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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혼자서 화구 상자와 이젤을 메고 봄날의 산길을 어슬렁어슬렁 걷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도연명과 왕유의 시적 경지를 자연에서 직접 흡수해 잠깐만이라도 비인정의 천지를 거닐고 싶은 것이 소망, 일종의 취흥이다. -18
도련님, 마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이라 얼른 손이 간 책이다.
나는 또 사생첩을 펼친다. 이 경치는 그림도 되고 시도 된다. -33 화구 상자를 걸치고 있는걸 보니 화가임에 분명하다. 문을 나서니 상념도 많은데 / 봄바람이 내 옷깃을 스치네. / 향기로운 풀은 바퀴 자리에 자라고 / #풀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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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베개 』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나쓰메 소세키의 문장 ![]() 나쓰메 소세키 (지음)/ 책세상(펴냄) 나쓰메 소세키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만난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으로 기억되는 작가... 문장이 아름다워서 많은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필사하고 읽는다. 그의 비판정신, 일본의 셰익스피어 혹은 대중작가로 불리는 탄탄한 문장력과 가독성, 기승전결의 재미까지 두루 갖춘 책!!! 이 책은 소세키 작품 생애에서 초기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책세상 세계문학 시리즈를 애정 한다. 이번 책은 특히 책 후반에 소설가 장정일 님의 독후감이 실려있다. 작가의 소개 글이나 추천사가 아닌 독후감이라서 더 다정하고 진솔하게 느껴진다. 도입부가 상당히 서정적이다.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묘사하는 문장들, 소세키 하면 난 언제나 봄날이 떠오른다. 주인공 화가는 산길을 오르고 집주인 할머니에게 죽은 처녀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마을로 떠나고 이 소설은 철저히 주인공의 눈이 카메라 역할을 한다. 문명을 비판하는 작가의 시선, 왜 한 폭의 동양화 같다고 설명했는지 충분히 공감이 되는 소설이다. 자연을 묘사하는 문장은 다 옮겨 적기 힘들 만큼 길었고 아름다웠다 표현은 잘 읽히는 반면 그 함축하는 의미가 일종의 시 같아서 한 번 읽고 소세키의 작품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일반인 독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 깊고 더 넓은 바다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재독이 필요한 소설이다. 두려운 것도 그저 두려운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면 시가 된다. 무시무시한 것도 자기를 떠나 그저 홀로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하면 그림이 된다. 실연이 예술이 제목이 되는 것도 온전히 그런 것 때문이다. 실연의 괴로움을 잊고 그 다정한 면과 동정이 깃드는 면, 근심 어린 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말하자면 실연의 괴로움 자체가 넘치는 면을 단지 객관적으로 눈앞에 떠올리기 때문에 문학과 미술의 재료가 된다. ? 다소 난해한 부분은 소설가 장정일 님의 독후감을 참고하면 어떨까? 풀베개에서 느껴지는 문학사적 의의, 일본 근대문학에 끼친 영향, 당대 사조, 풀베개에 함축된 의미 등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으니 꼭 만나보시길 연못, 대나무, 언덕, 다다미 방, 음악, 온천에 대한 묘사 그리고 대화... 소세키가 묘사하면 모든 게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소개 글처럼 그의 문장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채색되지 않은 수묵화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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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마련이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가 지나치게 어려워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9p) 첫 문장을 읽으면서 한 편의 시 같다고 느꼈어요. 오르막길, 특히 산을 오르는 길은 평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험난한 길이라는 점에서 인생 고비에 비유할 수 있는데, 소설 속 주인공은 산길을 오르면서 우리에게 예술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이야기해주고 있네요. 《풀베개》는 일본 근대문학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일본 메이지 39년, 1906년 작품으로 이 시기를 전후로 일본 문단은 근현대 문학이 싹트는 시기였다고 하네요. 책 맨뒤에 나오는 작품 해설을 보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과 일본 문단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네요. 