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2%
  • 리뷰 총점8 18%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9.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9)

리뷰 총점 종이책
"섬" 내용보기
작은 섬의 등대지기로 오랜 시간 혼자 살고 있는 새뮤얼, 그는 세상으로부터, 혹은 폭력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해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2주마다 한번씩 오는 보급선외에 접촉하는 이는 없다. 사람들의 권유에 뭍으로 나갈 시도는 해봤으나 사람들과 함께 뭍에 도착했을 때 몇발자국 걷지 못하고 찾아오는 이유 모를 공포와 호흡곤란으로 다시 섬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섬" 내용보기

작은 섬의 등대지기로 오랜 시간 혼자 살고 있는 새뮤얼, 그는 세상으로부터, 혹은 폭력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해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2주마다 한번씩 오는 보급선외에 접촉하는 이는 없다. 사람들의 권유에 뭍으로 나갈 시도는 해봤으나 사람들과 함께 뭍에 도착했을 때 몇발자국 걷지 못하고 찾아오는 이유 모를 공포와 호흡곤란으로 다시 섬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에게 섬은 주거를 위한 곳이기에 앞서 안식처다. 외롭지 않다. 그렇게 그는 섬이 된다.


그럴듯한 사건이나 긴박한 일들이 없는 섬에 어느날 시체가 떠내려왔다. 잊을만 하면 어디엔가 떠내려오는 무연고 시신들이 있었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그를 밀었는데 그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사경을 헤매는 한 남자가 새뮤얼의 섬에 들어섰다. 그들의 동거가 시작됐다. 타인과 함께하는 이전과는 다른 하루하루,새뮤얼은 그와 공존할수 있을까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난민임이 분명한 남자와 새뮤얼의 동거는 침묵 자체가 불안과 공포가 되고 서로의 손끝 하나의 움직임조차 주시하게 되는 묘한 공기를 만들어낸다. 그런 불안속에서 새뮤얼은 잊고 있던 자신의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두려움이 커진다. 나라가 식민지가 되면서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쫒겨났던 어린시절,식민지의 나라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던 아버지. 그리고 소원하던 독립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줄 알았던 나라가 부패정권, 군부독재로 이어지고, 그들과 투쟁하던 많은 국민들, 그중에 하나였던 새뮤얼은 정치범으로 25년을 감옥에서 지내다 나온 세상은 가족마저 그를 반기지 않았다. 그렇게 섬에 정착하게 된 새뮤얼에게 23년간 유지해 오던 일상의 삶에 균열이 생긴다.


평화로운 삶속에 낯선 타인이 함께 하는 나흘동안 소통이 안되는 두사람의 사이에서 어떻게 불신이 쌓이게 되고 불안이 되는지. 어떻게 의심과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나흘간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또한 둘의 이야기 속에 새롭게 생각해볼 거리는 불안정한 정세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난민들의 삶과 식민지 시대를 거쳐간 나라에서 개인의 얼마나 무참히 배척되고 무너질수 있는지 무심한 듯 써내려간 문장들은, 그래서 오히려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작가로 인정 받던 작가가 정작 자신의 나라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소설속 이야기가 역사의 상흔을 다뤘다는 이유였다한다. 출간이 거부 되다가 신생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하면서 셀로 뒤커상을 수상받게 되면서 자국에서도 주목 받게 됐다고 하는데 작가의 이력도 소설 같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k******2 2024.08.2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잔혹한 삶의 끝자락에 주어진 유일한 땅, <섬>
"잔혹한 삶의 끝자락에 주어진 유일한 땅, <섬>" 내용보기
자갈이 흩어진 섬의 해변에 파도에 씻긴 석유 드럼통이 떠 밀려 온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지난 세월 간간이 이런 저런 물건들이 도착했다. 해진 셔츠며 밧줄 찌그러진 플라스틱 도시락 뚜껑, 인조 가발 등. 이따금 시신도 도착 했는데 오늘도 한 구가 있었다.-캐런 제닝스의 <섬> 중에서어느 아침과 다름 없는 하루를 시작하는 일흔 살의 등대지기 새뮤얼은  등대 내부 계단을 내려오
"잔혹한 삶의 끝자락에 주어진 유일한 땅, <섬>" 내용보기

자갈이 흩어진 섬의 해변에 파도에 씻긴 석유 드럼통이 떠 밀려 온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세월 간간이 이런 저런 물건들이 도착했다. 해진 셔츠며 밧줄 찌그러진 플라스틱 도시락 뚜껑, 인조 가발 등. 이따금 시신도 도착 했는데 오늘도 한 구가 있었다.

-캐런 제닝스의 <섬> 중에서

어느 아침과 다름 없는 하루를 시작하는 일흔 살의 등대지기 새뮤얼은  등대 내부 계단을 내려오다 파도에 떠밀려 온 드럼통을 발견한다.

