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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일본 유학 시절 만난 인연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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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작가의 '동경인연' 에세이를 읽으면서 시인 윤동주가 생각나는 건 나뿐이었을까. 이국땅에서 문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삶을 선택한 그들이 닮아보이는 건 왜일까. 이 책은 에세이스트, 일본문학번역가, 요양보호사인 그녀가 번역가에서 에세이스트로 변화를 꿈꾸며 집필한 3부작 에세이의 마지막 편이다.   20대 도쿄 유학 시절에 만난 인연과 문학을 향한 분투를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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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작가의 '동경인연' 에세이를 읽으면서 시인 윤동주가 생각나는 건 나뿐이었을까.

이국땅에서 문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삶을 선택한 그들이 닮아보이는 건 왜일까.

이 책은 에세이스트, 일본문학번역가, 요양보호사인 그녀가 번역가에서 에세이스트로 변화를 꿈꾸며 집필한 3부작 에세이의 마지막 편이다.

 

20대 도쿄 유학 시절에 만난 인연과 문학을 향한 분투를 담고 있다. 오로지 본인의 선택으로 일본 유학행에 올랐지만, 부유하지 못한 생활로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와 번역일로 고단한 삶을 살았던 그 시절 이야기.

4조반 다다미방이 있는 오치아이가 어디붙어있는지, 그녀가 생활한 공간과 헌책방과 우체국이 어딨는지 따라가보고 싶었다. 그녀를 이상 이상 부르며 20대가 되어 도쿄 생활을 하고 있었다. 괜스레 시바타 아저씨가 보고싶었고, 시미즈 선생님과 이노우에 선생님, 우체국의 마리 아줌마가 그리워졌다.

 

도쿄는 세계적인 도시인 걸 새삼 깨달았다. 서울을 하루만에 다 못보는 것처럼, 각종 지하철과 국철, 사철로 미로처럼 얽힌 교통수단을 목적지에 가기 위해 이용하면서 '아, 도쿄는 오사카가 아니야'라고 새삼 느꼈던 시절.

그 곳에서도 유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도쿄의 모습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제히 신호등이 바뀌자 수많은 시민들이 빠르게 걷는 모습이었다. 바쁘게 살아야만 살 수 있는 도쿄에서 나는 이은주 작가의 20대를 보았다.

 

고독하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결국은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편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지만, 결국 사람이라는 것은 혼자 살아가기에 고독한 존재라는 것은 유학 생활의 모습을 보며 느꼈다. 물론, 작가의 생활은 안락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시바타 아저씨의 헌책방에서는 예기치 못하게 눈물이 났다. 그의 꿈은 그게 아니었을텐데 하며, 헌책방을 운영하는 그에게 찾아온 이상이라는 친구. 도스토옙스키 전집 18권을 구해주던 그의 모습에서 그가 애정을 가지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시미즈 선생님과 이노우에 선생님의 일화에서는 이상이 문학의 꿈을 놓지 않도록 해줬다는 점에서 존경을 보냈다. 지도 교수인 시미즈 선생님의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를 이작가가 번역했다는 것을 보았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음에도 이제는 믿고 의지하는 사제지간이 된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그 밖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이상과 함께 했다. 외로운 유학시절을 함께한 인연을 이렇게 기억하기 위해 에세이를 펴낸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또한 책에서는 어느 사진 작가의 한국인에 대한 사죄가 잠깐 언급되긴 했지만, 깊이 들어가진 않았다. 작가가 실패와 오욕의 역사를 기록하는 에세이를 또 집필하겠다는 글을 썼는데 궁금해진다.

일본 여행으로 만난 내 친구들에게  '동경인연' 이 책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e**r 2022.02.06.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외로움이 깊어 인연이 되었던 어느 젊은 날
"외로움이 깊어 인연이 되었던 어느 젊은 날" 내용보기
사람의 인연이란... 스쳐 지나가고 사라져 버리는 인연이 될 수 도 있으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면서 수 만가지 감정들을 들게 만들며, 나의 추억을 되새겨주기도 하는 인연.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인연이 더욱 더 가슴에 남는 것.   이 책은 이은주 작가님의 가난했던 유학생 시절에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한챕터 한챕터 읽을 떄마나 나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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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이란...

