락한 선비, 서얼, 기생, 행상, 책쾌까지 조선 사회를 지탱했던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삶이 화가들에 의해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다.

 

 

 

사군자나 산수화가 조선시대 그림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조선 화가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영역은 거의 없었음을 알게 된다.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신윤복의 <기다림>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여인을 그리고 있는데 그 여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기다리는 님은 속세를 떠난 스님으로 자신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한다.

제주도로 유배 간 스승을 위해 중국에서 귀한 책들을 구해 먼 곳까지 부친, 제자 이상적의 이야기가 담긴 <세한도>도 만날 수 있고 안평대군의 꿈을 화폭에 담은 <몽유도원도>도 만날 수 있는데 사람을 귀하게 연긴 안평대군을 배신하고 수양대군에게 간 배신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림으로 현실 세계부터 꿈 속 도원 세계까지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이 그림에는 명사 23명의 찬문이 달려 있는데, 이들은

계유정난 때 충신과 배신자로 갈렸다. 특히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은 자신을 아낌없이 후원했던 안평대군에게 위험이 닥친 것을 알고 혼자 살아남기 위해 먹 도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고한다.

 

 

 

신사임당은 새, 벌레, 꽃 등을 많이 그렸는데 텃밭 그림들이 격물치지(格物致知) 즉, 모든 사물의 이치를 세세하게 관찰하며 파고들면 그 이상의 깊은 앎에 이를 수 있다는 사상을 실천하는 과정이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이는 것을 자세히 관찰하여 보이지 않는 것에 이르는 학문 탐구의 과정 이었다고 말한다.  

 

 

마지막 그림은 신윤복의 <연당의 여인>을 담고 있는데 신윤복의 그림으로 시작해서 신윤복의 그림으로 끝을 맺고있다.

<연당의 여인>은 기생이 연꽃이 가득하게 핀 연못 앞의 연당에 쓸쓸히 앉아 있는 그림으로 연꽃이 기생보다 더 앞에, 그리고 더 크고 풍성하게 그려져 있다. 이것을 저자는 신윤복이 그녀를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견주어 보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보고있다.
이렇게 그림에 덧붙인 글들로 인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림들이 생생하게 이야기하듯 다가온다. 그래서 어려움없이 그들과 함께하듯 정겹게 그림을 감상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우리의 옛 그림은 당시 화가들이 삶에서 느끼는 고뇌와 이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결 방식을 내놓는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그림을 감상할때도 기법이나 양식 위주로 하기보다 우리네 삶과 연계하여 감상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이다. 또한, 이러한 감상법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개인의 문제, 사회의 문제를 세련되게 풀어 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음을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덕분에 그림에 숨겨져있는 화가들의 의도까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그림산책 시간이었다.

 

 

 

 



a*******4 2014.06.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