서둘러서 해안가로 달려간 등대지기는 자신이 등대 창문으로 보았던 드럼통 바로 앞에 시신 한 구를 발견한다.

노동자들의 상징인 푸른색 작업복과 같은 색의 플라스틱 드럼통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등대지기는 이 드럼통을 자신이 거주하는 오두막으로 가져가 텃밭에 쓸 빗물을 저장 해두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드럼통 옆에 발견 된 시신은?

앝은 모래층 밑에 단단한 바위층으로 이루어진 섬의 지층에서 시신 한 구를 파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등대지기는 섬에 가장 많은 돌멩이들로 시신을 눌러 버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돌멩이들을 찾아 보지만 시신의 부피가 너무 커서 그 시신을 덮기 위한 돌멩이들을 찾아 다니는 것도 엄청난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지난 23년 동안 등대지기로 섬에 거주 하는 동안  해일에 떠밀려 온 시신은 모두 서른 두 구로 그는 시신이 발견 될 때마다 당국에 신고를 했다.

오랫동안 독재 정권의 지배를 받다 새로 들어 선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은 등대지기의 신고를 받고 섬으로 찾아 와 독재 치하에서 고통 받다 행방 불명 된 이들을 찾아 주겠다는 신념으로 보디백까지 들고 와 섬 전체를 빗질하듯 샅샅이 뒤졌다.

 밀물과 썰물이 강하게 밀려 들어 올 때마다 시신이 한 두 구 휩쓸려 섬에서 발견되고 등대지기가 무전으로 연락을 하면 담당 공무원들은 이렇게 물었다.

'그들은 무슨 색입니까?'

'무슨 말씀인지?'

'무슨 색이냐고요? 시신들, 색이 어때요? 그러니까 그들이 우리보다 피부색이 짙은가 하는 걸 묻는 겁니다. 당신이나 내 피부색 보다 짙습니까?'

'그렇게 보입니다.'

'그럼, 얼굴은 요? 우리보다 긴 편인가요? 광대뼈는 어떻게 생겼죠?'

'그냥 아이들입니다. 아이들 시신입니다.'

'잘 들어요. 우린 바쁜 사람들입니다. 다뤄야 할 진짜 범죄들이 산적해 있었요. 실제 잔혹 행위 말이죠. 다른 나라 난민들이 도망치다 물에 빠져 죽을 때마다 섬으로 가서 시신을 끌고 와야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건 우리 일이 아닙니다.'

'그럼 저 시신들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신 좋을 대로 하세요. 난민 시신은 필요 없으니까.'

섬에 시신이 발견 되어도 더 이상 당국에서 처리 해주지 않게 되자 등대지기는 텃밭을 일구고 돌담을 쌓아서 섬 이곳 저곳에서 벽돌만 한 돌을 주워 모은 뒤 적당한 높이와 길이가 될 때까지 하나씩 맟추며 쌓아간다.

등대지기가 돌을 쌓아 올릴 때마다 작은 만이 조금씩 넓어지고 톱니 같이 생긴 모서리들이 둥그스름해지면서 섬 모양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다.

그렇게 여러 해 동안 공사를 계속 해나갔던 등대지기는 해안가에서 시신이 발견 될 때마다 돌담 외벽 안 쪽에 파 묻어 버린다.

드럼통과 함께 발견된 그 시신도 텃 밭 돌담 외벽에 묻어버리려고 살짝 건드리자 팔과 다리가 움직이면서 시신의 목구멍에서 으르렁 소리가 났다.

50,200,350,500.....

시신의 맥박이 파도 소리에 맞춰  뛰고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모래 밭 위에서 정신을 차린 남자는 등대지기 새뮤얼이 내 준 옷을 입고 홀로 살고 있는 등대지기가 먹고 자는 공간을 차지 하면서 지난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한 꺼번에 밀려 들고 서서히 낯선 이방인의 존재를 두려워 하게 된다.



나라가 독립했을 때 아버지는 심각한 신체 장애를 입었음에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들고 갈 수 없는 책상이며 의자, 전구,의약품, 전화까지 식민주의자들이 남김없이 파괴했는데도 아버지는 이 파괴를 옹졸한 행위나 폭력으로 보지 않았다. 아버지는 새뮤얼이 거리로 옮겨둔 의자에 큰 머리와 앙상한 몸을 힘없이 기대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캐런 제닝스의 <섬> 중에서 

 어린 시절 새뮤얼의 나라는 어느 날 갑자기 식민지가 되면서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가족과 함께 쫓겨났나고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면서 구걸 하는 동안에 국가는 식민지에서 독립해서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군부 독재로 국민을 탄압하고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는 군사 정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장애를 갖게 됐다.

