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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불완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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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에서 기억의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줄리언 반스가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에서 다루는 소재는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불완전성이다. 한 인물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 변수(시대, 상황, 마음가짐 등)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잘 안다’거나 ‘이해한다’고 말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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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에서 기억의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했던 줄리언 반스가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에서 다루는 소재는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불완전성이다. 한 인물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 변수(시대, 상황, 마음가짐 등)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잘 안다’거나 ‘이해한다’고 말은 너무 쉽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닐은 엘리자베스 핀치(EF)라는 이름을 가진 매우 독특한 매력의 교수를 ‘추앙’하는데, ‘미완성 프로젝트의 왕’이라는 별명답게 학기말 에세이를 제출하지 못해 교수를 실망시킨다. 그 날을 계기로 둘은 20년 동안 주기적인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지만,  EF가 두 번의 약속을 잇따라 취소한 뒤 뜬금없이 그녀의 부고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서류와 책을 닐이 처분하도록 하라는 그녀의 유언을 전해듣는다. 닐은 EF의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그녀의 삶을 추적하려고 하지만 진척이 되지 않고, 노트에서 발견한 PG이라는 약어로부터 영감을 받은 닐은 제대로된 에세이를 완성해보고자 한다. 죽은 EF를 기쁘게 하고싶다는 동기에서. 닐의 에세이는 로마의 황제 율리아누스와 그의 삶에 대한 해석이 각기 다른 시선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왔는지, 어떤 이들의 눈에는 관용을 갖춘 온화한 왕이 다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배교자’로 낙인 찍히게 된 과정을 다룬다. 이는 EF가 그녀의 삶에서 겪은 낙인과 오버랩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핀치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율리아누스를 알고 이해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EF에 대한 닐의 애도가 마무리 되어 간다. 김연수 작가가 쓴 추천의 말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은 뒤 중얼거린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제대로 읽은 것인가?’ 이 말에 공감한다. 이 소설은 일견 타인을 안다는 것의 불완전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그뿐만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핀치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역사를 다른 방향으로 가정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인생에 있어 운이나 우연의 역할에 대한 소설로 읽어볼 수도 있겠다. 소설을 이해한다는 것도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완전한 이해란 게, 정답이란 게 없다는 생각. 율리아누스 파트에서 로마사에 대한 배경지식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속도다 더뎌지긴 했지만 꼼꼼하게 읽었다. 나는 늘 약간의 도전을 주는 소설에 매료된다. 이런 면에서 줄리언 반스의 지적 소설은 늘 옳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몇 번이나 소리내어 읽어봤다. 줄리언 반스의 ‘~않는다’ 시리즈 제목이 모두다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제의 맛을 더 살려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소설 제목도 <<엘리자베스 핀치>>였어야 했다.
YES마니아 : 로얄 a***i 2024.09.08. 신고 공감 4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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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만 봤을땐 괜찮았는데...ㅎㅎ
"도서명만 봤을땐 괜찮았는데...ㅎㅎ" 내용보기
책제목만 볼땐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주문하게 됐는데 읽다보니 저는 책 내용이 이해가 되질 않네요ㅎㅎ다른분 리뷰를 보니 다들 극찬을 하시는데 역시 저에게만어려운 책인것 같습니다 책장도 안넘어가지고 뭘 이야기하는지..난해한 책이네요~~저에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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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만 볼땐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주문하게 됐는데 읽다보니 저는 책 내용이 이해가 되질 않네요ㅎㅎ
다른분 리뷰를 보니 다들 극찬을 하시는데 역시 저에게만어려운 책인것 같습니다 책장도 안넘어가지고 뭘 이야기하는지..난해한 책이네요~~저에겐ㅎㅎ
j****1 2024.12.18.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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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가 아니길 바랄 뿐
"라스트 댄스가 아니길 바랄 뿐" 내용보기
개인적으로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줄기차게 읽었던 적이 없었다.  스스로도 왜 그런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모든 작품들이 다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줄리언 반스가 나의 최애 작가라는 건 확실하다. 이번 작품은 작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 작품들을 오마주 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다분히 의도적인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으며 독자의 예상을 배신하는 기법을 채택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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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줄기차게 읽었던 적이 없었다. 
 스스로도 왜 그런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모든 작품들이 다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줄리언 반스가 나의 최애 작가라는 건 확실하다.
 이번 작품은 작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 작품들을 오마주 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다분히 의도적인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으며 독자의 예상을 배신하는 기법을 채택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그런 점들이 좋았다. 
 나는 여전히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로 남고 싶은데 과연 그가 이후 얼마나 더 글을 발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장 내가 바랄 수 있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것 뿐.
 
