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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가 채집하고 체화한 한반도의 이야기
"박완서가 채집하고 체화한 한반도의 이야기" 내용보기
이르지 않은 나이에 입문한 작가 생활임에도생애 동안 남긴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로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박완서 작가,그녀가 쓴 유일한 역사소설이자 대작인미망을 새로이 개정해 방언과 입말,소설에 쓰인 한자어와 일본어, 숙어 등의표현을 풀어내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민음사에서 새로이 출간되어감사한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미망은 작가의 고향인 개성에 대한 그리움을
"박완서가 채집하고 체화한 한반도의 이야기" 내용보기






이르지 않은 나이에 입문한 작가 생활임에도
생애 동안 남긴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박완서 작가,
그녀가 쓴 유일한 역사소설이자 대작인
미망을 새로이 개정해 방언과 입말,
소설에 쓰인 한자어와 일본어, 숙어 등의
표현을 풀어내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민음사에서 새로이 출간되어
감사한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미망은 작가의 고향인 개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자신이 만들어 낸 인물들을 통해
그리운 고향의 산하를 거침없이 누비고,
운명과 싸워 흥망과 울고 웃는 삶의 모습을
풀어내고 싶다고 고백했는데,
개성 지방의 물과 흙으로 키워낸 인삼농사와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에 이르기까지 전씨가 사람들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녹여낸 대작이다.

대한민국 이전의 조선,
그 이전의 고려 시절부터 맥을 이어온
역사와 경제, 구시대의 가족과 그 이후로
시대를 거듭하며 변해가는 시대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기도 한데,

역사의 큰 줄기를 관통해가는 과정 속
작가 특유의 여성주의적 관점,
서정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인물에 대한 냉철하고 가식 없는 평가와
욕망에 가차없는 판단이 빛을 발하는
부분들이 넘겨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개인적인 고통 속에서 집필했음에도
결연하고 전진하는 듯한 단단한 힘이 서린
문장과 전씨일가의 삶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참 맛을 깨우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의 시작은 신분제가 들썩이던 시절,
비범한 상업 감각으로 인삼 농사와 장사를 통해
집안에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해
자수성가한 전처만 영감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지금이야 넉넉한 부를 가지고 있으니
세상 두려울 게 없어 보이는 전처만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서만의 아버지는 등짐장수로 번 돈을
청국이나 왜국과 밀무역했다는 오해를 받아
동네 양반집 이생원에게 문초를 당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던 어린 서만이 대들어
진노한 이생원이 '눈을 뽑겠다'라며 달려들자
아버지는 스스로 눈을 쑤시며
한쪽 눈을 잃은 대가로 아들을 지킨다.

이때부터 서만은 동네를 떠나 전국을 돌며
장사를 시작하고 종국엔 큰돈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와 거부가 된 것이다.
샛골에는 그의 땅이 아닌 곳이 없고,
그곳의 삼포는 거의 그의 것과 진배없었기에
일명 개성 제일가는 상인이 되었다.

그는 슬하에 세 아들을 두었으나
장남은 일찍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딸인 태임 하나만 낳은 채 세상을 떠나고,
다른 아들과 손자들이 있음에도
일찍이 세상을 떠난 첫째 아들의 여식인
손녀 태임에게 유난히 애틋하게 아낀다.

무어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장사꾼으로서의 촉이 좋았던 그는
팔도를 두루 돌아다니며 느낀
개화의 바람을 눈치채고는
이 변화에 걸 맞춰 손녀 태임을
지금껏 자신의 어머니가, 그리고 아내가,
또 며느리나 이 세상 여자들이 살아온 것과는
다른 삶으로 이끌고 싶다는 소망으로
애정을 담아 키워왔다.