우선 책 제목인 '풀베개'는 풀로써 베개를 삼는다는 뜻으로 여행을 상징하며, 자연 속 '비인정 非人情'의 경지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비인정'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의리나 인정 따위에서 벗어나 그것에 구애되지 않는 것' (202p)을 가리킨다고 하네요. 비인정은 따뜻한 마음이 전혀 없는 몰인정과는 다른 의미예요. 주인공 '나'는 화구 상자를 어깨에 걸친 채 유유히 산길을 오르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시를 읊고 있어요. 살짝 웃음이 났던 장면은 멋드러지게 풍유를 즐기던 주인공이 쏟아진 비를 흠뻑 맞고는 "비인정이 약간 지나친 것 같다." (23p)라고 표현한 부분이에요. 인적 드문 산길을 걸어서 주인공인 도착한 곳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온천장이에요. 어찌나 감성이 풍부한지, 거기에 관찰력까지 더해져 구석구석 세밀하게 묘사한 데다가 야릇한 꿈까지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네요. 주인공이 원했던 건 비인정 여행이지만 역시 여행에서 사람을 빼놓을 순 없는 것 같아요. 주인공과 여인과의 대화가 무척 흥미로운데, 문득 그 여인이 방을 나서며 했던 마지막 말 때문에 현실인가, 아니면 꿈인가 알쏭달쏭했는데 뭔들 어떤가 싶더라고요. "화가니까 소설 같은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어디를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당신하고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이곳에 묵는 동안에는 매일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뭣하면 당신한테 반해도 좋아요. 그러면 더 재미있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반해도 당신과 부부가 될 필요는 없는 겁니다. 반해서 부부가 될 필요가 있을 때는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몰인정하게 반하는 사람이 화가인 거군요?" "몰인정이 아니지요. 반하는 방법이 비인정 非人情 이라는 겁니다. 소설도 비인정으로 읽으니까 줄거리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제비 뽑듯이 펼쳐진 곳을 멍하니 읽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데를 조금 얘기해주세요. 재미있는 것이 나오는지 듣고 싶네요." "얘기하면 안 돼요. 그림도 얘기로 해버리면 그 가치가 없어지고 마는 거 아닙니까?" (125-126p) 화가인 주인공은 잠깐 인정세계를 떠나 여행 중이기에 한껏 자유로움을 누리고 있어요. 화가의 눈을 통해 우리는 비인정 속 인간의 정으로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을 보았네요. 주인공이 나미 씨의 얼굴에서 본 그것, 마지막 장면을 보다가 다시 첫 문장을 곱씹게 되네요. 나쓰메 소세키가 우리에게 건네는 풀베개, 느긋하고 풍요로운 예술의 힘인 것 같아요.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갈 나라는 없다. 있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 살기 힘들 것이다. 옮겨 살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 어렵다면,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서 짧은 생명을, 짧은 순간만이라도 살기 좋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주어진다.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은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까닭에 소중하다." (9-10p) ![]() |
![]() ![]() ?서평_풀베개_ 나쓰메 소세키_책세상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었다. 자연과 어울려 사는 작가의 모습은 이 책의 표지색인 녹색과 잘 어울린다.
'풀 베개' -그가 길을 떠나기는 한 것일까?
아주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에 젖은 좋은 문장으로 구성된 소설이었다. 뭔가 자연과 함께 사유하는 느낌은 철학적이면서도 마치 휴식을 하는 기분이었다. 뭐랄까...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이 떠올랐다. 혹은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같은 느낌도 들었다. 자극적인 사건 없이 인생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부분 또한 공감이 되었다. 혹은 책의 내용이 작가가 독백을 하면서 강연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임에도. 쉽게 읽히면서도 문맥의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많아서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다양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겠구나, 하며 읽히는 대로 이해하며 넘어갔다. 이런 내용적 특징의 이유를 책의 뒷부분에 있는 해석 편에 설명이 되어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보는 나도 어려웠지만 대부분의 독자가 난해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 차서 있는 그대로 읽어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정 모르겠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석한 걸 보는 것도 좋겠고 이 책의 뒷부분을 잘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분명 쉬운 책은 아니지만 자연과 함께 감성적으로 인생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결론을 찾기가 쉽진 않았지만 삶에 관한 소소한 얘기도 있고 소위 말하는 인생의 문제점을 꼽으며 자기 주관을 가지고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얘기도 있다. 