청년이 된 새뮤얼은 자유를 위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고 아버지 처럼 끌려가 감옥에 갇혀서 짐승 취급을 당하며 노동형에 처해진다.

그토록 염원하던 독립을 쟁취한 후에도 좋은 시절은 찾아 오지 않았다. 부패한 권력자들의 손에 넘어간 정부의 무능한 정책에  이웃나라에서 밀려 들어온 난민들까지 나라 곳곳을 들쑤시고 다녔다. 결국 나라는 무정부 상태가 되고 어디에도 살 곳이 없었던 새뮤얼은 등대지기에 자원에서 홀로 섬에서 살아간다.

파도가 밀려 드는 바다는 사납고 무서웠지만 무정부 상태의 육지보다 등대 불빛만 비추는 이 곳 섬의 삶은 자유로운 낙원이였다.



'이것은 땅이다. 나는 땅을 맛보았다. 땅은 내 핏속에 들어 있다. 땅이 내 몸이고 내 몸이 땅이다. 두려움 없이 땅에 맹세한다. 나는 죽으면 땅으로 돌아가 다시 태어날 것이다. 피와 불로 맹세하나니, 땅은 나의 것이고 내가 땅이다.'


새뮤얼은 오두막 돌담 외벽사이 떠밀려 온 시신을 매장 시키는 동안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는 과거의 기억 속에 휘청거렸다. 그리고 이젠 그의 삶의 영역이자 유일한 '땅'에 낯선 남자가 그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런 식으로 도망가지 말아야 했어.'

'난 늙은이야. 내가 누구를 다치게 한 적이 있겠나?'



거대한 석상이 사라진 육지에서 새뮤얼이 군인의 목을 끝까지 졸라서 독립의 깃발을 자신의 손으로 쥐고 흔들며 거리낌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면 그는 자유롭게 육지에서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2021년 부커상 후보에 올라갔던 캐런 제닝스의 <섬>은 영국의 마일스 몰런드 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되면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였지만 정작 작가의 고향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떤 출판사도 선뜻 출판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캐런 제닝스의 세번째 소설 <섬>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식민지 역사의 상흔과 백인 독재 정권의 악랄한 모습을  직접적으로 다루었다는 이유로 여러 해 동안 외면 받았다.


'우리는 빼앗김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런 우리가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캐런 제닝스 

폭력은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을 낳는가?억압된 자유에서 해방되어 또 다른 억압은 누구를 향하는가?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갖은 낯선 이방인들은 사회의 안전망에서 어떤 보호를 받아 삶을 살아 갈 수 있는가?

지도 상  어디에도 없는 섬에 살고 있는 어느 등대지기와 파도에 휩쓸려 온 어느 낯선 남자의 이야기가 모습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 두 발을 안전하게 딛고 걷고 뛸 수 없는 땅 한 평 없는 유랑자이자 난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처음 섬에 들어 왔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마구 구르고 뒤채고 휘도는 파도였다. 고립보다도 길들지 않는 땅보다도 다른 무엇보다도 무서웠다.

그럼에도 새뮤얼은 싫은 내색 없이 파도를, 그리고 섬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를 경외하려 애썼다. 그가 계속 무너지고 또 무너지는 돌담을 쌓은 건 아마도 물살의 공격에서 땅과 자신을 지켜내려는 시도 였을 것이다.

2주에 한 번 오는 보급선이 세상과 유일하게 연결 되는 순간으로  등대지기 새뮤얼에게 섬은 온전히 그의 것, 그의 전부 였다.

파도에 떠밀려 온 낯선 그 남자가 섬 전체를 누비는 동안 등대지기의 고립과 평화가 동시에 깨져 버리고   사람에 대한 동정과 애정이 폭력으로 돌변해버린다.

'외국인이 이 땅에서 우리 걸 갈취하고 우리가 힘들게 쟁취한 것을 훔치게 둘 순 없습니다. 이 땅은 우리 땅이며, 우리 말고는 그 누구도 이 나라에 대한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 말고는 누구도 여기 있을 권리가 없습니다. 이 나라는 우리, 오직 우리만의 나라입니다. 이제 외국인은 더는 환영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똑똑히 보여줍시다. 그들을 내쫓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캐런 재닝스의 <섬>이 2021년 부커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자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뉴욕타임스는 고립된 섬에서 단 4일 동안에 발생하는 이야기를 통해 아프리카의 잔혹한 식민지 역사와 어느 날 난민이 되어 바다 위를 표류 하게 된 현 세계의 비참한 삶이 압축적으로 묘사된 수작이라 평가했다.

