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질병과 절망에 대한 책이 아니다. 내 멋진 마지막 한 해의 기록이다. 내 자식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려주고, 비극을 맞닥뜨리고도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선물이다. 기쁘게. 두려움 없이. (p 38)
세 아이의 엄마이자 기자였던 평범한 한 여성이 ALS 진단을 받게 되면서, 그녀가 남은 삶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며 완벽하게 기쁘게 살아내는지에 대한 이야기. 보통 루게릭병이라고 불리는, 근육이 차례로 죽어가서 치료법도 치료약도 없다는 그런 병에 걸렸으면서도, 최대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 그것도 정말이지 너무도 아름답고 완벽하게!
나는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고, 내 죽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오늘 나는 살아 있다. (p 13)
사실 이것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단지 '빠른 속도'라는 것만이 다를 뿐, 우리는 매 순간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때론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죽음을 자각하는 그 순간 어쩌면 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될까. 왜 어리석게도 늘 그런 순간에...
삶은, 가장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그렇게 완벽하다. (p 119)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같다고 말했다. 정말 그랬다. 나는 죽어가겠지만 그날 밤 - 그 테라스에서 그들과 저녁을 먹은 후-삶의 완전한 경이를 경험했다. (p 275)
입양아였던 그녀. 병에 걸리고 나서 생모와 생부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이 병이 유전이 아니라서, 자식들에게는 그런 삶을 물려주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고,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 어쩌면 그녀는 이리도 긍정적이란 말인가. 자신을 위해 영구화장도 하고, 휠체어에 앉게 되면 하이힐을 다시 신을 수 있게 되겠다고 기뻐하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웨딩숍도 함께 가고, 아이들과의 여행을 즐기는 그녀. 그런 행동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담하게, 그저 받아들인다. 왜 나에게만 이런 고통의 시간을 주느냐고,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이 주어졌냐고 투정부리고 힘들어하는 대신, 삶은 언제나 그렇게 재미나고 '완벽'한 것이라며 매 순간 기쁨을 느끼며 삶을 찬양할 수 있는 사람. 바꿀 수 없는 현실보다는 바꿀 수 있는 나의 태도를 바꾸는 사람. 나는 과연 그렇게 삶을 대면할 수 있을까. 그렇게 느닷없는 죽음을 대면하는 것과 서서히 늙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 사실 그 둘의 결과는 하나도 다르지 않은데, 받아들이고 살아내는 과정들은 어쩌며 그리도 제각각이란 말인가. 분명 충분히 괴로웠을텐데도 그것을 이겨낸 그녀의 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또한 그녀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아름다운 태도에도 진심으로!
이 이야기는 병에 걸려 죽음에 대면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기쁘고 평화롭게 삶을 살아내는 한 여자의 아름다운 하루하루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
|
불치병에 걸린 엄마가 있다. 절대 치료 될 수 없는 병이고 오히려 하루하루 나빠지기만 한다. 남편과 남겨질 세아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책을 남겼다. 생각만 해도 너무 뻔한 스토리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통속적인 느낌이 될것 같고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짜내게 만드는 신파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속에서 만으로 그만. 이 글의 저자인 수전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루게릭 환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왼손을 쓸수 없는 상태에서 발견된 병이 앞으로는 점점 더 진행 될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근육을 조금씩 못 쓰는 날이 올 것이고 나중에는 걸을수도 말할 수도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냥 어떻게든 죽어지는인생 그냥 그냥 지금처럼 하루를 살 것인가 아니면 치료 되지 않는 병을 탓하며 그저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 미비포유라는 책에서 보면 사지마비환자였던 윌은 자신이 절대 나아질수 없는 인생임을 확인하고 남의 도움이 없이는 평생을 혼자서 살수 없다는 것을 비관하였고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렇지만 수전은 그렇지 않았다. 앞으로 자신에 게 남은 날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보통은 일년 이내로 잡는다고 한다) 그녀는 이때까지 바빠서 가지 못했던 여행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것도 아이들 각자와 함께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친구 낸시와 또 언니인 스테퍼니와 함께. 보통 사람도 여행이라는 것을 한번 갔다오면 힘들다라고 할만큼 진이 빠지는 일이 여행인데 환자가, 그것도 근육이 굳어지는 병을 가진 환자가 여행을 간다는 것이 솔직히 처음에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하여 그리고 환자 본인의 의지로 말미암아 그 모든 것을 다 해낼수가 있게 된다.
