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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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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을 무렵 나는 조그마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 책의 잔향이 오래남아 추후 어른이 되면 다시 한번 읽어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그때의 약속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지켜졌다. 이문열 작가의 책이 아닌 성석제 작가의 책으로. 몰락한 영웅의 초라한 모습이 담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달리 [왕을 찾아서]는 이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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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을 무렵 나는 조그마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 책의 잔향이 오래남아 추후 어른이 되면 다시 한번 읽어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그때의 약속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지켜졌다. 이문열 작가의 책이 아닌 성석제 작가의 책으로. 

몰락한 영웅의 초라한 모습이 담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달리 [왕을 찾아서]는 이미 마음 속에서 죽어버린지 오래된 영웅의 마지막에 인사를 남기기 위해 찾아가는 원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라해진 영웅의 모습보다 죽어버린 영웅의 모습이 더 멋진 것일까.  영화에선 까칠한 핸콕보다 죽어버린 슈퍼맨이 더 환호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영웅은 추억속에서 살지 않고 현재의 시간을 함께 해야 잊혀지지 않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영웅이라 표현되는 마사오는 어느 영웅들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살아왔다. 어느날 문득 나타나 마을을 휘몰아치듯 점령한 것이 아니라 나고 자라면서 그의 치부와 삶의 모습을 다 보여주며 살았다. 신기하게도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환상을 가지고 대했다. 그 덕분에 그는 소문 속의 영웅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한때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내였던 마사오는 광복 몇달 전에 출생해서 일본 이름을 얻었다. 일제 끄나풀이었던 아비와 일본에서 태어난 조선인이었던 어미의 아들로 태어나 결국 깡패가 되었지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살던 남자였다. 다만 열 일곱살에 서른 홀아비의 아이를 임신한 제 누이를 위해 놈의 눈을 낫으로 찔러 소년원으로 간 악행을 저질렀지만 마사오에게 그 일은 가족을 지킨 일이었고 정의로운 일이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무서워하면서도 그를 나쁘다 하진 못했다. 

일제 끄나풀이다가 해방되고도 경찰관이 된 그의 아버지는 6.25를 전후 해 마을에서 사라졌다. 애잔했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처럼 그 시절, 그때의 불합리성에 대해서는 뭐라 덧붙여도 해답이 없을 것이다. 그 시대성에 대해 논한다해도 우리를 울분짓게 만들뿐 여전히 바로잡지는 못한 채 돌아가는 현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역중 배우 박근형의 말처럼 그 시절에도 자신같은 사람이 있고, 후에도 그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딱 맞는 대사였기에 마사오의 아비 같은 사람은 기회주의자의 삶을 살다 떠났다. 그의 식구들만 남겨둔 채로. 

옥살이를 하고서도 마사오는 돌아와서 터를 잡고 살았는데, 잠시 사라졌던 몇년의 세월에 대한 무용담이 뻥튀기 튀겨지듯 늘어나 그는 어느새 마을에서 가장 강한 사내로 소문나 버렸고 그건 어린 원두의 마음에 영웅의 새겨넣는 일이 되어버렸다. 

마을 사람들의 쑥덕거림 가운데서 친화적인 영웅으로 함께 했던 [홍반장]과 다른 모습이긴 하나 마사오도 타인을 보살피며 살았는데, 자신은 병원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다친 사람들을 데리고 병원을 들락거려 꽤 많은 입원비를 외상해 놓은 것을 추후 마을 사람들이 보증서듯 갚아주겠다고 들고 일어선 일만 보아도 인심도 잃지 않으며 살았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다.  무슨 [포레스트 검프]에서처럼 "사단장은 결국 나중에 친구들과 짜고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휘어잡는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가 살았던 시대를 짐작케 만들고 "예전에는 아흔아홉 굽이로 불렸던 고개다"는 식으로 배경을 상상하게 만들지만 소설은 무적의 마사오의 삶에 대해서만큼은 원두의 추억과 눈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난세는 영웅을 기다리지만 웬만해서는 영웅대접 받기 힘든 시대에 추억속 영웅이자 왕이었던 남자의 마지막을 향해 간 원두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영웅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의 마음 속에서 이미 왕은 죽어버렸고 그래서 그는 환상이 아닌 추억과 기억으로 그를 찾아갔다. 