낯선 작가의 얇팍한 분량의 이 책<섬>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외로운 섬과 바다 사이를 비추는 등대의 불빛이 하나 둘 꺼지면서 육지와 맞닿은 항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 십만개의 번쩍이는 불빛들이 어디에도 아무 곳에도 닿지 못한 채 끊임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망연히 지켜보던 새뮤얼은 문득 게들이 나타난 그곳, 햇빛이 닿지 않는 해저 깊은 곳, 그들이 수세기 동안 섬으로 길을 내며 온 그 침몰한 외계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거대하고 육중한 몸으로 바위와 다시마와 해안에 밀려온 다양한 표류물과 배에서 버린 해양폐기물을 꾸준히 헤치고 수세기 동안 항상 같은 지점으로 나아가는 한결같은 마음. (…) 이듬해, 그는 두려움 없이 혼자 게를 잡았다. 그리고 14년 동안 한 번에 한 마리 원칙을 고수하며 같은 방식으로 게를 잡았다. 그런데도 게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섬으로 돌아오는 게는 점점 줄다가 결국 어느 해, 돌아오기를 멈추었다.

-캐런 제닝스의 《섬》 중에서

f*******d 2024.08.2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섬》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 내용보기
저 남자가 언제까지 살아 있을까? 새뮤얼의 집, 새뮤얼의 카펫 위에 얼마나 오랫동안 누워 있게 될까? 새뮤얼은 테이블에 대고 손가락 장단을 치다가 한 손으로 얼굴을 부드럽게 쓸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게 되려나. 그치지 않는 이 움직임이 계속 집 안을 채우게 될까. 20년 넘게 새뮤얼 혼자 고독을 지키던 이 집에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려나. 작은 오두막을 점령하며 바닥과
"《섬》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 내용보기


저 남자가 언제까지 살아 있을까? 새뮤얼의 집, 새뮤얼의 카펫 위에 얼마나 오랫동안 누워 있게 될까? 새뮤얼은 테이블에 대고 손가락 장단을 치다가 한 손으로 얼굴을 부드럽게 쓸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게 되려나. 그치지 않는 이 움직임이 계속 집 안을 채우게 될까. 20년 넘게 새뮤얼 혼자 고독을 지키던 이 집에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려나. 작은 오두막을 점령하며 바닥과 벽으로 스며든 이 숨결, 이 맥박, 이 젊음, 이 생명. 새뮤얼은 숨이 막히고 내면의 공포에 질려 숨을 헐떡였다.           p.25

스스로의 선택으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일흔 살 노인 새뮤얼. 그는 23년 동안 등대지기로 일해 오며 홀로 섬에 살고 있다. 2주마다 공급선이 오는 것 외에는 전혀 세상과 교류하지 않은 채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작은 섬에 의식을 잃은 한 남자가 파도에 실려 온다. 처음에는 시신이라고 생각했다. 23년 동안 그가 발견한 시신은 모두 서른두 구였고, 처음에는 공무원들이 섬에 와서 조사를 하기도 했지만 점차 관심이 없어졌고, 대부분 새뮤얼이 스스로 처리해야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남자는 살아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로 인해 오랜 세월 공고하게 쌓아온 새뮤얼의 고립과 평화가 부서지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낯선 남자가 표류해 온 날 아침부터 나흘 동안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난민임이 분명한 그 남자를 먹이고 보살펴주는 과정은 새뮤얼로 하여금 잊고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게 만든다. 새뮤얼의 나라는 식민지 시대, 부패정권,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그는 동지들과 연대해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가 체포되어 23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었다. 독재자가 실각한 뒤 자유의 몸이 되어 등대지기에 자원했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캐런 제닝스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통해 아프리카의 격동적인 역사를 들여다본다. 



처음 섬에 들어왔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마구 구르고 뒤채고 휘도는 파도였다. 고립보다도, 길들지 않는 땅보다도, 다른 무엇보다도 무서웠다. 그럼에도 새뮤얼은 싫은 내색 없이 파도를, 그리고 섬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를 경외하려 애썼다. 그가 계속 무너지고 또 무너지는 돌담을 쌓은 건 아마도 물살의 공격에서 땅과 자신을 지켜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해안을 흐트러뜨리고 어지럽히는 파도가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초목은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고 모든 걸 숨 막히게 만든 질식초도 다룰 수 있었다. 그가 길들이고 싶은 것은 바다였다.                 p. 254~255