또한 입양된 그녀는 생모를 찾고 그녀와의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병이 아이들에게 유전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며 자신의 가계도 찾기에 돌입한다. 어렵게 생부를 찾았지만 그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대신 그의 친척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병이 유전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안심을 한다. 그녀는 자신이 아픈 것을 잊고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내려고 했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그것에 맞춰 추진하려고 했다. 비록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고 어려운 일도 당하기도 했지만 그맠큼 자신들에게 줄 추억이 쌓인것이라 생각하고 더욱 행복해 했다. 왠지 그녀가 행복하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 슬며시 웃음도 지어진다.
사람들이긴 병에는효자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병간호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집안일 봐주는 사람에서부터 절친한 친구 그리고 헌신적인 언니까지 모두들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기꺼이 수전을 도와주는 손길을 놓지 않았다. 또한 빼놓으룻 없는 것이 그녀의 남편 존이다. 그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아이 셋을 돌보고 그리고 수전까지 돌봐야했다. 나중에 근육이 점점 굳어가 혼자서는 화장실 뒤처리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었을때도 그는 묵묵히 그녀를 돌봐주었고 유머로 모든 것을 견디게 해주었다. 아마 그런 남편이 없었다면 수전이 이 모든 것을 다 이루어낼수 있었을까. 새삼 부부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바이다.
이 책은 병에 걸린 환자의 투병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녀가 떠난 모든 곳을 따라다니면서 즐겁게 볼수 있는 여행기 같은 느낌이 든다. 키프로스 섬을 가고 뉴욕을 돌아보며 신혼에 살았던 헝가리를 가고 오로라를 보러 추운 유콘 지방으로 가고 캘리포니아로 떠나고 크루즈를 타고. 그녀와 함께 바쁘게 돌아다닌 일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래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내가 가지 못했던 곳을 그녀를 따라 돌아다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의 입장에서 남겨지는 세 아이들이 왜 걱정이 되지 않을까 . 뒤로 갈수록 그녀의 상태는 나빠지고 있고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하며 스크랩북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눈물이 질끔 나오려고 하면 그녀 특유의 유쾌함으로 그것은 날려버렸다. 자신의 마지막을 이토록 유쾌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활기찼다.
2011년에 진단을 받은 수전이 아직도 살아 있는지 아니면 이 세상을 떠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가 엄지손가락 하나로 톡톡 눌러 쳐서 썼다는 이 글은 남아서 지금의 사람들에게 웃음을, 감동을, 때로는 그 속에 숨겨진 눈물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살아 있다면 잘 이겨내고 있기를, 그녀가 떠났다면 남겨진 아이들이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을 아주 오래도록 잘 간직하고 있기를 바랄뿐이다. 그녀가 벌였던 백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했던 망고 파티를 기억하며 나도 그속에 있었던 사람처럼 망고향이 가득한 그날을 가장 행복하게 기억하고 싶다. It is not a farewell until I say good bye. |
|
자신의 열심히 살아가던 수전 스펜서 -웬델은 어느날 루게릭병을 진단 받게 된다. 정말 너무나 놀랍고도 충격적이 일에 그녀의 모든 시간들과 상황들이 뒤죽박죽 되었을거 같다. 그녀도 어느정도의 혼란스러움을 겪어내고 그녀는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된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그녀의 선택은 지금 내 앞에 그녀의 책이 머무르게 했다. 나비가 팔랑 팔랑 날아갈 듯한 표지그림이 그녀가 지금 머무르는 이곳에서의 삶을 보여주는 듯해 내 마음에도 따듯한 나비 바람이 불어 온다. 그녀가 친구 낸시와 떠났던 오로라를 보기 위한 여행을 읽고 오늘 한참을 검색창에 오로라를 찾아보고 오로라의 이미지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오로라 동영상에 너울 너울 아름다운 오로라의 장관에 직접 가서 본 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으로는 알 수 없는 시공간일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으로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용기있게 선택해 자신의 삶을 하나 하나 채워나간다. 그녀의 세 아이들과 사랑하는 남편 존 그리고 언니 스테파니와 양부모님 , 그리고 보석같은 그녀의 친구들과 나중에 만나게 되는 친척들의 이야기가 그녀가 아프고 난 이후에 일어나는 시간들의 한부분이 되어있다는게 놀라웠다. 우리의 삶은 어떤 식으로 나아가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의 의지에 의해서 나아간다는건 틀림없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매 순간 선택을 하기 때문이지 싶다.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선택이 아닌 순간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다. 수전은 자신의 삶으로 ALS를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아름답게 추억하기 위해서 특별한 선물을 남기는 건 정말 멋지고 용기있는 선택이라는걸 알 수 있다. 수전은 특별해졌다. 아니 원래부터 우리 모두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그저 잊고 지내다가 어느순간 알아버리는지도 .....
