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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셋에 아들 하나인 우리 집에서 오빠의 군대는 별나라 이야기였다. 엄마의 눈물 바람으로 오빠를 군대에 보내고 이후엔 오빠의 잦은 부상으로 엄마는 늘 마음이 아팠다. 군대에서 군병원에 가는 것.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다고 한다. 웬만하면 참고 견디는 것. 그게 그들만의 룰이었을까?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남자들만의 세계, 여자들이 갈 수 없는 세계가 이런 것이었나 싶어 우울한 마음이 든다.
때는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웠던 그때, 탄약고에서 야간 근무를 서고 있던 이필립 앞에 의문의 남자가 등장한다.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남은 군 생활이 편안해 질 거라는 것. 그 제안은 바로 국군광주통합병원에 입원해 치료 받던 한 친구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라는 것. 필립은 이등병 시절 유격훈련 중 무릎을 다쳐 자대와 군 병원을 오가며 생활했고 그랬기에 제때 진급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남은 시간 탄약고 야간 근무로 조용히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무시하면 그만 일 수도 있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필립의 군 생활은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든다. 육해공뿐 아니라 해병대에 특전사 그리고 베일에 싸인 정보부대 출신까지. 이곳 국군광주통합병원은 그들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시스템이 있다. 그 안에서 친구는 왜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 죽음을 파헤치면서 또 다른 자살 사건이 발생되고 죽음의 원인이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여자들의 세계를 남자들이 이해 못 하듯, 남자들의 세계를 나는 이해 못할 것 같다. 한창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남자들을 군대라는 곳에 모아 놓고 훈련을 시키는 것. 그 안에는 분명 좋은 사람들이 있고 멋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질 나쁜(?)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질 나쁜 몇몇의 인간은 평범하고 얌전한 남자들을 선동해 나쁜 짓을 일삼고, 남자들만 있는 그곳의 룰을 자기 식으로 악용하고 이용한다. 여자인 나는 남자의 심리를 잘 모른다. 왜 그렇게 했어야 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생각해보지만, 그 분위기를,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나는 그들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다. 철저히 계급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까라면 깔 수밖에 없는 부상은 꾀병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데 너는 왜 버티지 못하니?’ 이 세상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하는 소수가 있고, 부상을 당해도 더디게 회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모두를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그곳에서 남자들은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까이면 남을 까야 한다.
만약 군대에서 다치지 않았다면 보지 않아도 되는 군 병원의 또 다른 이면. 인간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20대에 특히 그랬고, 이제는 그냥 살아가기도 한다. 한창의 나이 20대. 젊은 친구들은 군 병원에서 환자복을 입고 무슨 생각을 할까? 계속 아픈 것이 군 생활을 편하게 하는 방편일까? 아니면 빨리 퇴원해 자대에서 군 생활을 하는 것이 편한 것일까? 남들처럼 평범하게 군 생활을 하지 못한 것, 다시 자대로 왔을 때, 다 낫지 않은 몸을 가지고 참으면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 꾀병이라 치부하고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선임과 후임들의 모습을 보는 것, 어떤 것도 기분 좋은 상상이나 현실은 아니다.