작가인 캐런 제닝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나 현재는 브라질로 이주해 살고 있다. 이 작품은 그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브라질에서 집필되었는데,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팬데믹이 선언되며 도시가 봉쇄되었던 당시에 쓰였다. 브라질에 사는 외국인으로 완전히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며, 외딴섬에서 홀로 살아가는 새뮤얼만큼이나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글을 썼다고 작가는 말한다. 일흔 살 노인의 지독한 고독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이 작품은 2021 부커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는데, '비범하고 웅장하며 매혹적'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임에도 밀도 있는 이야기가 꽉 차 있어 숨죽이며 읽게 되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히는 긴장감으로 가득한데,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잠식하는지, 폭력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을 낳는지... 서늘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었다. 특히나 연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방인은 얼마나 쉽게 배척되는가에 대한 사유가 탁월해 나와는 다른 존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나와 생김새가 다르고,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고 해도, 하나의 인격적 존재로서는 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폭력과 야만의 역사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런 작품을 바로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식민지 시대 이후 아프리카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 이야기는 아픈 역사를 지닌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읽힐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달의 사락 r*******n 2024.08.2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 내용보기
2021년 부커 상에 노미네이트 된 남아공의 작가 캐런 제닝스의 세 번째 장편소설 <섬>. 아프리카 해안가의 작은 섬에 카메라가 비치고 앵글은 홀로 있는 등대지기 새뮤얼에게로 향한다. 해변에는 지난 세월 바다를 떠도는 물건들이 간간이 파도에 밀려왔는데 그중엔 시신도 있었다.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 자란 그는 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결국 나라는 잔인한 독재자의 통치 하에 놓
"섬" 내용보기


2021년 부커 상에 노미네이트 된 남아공의 작가 캐런 제닝스의 세 번째 장편소설 <섬>. 아프리카 해안가의 작은 섬에 카메라가 비치고 앵글은 홀로 있는 등대지기 새뮤얼에게로 향한다. 해변에는 지난 세월 바다를 떠도는 물건들이 간간이 파도에 밀려왔는데 그중엔 시신도 있었다.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 자란 그는 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결국 나라는 잔인한 독재자의 통치 하에 놓인다. 체포되어 25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등대지기로 삶을 마감하려는 노년의 새뮤얼에게 벌어진 4일간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새뮤얼은 현재를 살고 있는 동시에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프리카에서 성장한 그는 식민주의자들에게서 독재자에게로 나라의 통제권이 넘어가는 걸 목격하고 오랜 세월 감옥에서 보낸 후 등대지기가 된 지금까지 상실을 견뎌내며 고립된 삶에 익숙했다.



어느 날 해안가로 떠내려온 난민과의 동거는 고되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던 새뮤얼의 일상을 위협한다. 격변으로 인해 일상은 번번이 혼란에 빠진 그에게 변화는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오갈 곳 없는 낯선 이를 받아들이려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끊임없이 분노에 휩싸인 새뮤얼은 점점 그에 대한 원망도 커져갔다.



소설 <섬> 속 새뮤얼의 인생이 그리는 작은 무늬들은 비참하고 불안한 상황에 놓인 식민지와 독재 치하의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을 잘 보여준다. 또한 낯선 방문객의 존재는 우리가 타고난 외부인에 대한 의심과 침략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 두려움에 대한 우화로 그려진다.



과거로 인한 편집증에 사로잡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그의 행동에 상반된 감정이 든다. 트라우마가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 안의 두려움에 맞서 싸워야 하는 게 아닐지. 다 읽고 나니 지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 더욱 깊이 와닿는다.

s******9 2024.08.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 내용보기
<섬 - 캐런 제닝스 (지은이), 권경희 (옮긴이)   비채   2024-08-12>?? 이름 하나 말고는 가진 것 없이 섬에서 혼자 살아가는 일흔살의 늙은이. 새뮤얼. 파도와 함께 휩쓸려 온 시신이라 생각한 남자가 살아 있다. 그 남자는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선이었고, 그 배가 침몰되어 떠밀려온 것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서 자신의 과거가 계속해서 떠올려진다. 그와 함께 있는 4일동안의
"섬" 내용보기

<섬 - 캐런 제닝스 (지은이), 권경희 (옮긴이)   비채   2024-08-12>


?? 

이름 하나 말고는 가진 것 없이 섬에서 혼자 살아가는 일흔살의 늙은이. 새뮤얼. 파도와 함께 휩쓸려 온 시신이라 생각한 남자가 살아 있다. 그 남자는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선이었고, 그 배가 침몰되어 떠밀려온 것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서 자신의 과거가 계속해서 떠올려진다. 그와 함께 있는 4일동안의 기록.


스스로를 섬에 가둔 새뮤얼. 떠밀려온 남자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새뮤얼. 과거 자신의  삶이 난민자의 모습과 같기에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새뮤얼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하였고, 불구가 된다. 그러나 새뮤얼은 이민자 학살에 가담하고, 교도소에서 23년이나 복역한다. (읽었는데… 왜 나의 기억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 하핫) 


누구에게도 환대받지 못한 삶을 살아내는 새뮤얼이 안쓰러우면서도 나라가 흔들리고, 사회가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리면서 이렇게까지 무너져내릴 수 있는지 이해해볼 수 있는 소설이었달까. 