그러나 그런 평온한 나날들도 잠시,
아들의 집에서 사환으로 일하는 청년
종상의 얼굴에서
어린 시절 그를 두렵게 하고
집안에 아픈 상처를 가져다준
이생원을 떠올리게 하고,
그가 이생원의 손자라는 것을 알게 되자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운명의 뜻인지
이생원 댁과 얽히게 된 전처만은,
가세가 기울었다는 이생원 댁의 손자인 종상을
자신의 첩인 해주댁의
집에 머슴으로 보내게 되고

삼포의 인삼(전처만의 인삼)을
일본인들에게 불법으로 넘기려 한 걸
혼자 쫓아서 관아에 신고했으나
되려 거꾸로 벌을 받아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게 된 종상을 보고
보호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한편,
전처만과 마찬가지로 그를 신경 쓰고
챙기는 손녀 태임을 보며
어떤 면에서는 어떻게든 종상을 집에서 쫓아
내고 싶다는 걱정에 빠지게 되는데……

짜임새 있는 각 인물들의 서사,
천서만의 어린 시절과 이생원 댁과의
끈질긴 악연이 담긴 이야기는 물론

충분히 성공한 삶을 이루었으나
마음에 차지 않는 남은 두 아들보다
더 애정하고 잘 키워내고 싶은 건
먼저 떠난 장남의 여식인 태임뿐이다.

친우의 딸을 며느리로 들이고 싶은 마음에
병이 든 것을 숨긴 채 혼사를 고집해
이렇게 벌을 받는 건가 자책하기도 하는
천서만은 마냥 계산적이지도,
혹은 요즘식 표현으로 꼰대스럽지 않은
깨어있는 시선을 가지고 있어

그가 태임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눈빛,
당시였으면 큰 죄인 외간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진 며느리를 포용하고
그 아이마저 어여삐 여기는 그의 마음은

반드시 복수하고 또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악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성공해 모든 것을 쥐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쓸쓸하고 외로운
그의 삶 전체를 엿볼 수 있어 인생에 대한,
시대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기도 했고

그의 애정 아래 자라 티 없이 단단한 태임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공부에 대한 욕구,
신분을 떠나 종상에 대한 신뢰나 애정을
숨기지 않는 모습 역시도
굉장히 놀라운 발전이 아니었나 싶다.

전처만과 머릿방아씨 모두 세상을 떠나고
종상과 태임의 새로운 발걸음을 기약하며
1권이 마무리되는데,
2권을 통해 새롭게 펼쳐지는 시대의 변화 속
그들의 신식공부는,
또 혁명과 개화에 전씨 일가는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지 궁금한 마음이다.

전처만의 아버지 대부터 시작해
몇 대를 이어 이어지는 그 서사와
각 인물들의 성격, 연결고리 등을
하나하나 만들어낸 박완서 작가의
깊이 있고 놀라운 필력에 감동하게 된 독서였다.

태임과 종상은 오히려 안되기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사랑을 하게 될까,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며 또 다른 어려움을 없을까
얼른 다음 책을 찾아 펼쳐봐야겠다.

한 사람뿐 만 아니라
한 집안의, 여러 세대의, 우리나라의 역사의
긴 시간을 이어 한반도의 삶을 담아온
작가의 이야기는 정말 오래도록
앞으로도 울림 있는 메시지로 기억될 것 같다.
2*****u 2024.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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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1,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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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소설 "미망"이 1990년대에 처음 출간된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대학 시절,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며, 그때와 지금의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미망"은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와 그 안에서의 개인의 삶을 탐구하는 중요한 작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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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소설 "미망"이 1990년대에 처음 출간된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대학 시절,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며, 그때와 지금의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미망"은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와 그 안에서의 개인의 삶을 탐구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근대 한국 사회의 맥락 속에서, 이 작품은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그들의 내면 세계를 진지하게 조명하였다. 당시에는 여성의 권리와 자율성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런 시대 속에서 박완서는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고뇌와 희망을 담아냈다. 대학 시절,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는 나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미망"을 다시 읽게 되면서, 나는 그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서 느끼는 차이를 분명히 느낀다. 당시에는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에 빠져들며 감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변화와 여성의 삶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재조명하게 된다. 이 작품이 다시 읽히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회상에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여성 문제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저자인 박완서님은 저자인 박완서 작가는 1931년에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201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40세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나목〉으로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그 후 40년간 소설, 산문, 에세이, 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겼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고민, 가족과 사회, 삶과 죽음에 대한 그녀만의 시선과 감성을 담고 있다. 그녀는 특히 여성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중앙문화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금관문화훈장을 추서받았다.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엄마의 말뚝〉, 〈나목〉,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이 있다. 