스쳐 지나가고 사라져 버리는 인연이 될 수 도 있으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면서 수 만가지 감정들을 들게 만들며,

나의 추억을 되새겨주기도 하는 인연.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인연이 더욱 더 가슴에 남는 것.

 

이 책은 이은주 작가님의 가난했던 유학생 시절에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한챕터 한챕터 읽을 떄마나 나의 일본 유학시절이 화수분 처럼 떠올라서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과 함께 읽어내려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마냥 화려해 보일 수 있는 외국 유학생활 일테지만, 겪어본 사람은 아는 상황들.

작가님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 한참이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

'지도교수 시미즈 선생님'의 일화를 보면서 이렇게 믿어주시는 선생님을 만난 것은 작가님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었겠구나.

첫 만남은 오기를 불러일으켰을 망정, 사실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어 주셨던 것일 뿐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도 일본어학교 다닐 때 영어 공부도 함께 하라며, 일어로 된 영어 문법책을 주셨던 선생님이 계신다.

안타깝게도 내가 선생님 존함을 까먹어서 죄송스럽기 그지없는데... 선생님의 얼굴과 표정은 아직도 떠오른다.

선생님 댁에도 초대받아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과 맛에 감탄했었는데.. 학교 다니는 내내 편안할 수 있었던 것은 반은 선생님 덕분이리라.

 

-

헌책방 시바타 아저씨. 헌책방 아저씨와 친구가 된 부분에서는 작가님이 좀 멋져보였다.

아저씨와 친구가 되어서 만든 작은 추억들. 아저씨에게는 분명 '이 상'은 특별한 친구였을 것이다.

 

시바타 아저씨 일화를 읽으며, 떠오르던 나의 일본인 아주머니...음...할머니에 가까우셨던 '후쿠다상'

헌책방 아저씨를 묘사하는데 자꾸만 떠오르던 '후쿠다상'

내가 아르바이트 하던 곳에 파견상으로 오셨던 '후쿠다상'

미숙한 일본어로 일하는 방법도 알려드리고, 파견상 교육을 담당했던 터라 나에게 많이 의지를 하시기도 하셨다.

항상 '스미마셍'과 '아리가또' '란짱 스고이네~' 라고 말씀해주시며 자신감을 불러일으켜주셨던 후쿠다상.

스포츠머리에 희머리가 희끗희끗 했고, 깡마른 몸이지만 다부진 체격으로 야간에는 트럭운전도 하신다고 하셨었지.

한국에 돌아갈 무렵 밥을 꼭 사주고 싶다고 하시며, 이자까야에서 먹고 싶은거 다 먹으라며..

당신보다 한참 어렸던 해외 유학생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주고 싶어 하셨던 후쿠다상.

돌아가면 메일로 연락드리겠다 하니, 자신은 나이가 많아 (실제로도 많으셨고) 메일을 쓸 줄 모른다고...

한국에 돌아와서 연락을 시도 한 적 있는데 한번 정도 연락이 되었다가 끊겼던 것 같다.

그당시에도 연세가 많으셨는데 18년이나 지난 지금 건강히 잘 계실까...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

프리스쿨 이오누에 선생님

이노우에 선생님과 프리스쿨... 그리고 마라톤.

정말 멋진 선생님. 영화속 키팅선생님이 생각나게 만드는 이노우에 선생님.

프리스쿨 학생이 스스로 한 발을 내딛게 만드는 그 모습은 한 아이의 부모로서 너무 감동스러웠다.

어떤 강요 없이, 스스로 마음을 먹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에

묵묵히 그 자리에서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것은 본받을 만하다 생각이 든다.

 

-

오치아이의 4조반 다다미방 한 칸.

작가님의 방 한 칸은 내가 살던 방 한 칸을 바로 눈 앞에 그려놓게 만들었다.

월세가 비싼 일본이었기에, 나의 방 한 칸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나만의 공간. 나를 안심하게 만드는 그 곳.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 한몸 편히 쉴 수 있던 그 작은 방 한칸.

 

잊고 살았던 나의 일본에서의 인연들과 추억들을 마구마구 불러일으켜서 잠시 향수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다가 일본에서 인연을 맺었던 친구와 다시 연락이 닿게되는 마법을 일으켰고,

다시 나를 18년전의 '란짱'으로 만들어주셨다.

나의 소중한 인연들을 소환해주는 '동경인연'

 

우체국의 마리아줌마는 세이도상을 떠올리게 하고, 세이도 상은 네기시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과 SNS가 활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 안타까운 친구들이 많은데...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을 그 친구들도 알아주기를 바래본다.

