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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보던 웹툰 <달댕이는 10년차>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처음 레진 코믹스에서 이 작품을 보았을 때가 생각난다. 무심코 첫 화를 클릭했다가 느꼈던 그 커다란 울렁임이란!
“우리는 미래를 얘기하지 못하는 뒤처진 청춘들이지만 설사 우리의 미래가 핑크빛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서로의 인생에 있었다는 걸 남기고 싶었다. 사랑했다는 기록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프롤로그에 나온 이 문구에서 느꼈던 깊이. <달댕이>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달수와 댕시라는 10년차(이제는 11년차라고 한다) 커플의 이야기인데, 사실 읽으면서 커플툰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커플 이야기라기보단 책소개에 나온 것처럼 ‘우리네 사는 이야기’ 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댕시가 달수,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이야기들은 정말 내 주변에서 있을 법한 것들이다. 그래서 더 깊이, 가깝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래서 조금은 답답한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너무나 내 얘기 같아서 착 달라붙지만 마치 ‘징글징글한 현실이 여기에도 있구나’ 싶은 심정이 든달까. 대개 커플툰에서 바라는 ‘달콤한 자극’, 이른바 대리만족이나 현실도피를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속 깊고, 철들고, 약간은 아프기도 한 어른들의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할까, 사람들은 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걸 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나 의문들이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풀어낸다. 자신의 생각을 옳다고 미화하거나 남을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의 이야기에 무조건 ‘맞다’라고 동조할 필요도, 부러움을 느낄 필요도 없었다. 그저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이 사람은 어떻게 그 문제를 받아들였는지를 바라보면 될 뿐. 알콩달콩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샌가 ‘나는?’ 이란 물음이 마음속에서 솟구치기도 했다. 그렇게 독자들로 하여금 ‘아 여기에 나와 같은 현실을 사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이 만화를 보며 느꼈던 가장 큰 기쁨이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중심이 ‘커플’이 아니라 더더욱 좋다. 커플툰을 보면서 종종 느끼곤 했던 불편함이 있었다. 각각의 개인보다는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달댕이>에서는 댕시, 달수, 그리고 친구들, 각각의 개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소감만 보면 마냥 깊고 무거운 책 같겠지만, 작가는 유머감각도 뛰어나다. 중간 중간에 들어간 깨알 같은 웃음 요소가 유쾌했다.
전통 수묵화 같은 느낌의 그림도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였다. 인상 깊게 보았던 작품이 책으로 나와 반갑다. 웹툰을 보면서 어떤 건 참 재미있게 보는데 책으로까지 소장할 마음이 들지 않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책으로 가지고 싶어진다. <달댕이>는 분명 후자다. 종이를 넘기며 천천히 음미해야 더 좋을 작품. 지금은 달댕이는 11년차 연재를 하고 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그들의 시간을, 그 기록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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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옛말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오늘엔 강산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가 뒤바뀌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또 이어서 떠올린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 속을 십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지킨 만남이 있다.
(빵 터짐 하나, 우리도 십 년을 만나면 이럴까? 싶다. 아직은 여전히 못 만져서 안달인 1.2년차 커플) (빵 터짐 둘, 말이 필요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