1990년에 초판이 출간된 박완서의 장편소설 <미망>은 단순한 가족사가 아니라 한반도의 격동의 역사를 반영한 서사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과 분단에 이르기까지의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역사적 변화를 생생히 그려낸다. <미망>이라는 제목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하며,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삶의 무게와 역사의 혼란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상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이 소설은 박완서 작가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에 집필한 작품으로, 삶의 고난을 창작의 힘으로 이겨내려는 작가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망> 제1권은 개성의 중인 출신 상인 전처만 집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처만 영감은 뛰어난 상업 감각으로 가문의 부를 축적한 인물로, 특히 인삼 농사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손녀 태임을 특히 애지중지하며, 태임은 쇠락한 양반 가문 출신의 종상과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태임의 어머니가 하인과 간음하여 낳은 이부 동생 태남이 등장하면서, 가족 내의 갈등과 복잡한 인물 관계가 점차 얽히고설키기 시작한다. 이 외에도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욕망과 신념을 따라 움직이며, 그 과정에서 서로 대립하고, 연민하며, 때로는 동맹을 맺는 등의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그는 태임이가 이 나라 여자들과는 다르게 살길 바랐다. 이 나라 여자들이 빈부, 귀천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쓰고 있는 숙명적인 굴레에서 태임이만은 풀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여태까지 여자들이 살아온 것과 다른 삶이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그런 삶을 예비해야 되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미구에 여자들의 삶도 달라지게 되리란 막연한 예감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나라 안팎에 감도는 심상치 않은 풍운이 다만 왕의 성이 바뀌는 역성혁명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예감과도 상통하는 그만의 현실감각이었다.

p.34

박완서의 소설 <미망>은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와 그 안에서의 개인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의 바람은 태임이, 즉 젊은 여성에게 다른 삶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태임이가 이 나라의 여성들처럼 전통적인 굴레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여성의 삶이 단지 빈부와 귀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가능성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작가인 박완서의 실제 삶과 닮아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삶에서와 같이 그의 소설에서 여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지점인 것 같다. 박완서는 당시 사회에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의 복잡성을 그 배경에 깔면서 이야기 해 준다. 많은 여성들이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 요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은 우리나라 사회 전체의 구조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느끼는 막연한 예감은 사회의 변화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나라 안팎에 감도는 심상치 않은 풍운"은 정치적 변화와 함께, 사회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삶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지 외부의 힘에 의해 이끌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박완서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삶의 주체로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가족 내의 드라마로 끝나지 않고, 그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적 사건들이 가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국가의 격변 속에서 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길을 찾아가며, 그들의 선택이 가족과 개인의 운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치열한 탐구가 이루어진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치관과 새로운 시대의 변화 사이에서 갈등하며, 그 과정에서 박완서 작가는 인간의 욕망과 도덕성,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박완서의 <미망>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한 시대를 통과한 인간의 존엄성과 연약함, 그리고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의 인간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게 한다. 특히,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 인물들의 삶과 그들이 겪는 고난과 갈등은 이 소설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박완서는 여성으로서, 또 한 시대를 살아온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극복의 과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읽는 김에 3권까지 읽어야 겠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p****r 2024.08.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망未忘 1
"미망未忘 1" 내용보기
주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던 박완서 작가의 유일한 역사소설 《미망》을 만나보았다. 3권으로 구성된 작품의 시작인 1권은 개화기 인삼농사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개성을 배경으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작품 중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未忘 1》일 것이라는 소회를 남겼다고 한다. 미래의 고전이 될
"미망未忘 1" 내용보기
주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던 박완서 작가의 유일한 역사소설 《미망》을 만나보았다. 3권으로 구성된 작품의 시작인 1권은 개화기 인삼농사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개성을 배경으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작품 중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未忘 1》일 것이라는 소회를 남겼다고 한다. 미래의 고전이 될 작품을 만나본다.
1권은 이야기의 시작인 만큼 긴 흐름을 함께할 주인공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전편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태임과 종상이 주인공일듯하다. 그런데 둘의 악연은 조상 때로부터 이어진 것이기에 벌써부터 불안하다. 이 둘의 행보가 어쩐지 로맨스로 발전할 것 같아서 정말 불안하다. 물론 1권까지는 아씨와 종놈의 관계지만. 하지만 종상은 양반인 이 생원의 손자이고 태임은 상인인 전차만의 손녀이다. 그런데 어떻게 둘의 신분이 아씨와 종놈이 되었을까?

