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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를 읽듯 담담하게 읽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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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시집 한 권을 샀다.  일기 쓰듯 썼다는 그의 시를 나는 무덤덤하게 읽는다. 무덤덤하게 읽히는 시를 오랜만에 만난다. 느릿느릿, 한 자 한 자, 끊어 읽는다. 담담하다. 이렇게 편할 수가. 그러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문장에 잠시 멈춘다. 드러내는 일이 감추는 일이었다 남김없이 태운 적이 없었다 항상 내가 남았다 나를 남겨두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그 멈추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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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시집 한 권을 샀다. 
일기 쓰듯 썼다는 그의 시를 나는 무덤덤하게 읽는다.
무덤덤하게 읽히는 시를 오랜만에 만난다. 느릿느릿, 한 자 한 자, 끊어 읽는다. 담담하다. 이렇게 편할 수가.

그러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문장에 잠시 멈춘다.

드러내는 일이 감추는 일이었다
남김없이 태운 적이 없었다
항상 내가 남았다
나를 남겨두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그 멈추지 않는 허기를
사랑이라 말할 수 없었다
____윤관 시집 <화장> 中에서

위스키와 시는 많이 닮았다. 
살짝만 맡아도 깊다. 
느리게 음미한다.

마음 단단히 먹고
움켜잡았던 것을 놓는다
나였다가 전부였다가
나만 남게 된
나無
____ <가을엔> 中에서

n******8 2023.07.0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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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피서 도서로 시 한권 :)
"여름 피서 도서로 시 한권 :)" 내용보기
우리 집과 정 반대인 시인의 집을 읽는다.  '이런 집'들이 많아서 아직 세상이 괜찮아보인다.  서툰 아비의 모습도, 둥글어진 어미의 모습도,  그들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부모인 어여쁜 부부도,  그 아래 새초롬히 어여삐 자라나는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한 때 흔히 생각하여 잊었던, 소중해진 삼대(三代)다.  나는 그저 그 대극점에 서 있는  언제나 뻔뻔하고 자신의 떠받들어짐이 당
"여름 피서 도서로 시 한권 :)" 내용보기

우리 집과 정 반대인 시인의 집을 읽는다. 
'이런 집'들이 많아서 아직 세상이 괜찮아보인다. 
서툰 아비의 모습도, 둥글어진 어미의 모습도, 
그들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부모인 어여쁜 부부도, 
그 아래 새초롬히 어여삐 자라나는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한 때 흔히 생각하여 잊었던, 소중해진 삼대(三代)다. 

나는 그저 그 대극점에 서 있는 
언제나 뻔뻔하고 자신의 떠받들어짐이 당연한 내 애비와, 
공포에 결국 미치듯 도망쳐버리고 모든 것을 방기한 어미가 있었기에 
차운 사람은 따순 것을 금새 알아채고 느끼듯이, 
유독 저런 모습이 눈에 더 밟혀들었을 것이라고 주억거렸다. 

이 선집 안에서 시인은 담담히 자신의 주변과 세상의 사물과 
날것의 그 무엇들에 대해 고루고루 나즉히 이야기한다.
그 시선 안에는 그가 없다. 
그의 이름 관(觀) 처럼. 
그래서 더 담박하고 끌린다. 
자주 자주 뒤돌아보면서도 다음이 기대되어 자꾸 자꾸 책장이 넘어간다

이리 자박 자박 읽다 보니 어느 덧 추천사에 와 있다. 
아아, 이리 국수 넘기듯 후루룩 마셔서는 안 되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먼 산 한번 바라보고 
다시 첫 시 앞에 가서 앉는다. 

-明

d******n 2023.07.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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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찾게 하는 시집
"'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찾게 하는 시집" 내용보기
비어와 속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절제된 언어로 삶을 읊는 시를 만나는 건 독자에겐 축복이다.   직설, 극단, 말줄임 신조어로  세상의 언어가 생명력을 잃어갈 때 담담한 은유로 사색의 깊이를 끌어올리는 건 시인의 힘이다.     뭐라도 된 줄 알았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꽃이 찬란하고 아무것도 아니어서 초록의 심연을 함께 했다 - 「아무것도 아니
"'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찾게 하는 시집" 내용보기

비어와 속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절제된 언어로 삶을 읊는 시를 만나는 건

독자에겐 축복이다.

 

직설, 극단, 말줄임 신조어로 

세상의 언어가 생명력을 잃어갈 때

담담한 은유로 사색의 깊이를 끌어올리는 건

시인의 힘이다.  

 

뭐라도 된 줄 알았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꽃이 찬란하고

아무것도 아니어서

초록의 심연을 함께 했다

- 「아무것도 아니어서」 중에서

 

한 손에 들어오는 <윤관 시집>을

온종일 들고 다니며

읽다 멈추다 읽다 멈추다 반복한다.

 

시인 윤관님의 담백함 진중함이 켜켜로 베인 싯귀들이

나를 묵상케 한다.

‘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찾아보라 종용한다.

 

두껍아, 두껍아

한꺼번에 모든 것을 거두어 가는 어둠처럼

나의 전부를 주마

헌것도 새것도 아닌

처음의 나를 다오

윤관 시집 p.59 「두꺼비집」
s*******a 2023.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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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면서 인간적인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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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세계가 공감가는 경우가 흔치았다. 내 감성의 건조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무지함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하다. 짧은글 시집 읽는일도 버거웠는데 윤관 시인의 "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단숨에 읽었다. 고민하지 않게 하는 편안한 글 애환과 유머 조차도 편하게 다가온 담담한 글이 참 좋다! 그중에서 "잘 되지 않는다" 라는 제목의 글의 앞머리 시작은 완전히 배꼽잡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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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세계가 공감가는 경우가 흔치았다. 내 감성의 건조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무지함 때문에 더 그렇기도 하다.
짧은글 시집 읽는일도 버거웠는데 윤관 시인의 "내가 섞이지 않은 나"를 단숨에 읽었다. 고민하지 않게 하는 편안한 글 애환과 유머 조차도 편하게 다가온 담담한 글이 참 좋다! 그중에서 "잘 되지 않는다" 라는 제목의 글의 앞머리 시작은 완전히 배꼽잡게 만들어 한참을 웃어댔다. 누구나 잘되지 않는 경우의 수가 다반사 일거라는 공감이 팍팍 와 닿는다. 그러면서 마지막 커피한잔 마음의 여유로 상황을 종료하는 작가의 순수함이 너무 귀엽고 순수함을 잃지않고 내면을 성찰하는 작가의 모습이 즐겁게 상상이 된다. 단숨에 읽어버린 시집 한권은 힐링을 통째로 마셔버린듯 싶다. 이젠 곱씹어서 더 즐겨야지!



h********0 2023.07.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