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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와 어느정도 깊은 음악적 분석까지 곁들인 클래식 입문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어느정도 깊은 음악적 분석까지 곁들인 클래식 입문서" 내용보기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듣는 것 그 자체도 좋아하고, 연주회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음반 수집을 하는 행위도 좋아한다. 내 핸드폰 저장용량의 절반 정도가 음악파일이고 그중 90프로 이상이 클래식 음원이기도 하다. 다만 나의 클래식 취향은 다소 협소하게 관현악과 협주곡 레퍼토리 위주이다. (특히나 브루크너와 말러 등의 후기 낭만 쪽이 취향이다.) 클래식 자체가 워낙
"흥미로운 이야기와 어느정도 깊은 음악적 분석까지 곁들인 클래식 입문서" 내용보기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듣는 것 그 자체도 좋아하고, 연주회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음반 수집을 하는 행위도 좋아한다. 내 핸드폰 저장용량의 절반 정도가 음악파일이고 그중 90프로 이상이 클래식 음원이기도 하다. 다만 나의 클래식 취향은 다소 협소하게 관현악과 협주곡 레퍼토리 위주이다. (특히나 브루크너와 말러 등의 후기 낭만 쪽이 취향이다.) 클래식 자체가 워낙 오랜 기간의 역사를 지나며 쌓인 방대한 레퍼토리가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보니 나와 같이 특정 레퍼토리만 편식하는 사람들이 꽤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내가 듣기만 하던 레퍼토리를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레퍼토리로 확장해 보고 싶단 생각도 들고 뭔가 클래식 관련 서적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적 검색을 해보았고, 우연히 이 "일요일의 음악실"이라는 책이 눈에 꽂혀서 구매 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1년 (52주) 동안 한주에 한 개씩 쓴 글을 엮은 것으로 각 주제가 되는 곡을 정하고 그 곡에 얽힌 일화라던가 해당 곡이 나오기까지 음악사적 변화, 해당 곡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른 여러 곡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그 곡 자체의 분석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52개의 이야기를 현악곡, 협주곡, 건반악기곡, 춤곡, 관현악곡, 극음악(오페라), 성악의 7가지 분류로 묶어낸 구성으로 되어있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론 내가 능동적으로 음반을 고를 경우 전혀 겪어보지 못했을 다양한 레퍼토리의 음악들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윌리엄 볼컴의 "유령 래그"중 "우아한 유령"의 즐거운 듯 슬픈 그 멜로디라던가, 파니 헨젤(파니 멘델스존, 펠릭스 멘델스존의 누나)의 강렬함으로 가득 차 있는 피아노 삼중주, 비발디의 사계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막스 리히터의 "사계", 륄리의" 서민 귀족"이나 미요의 "지붕 위의 황소", 한국 작곡가인 윤이상의 "예악"이나 진은숙의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 각종 현대음악 및 바로크 이전 중세,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내가 몰랐던 너무나 좋은 곡들을 소개받기도 했고, 현대음악처럼 일부 어려운 곡들은 곡에 대한 작곡가의 인터뷰나 감상에 있어 알고 있으면 좋을 포인트 등을 짚어주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이전부터 자주 들었지만 전공자가 아니어서 잘 몰랐던 부분을 다뤄준 부분도 재밌었다. 예를 들면 슈만의 "시인의 사랑" 연가곡 같은 경우 감정이 고조되는 곡들은 올림 조표를 쓰고, 감정이 하강되는(슬픔, 절망) 곡들은 내림 조표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으로 두 가지 세계를 형성하고, 해당 곡의 마지막 곡의 경우는 올림 조성(C# 단조)와 내림조성(Db장조)의 이명동음으로 마무리하며 양분되었던 세계가 다시 결합하며 화해하는 구성을 그렸다는 내용은 나처럼 단순히 음악을 감상만 해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내용이라 흥미롭기도 하고 해당 곡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래간만에 지적인 부분과 유희적인 부분이 동시에 즐거웠던 독서였던 것 같다. 책을 통해 해당 곡에 대한 깊은 이해가 이뤄지면 좀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고, 내가 모르던 너무나 좋은 클래식 레퍼토리들을 알 수 있었던, 나의 감상과 이해의 바다가 넓고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너무 듣기에만 치중하지 않고 종종 클래식 관련 이론서나 에세이 등 찾아 읽어보며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좀 더 깊고 즐겁게 좋아하도록 노력해야겠다.