이 책을 한 번에 끝까지 죽 읽는 건 그다지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단락 별로 읽으며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며 제대로 알면 왜 독자들이 좋아했는지 이해할 듯하다. '조용한 절망'의 삶을 깨뜨리며 인생에 '독립기념일'을 만들어주는 도끼와 같은 책. 그래도 번역이 잘 되어 있어서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역시 이해가 잘 안되는 게 문제긴 했지만 천천히 읽어 보며 궁극적인 뜻을 알며 인생을 진리를 찾아갈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풀베개 #나쓰메소세키 #책세상 #리앤프리 ? |
나쓰메 소세키. 근현대 일문학의 위대한 작가.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그를 이렇게 평했다. 글로 일본의 국민 의식을 만들고 모든 일본인들의 정신적 영웅이며 무라카미 하루키, 에토 준 그리고 중국의 루쉰 작가에게도 영향을 끼친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그런 그가 현대 소설 작품 <풀베게>를 통해 자아를 찾고 인간 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시대비판 정신으로 자신의 세계를 말한다. 비인정(非人情) 세계에서 만나는 인정의 세계를. 도쿄의 복잡하고 세속적인 일상을 벗어나 출가적 삶을 꿈꾸는 주인공. 그는 시를 읊으며 서양문학에 취하고 산수의 한 폭을 담아내려는 서양화가이다. 풀베개의 제목이 풀을 베고 눕는 것처럼 그는 무위자연에 귀속 하고 싶은 꿈을 꾼다. 그래서 여행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과 세상을 찾을 수 없는 것을 찾아 다닌다. 온천에 가는 길 다양한 군상을 묘사하는 찻집의 할머니, 마부, 스님. 그리고 여기에는 자신이 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자유분방하고 강렬한 개성을 가진 인물로 자신의 그림속에 그녀는 담고 규정하고 싶지만 그녀의 생기와 언행만큼 한 폭에 담기가 힘들다. 마치 주변은 또렷히 보이는데 그녀만은 희미하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해와 인정을 벗어나 탈속과 같은 비인정의 길을 걸으려 하는데 왠지 인정의 길로 다시 돌아오는 듯하다. 그래서 그녀는 안타까움과 묘한 초조함의 긴장감이 어린 ‘애련함’이란 감정의 인물로 느껴진다. 그러던 그녀의 사촌 동생 규이치가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그를 배웅하러 모든 사람들이 기차역으로 나가는데 왠지 주인공은 다시 세속적인 세계로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열차는 움직이고 여주인공은 기차안의 헤어진 전남편의 얼굴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리에 멈춰 서서 망연한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그 때 그녀의 얼굴에는 ‘애련함’이 떠오르고 주인공은 자신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소설의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운율, 언어를 심미롭게 표현하는데 섬세한 시각과 새로운 관찰로 인한 새로운 의미부여가 돋보인다. 자연과 사물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의 보여주는 세세한 표현력은 언어유희의 절정과 같고 중간중간의 짧은 시가 마음의 감정을 갈무리 한다. 서양문화에 대한 저자의 가치관은 다양성 넓은 세계에 초연할 것을 말하는 듯하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벗어나고 인정과 이해를 버리고자 한다. 당시의 불황시절을 암시하듯 시대적 염세주의가 소설에서 엿보이는 이유이다. 순서적으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다음의 작품으로 나온 ‘풀베게’도 앞선 두 작품처럼 작가의 삶과 경험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현실을 벗어나 자연을 즐기고 느끼고 싶은데 벗어나지 못하고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돌려서 말하는듯 많은 생각을 짓게 한다. ![]() #풀베게#나쓰메소세키#일본#근대문학#일본소설#근현대#모두가마찬가지 |
![]() ![]()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을 통해 만났던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다시 읽었다. 연두색의 예쁜 색의 표지가 시원스럽다. 책세상 세계문학 시리즈 중에서 9번을 달고 온 풀베개의 내용을 알아보려고 한다.
화가이자 시인인 주인공이 나코이 온천으로 여행을 간 이야기가 담겨있다. 역시 일본은 온천여행인가? 온천을 주제로 한 소설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나코이 온천은 도연명의 무릉도원 속의 바로 그 장소라고 말한다. 나쓰메는 한학에도 많은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했던가 보다. 그래서 그 도화원기를 모방했다는 것이 정설로 나돈다고 한다. 온천장으로 가는 길에 듣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온천에서의 아가씨, 그녀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이 등장한다. 중간중간 시인의 시는 계속되고 있다. 시를 읽은 지 오랜만인데 소설이라 시에 몰입되기보다 소설의 플롯을 자꾸 따라가게 되었다.