세상의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사람만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작가의 표현이 문맥상의 의미와는 다르게 참 무섭게 느껴진다.  세상이 변해가는데 달라지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하고. 

그래서 한때는 왕이자 소년의 영웅이었던 남자와 한때는 소년이었던 남자의 추억이 어려있는 이 소설을 세월을 더 묵혀 다시 읽기로 마음 먹는다. 물론 약속이 또 다른 방향으로 지켜질지는 그때 가 봐야 알 일이겠지만.



 

i*****i 2011.03.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마사오, 아련한 그리움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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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드라마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주인공이 죽는 것이어야 한다.  주인공이 죽는다면 해피엔딩이라 할 순 없다.  그래도 그는 비장하게 죽어야 한다.  죽어버린 주인공은 그 자체로 그를 욕망하던 이들에게 하나의 우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그의 육체가 화학작용을 멈추는 순간,  그는 완벽한 영웅이나 왕으로 되돌아 온다.  이것은 한 인물을 증오하던 사람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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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드라마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주인공이 죽는 것이어야 한다.  주인공이 죽는다면 해피엔딩이라 할 순 없다.  그래도 그는 비장하게 죽어야 한다.  죽어버린 주인공은 그 자체로 그를 욕망하던 이들에게 하나의 우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그의 육체가 화학작용을 멈추는 순간,  그는 완벽한 영웅이나 왕으로 되돌아 온다.  이것은 한 인물을 증오하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죽음은 그의 과오를 감정의 문제에서가 아니라 객관화의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제왕은 죽을 때를 알고 죽어야 신화로 환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성석제의 소설 <왕을 찾아서> 속 그네들의 영웅이자 왕이었던 마사오의 전설이 시작되고 그가 미화되는 지점도 마찬가지로 그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순간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역 조폭, 마사오의 일대기를 그려내고 있는 소설은 독자들의 기억속에서 아련하게 쓰러져간 한 영웅의 그림자를 불러온다.   마사오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묘사하고 있는 화자는 철저히 어린 시절의 회상과 추억들을 도구로 쓴다.  무소불위의 싸움꾼, 동네 건달, 호색한은 동시에 빈자들의 친구, 정의의 사도, 비열한 조폭들의 희생냥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무엇이 한 시대, 한 인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마사오는 평가가 불가능한 전설 저 너머에 있다. 소설은 비통하게 쓰러져간 왕을 중심에 놓고,  그의 권력을 탐하고 왕좌를 시시탐탐 노렸던 비열한 군상들의 일면들을 나열한다.  유신조, 조창용, 박재천, 그들 수하들의 모습.  지역 패권을  가진 마사오을 정상에서 끌여내려는 그들의 탐욕은 부질없이 폭력과 살인을 낳고 옛 영웅의 죽음과 새 왕의 대관식을 치룬다.   마사오의 권력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화자에게 마사오가 정통성을 가진 이윤, 오직 어린 시절 나의 기억속에 그가 힘과 비범함으로 존재하였다는 데 있을 뿐이다. 굳어진 권위는 흔들리지 않는다.  패권적인 힘은 굴종하는 인간을 대량생산한다.

 

이 수동적이자 마초적인 힘은 이해불가하다.  허나, 모든 권력의 속성이 그와 같다.   권력의 정통성은 권력을 갖게 되는 순간, 획득하는 것이다.  정통성에 근거가 있는것도 아니고 뚜렷한 합법성을 소유하고 있는것도 아니다.  이 소설이 지역 패권을 갖고  오랜시간 통치했던 마사오를 정통의 범위에 두고,  그를 쓰러뜨리려는 외지 패권 조창용과 그의 수하로 돌변한 박재천을 비열한 반역으로 그리려 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마사오의 정통성을 서사로서 완성하는데 화자인 나, 장원두의 기억은 중요하다.  수많은 유쾌한 추억들로 독자의 흥미를 돋우려는 소설의 전략은 독자에게 마사오의 권력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기억을 통해 독자의 동참을 획책한다. 