|
|
수전 스펜서-웬델은 2011년 마흔넷 나이로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예전에 "김명민"씨가 루게릭병 환자로 열연한 영화를 떠올리며 수전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지 어느정도 상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 영화와는 달리 "수전"은 제목처럼 "안녕이라고 말할때까지" 가만히 앉아 절망과 무기력속에서 죽음을 기다린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사랑한 남편과 가족, 주변인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1년을 살아내면서 움직일 수도 없는 손가락으로 아이폰 터치스크린을 한 글자씩 터치해가며 책을 완성했다.
"가진 것에 만족하라, 있는 그대로에 기뻐하라. 부족한 것이 없음을 깨달을 때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다." 수전은 '노자'의 말을 의지하며 초 긍정의 삶을 살아낸 것이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울지 않았다. 다만 어느 인터뷰에서 그녀의 아이들에 대해 말할때는 울고 말았다. 세 아이의 엄마였기에...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그 아음이 느껴져 마음이 아렸다. 자신의 마지막 1년을 어느누구보다 아름답고 훌륭하게 살아낸 수전의 삶을 보면서 그저 감사함과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내게 있는것 보다는 없는것을 불평하며 살아온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내가 가진것은 그저 당연한 것이고 가지지 못한것은 안타깝고 속상한 것이라 여겨 삶에 만족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순간순간 모든것이 감사의 조건이 된다는 것을 일깨울 수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
|
좋은 기회로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짧은 구절의 미리보기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특히 이게 실화라는 사실에 더욱 보고 싶었다. 여기서 나오는 수전 스펜서 웬델은 기자이면서 세 아이의 엄마였다. 평범한 일상. 정신없이 하루하루 보냈던 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왼쪽 손이 조금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 가서 진단한 결과 ALS 진단을 받게 된다. ALS 즉 루게릭병이라고 하고, 근육이 하나씩 차례로 죽어가는 병으로 치료법도, 약도 없었다. 보통 발병 후 3년~5년사이에 사망할 수 있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그녀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곧 자신의 현재 상황에 인정하게 된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최소한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은 1년. 그 1년 동안 절망하고 분노하는 대신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멋진 추억 여행을 떠난다. 그녀는 병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ALS 통해서 삶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자신의 글을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른손 엄지손가락 한 손으로 아이폰을 한 자 한 자 두드려 책을 완성하였다. 만약 내가 수잔이라면 어땠을까? 당장 내일이 내 몸이 점점 굳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나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중간까지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 자리에서 한참동안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까지 어떻게 보내야할지 머릿속에 엉망진창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제일 생각나는 장면은 수잔은 입양아였기에 생모와 생부를 직접 찾아 다녀 자신의 병이 유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자식들 또한 이 병에 걸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한 모습에서 나도 함께 안도를 했다. 