그들도 가끔은 한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란짱'을 기억해줄까?

 

'동경인연'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는 동경에서의 사랑이야기 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 인연은 그 인연이 아니었고,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나의 추억을 불러일으켜주는 '동경인연'

일본 생각이 날때 읽어주면 한동안 일본에서의 추억의 바다에 헤엄칠 수 있을 것 같다.

 

 

r****i 2022.02.1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외로운 유학생활에서 만난 인연~
"외로운 유학생활에서 만난 인연~" 내용보기
이은주 작가의 신간 <동경인연>의 출간소식을 보고 서평단 이벤트에 신청했다. 내게 작가는 대단한 사람, 본받고 싶은 사람이다. 작년에 친정엄마를 간호하며 끙끙댈 때 나를 위로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 하지만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로 만난 그는 천사였다.    작년 엄마의 병실에서 나는 이은주 천사를 떠올렸었다. 설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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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작가의 신간 동경인연의 출간소식을 보고 서평단 이벤트에 신청했다내게 작가는 대단한 사람본받고 싶은 사람이다작년에 친정엄마를 간호하며 끙끙댈 때 나를 위로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그의 얼굴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하지만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로 만난 그는 천사였다

 

작년 엄마의 병실에서 나는 이은주 천사를 떠올렸었다설사가 넘쳐버린 기저귀를 갈고 뒤처리를 다한 후 땀범벅이 된 채 나는 보조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문득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가 생각났다휴대폰을 열어 내가 썼던 그 책의 리뷰를 읽어보았다화와 억울함연민으로 뒤범벅이 된 감정이 바닥으로 차분히 가라앉았다친정엄마 간호도 이렇게 힘든데 아무리 직업이라도 노인들을 어쩜 그리 살뜰하게 돌볼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나는 감히 따라하기 어렵다.

 

처음 작가의 이력을 보면서 참 여러 가지 일을 하며 힘들게 살아왔겠구나 싶었다그럼에도 작가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다직업으로 만나는 사람부터 가족과 조카들까지 진심으로 돌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번 책 동경인연은 일본 유학시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작가의 20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살짝 들뜬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쉰의 바다를 건넌 내가 동경인연을 끝으로 이은주 에세이 3부작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돌이켜보면 나는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와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거야>, 그리고 동경인연은 돌봄과 인연의 변주곡이었다자신을 돌보고가족을 돌보고나아가서는 타인을 돌보는 과정에서 문학과의 인연이 힘이 되었다."

 

이은주 에세이 3부작의 마지막을 청춘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이후의 행보 계획은 쓰지 않았으나 나는 바랐다예전에 했던 번역을 계속 하기를생활고와 현실 등 여러 문제로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번역가로 다시 돌아가길...

 

사설이 너무 길었다. <동경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차례다이 책은 옥죄어오는 현실에 인공호흡기가 되어준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그 사이에는 문학이작가의 문학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이었지만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에 입학했다문학가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그 꿈을 버리지 않게 해준 동경에서의 인연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당시 작가의 모습을 시미즈 선생님은 황야의 이리라고 표현했다생활고에 찌든 거친 눈빛 안에 문학에 대한 애정만은 반짝이고 있었다.

 

p.25

 

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데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싫었다책을 읽을 시간도 없고 비평수업에 제출할 레포트를 쓸 체력이 안 되니 나는 자꾸 병들어갔다무기력해지고 부정적이 되었다다 그만두고 싶었다지긋지긋한 아르바이트도학교도다 손을 놓으면 편해질 것 같았다그렇게 몸살을 앓으며 3학년을 보냈고 마침내 4학년이 되자 나는 학교가 가기 싫어졌다밤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가아니 말이 10시간이지 깨어있는 시간은 뇌가 긴장해서 아침까지 잠 못 이루다가 간신히 잠이 드는데 시간표를 아무리 오후수업으로 짜두어도 수업시간에 맞춰서 나간다는 건 불가능했다삶은 쓸데없는 농담 같았다.

 

이렇게 지쳐 있는 그를 깨워 수업에 나오게 하고 시작 시간도 배려해준 분이 시미즈 선생님이었다작가는 선생님을 주변 사람들 재능을 일깨우고 주목하여 하나의 완성으로 나아가게 해준다닮고 싶어 했다선생님이 별이라고 해준 단 한명의 작가가 제자였고귀국 후에도 시미즈 선생님과의 인연은 이어졌다.

