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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꽃은 마른 고목에 핀 꽃 이라는 뜻으로, 겨울에 잎이 떨어져 당장에는 죽은 듯 보이는 고목에서도 계절의 순환을 거쳐 언젠가는 꽃이 피어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꽃은 때를 만나 개화하지만 그 때가 오기 전까지는 뿌리, 나무, 줄기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당장에 꽃이라는 결실이 보이지 않더라도 나무는 끊임 없이 때를 기다리며 준비한다. 인생도 어떻게 보면 꽃이 피는 시절은 짧지만 그 때를 준비하는 시간은 길다. 물론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와 순서는 다르겠지만. 책에는 총 3명의 여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궁녀인 김복기, 기생인 천계화, 무당인 신무희이다. 이 책을 보니 소설 토지, 드라마 파친코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급변하는 시대에 태어난 여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인들의 삶은 책의 제목처럼 마고꽃과도 같은 삶이었는데 주어진 삶의 환경이 척박했기 때문이다. 책의 중간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생 천계화의 인생이 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몸종으로 어쩌다 보니 모시던 규수의 예비남편과 첫날밤을 보내고 아이를 가져 태어난 여인으로 태어나기 전 어머니와 함께 양반집에서 쫒겨나 성장해서는 가난을 면하기 위해 관기생으로 팔려가게 된다. 이후 기생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배는 고프지 않아 편안하다고 만족하던 중 또래의 양반과 눈이 맞아 신분 상승을 하는가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살기 위해 마치 어머니의 인생처럼 어느 늙은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알고보니 그 남자는 자기를 관기생으로 판 새아버지였다는 이야기가 마치 막장 드라마와 같지만 담담하면서도 속도감있게 전개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첫 부분에 나오는 김복기는 궁녀인데 실은 기생 천계화의 어머니가 모시던 양반집 규수의 딸인데 집안이 몰락하게 되는 바람에 팔자가 세다는 이유로 입궁하게 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무녀 신무희는 무당의 운명을 피하려고 봇짐 장수에게 시집을 갔다가 험한 꼴을 당하고 결국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무녀가 된다. 세 여인의 인생 여정의 배경이 조선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일본에 침략 당해가는 시기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생 천계화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 같다. 천계화의 살롱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중요한 인물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궁녀 김복기가 궁에서 적응해가는 삶이 궁금해졌고(아마 궁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복기와 천계화가 이복자매로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도 있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과거에는 주어진 환경이 힘들고 고되었다면 현대에는 환경은 많이 개선되어 개인의 정신적인 고뇌가 주된 화두인 것 같다. 사람의 영혼은 카르마가 해원되어 가벼운 상태가 되고 인격적으로 최고 상태가 되어야 태어남을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수명이 짧고 환경이 고되어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환경이 개선되고 오래사는 만큼 정신을 어떻게 맑고 깨끗하게 그리고 수준높게 유지하는가, 그리고 개인의 카르마를 어떻게 해결하고 인격을 완성 시키는가가 숙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