그녀 역시 엄마였고, 내가 생각하는 엄마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하고 대단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세 번의 임신 기간은 수월하게 지나갔고, 나는 매번 포동포동하고 발그레한 아기를 낳았다. 세 번 다 깔끔히 제왕절개를 했고 다음날 바로 걸어다녔다. 나는 한결같은 사랑을 알았고, 세계를 돌아다녔다. 훌륭한 배우자와 결혼했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했다. 나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았다. 갓난아이 때 책임감 있는 부모님에게 입양되었고 마흔살에 생모를 만났고 그러고 얼마 있다 생부의 가족도 만났다. ALS가 그들에게서 유전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았다. 포동포동하고 발그레한 내 아이들이 나와 같은 운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살아 있었다. 내게는 일 년이 있었다. 어쩌면 더 오래 살 수 도 있지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것은 앞으로 일 년이다. 바로 그 자리, 버거킹 주차장에서 나는 남은 일년을 지혜롭게 살기로 결심했다.“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中에서 P 37) 이 책을 먼저 접한 독자분은 이렇게 말을 했다. “내 몸 근육은 수잔의 것보다 강하지만 마음 근육은 비교도 안 되게 약하다” 이번 기회에 그녀의 삶과 인생을 보고 느끼지 못했지만 간접적으로 함께 느끼고 아파했고 즐거워했다. 끝으로 그녀의 말 한마디로 마무리 하겠다. “ 삶은, 기대하지 않은 순간 더 없이 완벽하다는 것을”
|
|
ALS, 흔히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이 병은 근육에 붙은 신경이 죽으면서 근육까지 죽게 만드는 신경근 질환이다. 대개 처음 증상이 오고 삼 년에서 오 년 안에 죽는다 당신이 곧 죽게 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무엇을 보겠는가? 마지막 한 해를 누구와 함께 보내겠는가? 이 질문에 멋지게 대답한 사람이 있다. 수전 스펜서-웬델
이 책은 루게릭병이라고 알려진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진단을 받은 수전 스펜서- 웬델이 자신의 이야기를 쓴 글이다. 루게릭병은 아직 까지 치료약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병을 진단 받은 사람은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전 역시 처음에 자신의 왼손이 힘을 잃기 시작했을때 부터 루게릭병으로 진단을 받았을 때까지 절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전은 절망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수전의 병이 안타까워 눈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됐지만 수전은 정말 용감하고 멋지게 자신을 삶을 살아 나갔다. 입양아 였던 수전은 생모를 만나고, 그리고 돌아가신 생부의 가족들을 만나고, 친구와 북극의 오로라를 보러 가기도 했다. 세 명의 아이들과도 각각 여행을 한다. 책 속에서 수전은 자신의 병세를 심각하지 않게 드러낸다. 손가락의 힘이 없어서 아이폰의 자판을 한자씩 문질러 가며 책까지 내는 수전을 보며 이렇게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 마저 들게 했다. 수전을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이 살아 온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것 같았다. 헝가리로 가기 위해 남편과 결혼 했었던 이야기와, 남미에서 첫 아이를 낳았던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과 수전의 양부모, 수전의 친구 낸시의 이야기들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삶을 마무리 해야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이 왔을때 나는 수전처럼 용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신에게 무수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았을 때는 작은일 때문에 짜증도 나고 화가 나지만, 자신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르게 행동 할 것이다.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최선의 다해 삶을 살아 가야겠다.
