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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집들을 읽을 때는 괜히 마음이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의 그것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먼저 조심스러움을 끌어내는 것 같고 설령 그것들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독자로서의 오만을 가지고 바라본 것은 아닌가 경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읽은 황명걸 시인의 시집 내 마음의 솔밭이 그런 인상을 강하게 주는 한 권의 시집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느새 출간 30년 언저리의 시집이기도 하고 이 시집에 담긴 이야기들이 출간 시기보다 더 그 이전의 감성이 녹아든 작품들이었기에 과연 지금에 시를 읽는 이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마저 품게 되는 벽이 가장 먼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들을 읽다 보면 어느샌가 이런 거리감은 사라지고 시집의 감성적 이미지들에 녹아들어 마치 그 시대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매우 독특한 체험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시집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시간적 거리감은 있지만, 또 지금의 감성으로는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이 내 마음의 솔밭 시집이었기 때문입니다. 문득 발효와 부패의 차이는 없지만, 방향성이 다른 현상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는데 좋은 시집은 부패가 아니라 발효가 되는 느낌이며, 오래도록 보관되고 머릿속을 맴도는 맛을 주는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작의 범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흥미롭게 읽은 낯선 시집 내 마음의 솔밭이었으며 이 시집을 읽으며 옛 시집도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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