YES마니아 : 골드 g********a 2023.06.27. 신고 공감 19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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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들으며 읽을 수 있는 “보들읽기”의 시작! [일요일의 음악실], 새로운 독서의 깊이를 보여주네요.
"보고 들으며 읽을 수 있는 “보들읽기”의 시작! [일요일의 음악실], 새로운 독서의 깊이를 보여주네요. " 내용보기
[일요일의 음악실]은 음악과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보고 들으며 읽을 수 있는 “보들읽기” 새로운 시작을 보여줍니다. 여러 면에서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되고, 새로운 출판 문화를 실험하고 보여주면서도 저자의 음악전문성의 깊이를 함께 보여줍니다. 음악가로서의 저자의 전문성과 편집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새로운
"보고 들으며 읽을 수 있는 “보들읽기”의 시작! [일요일의 음악실], 새로운 독서의 깊이를 보여주네요. " 내용보기
[일요일의 음악실]은 음악과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보고 들으며 읽을 수 있는 “보들읽기” 새로운 시작을 보여줍니다.
여러 면에서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되고, 새로운 출판 문화를 실험하고 보여주면서도 저자의 음악전문성의 깊이를 함께 보여줍니다. 음악가로서의 저자의 전문성과 편집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새로운 시도의 책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보니다.
s****e 2023.04.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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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향유를 붓는 음악
"삶에 향유를 붓는 음악" 내용보기
음악과 미술이 가져다 주는 힘은 엄청나다. 나의 감정과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도 나에게 전해주는 말이 다르고, 내 가슴 속 깊은 곳 어딘가를 두드려주는 강도도 그때 그때 다르게 다가온다. 삶이 때로는 지치고 힘겨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들부터, 나의 마음을 위로받고자 내가 찾아서 들었던 기억들에 이르기까지 삶을 살아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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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미술이 가져다 주는 힘은 엄청나다. 나의 감정과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도 나에게 전해주는 말이 다르고, 내 가슴 속 깊은 곳 어딘가를 두드려주는 강도도 그때 그때 다르게 다가온다.

 삶이 때로는 지치고 힘겨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들부터, 나의 마음을 위로받고자 내가 찾아서 들었던 기억들에 이르기까지 삶을 살아가는 자체가 바로 음악이고, 음악이 바로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 그저 우연히 클래식 음악을 접하면서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가졌던 기억에서 출발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클래식 음악을 계속 접해오고 있다. 때로는 내게 큰 위안으로, 때로는 내 기쁨을 더 기쁘게 느낄 수 있게끔, 다른 사람의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끔 해주는 소중한 존재로 커져가고 있다.

 1년 52주 매주 일요일 접하는 클래식 수업이라는 형식이 흥미로워 이 책을 접했는데, 클래식을 모르는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더더욱 맞춤 한 듯 적절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작가의 생각들을 공감해보고 내가 느꼈던 것들도 함께 나눠보고 싶었던 마음을 충분히 채워준 느낌이다. 쉰두번의 음악 수업을 실제 일대일로 마주보고 진행하듯 책을 읽은 내내 작가와 대화를 하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현악곡, 협주곡, 건반악기곡, 춤곡, 관현악곡, 극음악, 성악 등으로 크게 7개의 장르로 구분해 다양한 작품과 작곡가, 음악에 관한 지식과 함께 독자들과 공감해 보고 싶은 작가의 생각과 감정까지 담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곡과 작가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직접 들어볼 수 있게 구성해 곡을 직접 들으며 곡에 대한 설명과 음악에 전해주는 감정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음악의 힘은 강합니다. 흐려진 의식을 깨우고, 잠재의식 깊은 곳에 묻힌 기억까지도 소환해 낼 정도로요. (…) 그래서 누군가에게 음악을 덜컥 추천하기보다 “지금 어떤 삶을 지나고 계신가요?”라고 묻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삶이 음악이 되는, 음악이 삶이 되는 마음으로 여러분께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음악의 친구가 되어 버석한 삶에 향유를 붓는 시간으로 삼아 보아요.” (작가의 시작하는 말 中)

 작가는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바흐, 헨델, 쇼팽, 모차르트, 베토벤 등 클래식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작곡가들의 음악들 뿐만 파니 헨젤, 클라라 슈만, 릴리 불랑제 등 뛰어난 작품을 남겼지만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소개해주고 있어 음악의 지평을 넓히는데,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남성 우월적)을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윤이상 선생님과 진은숙 예술가 등 서양 중심의 클래식이 아닌 우리의 정서가 담긴 예술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어 더더욱 깊이 공감해 볼 수 있었다.