|
|
“불치병이어서 감사합니다” 조금씩 근육이 마비되고 마침내 심장마저 멎게 된다는 무서운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한 목사는 오히려 자신이 아픔으로써 세상을 위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긍정적인 태도는 유별난(?) 것이다.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육체보다도 정신이 먼저 병들고 죽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나 역시도 그럴 것 같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지만,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 하여도 그토록 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도 부족함이 없는 남편이 있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도 셋이나 낳았다. 이십 년 가량 법원 출입기자로 살면서 특종도 여러 차례 잡았다. 가정과 직장,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아 하였는데 그녀는 훌륭히도 해내고 있었다. 왼손에서 조금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녀의 삶은 모난 곳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약간의 신경적인 문제일 거라 믿었을 뿐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야만 한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피하고 싶었던 한 마디 ‘ALS’를 의사로부터 듣는 순간 그녀의 삶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원치 않는 정보까지도 무참히 쏟아댔다. 치료법도, 치료약도 없이 죽음을 향해 걸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아프다는 사실을 숨겨보려고 했고, 이제껏 해왔듯 컬럼을 작성하는 일에 열을 올려보려고도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걷는 것도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두 다리로는 힘겨웠다. 결국 그녀는 병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을 것이고, 마침내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어려웠다. 세상을 떠나는 일도 힘들었으나, 남은 식구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서글퍼졌다. 더구나 막내는 자폐와 유사한 야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훌륭한 남편에게도 아이 셋은 버거울 것이었다. 수용하되 용감히 맞서기로 작정했다. 증세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기에, 남은 시간 동안 그녀는 행복해야만 했다. 입양 가족에서 행복하게 성장한 그녀는 나이 마흔이 넘어 제 원가족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마음 한 구석의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이 비로소 온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친부모의 존재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사랑을 택한 후 남편과 함께 했던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여전히 멋졌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나이 들고 병든 몸을 이끌고 왔지만, 훌륭하게도 사랑만은 식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제 아이들은 엄마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었다. 그 날이 왔을 때 어떤 엄마로 자신을 아이들이 기억해줄지, 여행을 하며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모든 것은 이별을 위한 준비이면서 성장이었다. 결코 얇진 않은 이 책 역시 그녀가 성장 과정에서 내놓은 결과물이다. 운동선수와는 달리 질병이 그녀의 글솜씨를 앗아가진 않는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하지만 손이 온전할 때처럼 자유자재로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펜을 돌려가며 글을 쓸 수는 없다. 아이폰의 자판을 두드려가며 제 생각을 적어나갔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보다 숭고한 마음가짐으로 접했어야만 하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6월 4일 영면에 들어갔다.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름다웠다. 끝나는 순간까지 삶은 끝나는 게 아님을 그녀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모두에게 알려주었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듯이 살고 있는 내 영혼이 이번 기회에 깨어났으면 좋겠다.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기쁘게 살아낼 수 있는 게 바로 인생이어야만 한다. |
|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
문학동네
남과 다른 희귀병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로 절망하지 않고 남은 일년동안 가족들과 여행을 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었습니다. 루게릭병이란 근육이 하나씩 차례로 죽아가는 병으로써 치룔법도 치료약도 없는 병이라고 하네요. 고작 일년남짓 살 수 있는 시간뿐이랍니다. 왜 내게 이런 병이 걸렸을까하고 포기하고 절망하지 않고 가족들과 이웃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냅니다. 나의 몸의 문제점을 알아보려고 시도를 했지만 그것 역시 잘 되지 않았어요. 생부인 외과의사 닥터 파노스 켈라리스. 하지만 이미 죽고 없었지요. 매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본문중에 노자말씀이 있었어요.
"가진 것에 만족하라. 있는 그대로에 기뻐하라. 부족한 것이 없음을 깨달을 때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다."
멋진 말입니다. 이 말처럼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내가 가진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고 자만하면서 살지 않았나 싶네요.
자신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잘 표현한것 같아요. 감동적이었고 좋았습니다.
|
|
가장 기대하지 않은 순간, 삶은 더 없이 완벽하다. 안녕이라고 말할때까지
수전 스펜서-웬델, 브렛 위터 지음, 정연희 옮김 / 2014 / 문학동네
스테퍼니에게 바친다는 이 글이 언니가 한명 있는 나로서는 백배공감한다.
나는 사실 '감동실화' 이런 말에는 오히려 무관심해지는데 '뉴욕타임즈, 아마존 베스트셀러, 전세계 22개국 번역출간'이란 말에 그런정도는 읽어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많은 관심으로 시작한게 아니라 진도도 더뎠다.
그런데 읽을수록 수전의 상황에 가슴아픈 마음으로, 깊은 숨으로, 진심으로 읽고 있었다.