이생원의 횡포를 갚아주기 위해 상인이 되고 엄청난 부를 이룬 전차만은 병약했던 장남이 유일하게 남긴 혈육 태임을 정말 심하게 편애한다. 어느 곳을 가든 어린 손녀를 앞장 새울 정도로 태임을 끔찍이 여긴다. 하지만 이야기 속 거부巨富 전차만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맏아들은 일찍 죽었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뜻을 거역한 막내아들과는 의절하였다, 또, 과부였던 맏며느리는 아이를 낳고 집안 우물에 빠져 자살한다. 전차만은 집안의 수장답게 죽기 전에 누군가를 만난다. 홀로 남게 될 태임에게 언젠가는 힘이 되어줄 누군가를.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불안이 싹튼다. 힘이 아니라 짐이 될 것만 같다는 불안.

1권에서는 태임의 할아버지 전차만이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애꾸눈으로 만들었던 이생원의 손자 어린 종상을 보고는 이성을 잃고 분노하지만 청년이 된 종상이 커다란 부상을 당하자 한양까지 직접 데리고 가서 많은 돈을 들여 병원 치료를 받게 해주는 자상함을 보이는 전차만.

1권의 끝자락에는 태임이 종상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비밀스러운 부탁과 함께 태임은 종상에게 신식 공부를 권한다. 어째 불안함이 하나 더 늘어난다. 비록 하대하는 아씨지만 연정을 품었던 종상이 한양에서 신식 공부를 마치고 나면 어떻게 변할지 걱정이다. 많은 불안과 걱정들이 기우이기만을 바라며, 태임의 행복한 삶을 바라며 2권을 빨리 만나봐야겠다.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미망 #미망1 #박완서 #민음사 #역사소설 #개화기 #개성 #상인 #장편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m******3 2024.09.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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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여성들의 불쌍한 삶에 대하여
"당대 여성들의 불쌍한 삶에 대하여" 내용보기
<나목>으로 좋은 인상을 남겨주신 작가님의 역사소설인데다 당신 작품 중 50년, 100년 후에도 읽힐 작품은 <미망>이 아닐까 생각하셨단 얘기에 읽게 되었다.1권은 인삼 농사와 장사로 부자가 된 중인 출신 전처만 영감 일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여성 서사에 특히 몰입했던 것 같다. 일단 작가님의 작품은 겨우 두 번 읽었기에 확언할 순 없지만 전처만 영감이 금지옥엽으로 키
"당대 여성들의 불쌍한 삶에 대하여" 내용보기
<나목>으로 좋은 인상을 남겨주신 작가님의 역사소설인데다 당신 작품 중 50년, 100년 후에도 읽힐 작품은 <미망>이 아닐까 생각하셨단 얘기에 읽게 되었다.

