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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늙어가고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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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30대를 점철했던 우울과 모래지옥에 빠져 허우적대는 열패감에 위로가 되어준 건 김려령의 글이었다.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진의를 왜곡하고 순수한 것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질어진 황토마냥 걸리적 거렸다. 작가의 책들이 위로가 되어준 건 내가 나만 그런건 아닌가 보다하고 안심해서이기도 하고 이렇듯 유사한 감정을 형성하게 할 만큼 음울한 상황을 제대로 묘사하고 설
"나는 늙어가고 세상은 " 내용보기

내 30대를 점철했던 우울과 모래지옥에 빠져 허우적대는 열패감에 위로가 되어준 건 김려령의 글이었다.


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진의를 왜곡하고 순수한 것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질어진 황토마냥 걸리적 거렸다. 작가의 책들이 위로가 되어준 건 내가 나만 그런건 아닌가 보다하고 안심해서이기도 하고 이렇듯 유사한 감정을 형성하게 할 만큼 음울한 상황을 제대로 묘사하고 설정한 이야기 덕분이었다.


지금의 내가 그때와 달라진 건 불행 가운데 나 혼자 외따로이 존재하는 것만 같은 고독이 물러 갔기 때문일까? 되려 무탈히 살아가는 것만 같이 도심 속 편의점을 지나쳐 가는 저 남자도 그 속마음 알아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감내하는 나름의 고충과 사정이 한 두어개쯤은 있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이고 그 내용과 수준이 개별적이고 인생의 우여곡절 속에 인간다움 품위를 유지할 수 있으면 다행이고, 자의든 타의든 그 선을 지키지 못해 삶의 무정함에 야속함을 느끼는 것은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내가 작가의 ’너를 봤어‘를 보고 충격적으로 아픔과 공감을 느꼈던 감정의 우물을 길어올리는 인상을 주었다. 작의 말대로 세상에 내놓기 보다는 본인만이 간직하고자 했던 단편을 이미 공개한 작품과 함께 엮어낸 이책은 나의 내면 깊숙히 야박한 세상을 향한 불만과 거대한 싱크홀 안에 갇혀 무심한 사람들을 향하 나오지 않는 소리를 내지르려고 울리지 않는 성대를 쥐어짜는 허무함을 그려낸다. 


이것저것 하며 길에서 살아온 궤적을 가진 ’조‘는 희망이 아이콘 같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희생하고 그것에 대한 감상 없이 무한히 착취당하는 세입자 신세를 전전하는 나는 하늘이 내려주는 동아줄도 없이 답답하기만한 삶을 견디어 간다. 


스스로 만들어 직접 그 안에 갇혀 두려움과 불안에 내면을 물들게 한 내가 불편함에 내쳤던 하윤을 통해 틀을깨부수고 자유로운 삶을 마주 하는 장면은 어쩌면 불행이라는 감옥을 바벨탑 마냥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가 그렇게나 열심히 세운 것은 아닌가 의심도 하게 하는데,


진정한 자유는 삶이라는 숙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아닐까 씁쓸한 성찰을 향하게 한다. 


오랜만에 접한 애정하는 작가의 글을 통해 내 삶의 변화도 그리고 성숙이라면 성숙도 매일 같이 자라나는 손톱을 느끼듯 확인하게 된다.

s*****g 2025.04.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