공감, 이해! 내가 그 상황을 겪지 않으면서 감히 사용할 수 없는 언어라 생각하고 세 아이의 엄마이며 한 남자의 부인이며 누군가의 딸이며 동생이었던 수전 스펜서 - 웬델의 생의 마지막 투혼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웨슬리 이야기로 시작하여 480여 페이지로 끝을 맺는 이 책에서는 다시한번 볼 요량으로 붙인 플래그가 줄이고 줄여도,, 많다. + 여행은 꿈꿀 때보다 떠났을 때 더 완벽했다. (p.012) 나는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고, 내 죽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오늘 나는 살아 있다. 나는 돌고래에게 키스하는 내 사진을 보며 울지 않았다. 내가 잃은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고, 기쁘게 살아왔다. (p.015) 일 년 동안 병원에 가지 않았지만 더 미루는 것도 이제 지쳤다. 머리통을 후려 맞는 순간을 기다리는 긴장감이 지긋지긋했다.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아서 병원에 가기 전날 마이애미에서 혼자 저녁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존이 내 소원을 들어주었다. 사랑은 이해할 수 없어도 동의해주는 것이다. (p.031)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로 내 시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세 아이와 따로따로 여행을 약속했다. (p.101) 나는 그날 해롱해롱한 정신으로 깨달음을 얻은 이후 그곳 해안선에서 균형감을 되찾았다. 내 육체와 영혼을 만들어준 활동적인 여자와 나를 키우고 통제하고 형성해준 헌신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p.150) 이제 그는 내가 쇠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두려웠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순간순간. 근육이 하나씩 소실될 때마다 존과 나는 함께 성장했다. 그 모든 선명한 순간들을 같이하며 그는 한결같이 나를 지지해주었다. (p.201)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운이 좋은 거예요. 여러분 모두를 만났으니까요. 내 아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어요. '너희는 유전때문에 고통의 선고를 받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내 일부는 훌륭한 한 남자에게서 비롯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훌륭한 분들에게서요." 나는 나를 입양한 부모님에 대해 말했다. 나를 위해 희생한 분들. 내게 큰 기대를 걸고 내 곁을 지켜주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분들.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같다고 말했다. 정말 그랬다. (p.275) 이십오 년 동안 아버지가 내게 전화한 횟수가 채 다섯 번도 되지 않은것 같다. 아버지는 내게 같이 점심을 먹자거나 영호를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한결같이 다정했다. 내가 직장에 다닐 때도 내 아이들을 데려왔고 내가 아파서 운전을 하지 못하는 지금도 내 아이들을 데려온다. 아버지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대신 하러 다닌다. (중략) 내게는 책장을 만들어주었다. 방마다 크라운몰딩 시공도 해주었다. 그것이 아버지의 사랑의 언어였음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p.296)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린다. 내가 어떻게 느낄지는 내가 선택한다." 나는 늘 혼자 되뇐다. (p.347) 그 빛깔을,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았다. 그리로 내려가 수영을 하고 모래밭에서 춤출 수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것이 내가 날마다 조금씩 더 배우는 비밀이다. 내가 가질 수 없거나 할 수 없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욕망을 버려라. 그것은 고통을 버리는 것이다. (p.406) "하느님, 안녕하세요." 나는 기도했다. "제발 이 수수께끼를 풀어주세요. 제발 이 병이 ALS말고 다른것이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엄마를 잃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들은 잘못한 게 없어요." 나는 메달을 얹은 손바닥 위로 물이 흐르는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곳에 가만히 서 있었다. 간절히 바라면서. (p.411) 지금 나는 더 여려졌는데, 이것을 루게릭병이 준 또하나의 긍정적인 측면이다. 치키오두막에 눌러앉은 나는 머리나의 방이 뒤죽박죽인 것은 볼 수도 없고, 그저 참선하는 마음으로 자연과는 싸울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명상한다. 십대 소녀의 어지르는 습관과도 싸울 수 없다. (p.423) 일찍이 심리치료사가 존과 내게 아이들과는 내 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의 말이, 아이들은 스스로 준비가 되었을 때 물어본다는 것이다. (p.426) 나는 그 순간 내가 생각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 너는 지금 출발점에 서 있다고. 너는 네가 원하는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고. 나는 그 애가 성장하여 어떤 여자가 될지 보지 못할것이다. 그애가 졸업하는 것도 보지 못할 것이고 졸업 연주회에도 가보지 못할 것이다. 그 애를 댄스파티에 데려갈 데이트 상대도 만나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가 그것을 얼마나 원하는지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p.433) |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 루게릭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병인지 알게 되었다. 