1권은 인삼 농사와 장사로 부자가 된 중인 출신 전처만 영감 일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여성 서사에 특히 몰입했던 것 같다. 일단 작가님의 작품은 겨우 두 번 읽었기에 확언할 순 없지만 전처만 영감이 금지옥엽으로 키운 손녀 태임에게서 <나목>의 경이를 보며 작가님 작품에는 아주 당차고 주관이 뚜렷한 그리고 누군가는 ‘세다’라고 표현할 법한 여성이 주요 캐릭터란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태임을 제외한 작중 여성들의 삶은 속이 터진달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운용할 수 없고 욕망은 늘 억누르며 살아가야 했던, 한없이 불쌍했던 당대 여성들의 삶이 안쓰러워 목이 메이기도 했다. 하지만 태임은 제 어미의 전철을 밟지 않겠지…? 2,3권이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주의 

미망(未忘)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단 뜻인데 더없이 탁월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전처만 영감에겐 그를 평생 고달프고 외롭게 몰고간 원한이 있었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그 원한의 악순환 때문에 괴로워했다. 영감의 처인 홍 씨는 먼저 보낸 아들과 제 손으로 죽인 것이나 다름 없는 며느리를 잊지 못할 테고 태임의 외할머니 박 씨는 딸을 순순히 시댁에 돌려보냈던 그 날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겠지... 남겨진 태임은 무엇을 미망하며 살게 될까. 부디 3권의 마지막장을 덮을 때는 마음이 아프지 않기를..태임과 함께 미소지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s******e 2024.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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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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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태임이가 이 나라 여자들과는 다르게 살길 바랐다. 이 나라 여자들이 빈부, 귀천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쓰고 있는 숙명적인 굴레에서 태임이만은 풀어 주고 싶었다. -34p?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에 이르기까지 박완서가 채집하고 체화한 한반도의 이야기 <미망> - ??개성 지방을 중심 무대로 한 개성의 거상 전처만 일가의 5대 이야기를 통해 개항, 일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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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태임이가 이 나라 여자들과는 다르게 살길 바랐다. 이 나라 여자들이 빈부, 귀천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쓰고 있는 숙명적인 굴레에서 태임이만은 풀어 주고 싶었다. -34p

?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에 이르기까지 박완서가 채집하고 체화한 한반도의 이야기 <미망> - ??

개성 지방을 중심 무대로 한 개성의 거상 전처만 일가의 5대 이야기를 통해 개항, 일제의 강점, 만주사변, 해방, 6?25 전쟁 등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 에 이르는 한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격변하는 시대사와 일상의 4대 가족사를 담은 생생한 대하소설이다. ??

1930년대 중반 일제 식민지 상황 아래 경기도 개풍군 청교면에서 태어난 박완서작가님이 자신의 체험에 근거하여 갈 수 없는 고향을 배경으로 썼다는 점과 소설 집필 과정에서 아들과 남편을 잃었다는 운명적 시련을 생각하며 읽으니 더 마음이 아렸다.

미망(未忘) :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음

1990년 초판을 출간한 이장편소설이 민음사에서 새로운 표지로 새롭게 출간되었는데, 새표지에서 미망이라는 제목의 글자체가 너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모음과 자음이 넓고도 얇은 전체적인 모양에 모서리 끝 부분에 꺽인 모양이 한자한자 꾸욱꾹 눌러 내 마음에 박아 써 넣은 듯한 형상이다. ??

총 3권으로 되어 1권까지만 읽어서, 전처만의 손녀 태임이가 앞으로 어떻게 해처 나갈지 궁금하다. 완전 세트로 다 구비해놓고 읽어야지 :)


1***g 2024.09.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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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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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같았다.작가님의 여느 글과는 다르게 호흡이 빠른 글이다.흡인력이 크기도 하지만 작가님의 글힘이 갖는 발포력이 대단함을 다시 깨달았다.초반에는 박경리 님의 ‘토지’를 연상했다.지나간 역사를 더듬는 일이라서 그렇게 미리 내막을 치고 읽은 탓도 있다.배경만 다를 뿐 부유한 집을 배경으로 아랫것과 세상의 흐름이 맞물리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레 짐작했다.고작 1권
"흐른다는 것" 내용보기


태풍 같았다.