새뮤얼과 난민자를 내내 동등한 입장으로 놓고 읽혔는데,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함과 불편한 마음이 공존했다. 이런 마음을 들게 하는 책들이 널리 읽혀야 한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가독성이 되게 좋다. 엄청 재밌다. 반전이 있다! 이런 요즘 유행하는 (?) 글에 부합되는 글은 아니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분명 있는 좋은 소설임에는 틀림없었다. 


?? 마치 역사 같은 건 없는 것처럼.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은 이 나라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일어난 일, 다른 사람들이나 기억하고 있는 일인 것처럼.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는 게 언제부터 부끄러운 일이 되었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치멜루가 아래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세상 사람 모두 유명해지고 부자가 될 순 없어! 누군가는 땀 흘리며 일을 해야 한다고!“



k********4 2024.08.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 내용보기
자처하여 섬에 고립되어 등대지기로 살아가는 인물 ‘새뮤얼’. 그는 일흔살의 노인으로 한 섬에서 23년간 유일한 주민이자 등대지기 역할을 해왔다. 어느 날 의식을 잃은 산 남자가 등장하며 ‘새뮤얼’의 삶은 변곡점을 맞는다.홀로 살다 남자를 보살피며 ‘새뮤얼’은 과거를 회상한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그가 겪은 생은 야만의 시대였다. 비인간적인 폭력이
"섬" 내용보기

자처하여 섬에 고립되어 등대지기로 살아가는 인물 ‘새뮤얼’. 그는 일흔살의 노인으로 한 섬에서 23년간 유일한 주민이자 등대지기 역할을 해왔다. 어느 날 의식을 잃은 산 남자가 등장하며 ‘새뮤얼’의 삶은 변곡점을 맞는다.

홀로 살다 남자를 보살피며 ‘새뮤얼’은 과거를 회상한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그가 겪은 생은 야만의 시대였다. 비인간적인 폭력이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식민지 지배를 받은 기억, 독립 후에도 이어진 불온한 시대였던 군부독재까지.

‘새뮤얼’은 그런 불온한 시대에 독재자에 맞선 시위에 참여했다가 23년간 감옥에 갇혀야했다. 안타까운 역사를 보며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떠올렸다. 직접 겪은 역사는 아니지만, 그런 역사를 딛고 나아가려는 우리나라를 발견할 때마다 아픔과 자부심을 가진다. 그러니 더욱 과거를 잊지 말아야겠지.

이 책의 작가 ‘캐런 제닝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역사의 상흔을 직접적으로 다룬 본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를 안다면 이 작품을 이해하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몰라도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또렷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s 2024.08.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등대지기 새뮤얼과 이방인 '섬'
"등대지기 새뮤얼과 이방인 '섬'" 내용보기
*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2021년 부커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라고 한다.표지를 보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고요'였다.*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그 파도가 모래 알갱이를 밀고 당기는 소리,가끔 날아드는 새들의 소리 외에는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섬의 모습.그리고 외로이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 하나.잔잔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막상 펼쳐본 책은 내 예상을 훨
"등대지기 새뮤얼과 이방인 '섬'" 내용보기

*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2021년 부커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라고 한다.
표지를 보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고요'였다.

*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
그 파도가 모래 알갱이를 밀고 당기는 소리,
가끔 날아드는 새들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섬의 모습.
그리고 외로이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 하나.
잔잔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본 책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 외딴 섬에서 등대지기를 하는 새뮤얼.
그는 스스로 섬을 가꾸고, 일구었다.
닭을 키우고 채소를 경작하며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새뮤얼은
가끔 늘 그렇듯이 파도가 밀고 온
쓰레기들과 마주했다.

* 빗물받이로 쓰기에 딱 좋은 드럼통과
그 옆에 누운 거대한 남자의 시신.
파도는 쓰레기 뿐만 아니라 이렇게
죽은 사람들도 데리고 왔다.
새뮤얼은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그를 툭 건드려 보았다.
그때, 그 남자는 작은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 그렇다.
그는 살아있었다.

* 나이가 많은 새뮤얼이 그를
오두막까지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컸고, 무거웠으며 새뮤얼은 너무 늙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를 오두막까지 옮긴 새뮤얼.
그때부터 언어도 통하지 않는 그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 새뮤얼은 자신의 섬에 이방인이
들어온 것이 썩 달갑지 않았다.
그는 혼자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다.
과거, 새뮤얼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감옥에서도 혼자였다.
그 기나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고 나온
새뮤얼에게 세상은 적응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 그런 그가 등대지기로 살며 혼자의 삶과
고독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는 그 이방인을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단단한 오해를 쌓아갔다.
의식을 잃은 그를 발견하면서 부터 단 4일.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속에
독자는 새뮤얼의 과거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 아빠와 엄마, 동생과 함께
가난한 그 시절을.
더불어 당시의 식민지와 독재자 시절을 볼 수 있었다.