스물둘에 필명으로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생전에 남긴 작품 수는 약 111작품 정도라고 하는데 일본의 천 엔 지폐의 초상이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최고의 작가, 최고의 작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제목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를 알 수 없었는데 책 뒤편에서 다루고 있었다. 풀베개는 풀로써 베개를 삼는다는 뜻으로 여행을 상징한다고 한다. 자연 속의 비인정의 경지를 상징하는 말인데 “비인정”이라는 것의 의미가 재미있다. 아가씨 나미와의 대화에서 등장하는 단어인데 이는 인간의 의리나 인정 따위에서 벗어나 그것에 구애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풀베개에서 등장하는 시는 하이쿠였다. 일본의 하이쿠의 세계란 아직 나에게 먼 존재이다. 그래서 더 느낌이 안 살았는가 보다. 하이쿠를 읽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른 책을 통해 일본 문학을 접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저자는 하이쿠적 소설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예술관과 인생관을 나타낸 책이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무언가 선명함보다는 아련함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일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풀베개#책세상세계문학#리앤프리책카페#도서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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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게 도전! 했던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 앞에서 완패당했다. 지난달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마음을 읽었다. 내 나름 흥미로웠고, 꽤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안돼서 만나게 된 작품은 풀베개다. 푸르디푸른 연두색이 가득한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첫 장을 넘기고 고개를 갸웃했다. 한 장을 더 넘기고, 책을 덮었다. 분명히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이건 에세이였나? 싶어서 다시 확인해 봤는데, 분명 소설이 맞았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쓰는 게 너무 힘들다. 서평을 쓰려면 내가 읽은 이 책에 대해 나 나름의 감정과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풀베개를 한 줄로 말하자면 '글쎄...' 쉽게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기피하는 장르인 시가 책 안에 상당수 담겨있다. 뭔가 설명이 오고 가지만 또 시가 등장한다.(오히려 시가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 하면 이상할까?) 화자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근데, 시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다. 그가 거니는 장면이나 누군가를 만나면 그에 알맞은 시가 등장한다. (장르가 다르지만, 뮤지컬 같다고 할까? 열심히 연기를 하다가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이 책 역시 산문적인 설명을 하다가 시가 등장한다.) 풀베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라면 비인정(非人情, 인간의 의리나 인정 따위에서 벗어나 그것에 구애되지 않는 일)과 하이쿠다. 인정과 비인정을 오가며 나는 이곳저곳을 다닌다. 화가가 직업이기에, 그가 다니는 곳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아름답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나미가 등장한다. 나와 나미는 무슨 관계일까? 나와는 다른 면을 지닌 여성 나미와 대화를 나누는 나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고 싶지만 쉽지 않다. 그녀를 보면 볼수록 어렵다. 왜일까? 왜 나는 나미의 얼굴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결론은 마지막 장을 넘기며 한 줄로 정리가 된다. 마지막 한 줄을 읽고 나니, 예전에 들었던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화룡점정. 장승요라는 화가가 절의 벽에 그린 용의 그림에 눈이 없었다. 눈을 그리면 용이 날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왜 나미의 얼굴을 그리지 못했을까? 그녀에게서 그가 찾는 감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미가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나는 비로소 그 감정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는 나미의 그림을 완성한다. 용의 눈을 그린 것처럼, 나미의 얼굴을 그릴 수 있었다. 앞에서 말한 하이쿠는 17음으로 이루어진 일본 정형시를 말한다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왜 이리 책 안에 시가 많았는지 이해가 된다.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는 하이쿠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17음 하니 갑자기 떠오르는 한 문장이 있었다. 내용과 전혀 상관없겠지만, 책을 읽고 내가 건진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다행이라면, 이 책이 나에게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랬기에 풀베개 안에는 소설가이자 시인의 독후감도 들어있고, 작품 해설도 들어있다. 작품 해설 덕분에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