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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락 교수님의 『마음의 경제학』은 사실 경제학 입문서로서는 꽝이다. 모모 씨의 경제학 교재나 여타 다른 원론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 흔한 그림이나 도표는 355페이지에 걸쳐 세 개를 넘지 않는다. 출판 당시 부터 누렇게 바랜 종이에 잉크를 줄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듯한 희미한 활자까지 이해할 수 없는 구석 투성이다.
하지만 그런 불평은 책장을 넘기면서 이미 화석이 되어 버린다. '이러세요, 저러세요'하면서 인상 좋은 관록의 노교수님이 그 안에서 나를 인도한다. 다 읽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듀이 선생도 330이 아니라 800에 꽂아 넣었을 유쾌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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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파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에서는 일체의 주관적인 의식 세계는 배제하고 현실의 물질적 토대를 대상으로 수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엄밀한 분석을 통해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미래를 예측해내는 것을 경제학의 본령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들이 그렇게도 배격하고자 하는 사회주의자들의 기본 전제인 유물론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내적 논리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있다고도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일찍이 리스트, 좀바르트, 베버 등이 경제생활에 있어서 물질보다 정신세계가 더 결정적인 요인임을 주장한 이래 오늘날까지 이 문제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송병락은 부패, 타락하여 천민성(賤民性)을 노출하고 있는 한국 자본주의에 대해 먼저 마음의 경제학부터 세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찍이 서구 국가들이 청교도 윤리에 입각한 근검, 절약과 천직 사상 및 청부(淸富)의식을 바탕으로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를 구축하였다고 보는 막스 베버의 주장과 20세기 후반기에 신흥 공업국가로 부상한 동아시아의 약진 원인을 신유교 윤리에서 찾은 투 웨이밍의 생각을 근거로 하여 마음이 물질 생활을 선도하고 지배하는 결정적인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인인 저자는 기독교적인 인간관과 행동 양식이 우리의 천민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건전하게 발전된 자본주의를 이루는데 필수 불가결임을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송병락은 십계명과 산상수훈의 원리를 실제 경제적인 삶에 적용하자고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송병락의 글에 대해 지적을 가한다면 약간은 특정 종교의 입장에 치우친 견해이어서 일반화하기에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점과 대부분의 논리가 가진 자, 즉 사회 경제 생활을 주도하는 기득권층의 기능론적 입장에서 경제 발전 요인을 설명하고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의 천민자본주의적 현실에 상당 부분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개인의 내면을 바람직하게 구축하고 또 자신의 정신세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데 있어 하나의 거울이 될 수 있는 유용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특히 기독교인으로서 경제 현실에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의 정독을 권하는 바이다. [인상깊은구절] 동양 철학, 특히 유교사상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바드대학의 투 웨이밍 교수는 신유교 윤리(New Confucian Ethic)가 바로 그 이유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신유교 윤리를 '동양 전래의 유교 윤리와 서양의 청교도 윤리를 결합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자본주의 정신이 되고 있으며 바로 막스 웨버가 말하는 서구 선진국의 자본주의 정신인 청교도 윤리에 버금가는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정신이라고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