* 새뮤얼에게 치유는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상처 받았고
그 상처 속을 허우적대며 살았다.
등대를 지키는 지금까지도.
감옥에서는 새뮤얼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하나뿐인 아들을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었을 때,
새뮤얼의 심정은 어땠을까.

* 살다보면 이렇게까지 일이 안풀리고
상황이 안좋아질 수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적어도 내가 본 새뮤얼의 모습은 그랬다.
작은 행복도 잠시 뿐이었고,
그의 삶은 늘 고독과 상처로 가득찼다.

* 나는 낯선 이방인을 통해 새뮤얼이
다시 정을 느끼고 세상 밖으로 나가길 원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섬 밖이 무섭다면
적어도 그 이방인과 부자처럼 지내길 바랐다.
아, 새뮤얼.
그의 고독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것이었나.

* 책은 그리 길지 않았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내 마음까지 편치는 않았다.
스스로를 섬에 가둔 그.
새뮤얼은 이제 안정을 찾았을까.
아니면 아직도 타는 냄새의 공포 속에 갇혀
섬을 일구고 있을까?
어떤 쪽도 편치 않은 결말일 것 같다.
어쩌면 새뮤얼은 자신의 안식처를
이방인과 나눌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예고없이 들이닥친 이방인.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흩어진
그 이방인들의 삶도 너무 안타까웠다.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스스로도 나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 문학이 참 씁쓸해서
오늘은 밝은 태양이 슬프게만 보였다.
새뮤얼, 어찌됐든 만수무강 하세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y 2024.08.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 섬 』 누구나 저마다의 섬에 산다. 섬은 휴식이자 감옥일수도.... 캐런 제닝스 장편소설/ 비채 (펴냄)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부커 상 노미네이트 식민지 시대
"『 섬 』 누구나 저마다의 섬에 산다. 섬은 휴식이자 감옥일수도.... 캐런 제닝스 장편소설/ 비채 (펴냄)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부커 상 노미네이트 식민지 시대" 내용보기
『 섬 』 누구나 저마다의 섬에 산다. 섬은 휴식이자 감옥일수도....캐런 제닝스 장편소설/ 비채 (펴냄)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부커 상 노미네이트 식민지 시대를 지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어떤 이슈로 살아왔는가... 역사가 남긴 안타까운 상처, 흉터를 보듬는 작가.밀물과 썰물 사이 떠밀려내려오는 시신들은 피부색, 나이, 성별 무관하다. 그 어떤 죽음이 안타깝지 않을까마는
"『 섬 』 누구나 저마다의 섬에 산다. 섬은 휴식이자 감옥일수도.... 캐런 제닝스 장편소설/ 비채 (펴냄)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부커 상 노미네이트 식민지 시대" 내용보기






『 섬 』 누구나 저마다의 섬에 산다. 섬은 휴식이자 감옥일수도....






캐런 제닝스 장편소설/ 비채 (펴냄)




우리는 어떻게 섬이 되는가, 부커 상 노미네이트 식민지 시대를 지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어떤 이슈로 살아왔는가... 역사가 남긴 안타까운 상처, 흉터를 보듬는 작가.




밀물과 썰물 사이 떠밀려내려오는 시신들은 피부색, 나이, 성별 무관하다. 그 어떤 죽음이 안타깝지 않을까마는 그 누구의 애도도 받지 못하는 이런 죽음은 정말 아프다. 등대지기 새뮤얼은 그가 일해온 23년간 서른두 구의 이름 없는 시신을 만나왔다. 어느 날 그는 서른 살 초반 정도의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아직 죽지 않은 상태로 그는 새뮤얼의 집으로 옮겨지는데....



시신의 피부색은 왜 묻는 걸까...?

심지어 어린아이들의 시신이었지만, 그 죽음에 대한 애도는 없었다. 단지 그들의 피부색만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되었다. 자유를 향해 몸부림치던 조선의 역사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국의 문단에서 환영받았지만, 정작 본인의 고향 모국에서는 냉대를 받았던 이유는 독재에 대한 묘사 때문이다. 하! 이 부분 역시 울림을 준다.



소설은 낯선 남자와의 만남 그 넷째 날까지를 시간 배경으로 한다. 정치 상황에 대한 묘사, 내면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나라도 새뮤얼을 오해했을까. 아버지가 갔던 길 가난한 사람들에게 독립이란 어딘가 무관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무려 25년이라는 시간 ㅠㅠ 부끄러움이라는 단어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새뮤얼의 모습... 소설에서 그는 젊은 날을 떠올리며 낯선 이방인을 두려워하고 의심하게 된다.



섬이라는 제목이 무척 상징적이다.