 

유머와 가벼움, 추억과 성장담, 인간 내면의 보편적인 본질 등을 성석제의 문장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둔중한 조폭 권력의 세력 다툼을 이야기로 묶어내면서도 문장은 전혀 심각하지 않다.  성장담과 추억속엔 어린 시절에 대한 작가의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유머와 가벼움을 양념처럼 바르고 권력 쟁탈의 과정을 통렬하게 그리면서,  궁극적으로 작가는 생활의 편린과 인간의 권력욕을 담아내는 마술을 보여준다.   허나, 그가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문장들은 이상하게도 작위적으로 비추이지 않는다. 

 

"나는 쑥쓰러워하면서 바삭거리는 메뚜기를 씹었다.  그래서 군말 없이 나를 따라나섰던 거로군.  생맥주도 사주고 말이지.  정의의 사도는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 가장 수줍어하는 법이다. 그래서 자신이 구해준 숙녀와 소년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석양 속으로 말 타고 떠나는 법. 속으로는 그 숙녀와 천년만년 살고 싶어 미치겠지만. "    P.262  성석제, <왕을 찾아서>

 

화자는 마사오를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내이자 한 때 그가 가난과 불의, 불평등에 시달리던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고 묘사한다. 그는 아이들의 우상이었고 어른들에게는 왕으로 군림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가 사람의 몸에서 태어났는지를 의심케 만들만큼 큰 영광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장은 어떤 신화와 전설의 화법을 차용한 듯 보일 정도다.  그러나 현실에 그러한 `사내'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는 사람들이 가진 욕망이 가장 극렬하게 드러나는 전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화의 색채가 진해지는 것은 시간을 거쳐간 인간들의 거대한 욕망이 보태어지기 때문이리라.  신화가 영웅성을 더할수록 한가지씩 거짓말을 보태는 법이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에는 잘 생긴 동네 건달 아저씨가 한 분 사셨다.  그분의 집은 아이들의 놀이터나 다름 없었던 묘지가 자리잡은 뒷산 자락에 있었다.  집이 아니라 개집보다 조금 큰 정말 `개집'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멀쩡하게 잘 생기시고 꼬마들에게 일장 훈계도 잘 늘어놓던 그 멋진 분이 그런 곳에 사신다는게 믿어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그 시절엔 그분이 개집에 산다는것도  우리들에겐 신비 그 자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분이 술을 잔뜩먹고 그 개집에서 주무시다 어느 겨울날 얼어죽었다, 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와 꼬마들의 상실감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호령할 것 같았던 그분의 기상과 의기,  독특한 주거 환경은 마을 꼬마들의 이상이었다.  소설속 마사오의 일대기를 읽어나가다 내 기억속 왕이 되지 못한 `마사오'을 떠올린다. 

 

"내 마음의 시생대, 가장 오랜 영토를 지배하는 영원한 왕, 세월이 흘러가도 추억은 남듯이 그가 통치하던 땅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 땅에 있는 것들은 모두 일월이 빛과 그늘에 눌리고 밟혀서 묵은 책 속의 검은 활자처럼 단단하고 납작하게 고정되어 있다.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마사오가 죽은 것이다. 마침내, 드디어, 이윽고 때가 되어 그의 육체에도 안식이 찾아들었다."   P.9  성석제 <왕을 찾아서>

 

권력을 찾아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인간들의 일대기를 그리며, 권력의 허망함과 권력앞의 비열함을 그려내려한 소설은 지역을 떠나 국가, 세계의 권력 속성과 중첩된다.  권력을 획득하는 자가 정의도 획득하는 세계에 우린 살고 있다.  마사오의 1인 독재는 현실마냥 영원하지 못했다.  여왕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왕을 남편으로 맞이하면 된다는 `세희'의 상승에의 욕망과 조폭끼리의 의리보다 화려한 처세술로 왕의 자리에 등극하는 세희의 남편 `재천'은 우리 세대, 권력획득의 표준 메뉴얼처럼 읽힌다.  마사오에 대한 나, 장원두의 아려한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소설속의 나,  장원두가 걸어들어간 안개와 회오리바람이 피어오르는 저 흐릿한 계곡 너머의 `지역'이나 매일 먹는 밥처럼 맛이 없는 일상이 내려앉은 우리 곁의 세상에서나, 그 완벽한 그리움을 대체할 무엇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죽음이 영웅의 신화를 짓듯이,  인간의 끝없는 갈망은 아련한 그리움을 낳을뿐이다.