조직이 가진 드러내지 않은 폭력과 그 분위기를 빨리 적응하는 사람만이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군대라는 곳. 너무 먼 이야기이고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점점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내가 아들만 둘이기 때문일까? 우리의 아이들이 군대에 갈 때에도 그런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겠지? 예전보다 군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그 안에서도 상처 받고 자살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조직이 어떻게 변해야 보다 나은 군대 생활이 될까? ‘살고 싶다.’ 독백처럼 말하는 주인공의 그 말이 오늘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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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어떤지 나는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는 국민이 꼭 해야 하는 일 가운데 국방의 의무가 있다. 이것은 남녀 모두한테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는 조금 불만을 가지고 있을 듯하다. ‘왜 우리만’ 하는. 그냥 보내는 두 해 조금 넘는 시간은 빨리 가지만 군에서 보내는 두 해 이상은 잘 가지 않을 거다(지금은 두 해 안 되려나). 먼저 그곳에는 남자들만 있고 상하관계가 뚜렷하고 해야 하는 것 지켜야 하는 것도 많다. 잘 모른다면서 이런 말을. 책 같은 데서 조금 본 것뿐이다. 일어나고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군대에 갔다 오고는 몸이 좋아지기도 한다. ‘군대 체질인가 봐’ 하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두 그럴까. 군대 이야기를 보다보니 학교도 생각났는데, 학교가 군대보다 좀 나을 것 같기는 하다. 개성을 존중해주지 않는 것은 비슷하지만. 군대는 모두 같아야 한다. 튀면 안 된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반사회와 동떨어져 있고, 그곳에는 그곳만의 규칙이 있다. 그것을 지키지 않고 적응하지 못하면 아주 힘들다. 군대 잘 적응하면 그럭저럭 지내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지옥같은 곳일 듯하다. 하루가 한 해 같을지도.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계급이 조금씩 올라서 전역할 때가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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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제목으로 붙든 독자의 시선을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결코 놓아주지 않는다. 1인칭 시첨의 탐정물 형식을 빌려 언뜻 경직되고 다만 관습적으로만 보일 따름인 군대 문화의 이면에 놓인 폐쇄성과 폭력성을 서서히 밝혀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풀어놓는 남다른 통찰은 가히 잠언록이라고 해도 될 정도. 가독성 높은 깔끔하고 단정한 문장과 책을 쉬이 덮을 수 없게 만드는 재미가 매력을 배가시킨다.
자칫 지나간 과거와 추억의 고생담으로 포장되시 십상인 군대 이야기를 꼼꼼하고 냉철한 관찰이 이뤄낸 가공할 디테일로 재현함으로써 군대에 익숙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이들마저 꼼짝없이 그 얼음처럼 냉정하며 무표정한 지옥의 한복판으로 옮겨놓는다. 그러나 다소 희망적으로 읽히기도 하는 결말은, 어쩌면 저 '살고 싶다'라는 절규가 역설적으로 암울한 시대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중인 모든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대개 데뷔작이나 초기작이 작가의 실제 경험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군내 내에서 자행되던 은밀한 폭력이 외부의 사회로까지 확장되는 결말은 이 작가가 앞으로 어떤 작품세계를 보여줄지 예고하는 듯한 당찬 포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문단과 독자가 주목해야 할 작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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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는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요즘...'문학수상작'들을 연이어 읽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에 너무 문외한이다가...요즘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데요 무엇을 읽어야 할지 잘 몰라서...ㅋㅋㅋ 일단 믿을수 있는 '문학 수상작'부터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넘 좋은 작품이 많은거 같아요~ '살고싶다'는 제목에서 느꼈지만..ㅠㅠ '자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많이 맘이 무거웠던 내용이였는데요 그 무대는 바로 우리가 볼수 없는 폐쇄적인 조직 '군대'입니다... 얼마전에 후임병을 폭행하여 죽음에 이르게하고는... 사고사로 위장하려다가 발각된일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선임병은 수시로 후임병을 왕따시키고, 폭행하고 온갖 모욕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요.. 그 방법을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그런짓을 할수 있는지? 말이지요... 