과연 나라면, 내 가족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만도 영화를 보는 내내 힘들었었다. 그런 병을 안고 세 아이의 엄마가 마지막 순간을 같이 하면서 담담하게 써 내려간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를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알면서도 자꾸 잊어버리기에, 용기내어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증상은 점점 온 몸으로 퍼져나가, 2011년 6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즉 루게릭병 진단을 받는다. 마흔넷의 나이에 근육에 힘을 실어주는 신경이 파괴되는, 치료법도 치료약도 없는 병에 걸린 것이다. 이십 년 가까이 법원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오던 그녀는, 이제 평생의 업으로 생각했던 기자생활도 접고 일상생활과도 멀어지게 된다. 지금, 앞으로 하지 못할 일을 두고 안타까워하는 것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긴다. 그녀는 세 아이와 한 명씩 따로따로 여행 계획을 세운다. 물론, 전적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여행으로 엄마와 오롯이 함께하는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그동안 쌓아두었던 아이들의 사진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엄마 말고는 그 기억의 순간을 메모할 이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는 정성껏 진행한다. 첫 아이 머리나의 사진을 들쳐보며 엄마가 된 감동의 순간들을 떠올리는 수전. 부모로서의 삶을 선물해준 아이들이 있었기에 삶은 더 완벽하고 행복했으리라.
그녀가 기록한 자신이 사랑하는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아프기 전의 일상적으로 했던 행동들이 있어 가슴을 울린다. 난 지금 어떤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을까. 매번 종종걸음으로 바쁘다를 외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지금이라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기록하고 감사해야지. 그럼으로써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로 글을 쓰다가 나중에는 엄지 손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서도 아이폰 터치가 있어 감사했던 그녀. 입양아로 살면서도 항상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삶을 누렸던 그녀. 병이 진행된 후 연락이 닿은 생모를 만나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며, 생부의 고향을 찾아가 친척들을 만나고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며 자신의 병이 유전이 아님을, 자식들에 대한 걱정을 덜며 안도하던 그녀이다. 내가 죽는 순간. 나는 어떤 기억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 남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이, 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용기있는 선택으로 그녀의 가족은 매 순간 행복하기 위해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으니까.
아이들에게 병을 알리지 않았고, 서로 병에 대해 대화도 하지 않았지만, 어느 새 엄마의 병을 알고 있던 아이들은 내색조차 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사춘기인 첫째 머리나는 엄마와의 여행에서 ALS의 상징인 수레국화를 발목에 문신으로 새기고 싶어하고 불평쟁이 둘째 아들 오브리는 엄마에게 사랑을 담아 "Eye-heart-u." 문자를 보낸다. 셋째 웨슬리는 자폐증과 비슷한 아스퍼거 진단을 받았지만 그림에 소질이 있어 엄마에게 끊임없이 그림으로 사랑을 전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기에, 아파하기보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들의 가족애가 느껴져 더욱 감동적이었다.
비록 그녀가 아이들 곁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들이 있기에 든든하리라. 그녀가 손가락 하나로 완성한 마법 같았던 일 년의 순간을 기록한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그녀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추억이리라. 남은 1년 동안의 기억을 평생 추억으로 간직할 아이들을 위해 그녀가 최선을 다해 살아갔을 시간들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나 또한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앞으로 남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을 꼽지 않았을까 싶다. 특별한 여행으로 평생 남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 또한 같다. 아이가 커 갈수록 사진을 찍어도 인화하고 앨범으로 만들어 놓지 못한 나의 게으름 또한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연말이면 항상 사진 정리를 해야지 결심했다가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는데, 당장 진행해야겠다. 그녀의 책을 읽는 내내 지금 내 일상에 감사하며, 내 옆에 있는 이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가꾸리라 다짐한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