 

성석제의 소설을 접하기는 처음이다.  그간 신문,TV 등을 통해 관련 기사나 작가의 기고글, 혹은 인터뷰, 여행기 등을 읽고 보아온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성석제는 유머와 농담을 자신의 글속에 담아내길 즐기는 작가로 알고 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그의 재능을 맘껏 발휘한다.  농담과 유머가 소설 전체를 감싸고 있다.  소설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문장을 유머로 비트는 능력이 놀랍다.  독특한 것은 문장의 완성도가 처음보다 뒷부분으로 넘어갈 수록 좋아진다는 점이다.  초판이 발행된 것이 15년이 지났고 아마 그는 신출내기 작가로 이 작품을 구상하고 써내려갔을 것이다.  문장의 완성도가 상승하는 형태라면,  서사의 완성도는 후반부로 갈수록 흐릿해진다.  서사 골격의 완성도를 높였다면 충분히 좋은 소설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점이 아쉽다.

 

이 소설은 독자들의 무의식 속에 잠든, 왕 마사오를 깨웠다.  우리가 되돌아갈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자극한다.  비록 그것이 지금은 아련한, 아릿한,  그 무엇일지라도 한 편의 소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그런 것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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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3

s*****7 2011.04.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재밌는 글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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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장원두가 한때 자신의 왕이었던 '마사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떠올리는 회상들과 그 곳에서 다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것이 이 소설의 간략한 내용이다.   당차게  '마사오가 죽었다'라고 첫운을 띄우는 이 소설은 마사오에 대한 허무맹랑한 소문들, 그에 대한 진실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사오 뿐만 아니다. 글에도 직접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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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장원두가

한때 자신의 왕이었던 '마사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떠올리는 회상들과

그 곳에서 다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것이 이 소설의 간략한 내용이다.

 

당차게 

'마사오가 죽었다'라고

첫운을 띄우는 이 소설은

마사오에 대한 허무맹랑한 소문들,

그에 대한 진실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사오 뿐만 아니다.

글에도 직접 나오지만 자신의 이야기 하나한가 신화이고 전설인 사람이 

계속 줄이어 나온다.

 

나는 성석제의 이야기 톤에 주목했다.

돈키호테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 소설이 이 정도 이야기 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보통 작가들...글 좀 어렵게 쓰는 작가들처럼

절대 사변적이지도 않고 관념적이지도 않고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사실적이며 구체적이다.

그걸 넘어서서 노골적이고 이리저리 까발리면서 슬그머니 조소를 보낸다.

마치 유머집처럼

 

그리고 이야기 하나하나 재밌다.

별로 유쾌하진 않다. 오히려 씁쓸하다.

 

이 책의 주요 줄거리는 그러니까 핵심은

지역의 패권을 누가 먹는냐는 것이다.

 

마사오에서 창용으로 그리고 ??

 

이런 과정에 그려진 각 계파들의 암투, 뒷 얘기들이 그려져 있다.

 

아마 모르지만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현실 비판을 시도하지 않았나 싶다.

 

힘없이 이 모든 사태를 관찰하고

결국 이 판에 헤어나자 못하는 원두를

자신의 분신으로 삼으며

 

특히 정치권...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인물은 하나같이 권력 지향적이다.

어여쁜 여자로 그려진 세희마저도

 

 

이 책의 교훈은 이렇다.

"힘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깡은 충만해야한다."

"대가리 졸라 굴리면서 살자!"

"이빨 까자"

....