주인공 '이필립'은 무릎연골에 부상이 있어 두번씩이나 '광통'에 후송되었고 그가 돌아왔을땐 계급은 상병이였지만...아무런 경험도 없었기에 고참들은 그를 갈궜고, 후임병들은 그를 고참취급을 하지 않았지요 (광통은 광주통합병원으로 말합니다) 물론 이해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같이 군대에 들어왔는데...누구는 정말 힘든 군생활을 견뎌내는데.. 누구는 군대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편하게 지내고 자대복귀해서도...툭하면 훈련에 빠지고 하면, 엄살로 보이고 얄미웠겠지요.. 동기들은 병장이지만, 진급은 누락되고 애매한 위치에 처해있던 '이필립' 그가 야간보초를 서던날밤, 그의 앞에 한남자가 나타납니다.. 긴장한 '부사수'와 달리 침착함을 보인 '이필립'에 태도에...그 남자는 자신을 위해 일해달라고 청하지요 그리고 며칠후 아름다운 여장교에 이끌려 다시 그 남자 '기무사'의 '박대위'를 만난 '이필립' 그는 '광통'시절 친하게 지냈던 '정선한'병장의 자살사건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미 '헌병대'에서 자살사건으로 판명된 사건이지만.. '박대위'는 '이필립'에게 사건수사를 맡기고, 다시 '광통'으로 돌아가게 되지요 '광통'에서 '정선한'병장이 자살한 이유를 몰래 수사하는 '이필립' 그런데 연속적인 자살사건이 연이어 벌여지고... 그리고 그 사건속에 '정선한'병장이 죽게된 이유가 밝혀지게 되는데요 '군복'을 입으면 그 사람이 아니라 '군복'이 일을 저지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군인'들은 인간이 상상할수 없을 정도의 잔혹한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요 '살고싶다'는 '군대'라는곳을 배경으로 인간속의 감춰진 '폭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군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거 같습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도...폭력이 진행되고 있고 남들이 하니까 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이유를 만들지요....'저사람은 저런 취급 당해도 되'라며 ... 그 폭력수단이...반드시 육체적 폭력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심각성을 느끼지 않고 저지르는 무서운 폭력들..ㅠㅠ 아...읽고나서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고 우울해졌습니다 '시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살고 싶어했던 '정선한'병장의 죽음.. 그리고 그 뒤에 감쳐진 인간의 추악함..이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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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진짜사나이의 대척점에 있는 레알 군 생활 압박 스토리. 거기에 깔린 심리적 기제와 인간의 본능적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
기실 이 이야기는 나 혹은 우리의 군생활을 떠올리게 해 선뜩한 게 아니라 지금의 우리 사회가 이와 다르지 않다는 데 그 놀라움이 있다. 단속사회 속에서 서로 수치심을 주고받고 모멸감을 주고 누군가를 재단하고 밟고 올라가야 견딜 수 있는 약육강식의 정글 말이다.
거기서 우리는 살고 싶다를 되뇔 수밖에 없다. 크게 외치지도 못한다. 크게 외쳐봤자 들어주지도 않는다. <단속사회>에서 말한 대로 진짜 아픈 자들은 아프다고 말할 수 없기에, 왜 말하지 않았냐고 추궁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말할 수 없어 내는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동원 작가의 <살고 싶다>는 이런 사회의 병폐를 군대라는 그 중에서도 계급이 모호해지는 흥미로운 군병원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흡인력있는 전개와 아픔이 담긴 캐릭터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의 한 조각을 들어보인다. 한 조각. 그거 하나 지킬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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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속담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중(이) 절 보기 싫으면 떠나야지'로 실려 있는데, 그 뜻은 '어떤 곳이나 그곳이 싫거나, 대상이 싫어지면 싫은 그 사람이 떠나야 한다는 말'로 뜻이 풀이되어 있다. 그래, 싫은 그 사람이 떠날 수 있다면 문제는 당분간은 쉽게 해결된다. 그렇지만 떠날 수 없는 곳들이 있다. 분단의 슬픈 현실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다양한 기간을 보내야 하는 군대가 그중 하나다. 상명하복의 절대적 위계 구조, 부자유, 폭행, 얼차려, 따돌림, 성희롱 등 군대 안의 여러 문제들은 이번에 총기 난사로 여러 명을 살해하고 도주 끝에 체포된 '관심사병' 임 병장 때문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TV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는 여러 훈련 상황과 더불어 훈훈한 병영의 현장을 보여주지만, 그 뒤에는 이런 관심사병들이 있는 것이다.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살고 싶다>(2014, 이동원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는 그런 관심사병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임 병장 사건을 예언이라도 했을까 했는데, 신문 보도를 보니 관심사병은 정신과적 문제 또는 자살 가능성 등을 가지고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수가 이렇게 분류된다는 것으로 보아 참 오래된 문제다.