p.s. : 1) 줄리언 반스는 연상 취향인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선택권이 주어지는 한에서는....
           2) 최세희 번역가는 은퇴했나?
           3) 출판사는 제목을 길게 뽑는게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상관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인과 관계가 정말 있을까?

YES마니아 : 로얄 j******o 2024.09.1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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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핀치, 율리아누스 그리고...
"엘리자베스 핀치, 율리아누스 그리고..." 내용보기
줄리언 반스의 신작이 나오자마자 구입해 읽었다. 과연 반스다운 소설이고, 계속해서 읽힐 작품이다.저자의 전작들과 비교하자면 가장 잘 알려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비슷하지만, 더욱 무게감이 있고 사색적인 느낌이다.다만 번역본들이 예전부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등 아예 새로운 제목이 달리는데,이번 작품의 경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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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신작이 나오자마자 구입해 읽었다. 과연 반스다운 소설이고, 계속해서 읽힐 작품이다.

저자의 전작들과 비교하자면 가장 잘 알려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비슷하지만, 더욱 무게감이 있고 사색적인 느낌이다.

다만 번역본들이 예전부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등 아예 새로운 제목이 달리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엘리자베스 핀치 교수, 배교자 율리아누스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이야기는 역사의 해석, 우연과 필연에 대한 고민으로 접어든다.

