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평이 대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문학비평은 문학작품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분석하고 설명하는 작업을 수반한다. 나아가 작품과 함께 작가나 주변 정보를 포괄한 평가의 결과를 통해서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평가하는 활동으로 귀결된다고 하겠다. 이 책은 문학비평의 다양한 이론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론서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근래 문학비평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글들을 접하면서, 대체로 작품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평가에 앞서 평론가가 적용하는 이론들을 설명하고 개념을 풀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확인하곤 하였다. 따라서 해당 글들에는 평론가가 습득한 지적 정보에 기반한 현란한 이론과 개념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정작 문학 작품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소략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실상 문학작품의 해석은 관점 혹은 방법론에 따라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다. 주로 학교 교육에서 문학이 시험의 대상으로 다뤄지면서, 주어진 지문에 적당한 해답을 찾는 ‘정답 풀이’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작품의 해석은 다양할 수 있으며,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그러한 해석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중요하다. 때로는 자신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 다른 사람의 작품 해석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방법론에 입각한 해석의 결과는 물론 그 과정과 내용에 공감할 수 있다면,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 해석을 다양한 ‘모범답안’의 하나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처럼 문학작품의 해석은 어떤 방법론을 취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결과로 분석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대학에서 강의 교재로 사용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책에서는 먼저 ‘문학비평론 서설’이라는 항목을 통해 비평의 개념과 본질 그리고 작품 평가의 기준에 대해서 나름의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지는 항목들은 문학비평에서 활용되었던 다양한 방법론을 정리하고 있는데, ‘역사주의 비평’과 ‘형식주의 비평’ 그리고 ‘구조주의.기호학적 비평’과 ‘문학사회학적 비평’ 등의 순서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프로이트의 이론으로부터 출발한 ‘심리주의 비평’과 문학 작품의 원형을 고대의 신화로부터 탐구하는 ‘신화.원형 비평’, 나아가 독자들의 반응을 중시하는 ‘독자반응 비평’과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작품을 평가하는 ‘페미니즘 비평’에 이르기까지 주요 이론과 방법론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각각의 항목에서는 해당 이론이 성립할 수 있었던 배경과 방법론으로서의 특징, 나아가 구체적 작품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해당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는 작가와 작품의 제목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때로는 작품의 일부 구절이나 전체적인 개요 등이 소개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책에서 소개된 내용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항목에 언급된 작품들을 찾아서 읽는 작업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각각의 항목 말미에는 해방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 학자들의 원서를 발췌하여 번역한 두 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을 대상으로 각각의 방법론으로 해석을 시도한 논문들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들은 “문학의 영원한 고전이라 할 <햄릿>에 대하여 어떤 해석을 내릴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 해당 논문들을 수록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어떤 방법론을 취하는가에 따라 하나의 작품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의 저자들 역시 전제하고 있다고 파악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