그러나 <살고 싶다>의 주인공 이필립 상병은 정신과적 문제 때문에 관심사병이 된 것이 아니다. 일병 때 무릎 부상 때문에 군대 병원에 있었고, 완쾌되지 못한 채 복귀하니 상병이 되어 있었다. 가장 어렵고 귀찮은 일을 해야 할 일병 시기를 군대에서 보낸 그를 부대원들은 인정하지 않았고, 무릎 부상은 고질화되어 고통스럽다.
그런데 이런 그를 찾아온 사람이 있었으니, 군대 병원에서 가까이 지냈던 정선한의 자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찾아온 기무대의 박 대위였다.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던 정선한, 누구보다 순수하고 성실하던 정선한은 왜 자살을 했을까. 유일하게 친하게 지낸 이필립은 병원으로 돌아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사건이 그를 자살로 몰아갔는지 차근차근 조사해나간다. 그리고 단순한 '자살'로 판정되었던 그의 죽음의 진실을 알아낸다.
대학 4학년 때부터 1년간, 결혼한 언니 집에 얹혀살았다. 그때 조카들이 어려서 분유 먹이고 안아서 재우고 했는데, 그 조카가 훌쩍 자라서 다음 달에 군대에 간다고 한다. 그래서 <살고 싶다>를 읽으면서 이런저런 불합리에, 부자유의 고통에, 계급의 폭력에, 어디서나 변함 없는 패거리 짓기와 비열한 따돌림에 생각이 많아졌다. 인생의 가장 활동적인 2년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보낸다면, 그러다 정선한 병장처럼 생을 마감하기까지 한다면 우리 청년들에게 너무나 큰 손해인 것 아닌가. 이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 있는가.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책을 손에 잡고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살고 싶다'고 외치는 이들이 살 수 있도록, 이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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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생활하다 보면 군병원 신세를 진 선후임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병원내 생활을 들어보진 못했다.
군병원은 날로 먹는 군생활로 여겨지니 묻지도, 굳이 설명하지도 않는다.
소설로 군병원 생활를 보니 웃음이 난다.
꾀병은 아니지만 아픈 환자들끼리 서열을 매기고 파벌을 짓는 군대 속 군대를 표방하니 조소를 날릴수 밖에..
그런데 그 부분을 가지고 소설을 썼다. 작가의 소재 캐칭은 인정!
내용도 재미있다. 뒷이야기를 기대케 만드는 편집도 괜찮다.
TV속 가짜 '진짜사나이' 보지말고 이런책 한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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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을 연구한 실험과 역사가 오래된 지금도 그에 관한 영화, 드라마, 소설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되새겨진다. 그러한 도덕적 선악과 폭력, 사회 부조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군대라는 곳이 오늘 이 책의 주무대이다. 군대 내 부당폭력으로 인한 자살, 탈영, 하극상등이 뉴스거리가 되어 오르락내리락 거린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반면, 한편에선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고 예비군들이 호강에 겨워 젊은 군인들 군기가 다 빠졌다고 혀를 차며 자신의 왕년 현역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소설은 내용이 다분히 예상되는 듯한 '살고 싶다' 란 제목부터 독자의 이목을 잡아 끈다.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곳은 군대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국군통합병원이라는, 군병원에서 발생한 연쇄자살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그를 파헤치는 주인공 이필립의 내적, 외적갈등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진다. 누구보다 지적, 도덕적 우월감으로 똘똘 뭉쳤던 이필립은 입대 후 '관심사병'으로 낙인찍히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박대위의 제안을 받아들여 친구의 자살원인을 알아내고자 안 그래도 자주 들락거려 눈치보기 급급한 광통으로의 세번째 후송을 가게 된다. 