반스의 전작을 좋아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p******n 2024.09.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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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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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보고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우연으로 역사적 사실이나 진실이 왜곡되거나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역사적 인물과 소설적 인물을 통해 추론과 상상을 통해 개연성있게 보여쥬다. 특히 역사적으로 나라별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독교 시초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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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보고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우연으로 역사적 사실이나 진실이 왜곡되거나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역사적 인물과 소설적 인물을 통해 추론과 상상을 통해 개연성있게 보여쥬다. 특히 역사적으로 나라별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독교 시초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흥미로웠다
i***l 2024.09.0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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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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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님의 유튜브 리뷰를 보고 너무 궁금해서 구매했는데 리뷰만큼 좋았습니다. 처음에 완독하고 나서는 그정도로 좋았나하고 생각했는데 문득문득 책의 내용과 엘리자베스 핀치가 주인공 닐과 안나 그 밖의 인물들 언론에서 좋지 않게 다룬 방식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EF였던 모습이 왠지 감동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한국어판 제목도 엘리자베스 핀치 원제 그대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좋았어요. " 내용보기
이동진님의 유튜브 리뷰를 보고 너무 궁금해서 구매했는데 리뷰만큼 좋았습니다. 처음에 완독하고 나서는 그정도로 좋았나하고 생각했는데 문득문득 책의 내용과 엘리자베스 핀치가 주인공 닐과 안나 그 밖의 인물들 언론에서 좋지 않게 다룬 방식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EF였던 모습이 왠지 감동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한국어판 제목도 엘리자베스 핀치 원제 그대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어요. 다산에서 출간된 줄리언 반스의 책 제목 라임을 맞춘건지 모르겠지만 원서 제목이 이 책을 다 읽고 났을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제목에 대한 감상이 이 책의 내용을 생각하면 아닌것 같지만… 책은 정말 좋았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s****3 2025.02.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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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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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를 읽고 적는 리뷰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작품 관련 스포일러 및 결말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작가님의 전작을 재미있게 읽어서 펀딩에 참여했던 작품.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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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를 읽고 적는 리뷰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작품 관련 스포일러 및 결말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작가님의 전작을 재미있게 읽어서 펀딩에 참여했던 작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9 2024.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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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도서]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내용보기
삶에서의 우연과 인간 관계, 그리고 선택의 의미를 탐구한 소설이다. 작품은 일상 속에서 맞닥뜨리는 우연한 사건들이 인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가는 단순히 사건의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파장과 인간 심리의 복잡성을 깊이 탐구하며 몰입하게 한다.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삶에서 우연과 필연, 선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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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의 우연과 인간 관계, 그리고 선택의 의미를 탐구한 소설이다. 작품은 일상 속에서 맞닥뜨리는 우연한 사건들이 인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가는 단순히 사건의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파장과 인간 심리의 복잡성을 깊이 탐구하며 몰입하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삶에서 우연과 필연, 선택과 결과가 얽히면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메시지였다. 등장인물들은 작은 사건 하나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그 속에서 관계와 감정의 변화, 인간적 성장을 경험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우연과 선택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이 작품은 인간 관계의 섬세함과 감정의 미묘함을 잘 보여준다.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작은 우연과 선택으로 인해 관계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줄리언 반스는 이를 통해 인간 삶의 예측 불가능성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는 삶의 우연과 필연, 선택과 결과를 통해 인간 존재를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읽는 내내 작은 사건과 선택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자신의 인생과 주변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일상의 우연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5 2025.08.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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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 종교와 철학, 역사를 바라보는 줄리언 반스의 시선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 종교와 철학, 역사를 바라보는 줄리언 반스의 시선" 내용보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워나 인상깊게, 정말 감탄하며 읽었기에 줄리언 반스의 신작을 보고 바로 구입.음... 어렵다. 그러다보니 잘 읽히지 않는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읽었다. 그러다보니 앞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사의 기본 줄기가 인물의 심리와 생각을 풀어놓기 때문에 뚜렷한 갈등 구조가 없다. 항상 소설을 읽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 종교와 철학, 역사를 바라보는 줄리언 반스의 시선" 내용보기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워나 인상깊게, 정말 감탄하며 읽었기에 줄리언 반스의 신작을 보고 바로 구입.

  • 음... 어렵다. 그러다보니 잘 읽히지 않는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읽었다. 그러다보니 앞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사의 기본 줄기가 인물의 심리와 생각을 풀어놓기 때문에 뚜렷한 갈등 구조가 없다. 

  • 항상 소설을 읽다 보면 흔히 말하는 내러티브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이번 줄리언 반스 소설은 내 독서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 중심인물은 닐과 엘리자베스 핀치. 닐은 두 번의 이혼을 겪었고 한 성인 대상 강좌에서 엘리자베스 핀치를 만난다. 그리고 그 수업에서 엘리자베스 핀치는 평범하지 않은 교수법을 보인다. 학생들을 깎아내리지도 않고 학생들의 질문과 불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절한 비유와 예시, 학문적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이런 엘리자베스 핀치를 닐은 흠모하고 강좌가 끝난 이후에도 엘리자베스 핀치와의 관계를 지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엘리자베스 핀치가 세상을 떠나고 그녀가 평생 써온 서류와 노트들이 닐에게 유산으로 전달된다. 닐은 여기에 엘리자베스 핀치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엘리자베스 핀치의 오빠를 만나며 핀치의 과거를 따라가는 한편 배교자 율리아누스에 관한 예세이도 완성하려 한다.