 

시미즈 선생님의 관심과 격려와 배려 덕분에 작가는 유학생활을 벼텨냈다작가가 선생님에게 소개했다는 김영동의 멀리 있는 빛을 틀어놓고 작가의 심정을 헤아려 보았다작가가 한여름 밤오이차이 다다미 방에 누워 흘렸던 외로움이 한국의 겨울 밤에도 몸서리치게 휘감겨왔다.

 

일본여행에 대한 열망은 없지만 진보쵸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일본 소설에서출판 관련 서적에서 늘 서점거리의 대명사처럼 등장하는 그 곳을 가보지는 못한 채 동경만 키우다보니 아스라이 멀리 있는 별이 되어 버렸다우리나라에서 헌책방 거리나 헌책방을 가보아도 책에서 읽은 진보쵸 거리와는 사뭇 다른 것만 같다직접 가보지 못한 폐해다작가도 진보쵸 에피소드가 있지 않을까 예상했다도쿄니까문학을 사랑하는 가난한 유학생이니까.

 

작가가 만난 헌책방 시바타 아저씨와는 도스토옙스키 전집으로 친구 사이가 되었다시바타 아저씨는 작가를 헌책 도매상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도스토예스키 전집 18권을 발견한다두어 달이 걸려 전집이 도착했을 때 가격은 도매상에서 본 2천엔 그대로였다가난한 유학생에게 수수료 같은 이문은 붙이지 않았던 것이다자신의 좁은 다다미방에 아저씨를 초대한 후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했다시골에서 중학교만 졸업하고 진보초의 헌책방에 취직했다는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자기가 집을 떠나 동생들이 밥 한 공기를 더 먹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작가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아저씨는 작가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했고 그 값으로 점심을 사주었다부담을 주는 것 같아 괜찮다고 해도진보쵸 헌책방 단골손님들이 찾는 고서적을 구해주면 돈이 꽤 된다고 걱정마라고 했다시바타 아저씨는 한국에서 온 가난한 유학생에게 책도 주고 밥도 주었다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준 은인이었다오랜 시간이 지난 뒤 친구에게서 아저씨의 소식을 듣게 되는데 헌책방 앞에 꽃이 놓여있더라며너처럼 아저씨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더라고 전해주었다.

 

p.68

 

나는 늘 나이 차이가 나는 우정을 동경해왔다장 그르니에와 까뮈의 우정을헤어져 있어도 서로의 가슴에 별로 빛나는 만남을어떤 관계는 대부분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있어서 영원하지 않았다.

 

작가의 말에 나도 공감한다나도 그런 우정어린 인연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만들지 못했다만남이 있어야 인연이 될 것인데 요 몇 년 사이 그나마 있던 만남도 속속 끊어지는 형국이다혈연으로 연결된 가족이 아니고서야 영원한 인간관계란 있을 수 없는 게 맞는 가보다평생 갈 거라고 장담했던 관계가 있었는데 코로나가 정리해주었다이걸 고맙다고 해야 하나또또 코로나 타령이다.

 

작가의 동경인연 중에서 가장 마음 찡했던 이는 우체국의 마리 아줌마다마리 퀴리부인을 존경해서 닉네임을 마리라고 지었다는 그이와의 인연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는 모양이다이렇게 지속되는 인연도 있다. 20대 초반 여성의 눈에 비친 마리 아줌마는 독립적이고 멋진 여성이었다엄마로 아내로 주부로 직장인으로 진지하게 정성을 다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반한 것이다또한 아줌마의 딸 안과 나나 덕분에 타국에서 가족의 사랑 안에 있는 것 같은 안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줌마의 라보모임에 초대를 받아서 겪은 일은 작가에게 일본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할 길을 열어주었다사진작가라고 한 남성이 작가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한 일이 있었다그 후 학교에서 배운 역사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후지타니 선생의 단편 을지로 입구의 푸시킨을 접하면서 향후 한일관계에 대한 고민을 했고이어 한국판 을지로 입구의 푸시킨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동경인연> 구상의 토대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상은 안과 나나의 언니이상은 나의 딸입니다.’