친구 선한의 죽음이 단순자살이 아닌 병실 내 모함과 오해로 얽힌, 괴소문에 의한 죄책감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임이 밝혀지게 되는 과정에서, 이어지는 사병들의 자살및 자살시도에 대해 무뎌진 감정과 사건해결에만 급급한 냉혈인간이 되버린 자신을 돌아보며 주인공 필립은 내면에서 올라오는 구역질나는 자기혐오에 빠진다. 소설은 묘하게도 기독교적 세계관과도 어렴풋이 닿아있는데 여기서 '기도'라는 행위는 군대내의 부당한 분위기에 자연스레 동화되어 저지르게 되는 폭력과 정신적 살인등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자기반성을 하거나 회개하는, 일종의 죄의식 청산의 의미가 크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그러한 분위기에 적응하는 속도가 더디고 빠름에 '부적응자'과 약삭빠른 '일반병사'로 양분되는 게 오늘날의 변하지 않는 군대현실이다. 그 곳은 분명히 강자가 지배하는 권력의 남용지대지만 그러한 권력을 쥐고 흔드는 실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갈이되고 어느새 이병이 상급자가 되어 자신이 당했던 일을 그대로 되갚아주는 악순환이 종종 자행되는 현실에, 계급과 특수한 상황에 한없이 유동적인 인간의 본성이 때론 얄궂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회에서 겨우 스물 남짓한 인생을 살아온 한국의 남자들은 아직 직장생활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덜컥 군대라는 계급집단에 하루아침에 떨궈져 낯선사람들과 환경에 뒤섞이게 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누군가는 오만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군대. 작가는 그 조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실상들 중에 자살과 우울이라는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소재를 가지고도 소위 군필자들과 현역들은 알만한 군대 특유의 속어와 은유법을 잘 버무려 때론 유머스럽게 사실적으로 다가오게끔 독자들을 요리한다. 주인공 필립과 자살한 친구 선한의 공통점 역시 군대 내에서 자신의 가치 재증명이라는 처절한 자기구원에 있었다. 시인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된 선한의 여장교를 향한 짝사랑, 하지만 다수를 이끌어야 하는 병실장의 입장에서 수치심으로 가득찬 소문이 퍼짐에 견딜 수 없는 괴로움으로 자살을 택한 선한이 마지막으로 찾은 이는 ....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가 오버랩되어 생각나는 이 소설은 최근 군대조직내 위계질서를 심하게 왜곡해 보여준 미디어와 예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며 진행된다. 표면적으로 사라진 듯한 이러한 부정부패 관습은 군대뿐만이 아니라 권력이 존재하는 사회 어느곳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전쟁을 대비하고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집단 모임이 아니러니하게도 구타와 살인, 탈출이라는 음습한 사회현실의 반영이 되는 대표적인 곳이라는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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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 나에게 군대는 나에게 먼 세상이다. 하지만 친구나 선후배에게 들은 군대는 단순무식 다람쥐 채바퀴였다. 잘 모르는 세계이기에 친구나 후배들이 군대간다고 하면 영혼없이 "잘 다녀와"라고 이야기했고 속으로는 '남자면 다들 가니'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대학교 3~4학년때인거 같다. 친구의 오빠가 군대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의 오빠는 그저 싸움을 말리고 있었을뿐이데, 배를 칼로 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후로 군대라는 곳은 조금은 공포스러운 곳이 되어버렸고, 그저 영혼없이 "잘 다녀와"라고 말할수 없었다. 남자들의 집단, 엄격한 규율과 계급사회, 스트레스가 많지만 풀어낼수 없이 억압적 분위기. 부적응자와 적응자로 나뉘게 되고, 관심병사라는 제도가 등장했다고 들었다. 축소된 하나의 사회이지만, 일반 사회와 달리 더욱 폐쇄적이고 억압된 사회라 인간의 잔인한 본성이 도덕성과 대립하는 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했다.
