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긴 설 연휴를 맞아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두권이나 읽었다. 뿌듯하다. 소설을 읽은 첫 느낌은 러시아문학 오마주인가 했다. 그런데 발문에서 "죄와 벌을 패러디한 소설이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 없다"고 하여, 패러디가 아닌데 왜? 패러디로 보일까 우려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작가님은 쓰셨을 뿐이고 읽은 사람은 나이므로 내 맘대로 해석 해본다. 2001년은 러시아의 커피, 홍차, 담배와 함께하는 꿈도 고뇌도 많았던 젊은 시절이었다. 2024년은 아이 둘을 키우는 청우와 안나처럼 사랑, 행복, 죽음을 생각할 여유 없이, 푸름이 사라진 중년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과거속의(또는 액자속의) 젊음은 푸르지만, 딱히 부럽지 않은 전쟁 같은 전생일 뿐이다. 지금의 퇴화된 모습과 삶도 새로운 꿈이며 고뇌이며 전쟁이다. 도스토엡스키 등은 젊음(전생)의 대표적 전쟁이셨을 것이다. 도스토엡스키 등과는 이제 휴전에 들어가 어느 정도 안정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체호프와는 본격적인 전투를 벌이지 못했으니 아직도 치러야 할 과제가 많다. 물리적으로 젊지 않다고 퇴화된 것이 아니다. 전생도 푸르지만 체호프와 전투 중인 지금도 여전히 푸르다. 젊음은 오마주 대상이 아니라 패러디 소재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