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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사색을 즐기거나 역사적 배경지식이 많지 않으신 분들은 힘들 수도 있을까요? 하지만 찬찬히 잘 읽어 보시는 분들께는 정말이지 풍부한 인류역사 속 이야기들과 지혜가 담겨있는 보물창고(store)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지금 가장 와 닿는 일화들만 추려서 이번 book review에 소개합니다: (Paperback, p. 54) 시대가 말을 만든다. 뜻도 바꾼다. 오늘날에는 ‘삥땅’을 버스 안내양과 연결 짓는 사람이 없다. 소설을 ‘꾸며낸 허튼소리’라고 보는 사람도 없다...경제학도...그 학문의 본질을 국가 경영과 백성 구제에 두었다. 서양의 ‘이코노믹스’를 받아들일 때...국가를 크게 강조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서양에서도 경제학이 개인의 재산 증식과 숫자 놀음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돈벌이 수단으로 경제학을 취급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국가를 삥땅치면... (Ibid, p. 48) 왜곡과 굴절을 피하려면, 남이 씌워준 언어의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외부 세계를 날것으로 [있는 그대로] 마주해야 생각이 깊어진다... (Ibid, pp. 48-49) ...괴테는 “외국어를 모르는 것은 모국어를 모르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Ibid, p. 49) 번역은 두 언어권을 연결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원문의 뜻이 종종 왜곡되곤 한다. 그래서 이탈리에서는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이 있다... (Ibid, p. 50) 영어의 ‘소사이어티’를 니시 아마네는 ‘사회’로, 옌푸는 ‘군’으로 번역했다. ‘사’는 원래 토지신을 뜻하므로 사회는 ‘제사 지내는 모임’처럼 들린다는 것이 옌푸의 생각이다. 하지만 ‘군’이라는 번역은, 일본에서 만든 ‘사회’에 완전히 밀려버렸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언어도 생각도 도태된다. 한글의 버팀목은 국력이다. (Ibid, pp. 47-48) ...자금의 융통을 뜻하는 금융은 빚을 얻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finance는 빚을 갚는데 초점을 맞춘다. Finance의 어원은 끝을 뜻하는 프랑스어 ‘fin’이다. 끝을 본다는 finish와 뿌리가 같다. 그러니까 finance에는 어떤 상황을 끝낸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 이처럼 finance와 금융의 관점은 정반대다. (Ibid, p. 51) [동양의] '금융'은 서양의 ‘finance’보다도 훨씬 적극적인 자세가 엿보이는 단어다. 그것은 일자무식 미노무라 리자에몬의 작품이다. 국력은 언어의 버팀목이지만 현실 개혁을 향한 문제의식은 학력과 상관없다. [오히려 가방 끈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질런지도...천동설을 주구장창 읽고 배우고 믿으며 갈릴레이를 태워 죽이려 했던 당시 그 저명한 학자들 처럼...] (Ibid, p. 45) ...그는 1947년 봄, 아무에게도 목적을 밝히지 않은 채 미국 필라델피아의 연방 인쇄국을 찾아가서 새로운 화폐 제작을 의뢰했다. 출국하기 전 최순주 이사는 조선은행 옆 소공동의 충무공기념회를 들렀다. 거기서 조병옥 회장에게 거북선 그림 사본을 얻은 뒤 그것을 필라델피아 연방 인쇄국에 전달했다. 인쇄국은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지폐를 제조했다. 흥미롭게도 그 지폐에는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한국은행(Bank of Korea)이라는 문구가 실렸다. 조선은행이 활동하던 1947년에 이미 한국은행의 설립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렇게 미국에서 제작된 돈은 조선은행 지하 금고로 들어온 뒤 세상에 공개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이 터졌다. 한국은행 총재와 직원들은 그것을 남겨두고 피란을 떠났다. (Ibid, pp. 38-41) 위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과 증언은 언제나 극적이다...