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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을 뒤돌아볼 때 결혼, 취업 등 굵직한 인생의 이벤트들도 있지만 즐거웠든 혹은 힘들었든 상관없이 여행의 추억이 특히 많이 남아 있다. 가족을 연결하는 끈처럼 여겨질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상황과 관계없이 그렇게 여행을 떠나는가 보다. 어릴 적으로 돌아가 보면 그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었다고 하면서 왜 그렇게 여름 휴가철이 되면 온 가족이 멀미 (아버지 제외), 교통체증과 싸우며 바다나 계곡으로 놀러 갔을까. 그렇게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집에 들어서며 "정말 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소리쳤던 기억.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의 나도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기 아이 둘을 혼자 기르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 여인(Jess)이 절박한 심정에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엄밀하게 말하면 여행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딸의 수학 경시대회 참가를 위해 딸의 꿈을 위해 오랫동안 차고에 처 박혀 있던 차를 끌고 출발한다. 결국, 경찰에 의해 저지를 당하고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한 한 지인 Ed(남자)의 차를 얻어 타고 목적지인 스코틀랜드까지 며칠의 여정을 커다란 개 한 마리 포함 온 가족이 함께 떠나게 된다. 소설 주인공이 아니랄까. 이 두 주인공에게는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에 펼쳐질 수 있는 안 좋은 일은 다 일어난다. 절박한 상황에 실오라기 같은 희망의 끈을 잡고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여정. 어렵지만 항상 바르게 긍정적으로 살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던 엄마도 자신 앞에 펼쳐지는 인생의 시련 앞에 무너져 버린다. 어쩔 수 없이 어려움에 부닥친 한 가족을 데려다주는 한 남자. 그도 예전에 불쌍한 마음에 누군가를 도와줬다가 범죄자로 몰리는 신세다. 그동안 인생에 쌓아 왔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직전. 태워다 주는 가족의 상황이 딱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상황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여행이 뭐기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여정을 같이 하다 보니 아이들과도 교감이 생기고 남녀 주인공 간에도 좋은 감정이 싹튼다. 자신들의 문제들은 잊어버린 채. 그러나 그러한 순간도 잠시뿐. Jess의 하나의 실수로 인해 Ed는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이 가족들을 떠나가 버린다. 놀라운 것은 자신은 내부자 거래 (Insider trading) 건으로 조사를 받고 큰 벌금과 함께 감옥에 가야 하는 신세임에도 불가하고 타인의 사소한(?) 실수(습득한 지갑을 주인이 누군지 알고도 돌려 주지 않음)는 용납하지 못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누구나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죄를 보지 못하는 존재인가 보다.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로 일하고 있는 여동생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연약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이 두 사람은 한 사건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고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관계는 회복되고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이들 앞에 그 전에 가지고 있던 인생의 난관이 없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음이 바뀌었을 뿐. 이 소설은 상당 부분이 목적지로 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물론 내용은 다르지만 그 동안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 과정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한 번씩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까이 있는 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여행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서 집이 최고다 외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