는 마리 아줌마가 쓴 편지 속 문구이며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유학을 가서도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족이나 지인은 작가에게 상처를 주었고, 어깨를 한없이 무겁게 했다그러나 가족을 버릴 수 없었고 한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그들을 내치지 않았다그리고 지금껏 고단한 삶을 살았다물론 때때로 행복한 나날들도 있었을 것이다허나 작가가 힘들고 외로울 때 옛 일기를 들춰보며 미소 지었을 것 같다사납게 번뜩이던 이리의 눈빛 속 별을 알아봐주고들썩거리던 어깨를 다독여준 인연들을 일기장 속에 가두어두는 것보다 한 권의 책에 갈무리하고 싶었을 것이다이 책은 그 동경인연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이제부터는 쓰기 싫은 부분을 기록하는 일이 남았다고 했다무엇을 쓰고 싶은지쓰고 싶지 않은지 모르겠다고도 했다나는 작가에게 바란다오욕의 역사도 쓰라고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며 간간이 번역도 하라고꼬옥 문학가의 꿈을 이루시라!

 

물론 독자 입장에선 이미 문학가입니다작가님 책 두 권밖에 안 읽었지만요~~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l******g 2022.0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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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인연(東京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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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나는 눈물을 펑펑 흘려야 했다 문학은, 예술은 사기에 가까웠다 현실을 보여주지 않고 이상을 노래하니까. 그래도 문학은, 예술은 위대하다. 그 빛을 따라가면 실제의 나보다 멋있어지니까 어린왕자의 별에서는 의자를 옮기기만 하면 해지는 노을을 볼 수가 있다지만, 내가 사는 오치아이 별은 창문만 열면 노을이 지는 그런 공간이다.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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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나는 눈물을 펑펑 흘려야 했다

문학은, 예술은 사기에 가까웠다

현실을 보여주지 않고 이상을 노래하니까.

그래도 문학은, 예술은 위대하다.

그 빛을 따라가면 실제의 나보다 멋있어지니까

어린왕자의 별에서는 의자를 옮기기만 하면 해지는 노을을 볼 수가 있다지만,

내가 사는 오치아이 별은 창문만 열면 노을이 지는 그런 공간이다.

아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방에 서서 천장에 달린 전등 줄을 잡아당긴다.

덧문을 닫으면 완벽한 어둠 속에 잠들 수 있지만,

나는 그 방을 떠날 때까지 한 번도 덧문을 닫지 못했다.

삶은 쓸데없는 농담 같았다

꽃 피고 새 우는 이렇게 찬란한 봄밤에

오치아이에서 맞은 첫 번째 겨울을 추억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하나둘셋 하고 바로 잠들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20대 젊은이는 물론 피할 수 없는 과거의

기억들로 괴로워하는 중년에 접어든 사람들이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과 만난다면 아마 서두르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세상은, 삶은, 결코 울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나 혼자 뿐만은 아니라는 것,

슬픔 뒤에는 기쁨이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람의 기억이란 우습게도 제멋대로 편집하고 각색을 할 때가 있어서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건 헌책방 아저씨는 6년 동안 단 한번 친구의 방문을 노크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비 내리는 저녁에.

나는 그 기억이 떠오를 때면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창문을 한번 열었다 닫는다.

문밖에 혹시라도 누가 오지 않았을까 하고.

자신의 의지나 노력으로는 어떻게 되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은 그런 고통 속에서 나름대로 견디는 방법을 얻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삶 속의 아주 작은 희망을 감지해 내야 한다

그 희망이 나에게는 번역이었다

그가 쓴 단편소설을 우편함에서 꺼내 가파른 철계단을 뛰어오르며

봉인한 봉투를 뜯던 나의 손끝이 가볍게 떨렸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 겨울이 가고 세상에는 없는 무한 계절이 찾아들 때까지

우리는 친구였다가 연인이었다가를 반복하며

각자 지구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존중하는 데 별 어려움 없이 순수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대단한 장점에 속한다.