작가님의 여느 글과는 다르게 호흡이 빠른 글이다.

흡인력이 크기도 하지만 작가님의 글힘이 갖는 발포력이 대단함을 다시 깨달았다.

초반에는 박경리 님의 ‘토지’를 연상했다.

지나간 역사를 더듬는 일이라서 그렇게 미리 내막을 치고 읽은 탓도 있다.

배경만 다를 뿐 부유한 집을 배경으로 아랫것과 세상의 흐름이 맞물리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레 짐작했다.

고작 1권만 읽어냈을 뿐인데 눈앞에 울돌목처럼 바닷물이 휘감겨 도는 것 같았다.

휘리릭 바람이 몰아치듯이 어린 전처만은 늙은이가 되었고 죽었다.

그 안에 홍씨부인과 머릿방 아씨, 태임이, 이성이, 종상이, 재득이, 해주댁이 넘나들었다.

1년치 새경을 두고 도망간 재득이는 어찌 될 것이며 왜놈과 손을 잡은 이성이는 민란을 잘 버틸지 무너질지도 걱정되었다.

머릿방 아씨의 한은 누가 어떻게 풀어줄까.

홍씨부인은 끝내 사과 한마디 없이 전처만을 따라 떠날까.

종상이는 신식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어떤 삶을 살아낼까.

태임이는 아녀자의 몸으로 재산을 잘 지켜낼까.

태남이는 전처만의 뜻대로 무사히 자랄 수 있을까.

모든 이들의 삶이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또다른 궁금증이 일었다.

이생원의 손주, 종상이는 전처만과의 업보를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 되었다.

태임이의 어깨에 내려앉은 무게를 덜어줄 인물로 종상이 뿐이라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하지만 두 집안이 얽힌 과거지사는 무겁다.

다만, 전처만의 인품이 웃어른들의 한을 마음의 한끗 차이로 악에서 선으로 넘겼을 따름이다.

이생원의 악업을 가슴에 품고 칼을 갈 수도 있었지만 어린 전처만은 경제적 성공으로 일으켜 세운다.

송도의 거부, 온 나라 경제의 혈을 짚을 수 있는 상인의 대부.

전처만에 이어 전태임의 삶은 또 어떤 속도로 내달릴지 2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시간이 흐르듯 우리의 삶도 흐른다.

머물면 썩기 마련이다.

아무리 고단해도 부지런히 흐르지 않으면 결국 문드러지고 만다.

육신이든 정신이든 부단히 흘러야 한다.

전처만은 강물처럼 내리 흘러 바다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를 뒤따르는 둘째 아들 이성의 비이성적인 인생은 그만 바다를 썩히는 거품, 앞을 가로막는 쓰레기가 된다.

먼 바다로 흐르지 못한 채 얕은 바다를 맴돌기만 하는 전씨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모처럼 힘차게 달린 독자가 되어 숨이 가빴다.

오랜만에 만나는 달리기였다.

YES마니아 : 로얄 b*****m 2024.08.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박완서 작가의 유일한 역사 대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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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미망>이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미망>은 199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문학사상'지에 5년 동안 연재된 글을 묶은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의 제목 미망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긴 소설이자 유일한 역사소설로 총 세 권으로 나누어 나왔다.19세기 구한말 개성에서 장사로 부를 일군 전처만 집안의 일대기로 개성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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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미망>이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미망>은 199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문학사상'지에 5년 동안 연재된 글을 묶은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의 제목 미망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긴 소설이자 유일한 역사소설로 총 세 권으로 나누어 나왔다.

19세기 구한말 개성에서 장사로 부를 일군 전처만 집안의 일대기로 개성을 고향으로 둔 작가는 '그리움이자 나름의 귀향'을 그렸다고 말한다.

