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안에서 이북으로 책 읽다가 졸려 보게 된 영화 ‘다이애나’는 전문가들의 평점이 고작 3점밖에 안 되는 졸작이다. 한 영화에 대한 평점은 개인의 취향이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자신도 이 영화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이혼녀이며 평민이었던 심프슨 부인을 사랑했기에 왕위를 내려놓은 에드워드 8세와 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찰스 황태자나 다이애나가 선택한 사랑은 막장 드라마에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고 특히 다이애나의 남성 편력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십이겠지만 다이애나는 생전에 잠자리를 함께했던 남성들에 대해 침실 성적표를 매겼다고 하는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외아들인 케네디 주니어가 10점 만점으로 최고점을 받았고 남편인 찰스는 최하위점인 1점을 받은 것을 보면 그녀의 사생활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정숙하고 순결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그녀의 외도에 대해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도 있겠지만 다이애나는 천사와 요부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던 여인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 찰스 황태자와 별거한지 3년째, 다이애나는 대인지뢰 추방운동과 같은 봉사활동을 통해 영국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모든 활동을 마치고 집에 온 그녀는 제일 먼저 캔들에 불을 붙이고 오디오를 튼다. 적막만이 감돌던 방은 촛불이 점화되고 음악이 들리는 순간 비로소 생기가 돈다. 한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그녀에게서 짖은 외로움이 풍겨난다. 세상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모든 것을 다가지고 있는 여인이지만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고통 때문에 그녀는 팔과 다리에 자해를 한다. 사랑을 주기만 하고 받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그녀의 내면은 황폐화 되었다. 50억의 인구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한 남자다. 영화는 이렇게 화려함 속에 숨어있는 한 여인의 내면을 보여주며 시작이 된다. 자신의 심리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우나의 남편이 중환자실에 입원했기에 급하게 왕립 켄싱턴 병원으로 달려간 다이애나는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는데 파키스탄계 심장전문의 하스낫 칸이다. ![]() 사랑을 주는 일에 익숙한 그녀는 칸과의 만남도 적극적이다. 일부러 그가 근무하는 병원을 방문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갖기도 하고 병원만 오면 맘이 들뜬다는 말을 통해 그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일에도 성공한다. 데이트가 이어지며 다이애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왕세자비로 대했지만 칸만은 자신을 평범한 여성으로 만나주기에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고 영화는 로맨스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알콩달콩한 사랑의 장면들로 채워진다. 칸이 재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많은 CD를 구입해 듣기도 하고 함께 재즈 바에 가는 즐거움도 누린다. 아직 왕세자의 신분이지만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녀는 일상의 평범한 삶을 즐긴다. 자신을 숨기기 위하여 가발을 쓰고, 칸을 왕궁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담요를 덮어 자동차 안에 숨기기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칸과 자신의 데이트가 세상에 알려지자 다이애나는 칸을 보호하기 위하여 언론에 루머라며 자신의 사랑을 부인하지만 이에 실망한 칸은 자신이 놀림감 신세가 되었다며 분노를 표출한다.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자 실망한 다이애나는 눈물을 흘리지만 사랑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갈등을 이기며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교제는 결혼 이야기로 이어지고 다이애나는 몰래 파키스탄까지 가서 칸의 가족을 만난다. ![]()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은 아직 많은 장애물을 가지고 있다. 칸의 어머니는 다이애나의 명성과 종교적인 차이로 인해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기에 이른다. 다이애나는 개종까지 생각하고 그것도 안 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도피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칸은 망설인다. 그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유명세를 타는 것보다는 심장전문의로서의 삶을 더 원하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비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인 97년 7월에 파국을 맞는다. 시련의 상처로 인해 괴로워하던 다이애나는 칸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데이트 하는 모습을 파파라치에게 공개한다. 상대는 아랍계 부호의 아들인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였지만 다이애나의 마음은 아직도 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제발 전화해 줘요. 부탁이예요”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칸은 전화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그의 전화에 있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다이애나는 전화기를 놓고 나온다. 새로운 연인 도디의 차에 동승하기 위하여 호텔을 빠져 나올 때 전화벨이 울린다는 예감으로 뒤를 돌아보는 다이애나. 이 전화만 받았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이어질 수 있을 것이고 어쩜 다이애나는 그렇게 바라던 한 사람의 아내로 평범한 삶을 살며 행복했을 것이다. ![]() 영화 포스터의 카피처럼 그녀는 50억 인구에게 사랑을 받았음에도 단 하나의 사랑을 얻지 못 했던 비운의 왕세자비였다. 