"그래서 이기자"

k*****k 2008.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느리기가 어떤 선물을 준다면 그중 하나는 추억이다. 성석제 '왕을찾아서'
"느리기가 어떤 선물을 준다면 그중 하나는 추억이다. 성석제 '왕을찾아서'" 내용보기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1996년 출간되었다가 절판, 시중에서 구할 수 없게 되어 독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수많은 이들을 애태우게 했었다는 작품이다. 제목만으로는 특별히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기 어려웠던 성석제의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로 비유하여 조망하고 있는 작품.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
"느리기가 어떤 선물을 준다면 그중 하나는 추억이다. 성석제 '왕을찾아서'" 내용보기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1996년 출간되었다가 절판, 시중에서 구할 수 없게 되어 독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수많은 이들을 애태우게 했었다는 작품이다. 제목만으로는 특별히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기 어려웠던 성석제의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로 비유하여 조망하고 있는 작품.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로 비유하여 조망하고 있다. 작가는 이 독특한 소설공간이 지금의 권력과 욕망의 세계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장원두는 어린 시절의 영웅 마사오의 부고를 받고 오랜만에 고향으로 향한다. 지역의 패권을 두고 마사오의 뒤를 잇기 위해 지역 밖의 조직과 지역 출신 주먹들이 갈등 중인 것을 알게 된 장원두는 뜻밖의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데..

 

가까이 있으면 언제나 그 힘을, 명성을 느끼게 하는 인물. 그게 어린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아, 그때 그는 얼마나 위대했는지. 라는 문구가 표지에 적혀있던 380페이지 분량의 소설. 장편소설 한 권치고는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는 적당한 분량의 책인데, 읽는데 걸린 시간은 꽤나 짧았다. 그만큼 잘 읽혔다. 1996년 출간된 이 소설은 지역을 대표하는 주먹 이상으로 황홀한 신화에 휘감겨 있던 마사오의 초라하기 그지없는 장례식장이 배경이다.

 

화자는 마사오를 어린 시절의 영웅으로 여겼던 장원두란 인물이다. 마사오가 몰락하기 전 완전히 지역을 떠난 그는 마사오의 부고를 받고 오랜만에 고향 지역을 찾은 소심한 인물이다. 마사오를 내 마음의 가장 오랜 영토를 지배하는 영원한 왕이라 생각하는 그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많은 이들을 만난다. 장성한 어린 시절의 친구들, 왕년의 주먹이었던 노인들, 그리고 첫사랑이었던 세희와의 대면을 통해 옛 추억을 읽는다.



쉽게 읽혔다는 건 가독성이 좋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 이야기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이 작품의 특징은 가벼운 필치다. 작품 안에서 사용되는 여운 짙은 농담과 해학에 '성석제표'라는 이름표를 달아놓은 작가답게 이야기의 전개 속에 폭소보다는 잔잔하게 웃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함께 담겨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무겁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을 지언정 '가볍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웃음 안에 그 시절에 대한 무엇이 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품 안에서 그 시절은 이렇게 묘사한다. 구슬을 가지고 싶었던 시절에는 구슬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왕이었던, 소문이나 신화는 소문이고 신화일 따름이지만 자신 역시 신화를 가지고 싶었던, 그 시절은 화자에게나 독자에게나 "인간에게 빠르기만큼 느리기도 있고 느리기가 어떤 선물을 준다면 그중 하나는 추억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절이다. 그리고 이야기가 흘러가며 추억의 사람들을 만나는 화자.. 그는 추억의 창고를 잠근 자물쇠가 녹슬었음을, 그게 떨어지려고 하는 것임을 직감한다. 그 직감이 독자에게까지 전달된다. 소문을 신화로 만들더라도, 그게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감히 의심하고 캐묻는 아이들은 없었던, 주먹에도 낭만이 있었던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다.

 

작품의 소개글에는 이 소설이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로 비유하여 조망하고 있다. 작가는 이 독특한 소설공간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욕망의 세계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적 가볍고 쉬운 문체로 진지하게 묻고 있다. 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애써 깊게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면 다른 매력이 반감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추억이라는.. 느리게 흘러가는 마음의 흔적을 따라가는 건 어떨까..



l******i 2011.06.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