 쉰 두번의 일요일 음악 수업을 함께 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과 장면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평생 오두막에 은둔해 살며 비올라 다 감바만 연주하는 것처럼 보이던 생트-콜롱브는 사실 음악을 통해 죽은 아내를 이 세상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소리치는 중이었죠. (…) 예술은 절망 속에서 향처럼 피어올라 우리의 마음을 적십니다.

 슈베르트가 <마왕>에서 그리고 싶었던 것은 인물의 겉모습보다도 내면이었기 때문입니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이 두려움과 그것을 피하고 싶은 거친 욕망, 그리고 모든 갈등이 사라져 버리는 종말을 향한 은밀한 동경 말이죠.

 40여 분 동안 우리를 휘몰아친 음악이 끝난 후 찾아오는 정적은 한바탕 전력 질주를 한 후 피 맛 나는 숨을 고를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두려움과 갈등이 사려져 버린 침묵의 시간 동안, 부스러기처럼 남은 나의 감정 조각을 추슬러 보세요.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차오르는 환희를 경험할 수 있을 거에요.

 파니 헨젤이 내적 갈등을 겪으면서 자신이 속한 사회의 계층 인식을 향해 반기를 들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과정은 평생에 걸쳐 느리게 진행되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대작인 피아노 삼중주와 과련해 1847뇬 파니는 일기장에 ‘피아노 삼중주가 내 걸음을 인도했다’라고 적었습니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삶과 고단한 저녁 운전, 지는 해로 물든 노을이 짙푸른 밤 하늘로 멀리 연결되던 그 시간, 홀로 있는 차 내부를 가득 채운 새뮤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들으며 누군가 죽지 않고 하늘로 올라간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들리는 것은 현악기의 부드럽고 풍성한 색채뿐인데 숨 막히는 긴장감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끝없는 고행과 절망의 끝에서 누리는 찰나의 자유, 그리고 다시 시작. 삶이라는 여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의 충실함이란 때때로 경이롭습니다.

 “당신의 부재가 두 번 다시 당신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걸 나는 안다. 그래서 나는 재회를 꿈꿀 수도 떠날 수도 없다. 때문에 나는 차라리 당신의 부재를 인정한다. <김진영 ‘이별의 푸가’ 中>

 음악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삶이 점점 더 녹록지 않게 느껴질수록, 더 큰 슬픔과 환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비참하고 지루하고 절망스런 실존의 순간에도 다르게 보기를 선택하는 것, 그런 순간들을 행복하고 의미 있고 성스러울 뿐 아니라 더없는 희열의 경험으로 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빛난다’ 中>

 예술가가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새로운 창작 방법을 선보이는 이유는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도록 돕고, 반짝이는 감동을 위해 현재에 몰입할 순간을 안겨주기 위해서랍니다.

 혼자 독주하는 협주가 아니라, 여럿이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하는 연주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펠릭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Op. 64’ 中>

 연주자의 개인적 해석이 심하게 가미되지 않은 담백한 거리감은 듣는 이가 매일 달라지는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따라 다르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 냅니다. 행복한 날엔 행복한 음악으로, 울고 싶은 날엔 가슴 시리게 아픈 음악으로요.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더 강하게 땅을 딛고 서야 함을 쇼팽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녹턴을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두 마음을 눈치챕니다. 흔들림과 버팀,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현재. 그의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는 그의 슬픔이 아닌 나의 슬픔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슬픔을 버티는 법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배웁니다.

 슬픈 역사는 반복되고 음악은 변함없이 지속합니다. 몇밴 년 전 쇼팽의 음악을 들으며 아직도 눈물이 고이고 심장이 뛰는 이유는 음악이 우리 내면의 슬픔을 직시하고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어법을 개발한 연주자 덕에 바흐는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로 왔습니다. 위대한 음악은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위대할 뿐이고 골방의 서랍 속에서도 빛을 내기 마련이지만, 감추어진 빛을 알아본 카잘스의 연주 덕에 우리는 지금도 첼로 무용 모음곡을 들으며 심장으로 춤을 춥니다.