36세의 짧은 생애를 살았던 그녀의 삶은 영화 소재로 매력적이었지만 올리버 히르비겔의 연출은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처럼 밋밋하게 만들었다. 멋진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너무 단순한 구성을 가지고 있고 칸과 다이애나의 사랑도 가슴 절절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기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다이애나 역할을 맡은 나오미 와츠의 연기력은 칭찬 받을 만 하다. 목소리 연기를 위해 다이애나비의 생전 목소리를 매일 들으며 따라했기에 그녀의 어머니 조차 놀랐다고 한다. 또 남성다운 눈빛을 가진 다이애나를 모방하기 위해 눈썹을 밀면서 열연 했지만 아쉽게도 흥행에 실패하고 전문가들의 평점도 후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팬임을 자처한다면 이 영화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오미 와츠는 보이지 않고 다이애나가 살아 돌아온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 다이애나의 집사였던 폴 버렐은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오직 ‘하스낫 칸’ 뿐이었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진정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평생 한 남자를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시대는 점점 더 어려운 것으로 변하고 있다. 이 영화가 주는 유일한 깨달음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여자가 다이애나보다 소중하다는 것이다. 갈수록 사랑의 추가 기울고 있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기꺼이 감당하리라…….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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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애나(Diana, 2013)" 는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로써 왕세자와의 별거 후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기 까지 비운의 삶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마치 신데렐라처럼 등장해 세기의 결혼식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그녀가 불운했던 결혼생활을 끝내고 평범한 행복을 꿈꾸었으나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 슬픈 이야기 입니다.
영화를 Keyword로 요약하면 "다이애나" "나오미 와츠" 그리고 "Candle In The Wind" 으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영화는 주인공 "다이애나" 의 생애중 전체를 다룬 일대기가 아니라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이한 이후부터 파파라치의 추격전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시간들을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화려한 삶 뒤편에 감추어진 평범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선택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곁들여 지면서 여자로서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려던 그녀의 고뇌가 잘 느껴지는 데 언론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던 그녀의 가십기사 뒤에 감추어진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죽음이 더욱 더 슬프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훌륭한 이야기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깊숙히 몰입되지 못했던 것은 제 생각엔 타이틀 롤을 맡은 "나오미 와츠" 의 미스 캐스팅때문이 아닐 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듭니다. 영화 "21 그램" (2003) "킹콩" (2005) "투 마더스" (2013) 등으로 알려진 '나오미 와츠' 는 지적이면서 세련된 외모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백치미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맡아왔고, 그닥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지 못해 왔는데 개인적으론 무거운 영화보다는 로맨틱 코메디나 멜로 영화가 더욱 어울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다이애나' 의 아픔과 열망을 강렬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약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강렬한 임팩트 또한 없어 보이는 등 밋밋한 느낌이 듭니다. 그냥 몰랐던 사실들을 보여주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무척 안타까운 데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여주인공의 연기력이 필요했다고 생각되었으나, '나오미 왓츠' 로는 아쉬워 보입니다. 실존인물이었던 '다이애나' 의 이목구비나 이미지와 흡사한 배우를 찾으려다 '나오미 왓츠' 를 선정한 것으로 판단되는 데 닮은 꼴 말고 그녀의 삶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우선 순위에 두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 생각됩 니다.
끝으로 'Elton John' 의 곡 "Candle In The Wind" 를 소개해 드립니다. 원래 배우 '마릴린 몬로' 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다이애나의 장례식에서 엘튼 존이 추모곡으로 부르면서 재조명받은 곡입니다. 당시 97년 최고의 곡으로 떠오른 "Candle In The Wind" 는 이제는 '다이애나' 를 떠올리게 만드는 데 왠지 곡의 멜로디나 가사 내용이 음미하면 가슴이 뭉클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속 엔딩부를 장식한 '루미' 의 시 내용 "옳고 그름 너머 어딘가에 정원이 하나 있소. Somewhere Beyond Right And Wrong There Is Garden 거기서 그댈 만나리라 I Will Meet You There" 처럼 그곳에선 그녀가 행복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http://never0921.blog.me/22094565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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