  • 이 소설에서 율리아누스는 상당히 중요한 인물이다. 그러기에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책을 읽어나간다면 읽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 율리아누스 앞에는 배교자란 말이 붙는다. 기독교에 대한 (부드러운 혹은 은밀한) 탄압을 통해 일신교를 몰아내고 다신교의 부활 내지는 부흥을 꾀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줄리언 반스는 닐의 입을 빌려 율리아누스가 통치 기간이 길었다면 그리스-로마의 방식도 보존되고 학문적 장서도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르네상스도, 계몽주의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한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도 없지만 그만큼 율리아누스의 정책은 안타까울 수도 매우 강력한 위험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 이번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이라면 '어떤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고 어던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다(234쪽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인용된다)'란 문장일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그 둘을 구별하는 걸 배워야 하며 우리가 어덯게 해볼 수 없는 일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하고 이것이 우리를 삶에 대한 올바른 철학적 이해로 이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272쪽)'가 제시된다. 

  • 너무나 뻔한 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살면서 해볼 수 있는 일과 해볼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 일단 쉽지가 않다. 또한 해볼 수 없는 일을 어떻게든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다반사다. 결국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철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 제목으로 가 보자.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우리 삶에는 언제든 어디서든 우연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우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바람직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인간 삶의 필연성은 바로 우연성에서 오는 것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추천의 말에서 소설가 김연수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한 번만 읽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301쪽)'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는 한 번 읽는 것도 버거웠다. 혹 두 번째 읽으면 좀 더 책의 의미가 다가올 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두 번 읽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 책을 읽으며 가장 힘든 지점은 사실 이것이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율리아누스에 대한 기록과 해석, 스토아 학파에 대한 내용, 거기다 여러 철학자들의 견해까지. 어떤 부분은 엘리자베스 핀치의 말을 빌린 줄리언 반스의 의견일 것이고 어떤 부분은 역사적, 철학적 사실일 것이다. 지식의 폭과 깊이가 거의 없는 내게는 이 둘을 분간할 식견이 없다. 그렇기에 더 어렵게 다가왔던 것 같고...

  •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철학적 사실에 대한 해석을 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핀치처럼 편견을 가지지 말고 학문적 토대 위에서 율리아누스와 스토아 학파, 기타 역사, 철학의 층위를 들여다보라고. 이는 결국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이 짧은 이들에게는 이 소설이 어렵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나처럼...

  • 힘들게 읽었기에 추천하기도 권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줄리언 반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어볼 가치는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b******8 2024.10.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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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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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슬픔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교하게 쓸 수 있을까.소설은 뜬금없이 19세기 기구 비행 이야기로 시작한다. 둥실, 하늘로 떠오르는 모험가들의 이야기.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는 조용히 방향을 튼다. 작가 자신이 아내를 잃은 이야기로. 그 전환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독자는 그만 멍하니 따라가게 된다.'하늘을 나는 일'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얼핏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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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슬픔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교하게 쓸 수 있을까.

소설은 뜬금없이 19세기 기구 비행 이야기로 시작한다. 둥실, 하늘로 떠오르는 모험가들의 이야기.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는 조용히 방향을 튼다. 작가 자신이 아내를 잃은 이야기로. 그 전환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독자는 그만 멍하니 따라가게 된다.


'하늘을 나는 일'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얼핏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두 가지가 반스의 문장 안에서 스르르 하나로 겹쳐진다. 비행사가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처럼, 사랑도 결국 중력을 거스르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비행의 끝에 추락이 있듯, 깊은 사랑의 끝에는 반드시 이별이나 죽음이라는 땅이 기다린다. 쿵, 소리도 없이.


반스는 그 추락을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담담하게 쓰여 있지만, 읽다 보면 뼛속이 서늘해진다.

이 책은 단순한 슬픔의 기록이 아니다. 슬픔이 한 사람의 일상을 어떻게 조각조각 해체하고, 또 어떻게 다시 맞춰가는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촘촘히 따라간다. 문장은 우아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진실은 서늘하도록 날카롭다.


사랑이 높았던 만큼, 슬픔은 그만큼 깊어진다. 이 잔인하도록 단순한 등식을 받아들이는 순간, 독자는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차갑게 쓰여 있지만 뜨겁게 읽히는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s*******z 2026.04.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