-줄거리

구한말 부정부패가 만연한 시절 소년 전처만은 이생원의 횡포로 아버지가 고초를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분노를 삼키며 큰 부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중국과의 인삼 교역으로 큰 부를 일구었다.

거부가 된 전처만 영감은 둘째 아들에게는 가게를 차려주고 셋째 아들에게는 인삼밭을 맡겼다. 시름시름 앓던 큰아들은 딸 태임을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몰락한 이생원의 손자인 종상은 전처만의 일꾼으로 일하다가 큰 부상을 입고 전처만의 도움으로 양인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전처만 영감이 죽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종상은 난을 일으키려는 마을 청년들로부터 전영감의 상속녀가 된 태임을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태임은 종상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감사해 하며 그에게 한양에서 신식 공부를 하도록 권유한다.

-여자의 숙명

그는 태임이가 이 나라 여자들과는 다르게 살길 바랐다. 이 나라 여자들이 빈부, 귀천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쓰고 있는 숙명적인 굴레에서 태임이만은 다르게 살길 바랐다. (p34)

이 작품의 등장인물 중 가장 안타까운 여인은 전처만의 며느리이자 태임의 엄마인 머릿방 아씨다. 남편이 약골인 걸 모른 채 시집을 와 딸 하나 놓고 청상과부가 되었다.

부잣집인 시댁의 도움으로 친정은 가세를 일으켰지만 본인은 머슴의 아이를 몰래 낳고 자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어도 출가외인이라 친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였다.

산통으로 걷기도 힘든 딸을 데리고 멀리 떨어진 폐가에서 출산하도록 하는 아씨의 친정 엄마가 야속했다. 딸이 낳은 아이를 주워온 것처럼 키우면 되지 않았을까? 그 시절엔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변해 재혼을 하거나 독립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전처만 영감이 손녀 태임이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라듯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하고 있어 다행이다.

-소년의 맹세

소년은 발아래로 바라보이는 도시를 두고 엄숙하게 맹세했다. 큰 부자가 되리라고. 샛골 땅을 다 살 만큼 돈을 벌기 전엔 절대로 용수산을 넘지 않으리라고. 새로운 왕조의 이념인 유교가 가장 능멸하여 거들떠보지 않는 장사꾼이 되어 돈을 벌자고.(p64)

아흔아홉 개를 가진 이생원이 아버지의 푼돈을 뺏으려는 행태를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전처만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리다.

가난과 복수심은 어린 전처만에겐 부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성공에 있어 결핍은 주요한 요소인 듯하다. 부자는 삼대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으면 굳이 애써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절실하게 지켜야 한다는 의지도 갖지 못한다는 거다.

가난이라는 굴레를 체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처만처럼 성공의 지렛대로 맹세해 봄은 어떨까.

구한말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자 양반들은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취했다. 그들의 수탈과 횡포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괴로웠다.

-장사꾼

그들의 입신양명의 꿈은 과거에 급제하는 게 아니라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일이었으므로 송도야말로 조선 팔도의, 아니 청국, 아라사, 일본의 물산과 돈이 집산하는 중심지였고 한바탕 꿈을 펴 보기에 손색이 없는 대처였다. (p240)

고려가 망하고 조선의 도읍지가 한양이 된 이후 개성 사람들은 정치보다 상업으로 돈을 버는 야망을 품게 되었다는 게 흥미롭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미워하고 이씨조선에 대한 반골 정신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돈보다 명예를 추구했다. 집에 쌀이 떨어져도 체통을 지켜야 한다며 글만 읽는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의 이야기도 많이 전해진다. 실리보다 예를 중시하며 해외 문물에 눈과 귀를 막는 바람에 국운이 다했다.

