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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못하게 만난 내 아이의 장애에서 부모된 이들의 속상하고 애절한 마음,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 자녀의 느린 속도에서도 잘 성장하고 배울 수 있도록 여러 치료와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결국 장애 아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도 받아들이는 그 과정들을 보며 내 마음조차 참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 나의 가까운 지인들 중에서도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상황들과 돌보는 삶을 알고 있기에.. 남 일 같지 않고 바로 내 이웃의 이야기 처럼 느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몸이 불편한 엄마가 임신하여 자녀를 기르는 이야기에서도 그 엄마가 얼마나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길 앞에서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걱정을 많이 했을까.. 엄청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엄마의 기민함으로 인해 자녀를 잘 길러내고 또 자신을 사랑해주는 어린 자녀를 보며 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해보지 않은 일 앞에서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씩씩함과 처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꼭 닮고 싶은 언니로 삼고 싶어졌다. 우리는 아직 장애에 대해서 잘 몰라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 가족,내 주변에서 장애를 함께 안고 살아가는 이들은 단단하며 또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자신 앞에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언젠가 또 마주치게 될 이웃들에게 동일한 아픔이 있다면 더 손을 내밀고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네 자녀들에게 또한 이러한 이웃들과 친구들을 더 섬기자고 손을 내밀어 주자고 친히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그들"과 "내"가 아닌, 더불어 함께 "우리"로 사는 법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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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 장애와 돌봄이라는 공통분모 안에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에 쏙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책 그러나 슬프기 보다는 씩씩한! 일상에서 얼마든지 마주할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라서 더 몰입하게 만들었던 책 장애와 돌봄은 쉽진 않다. 그럼에도 결국 사람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고 난 어느새 길 중앙에 무심히 놓인 전동 킥보드를 번쩍들어 길가에 놓는 사람이 되었다. 진화되었다! 삶의 이야기를 나눠준 이 책의 작가님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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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애를 인생으로 받아들이게 된 10명의 이야기이다.
15년을 장애인 엄마로 살아오면서도 몰랐던, '아주 특별한 예술마을'. 그 곳 대표님이 2024년 기획한 [아주 특별한 예술 아카데미_장애와 돌봄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만난 열 명의 글을 묶어 낸 책이다. 장애인 당사자, 돌봄제공자, 장애아이의 부모, 시각장애인의 배우자, 특수교사 등 다양한 형태의 장애와 돌봄 속에 살아가는 10명이 3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글을 썼다고 한다.
나처럼 첫째가 발달장애고 삼남매를 둔 워킹맘(20년차 교사)의 글도 있고. 시각장애인 남편과 함께 살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심청이' 가 아닌 '뺑덕어멈' 임을 이야기하는 아내의 글도 있고. '세브란스 병원' 의 줄임말인 '세브'간다, 는 말을 '필리핀 세부' 여행간다고 알아듣는 사람들에 실소를 머금는 휠체어 타는 아이 엄마의 이야기도 있다. 뇌병변으로 한 팔로만 아이를 안아야 하는 자신을 '고릴라 엄마' 라고 부르는 장애 당사자의 육아일기도.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막내를 매우 공평하게 대하는 두 형들을 키우는 삼형제 엄마의 이야기도. 특수교육을 아이들과 부모와 교사가 발을 묶고 함께 달리는 3인 4각경기로 생각하는 특수교사 선생님 얘기도 이른둥이 발달장애 첫째와 비장애 둘째를 키우는 '보통가족' 의 이야기도 사업이 성공궤도에 올랐을 때 갑작스레 찾아온 '뇌전증' 으로 인생이 흔들린 이야기도 염색체질환으로 저체중으로 태어나 낮병동과 재활센터를 바삐 오가며 자란 둘째를 키우는 삼남매 엄마 이야기도 발달장애인 동생과 지체장애인 남편이 있는, 그리고 이 책을 엮은 '아주 특별한 예술마을' 대표님의 이야기까지 삶의 다양한 곳에서 '장애'를 인생의 일부로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마치 제목처럼 '몰라서 몰랐던 이야기' 어쩌다보니 나도 '장애인 가족'이 되어서야 알게 된, 이야기. 그러나 여전히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은 이야기는 권주리 대표님의 동생 이야기였다. 30대의 중증발달장애인 동생 이야기.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갈 곳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어떤 시설에서도 받아주지 않아서, 10년이 넘게 집안에 갖혀 있다가 결국은 부모님이 스위스에 가서 가족 안락사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10년 가까이 사회적 교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해야 했던 동생의 도전행동은 점점 더 심해졌다. 시도 때도 없이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먹어대는 동생을 막기 위해 주방 입구에 문을 달아 자물쇠롤 채웠고, 온갖 것들을 다 잡아 뜯어 집 안의 물건 중 성한 것이 별로 없었다. 콘센트, 의자, 신발, 옷, 이불, 문, 벽지, 수도꼭지 등 잡을 수 있는 것은 다 뜯어버렸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소리를 질러대고, 하루 종일 어머니를 쫒아다니며 "어!어!어"(삼겹살은 언제 줄거냐?)" 라고 괴롭혔다. 가끔 있었던 자해는 그 빈도가 점점 늘어났다. 얼굴이 터져 피가 날 만큼 강하게 때리다 보니 눈에 외상성 백내장이 생겨 결국 눈 한쪽을 실명했다. 실명했다는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다. 말 한마디 못하는 동생이 '나 눈이 잘 안보여' 라고 말할 리 만무하니까.” “'내가 좀 더 잘 가르쳤더라면, 치료를 좀 더 많이 다녔더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더라면...아들이 지금 저렇게는 안 됐을까...' 장애인의 부모가 가지는 죄책감은 이렇게 삶 곳곳에서 깜빡이도 없이 훅-하고 밀고 들어온다. 특히 중증 발달장애인은 성장하며 점점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 죄책감은 배가 된다. 어머니라고 과연 아이를 대충 키웠을까. 어릴 적부터 좋다는 치료는 다 받고, 용하다는 병원은 다 찾아가 봤지만 그래도 동생의 장애를 '고칠 수는' 없었다. 전문가라는 이름표를 단 주변 사람들이 "내가 가르쳤으면 달랐을 거야" 라고 말할 때마다 죄책감과 화로 심장이 찢겨나갔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은 최중증발달장애인 돌봄사업에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끝난다. 3-5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이라도 동생을 받아주는 시설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족의 바람이 성사되었을지...궁금하고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 어떤 인생도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라는 간단한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꽉 닫힌 해피엔딩" 의 이야기를 더 원하는 거겠지. 실제의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까. 장애가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이유의 불안과 우울이 만연한 세상에서, 자신의, 자녀의, 학생의 장애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글로 풀어내고 서로 위안하며 매일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삶에 사회가, 세상이, 제도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