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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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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혐오스러운 여자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 오독, 오독, 오도독.영음은 깡마른 여자다.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병에 걸린 탓에 ‘녹말 이쑤시개’와 링거로 삶을 연명하고 있다. 그렇게 된 지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영음을 걸어 다니는 미라나 해골 따위로 부른다. 영음을 본 아이들은 울먹거리고, 어른들은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다. 영음은 그런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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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혐오스러운 여자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 
오독, 오독, 오도독.

영음은 깡마른 여자다.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병에 걸린 탓에 ‘녹말 이쑤시개’와 링거로 삶을 연명하고 있다. 그렇게 된 지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영음을 걸어 다니는 미라나 해골 따위로 부른다. 영음을 본 아이들은 울먹거리고, 어른들은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다. 영음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익숙해져야만 했다. 매번 시선을 의식했다가는 더 버틸 수 없을 게 분명했으므로.

열여덟 무렵이었다. 불현듯 영음은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됐다. 음식을 입에 넣었다 하면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목에 당구공이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의사들도 고개를 내저었다. 이유 모를 병,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병. 영음은 살기 위해 등교할 때마다 물총을 챙긴다. 그 안에 희석한 꿀물을 담아 목구멍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를 수차례, 최소한의 영양분도 섭취 받지 못한 몸은 결국 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

영음의 가족들은 어린 영음을 데리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굿판을 연다. 사람 크기만 한 인형을 멍석 위에 놓고, 무당은 그 주변을 빙빙 돈다. 무언가에 빙의된 듯한 무당. 별안간 그의 입에서 붉고 하얀 것이 쏟아져 나온다. 굿판은 참담한 소란 속에서 끝나버린다.

그러나 영음의 부모는 포기할 수 없다. 자신의 딸이 뭔가를 먹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되뇐다. 그들의 집념 덕분일까. 영음은 우연히 음식점 카운터에 놓인 녹말 이쑤시개를 보게 된다. 오독, 오독, 오도독. 영음의 입에서 경쾌한 소리가 새어 나온다. 마침내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낸 것이다.

그녀의 목구멍에 매달린 기이한 식욕,
“나는 지금 무엇이라도 삼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음은 녹말 이쑤시개를 씹으며 성인이 되었다. 변변찮은 월급으로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모멸감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하면서. 그러나 식욕은 사라지질 않는다. 음식을 보면 ‘먹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시달린다.
m********3 2025.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