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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싶을 때 [삶과 사랑에 빠진 아이처럼]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싶을 때 [삶과 사랑에 빠진 아이처럼]" 내용보기
언젠가 회사 독서 모임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사람이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된다고. 좀더 깊이 삶을 통찰하는 기회를 가지면 그 힘든 삶을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내가 처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싶을 때 [삶과 사랑에 빠진 아이처럼]" 내용보기

언젠가 회사 독서 모임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사람이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된다고. 좀더 깊이 삶을 통찰하는 기회를 가지면 그 힘든 삶을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내가 처한 입장이 달라지면 나 또한 그에 맞춰 변한다. 즉 다른 사람이 된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경험치가 다르면 다른 사람이 된다. 변하고 싶으면 다른 경험을 하면 된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냥 지금 이대로의 나로 좋든 싫든 오래오래 머물 수 있다. 경험한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하며 평생을 바쳐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다. 우리는 세상을 다 알지 못한 채 이 생을 마감할 게 뻔하다. 지금도 무지하고, 죽을 때도 무지한 채로 죽을 예정인 셈이다. 그런데도 눈 앞에 보이는 일들에만 매달려 매일 아등바등하고 산다.

 

한 번에 세상 모든 것을 경험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태어나 성인이 되는 것처럼 천천히 하나씩 배우면서 성장해간다. 아기가 갑자기 어른인 체 할 수 없다. 아는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며 차곡차곡 내면이 성장해 가는 것이다.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하나를 알면 그것을 토대로 다른 것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내면에 얹어 간다. 차곡차곡 그 토대를 만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성장을 멈춘다. 눈뜬 장님이 되어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게 된다.

 

우리는 지금 있는 것(혹은 지금 없는 것), 현재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 것들만 보느라 정신이 없다. 먼 곳만 보느라 우리 발 바로 앞에서 조심조심 고개를 내미는 아네모네꽃은 보지 못하고 밟아버린다. (15쪽)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인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도 다르지 않는 것 같다. 같은 말을 들어도 내 입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혹은 무시하기도 한다. 보석 같이 반짝이는 지혜의 말을 그냥 흘려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상을 대하는 자세에도 반영된다.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소중한 경험들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다채로운 자극을 받고 있음에도 지루함을 느끼고 별난 자극을 찾아 헤맨다. 손에 잡히지도 않을 것들을 향해 손짓을 멈추지 않는다.

 

강물은 헤아릴 길 없는 인생을 보여준다. 강물처럼 잠시도 머물지 않을 존재에 우리는 왜 집착하는가? (28쪽)

 

새로운 것에 열린 마음이 되려면,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필요없는 집착들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붙들고 있는 것이 많으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것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다른 것을 왜곡하기도 한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질 때 비로소 다른 이야기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내가 가진 것들에 의문을 갖게 되고 내려놓고 싶어지면 뭔가 새로운 깨달음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사실 우리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이론과 개념에서 나오는 환상 속에 살고 있다. 색안경을 끼고 있어서 모든 것을 그 색안경의 색깔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색깔이 장밋빛이라서 좋은 것만 볼 수 있고 어두운 회색이라 좋은 것조차 위협적이고 암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111쪽)

 

<불후의 명곡>을 진행하는 신동엽은 송창식 편에서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는 노래들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아무 생각 없이 들었던 것 같다고. 이 책 <삶과 사랑에 빠진 아이처럼>은 열린 마음이 되어 성숙해진 시각으로 우리 일상을 바라보고 싶어졌을 때, 내가 인식하는 세상보다 세상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을 때, 그래서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깨어서 살아가고 싶을 때 읽으면 깊이가 다른 울림을 주는 책이다. 딱 그런 순간에 내게 온 책이기도 하다.

 

명상하는 자를 완전히 충만하게 하는 그 투명하고도 열린 공간은 곧 순수한 현존, 현재성이다. 여기서는 더 이상 그 순간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과 여기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120쪽)

 

YES마니아 : 골드 l*****j 2023.05.07. 신고 공감 9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