서구 열강들이 앞다퉈 무역 전쟁을 할 때 개성상인들을 주축으로 적극적인 교역을 했더라면 우리의 운명도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전처만은 개성상인으로 상인으로서의 기질을 십분 발휘해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상도에 어긋나거나 교활한 속임수는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둘째 아들 이성이 일본 거간꾼과 금지된 인삼 거래를 하며 이익을 챙긴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왜놈과 손잡고 인삼밭을 도굴하며 작은 삼포까지 털어가는 행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작인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그야말로 나쁜 장삿꾼이었다.

장사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거대한 자본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의 생계를 빼앗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마무리

우리의 역사 중에 조선말에서 남북전쟁을 관통하는 근현대사는 피하고 싶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 시기를 겪고 일어선 우리의 조상들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기에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이기도 하다.

<미망 1>에서는 구한말 개성상인 전처만의 일생을 다루었다. 전처만이 죽고 새로운 주인이 된 태임의 인생이 어떻게 흐를지 <미망 2>를 기대해 본다.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s*****5 2024.08.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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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이야기 민음사에서 출간한 박완서 선생님의 <미망>은 고향 개성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드러난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고향에서 지낸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잘 드러난다면, 고향이라는 장소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은 그곳의 주민들이다. 선생의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는 <미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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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분단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이야기

 

민음사에서 출간한 박완서 선생님의 <미망>은 고향 개성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드러난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고향에서 지낸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잘 드러난다면, 고향이라는 장소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은 그곳의 주민들이다.

 

선생의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는 <미망>은 다소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이 책이 자신의 대표작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선생의 생각과 드물게 시도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이전 시대의 역사소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주변 친척과 지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구를 통해 소설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대하역사소설은 그 자체로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을 갈래야 갈 수 없는 개성의 풍속과 문화를 <미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1888년은 조선왕조의 후기에 해당하고 1894년이 되면 갑오개혁으로 공식적으로 신분제가 폐지되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온다.

 

개성은 고려 시대의 수도를 지낸 만큼 조선왕조에 대한 반골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 많았고, 양반으로 벼슬길에 나아가는 것보다 상업에 몰두해 인삼과 특용작품 거래로 무역의 중심지로 지위를 유지한 곳이다.

 

<미망(未忘)>은 제목이 나타내는 것처럼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 또한, 제목의 동음이의어인 ‘미망(迷妄)’, 즉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상태’인 주인공의 모습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소설은 개성의 거상인 전처만 집안의 4대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미망1>은 전처만과 그의 손녀 태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처만은 어린 시절 동네 이생원으로부터 씻을 수 없는 치욕을 경험했다. 처만의 어머니는 생원의 아들 문수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정작 당신의 아들에게는 물을 들이켜며 젖을 줄 수밖에 없었다. 처만이 돈을 벌어 상인으로 거듭나고 신분제가 폐지되고 생원의 가문이 몰락하고 문수의 아들 종상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중 하나에 일하는 모습을 우연히 확인한다. 불현듯 과거의 치욕과 분노가 치솟음에도 동행한 손녀 태임은 문수의 아들 종상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처만이 아들이 건강하지 못해 가계를 이을 목적으로 빨리 며느리를 보고 2세를 가지게 하지만 아들이 아닌 딸이 태어난다. 손녀 태임에 당시 조선의 여인들이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에서 벗어나게 해 줄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처만은 신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아씨는 친정으로 돌아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불같은 마음이 가슴에 일어나 2세를 잉태하고 아들을 생산한다. 처만은 며느리가 남긴 손자가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처만과 태임은 기구한 역사가 소용돌이치는 시간을 어떻게 돌파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박완서 선생의 작품은 당대 여성이 가지던 한계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여인들의 욕망과 바람을 작중 인물을 통해 구현한다. 북한을 갈 수 있다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는 평양과 개성이다. 고려 시대 수도로 얼마나 많은 유적이 남아있는지, 박완서 선생의 고향이라는 점이 개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미망>의 재출간을 통해 소중한 작품을 알게 되어 반갑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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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2024.08.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