아이들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 다르고, 다 소중함으로 시간이 많은 어른이 곁에서 항상 이야기를 들어 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이은주 작가의 동경인연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세이를 만났다

입춘이 지났는데도 추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은주 작가의 단아한 문체가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은주 작가의 꿈을 향한 열정에

내 20대부터의 꿈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나도 이은주작가처럼 열심히 꿈을 위한 실천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나는 어렵고 외로운 시절, 나에게 힘이 되어줬던 인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모두 전하지 못했는데

외롭고 쓸쓸했던 유학시절에

곁에서 힘이 되어줬던 인연들의 기억으로

책으로 펴낸 이은주 작가가 존경스러웠다

앞서 출간된

이은주 작가의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 ,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책도 읽어봐야겠다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m***l 2022.02.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지나간 시절, 소중한 인연, 현재의 삶 등이 잘 엮여 있다.
"지나간 시절, 소중한 인연, 현재의 삶 등이 잘 엮여 있다." 내용보기
이은주 에세이 3부작 중 마지막이다. 앞의 두 권 중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만 읽었다. 얇은 책인데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왠지 모르게 단숨에 읽는 것이 살짝 버거웠다. 젊은 날 괜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려고 한 나의 과거가 조금 떠올랐다. 이 산문 속 20대 이은주는 내 삶과 비교할 수 없이 열정적이고 치열하고 힘들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나도 저런
"지나간 시절, 소중한 인연, 현재의 삶 등이 잘 엮여 있다." 내용보기

이은주 에세이 3부작 중 마지막이다.

앞의 두 권 중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만 읽었다.

얇은 책인데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왠지 모르게 단숨에 읽는 것이 살짝 버거웠다.

젊은 날 괜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려고 한 나의 과거가 조금 떠올랐다.

이 산문 속 20대 이은주는 내 삶과 비교할 수 없이 열정적이고 치열하고 힘들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할 정도다.

자신이 바라는 공부를 위해 일본에 가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다는 부분에 대한 부러움이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그런 고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의 낭만적 환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5부로 나누어져 있다. 그녀에게 큰 도움을 준 4명과 한 명의 남자 친구 이야기다.

타국에서 힘들게 살던 그녀에게 이들은 따뜻한 온기와 열정을 나누어주었다.

지도교사 시미즈 선생님, 헌책방 시바타 아저씨, 프리스쿨의 이노우에 선생님, 우체국의 마리 아줌마.

그녀의 연애 이야기는 사실 별로 나오지 않는다. 간결하다. 감정이 그 사이에 많이 휘발했기 때문일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그 시절 청춘이 경험한 것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물론 앞에 말한 사람들이 그녀에게 전달해준 위로와 희망과 애정은 잔잔하게 가슴에 파고든다.

 

오치아이 4조반 다다미방. 공동 화장실. 학업을 따라가야 하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는 일상들.

경제적 궁핍은 그녀의 삶을 날카롭게 만든다. 여유가 사라진다.

돌아본 그 시절의 아쉬움과 미안함은 또 어떤가. 누구나 경험하는 일들이지만 나에겐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도스또예프스끼. 한때 이 작가의 책에 얼마나 빠졌던가. 이해하지 못하지만 열심히 읽었던 기억들.

헌책방에서 책 한 권씩 사는 모습을 보고 오래 전 다녔던 헌책방이 생각났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주 가끔 그곳을 지나가다 보면 그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 산 책들은 지금 어디에 처박혀 있을까? 내가 오랫동안 이사를 못간 이유 중 하나였던 그곳.

 

번역을 위해 한자사전, 한일사전, 일본어 사전을 펼친 모습이 떠오른다.

한때 영어 공부한다고 억지로 원서를 펴고 읽었던 나의 모습이 살짝 끼어든다.

작가처럼 열심히 했다면 지금쯤 영어 원서를 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읽고 싶은 작가의 소설이 번역되어 나오지 않을 때면 항상 이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 집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그녀의 삶의 질도 떨어진다.

힘겨움 가득하다. 왜 아니겠는가! 알바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런 삶의 힘겨움이 그녀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로 하여금 ‘무리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 나오게 했을 것이다.

 

실명이 나온 네 명의 이야기 속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조금 있다.

과거의 기록을 가지고 현재 다시 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기억이 기록으로 바뀌는 순간 그 힘겨움이 조금씩 날아간다.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일제에 참혹하게 당한 한국 역사를 알게 된 사진사의 사죄 부분은 특히 그렇다.

그가 작가에게 사죄한 것은 개인적이지만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사회는 발전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학살을 지적한 부분은 우리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고 사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나간 시절, 소중한 인연, 현재의 삶 등이 잘 엮여 있다.

작가의 새로운 일본 소설 번역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

f***2 2022.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