 소리보다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에 귀를 기울인다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잠자리 날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숨을 죽이고, 자세히 들어보세요. 공기의 흐름을, 여러분의 침묵을요.

 음악은 일단 우리 마음을 덥히고,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 줍니다. 음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섞여 추는 삼박자 춤곡은 위기의 시대에 만연한 불안을 예술적 상상으로 승화해 이겨 내는 나름의 방법이었습니다. 전쟁이나 기근, 전염병으로 많은 이가 죽고, 사람들 마음에 슬픔이 가득할 때 두려움을 마주하며 죽음을 숙고할 기회를 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가 ‘죽음의 무도’에 담긴 정신이었죠.

 “작곡가는 비단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계 속의 한 인간입니다. 그는 결코 그 세계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세계 속에는 인간적인 고통과 억압, 고난과 부당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 모든 것이 내 생각 속에 들어옵니다. 고통과 부당함이 있는 곳에 나는 음악을 통해 더불어 얘기하고자 합니다.” <한겨레 ’윤이상 음악은 고통이 있는 곳에’ 中 인용>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감춘 진실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야기로도 드러나지 않지요. 하지만 음악과 발레는 주르댕을 놀리는 대신 그가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 예술의 아름다움, 허영 앞에서 가면을 벗는 인간 본성의 가치를 은밀히 전합니다. <장 바티스트 륄리 ‘서민 귀족’ 中>

 우리가 경험하는 예술도 한여름 밤의 꿈과 비슷합니다. 예술은 마술을 걸 듯 현실 세계에서 우리를 분리해 내어 꿈꾸게 만듭니다. 꿈이 깨면 환상은 사라지지만 심장을 뛰게 했던 격정은 여전히 남는 것처럼, 작품이 끝나고 남은 여운 덕에 고달픈 현실을 다시 마주할 힘이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솟아납니다.

 환상을 깨고 구조적 사회악을 변화시킬 방법은 연극과도 같은 삶에 도취하여 헤매지 말고, 거리를 두고 철저히 비판함에 있다는 것을 너덜너덜하게 해체된 오페라가 세련되게 들려줍니다.

 더없이 섬세하게 표현되는 님프의 끝없는 절망이 오히려 상처받은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게 달래 주는 신비함 경험, 몬테 베르디가 깊은 어둠을 뚫고 집요하게 찾아 헤매 우리에게 선물한 음악 시 덕분입니다. <몬테 베르디 ‘님프의 애가’ 中>

 “시어는 아주 깊은 곳에 잠겨 있어 (…) 일단 어둠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야 한다. 사람은 매일 오늘을 잃고, 영원은 얻지 못한다. 그 상실을 나만의 시어가 달래 줄 것이다. 무언가를 희망할 용기가, 단 하루 솟아오르는 도시처럼 융기할 것이다.” <한정원 ‘시와 산책’ 中 인용>

 단순하게 보이지만 복잡한 기법, 복잡한 듯 보이지만 단순하게 수렴하는 음향은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 다양한 면을 보이는 스티브 라이히의 철학, 비트켄슈타인의 문장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음악을 들으며 나의 예술 작품, 나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 채울 나만의 한 문장을 찾아 보세요.

 숨 쉬는 모든 만물이 ? 곳곳에 있는 모든 창조물,
 모든 영혼과 태어난 모든 이, 모든 여자, 모든 남자,
 아리아인이든, 아리아인이 아니든,
 모든 신과 모든 인간, 은총 입은 모든 이,
 동양과 서양, 북쪽과 남쪽에 존재하는 모든 이 ?
 적도 없고, 장애물도 없이 고통을 극복하고
 행복에 이르고자 하는 모든 이가 각자에게 주어진 길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모든 우주를 위한 매일 기도 ’淸淨道論’ 中 발췌>

 “예술은 아직도 마음과 세계가 만나는 본질을 추구하고,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가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을 맛보게 합니다. 물질세계로 제한한 시선이 아니라 영원의 관점에서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선에 눈 뜨기 시작합니다. 타인을 경쟁 대상이 아니라, 사랑할 만한 동료로 볼 수 있는 넉넉함이 생겨나거든요.. 도스토옙스키가 「백치」에서 말했듯, 어쩌면 아름다움이 결국 세상을 구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끝맺는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