소설을 덮고 났을 때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제목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섬이 있다. 마음에 섬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 그 섬에 외부로 나아갈 수 있는지 휴식처가 될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 될지는 이 소설을 통해 만나보시길!








이달의 사락 r******7 2024.08.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사람의 고독
"한 사람의 고독" 내용보기
작은 섬의 등대지기, 섬의 유일한 인간, 70대 노인, 그의 이름은 새뮤얼. 오랜기간 혼자였음에도 전혀 외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다가 육지에서의 사회생활보다 자신만이 일구어낸 섬 생활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껴지는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자와 행간에 고독과 고집이 어둡게 그리고 촘촘히 깔려 있다고 느끼며 읽었다. 그래서일까, 내내 긴장한 상태로
"한 사람의 고독" 내용보기

 
 
작은 섬의 등대지기, 섬의 유일한 인간, 70대 노인, 그의 이름은 새뮤얼. 오랜기간 혼자였음에도 전혀 외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다가 육지에서의 사회생활보다 자신만이 일구어낸 섬 생활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껴지는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자와 행간에 고독과 고집이 어둡게 그리고 촘촘히 깔려 있다고 느끼며 읽었다. 그래서일까, 내내 긴장한 상태로 마음 졸이며 읽었다. 눈과 머리를 재촉하며 다음으로 또 다음으로 넘어갔다. 끝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사회 및 정치에 대한 풍자가 그득하지만 그 부분은 논외로 한다. 내게 더 짙게 남은 정서는 다른 쪽이다. 이 책은 내내 나에게 한 사람이 어떻게 섬이 되어가는지에 대해 말했다. 구석인간을 자처하듯 섬이 되기를 자처한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쫓는다. 거칠고 생생한 질감으로 그 모든 감정과 사유가 흐른다. 어느 날, 낯선 이의 등장으로 그의 세계가 송두리 째 흔들린다. 이 섬에 흘러든 젊고 커다란 생명. 새뮤얼은 그와 함께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고립된 삶으로 나아갈까.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해당 내용은 책을 꼭! 읽어서 마주하시기를!)
 
 
등대지기로서의 삶은 새뮤얼, 그가 온전히 만끽하고 누리는 평화가 아니었을까. 자꾸만 불쑥불쑥 튀어오르는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날 유일한 기회이자 터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뮤얼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주인공 한탸가 떠올랐다. 전반적인 상황이나 서사,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립되기를 자처한 한 인간의 생은 더없이 모순적이고 쓸쓸하다. 가을 초입에 무척이나 어울릴 만한 이야기. 추천한다.
 
 
c****a 2024.08.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출판사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해주기를 바라는 책
"출판사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해주기를 바라는 책" 내용보기
솔직히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길 얼마나 잘했는지 모른다. 아프리카 문학, 그것도 식민지 시대의 아프리카를 다룬 문학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그만큼 이 작품이 너무도 좋았다는 뜻이다.소설의 주인공은 일흔 살의 노인 ‘새뮤얼’이다. 그는 아무도 없는 외딴 섬 하
"출판사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해주기를 바라는 책" 내용보기

솔직히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길 얼마나 잘했는지 모른다. 아프리카 문학, 그것도 식민지 시대의 아프리카를 다룬 문학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그만큼 이 작품이 너무도 좋았다는 뜻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일흔 살의 노인 ‘새뮤얼’이다. 그는 아무도 없는 외딴 섬 하나를 홀로 지키는 등대지기 일을 20여년 간 도맡아왔다. 그러던 중 해안가에 시체 한 구가 떠밀려 온 걸 확인한 그는, 그것이 시신이 아닌 ‘아직 살아있는’ 어느 남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두막으로 데려오게 된다. 사실 그는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가 사고를 당하여 이곳으로 떠밀려오게 된 난민이었고, 새뮤얼이 그를 마주하며 일어나는 나흘 간의 일을 이 소설은 다루고 있다.



여기까지의 내용 설명만 듣고서 혹시 ‘낯선 불청객의 침입으로 인해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일을 다룬 스릴러’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사실 이 소설의 주된 서사는 새뮤얼이 그를 마주하며 회상하는 새뮤얼 자신의 과거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독재 정치 하에서 정치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오랜 기간 복역하게 된 것부터 가족을 잃었던 비참함과 착잡한 감정 등, 식민지 아프리카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려는 남아공 출신 작가의 노력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순히 식민 통치 시대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다시금 현재 서사로 돌아와 이방인 남자와 새뮤얼 간의 따스한 위안과 연대 또한 행복한 마음으로 와닿는다. 좋은 책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필히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해보인다. 흔하디 흔한 힐링 소설이나 힐링 에세이들이 릴스에 널릴 게 아니라, 이런 작품 이런 수작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한다.


#비채서포터즈2기
l******2 2024.08.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