듣고 있다보면, “그 일은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런 공감을 끌어내는 힘을 핍진성(verisimilitude)이라고 한다. ‘그럴듯함’이다. 1950년 6월 24일의 증언도 핍진성이 넘친다. 오전 10시 육군본부 상황실에서는 장도영 정보국장(훗날 국방장관)의 주재로 국장급 회의가 소집되었고, 그 자리에서 북한반장 김종필 중위가 “적의 공격이 임박했다”라고 보고했다. 동료 박정희와 작성한 정세 보고서의 결론이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에 있을 ‘장교구락부 준공기념 파티’ 준비를 위해 흩어졌다. 혼자 남은 김종필 중위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아니나다를까, 그날 창바끠 세찬 빗소리를 들으며 당직을 서다가 새벽 4시 의정부 제7사단 정보장교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38선 지역 11개 지점에서 4만에서 5만 명의 북한군이 탱크와 함께 일제히 남하한다는 보고였다. 19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다. 밤새 내린 비가 그쳐 서울의 하늘은 아주 청명했다. 그날 오전 중앙청에서 임시 국무회의가 열렸으나 흐지부지 끝났다. 경제 부처 장관들은 외국 사절들과 함께 남해안 일대를 산업 시찰중이라 대거 불참했고...28일 [서울의] 한국은행 본점을 접수한 북한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하 금고에 금괴 260킬로그램과 은괴 16톤, 그리고 1억 장의 미발행화폐가 고스란히 있는 것 아닌가...북한군 병사들은 웃음보가 터졌다. 반대로 우리 정부는 울음보가 터졌다. 대전에 도착한 한국은행의 수중에는 기껏해야 40억 원밖에 없었다. 피란민들의 예금인출 요구에 응할 수 없어 시중은행에서 수표용지를 거둔 뒤 거기에 한국은행 도장을 찍어 임시화폐로 썼다. 현찰, 인쇄기, 인쇄원판을 몽땅 북한군에 빼앗겼으므로 화폐대란과 인플레이션에 완전 무방비였다. [얼마나 나라를 지킬 군사력이 준비가 안되어있었던 것인지] 십대 학도병들까지 낙동강 방어선에 투입되던 최악의 상황에서 부랴부랴 화폐개혁까지 해야 했다. 돌이켜보건대 한국전쟁 당시 우리가 겪은 많은 고난은, 첫 72시간 동안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우왕좌왕했던 데서 비롯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설마설마하며 아무런 준비를 해두지 않아 당황하여 대체 뭘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핍진성이 넘치는 그 무수한 경험담과 회고담의 한결 같은 교훈은 유비무환이다. [애써 그런 일 없을 것이라 마음만 잠시 편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당장 조금 귀찮고 불안해도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다. 평안해 보일 때 위기를 대비해야 실제 근심이 사라지는 법이다.] 우리는 [여전히 변한 것이 없으면서 물리적인 준비는커녕 마음의 준비도 없이] 한국전쟁[과 임진왜란 그리고 병자호란 등 국난] 초기의 실수들을 들으며 [현재 나의 멍청함은 보지를 못하고 그저 선배들을 비]웃는다. [우리의 후손들은 이러한 우리 모습을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지 허탈하다]... 마지막으로 편집해야만 하는 부분들입니다: (Paperback, p. 64) 한때 노르웨이는 ‘노르만 정복’을 통해 영국을 벌벌 떨게 만들던 바이킹의 나라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 주변국인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다. 땅에 비해 인구가 유난히 적은 탓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때는 중립국을 표방했는데도 소련에게 점령되었다. 또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노르웨이는 친구를 사귀는 노력을 각별히 기울인다. 소련이 아니라 히틀러의 나치독일에 점령되었습니다. (Ibid, p. 219) 1919년에 그리스가 ‘독립전쟁’을 재개했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대(對)튀르키예 전쟁’을 재개했다” 정도로 편집하면 깔끔합니다. 그리스는 1823년에 오스만튀르크로부터 독립했고, 제1차세계대전 직후의 전쟁은 ‘그리스-투르키예 전쟁’으로 말 그대로 두개의 독립국가들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었습니다. (Ibid, p. 225) The Vandals sacked Rome in 455 "Ann'o Dͻm'in-i (AD, 기원後),” no't Be-fore the Chr'ist (BC, 기원前). (Ibid, p. 265)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로부터 2달 후이니 1929년 12월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한달 반 정도네요. 10월 24일에서 12월 10일이니 말입니다. (Ibid, p. 296) 북위 46도가 아니라 북위 26도입니다. 이 작품이 작년에 처음 출판된 1판인 것을 고려하면, 발견되는 오류도 적고 첫 디자인도 읽기 편하게 잘 되었습니다. 정말 누구에게나 관련 사건들도 검색해 보면서 찬찬히 여유롭게 읽어보라고 추천 드리고 싶은 양서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이런 책을 읽어볼 시간적 그리고 심적 여유가 생기는 그런 사회를 꿈꾸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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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도서 목록에 있어, 은행 공무원이 쓴 책은 지금까지 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없어서 꺼려져 많이 망설이다가 타이틀에 '세계사'라는 단어에 이끌려 구입했습니다. 절반정도 읽다가 시간대비 가치가 없음을 판단하고, 환불 방법을 문의해보았으나, 전자책은 다운로드한 순간부터 캔슬 불가능하다네요. Amazon은 전자책 구입후 '1개 기기에서만 다운로드' 했고, 독서 진행률 약 50% 미만이라면 주문 캔슬 가능한데, 한국은 모든 출판사 앱이 최적화도 미흡하고, 아직 서비스 측면에서 갈길이 멉니다. 각설하고, 책의 내용은 타이틀인 '돈에 관한 세계사'가 아닙니다. 한국사 찬양 중심의 저자 개인적 지식에 근거한 (주관적)역사관 기술과, 제목과 무관한 잡학 설명등, 그저 단순한 (고수준) 잡담집 입니다. 책 소개에 나와있는 삽화나 사진은 제목과 마찬가지로 낚시입니다. 세계사에 있어 돈이 중심이 되는 깊은 통찰은 없고, 대부분 잡담과 언어유희, 지식 피력에 열중하다가 뜬금없이 돈과 연관지어 문장을 끝맺는식입니다. 아마 저자의 주 관심사가 한국사와 동양사이고, 그와 비교해 얕은 레벨의 세계사, 인물사 등에도 걸쳐있는것 같은데, 저자의 관심사에 대한 지식 피력과 잡담이 하고싶어 집필을 한것같네요. 동기야 어떻든 좋은 책이라면 감사하겠으나, 문제는, 저자 개인의 역사관과 인물평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려 설명이 전개 되는지라, 굉장히 편향성이 강합니다. 저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등에 대해 얼추 어느정도는 알고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보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밖에 편향된 한국 찬양, 일본 비하, 인물평등도 따르는데, 저자가 지식이 많다는것은 인정합니다만, 독자에 대한 배려심과 객관성이 너무 부족해 적잖이 불쾌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돈의 세계사'를 알고싶었지, 한국사와 한국 은행사를 알고싶어 이 책을 구입한것이 아닙니다. 저자의 직업 커리어상 그런 편향이 생길수밖에 없다고 이해하면서도, 책의 재목에 '세계사'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상, 프로 의식이 많이 부족한 책이란 생각을 지울수 없네요. 진지하게 세계사에서 돈의 흐름과 역할 등을 공부하고 싶으신분들에겐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한국의 저자중에 '홍익희'씨의 저서들을 추천합니다. 홍익희 저자의 '모건과 록펠러 미국 산업사는 재벌의 역사'에는 중요 시기의 금융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경험과 실무 중심으로 강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살아오셨는지, 저서 대부분이 굉장히 수준이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