최근에 GOP총기사건이 일어났고, 난 그때 <살고 싶다>를 읽고 있었다. 관심병사의 총기사건은 소설속 정선한 병장과 겹칠수 밖에 없었다. 임모병장은 밖으로 분출해서 복수의 칼날을 밖으로 겨눴던 것이다. 인간들의 집합소라는 점에서 인간관계의 갈등이 현실 임모병장에게도 존재했을 것이고, 바로 정선한 병장도 존재했다. 소설은 이를 친구인 이 필립 병장이 풀어내어 가는 구도를 갖고 있다. 친구의 죽음을 더듬어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가는 모습은 꽤 흡입력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최근에 벌어진 사건뿐만 아니라, 그동안 있었던 군대의 사망사건이 나름의 조금 다른 인물과 갈들이 잇겠지만, 근원적인 원인은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국방의 의무에 대해 고민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의 틀에 가두고 그 틀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군대의 문화가 과연 우리에게 필요악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이런면에서 이동원 작가의 소설은 꽤 울림이 있었다 또한 세계문학상 수상작 다운 갈등구도의 치밀함과 반전은 꽤 매력적이었다. 군대 생활을 하셨던 분이라면 더욱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거 같고, 최근의 임모병장의 총기사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대라는 사회에서도, 그리고, 군대 밖의 사회에서도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인간적 연민과 사랑이 있는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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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살고 싶다>. 2013년 처녀작인 청소년 소설 <수다쟁이 조가 말했다> 이후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전작을 읽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청소년 소설이였던 전작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우리들을 쉽게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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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보이는 글자만으로도 누군가의 절박함이 보인다. 무슨 일이 있길래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제목을 보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를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절규처럼 다가왔다. 자신이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는 한 사람이 살고 싶다라고 외치는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다.
"살고 싶다."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2002년은 한일월드컵과 제16대 대통령 선거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이 책의 화자인 이필립은 그 당시 전라북도의 한 부대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이유로 살고 싶다라는 말을 되뇌이는 것일까. 소대장의 노트에는 이필립의 이름 앞에 '관심사병'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참 조심스러운 일이다. 얼마전 뉴스를 통해 믿지 못할 사건을 만났다. 여러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의 중심에는 관심사병이였던 한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이필립도 위험인물인 것일까. 사고를 쳐서 직속상관의 경력을 망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구분되어진 그는 어떤 인물일까.
이필립은 성경에 나오는 빌립이란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개인적인 성향은 강했지만 군대 오기전까지 어떤 집단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자신감도 넘치고 마음을 먹으면 무엇이든 잘하는 그가 군대에 와서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무슨 일이든 잘하던 그가 이곳에서는 실수도 잦고 그 일로 모욕이 따르다보니 자신을 부적응자에 무능력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 그가 할수 있는 말은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뿐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이 곳에서의 삶을 잘 살아내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느날 자신에게 찾아온 한 사람. 국군광주통합병원에 다녀왔으면 하는 그의 말에 필립은 번뜩이는 것이 있었다. 자신과 연관된 사람이 어떤 사건에 연류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곳에서 친하게 지내던 정성한 병장이 자살을 했다고 한다. 군대에 적응할수 없었던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나눈 사람이 있다면 광통(국군광주통합병원)에서 만난 성한이다. 박대위의 지시에 따라 성한의 죽음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군대라는 특별한 공간 안에서의 일들은 여성들이 이해할수 없는 부분들도 많을 것이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빠지지 않고 하는 이야기는 군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나둘 자신의 무용담을 말할때 우리들에게는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들이다. 또한 그 안에서의 정확한 생활을 모르니 여성인 우리들이 환상을 가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뉴스를 통해 들리는 사건이나 사고들은 알고있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평범하던 필립도 군에서 가서는 관심사병이 되고 무능력자,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힌다. 그는 군생활보다 군대 병원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하다. 그 곳은 군대와는 또다른 세계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우리들은 인간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동둥한 관계가 아니라 상하관계만 존재하는 그곳에서는 복종만이 살 길이다. 나의 의견은 없다. 보이지 않는 힘 앞에 나약해질수 밖에 없다.
바보야. 살고 싶으면 살지 그랬냐. 시를 쓰고 싶으면 쓰면 되지 않냐. 고통스러우면 그 고통을 이야기하면 되지 않냐. 나쁘게만 변해가는 세상 같지만, 지금은 뭐 하나 나아질 구석이 없는 것 같지만, 살다 보면 너도 그런 고백을 할 날이 오지 않겠느냐. (증략) 넌, 그렇게 따뜻한 눈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면서 왜 너 자신을 그렇게 볼 줄 몰랐던 말이냐. - 본문 272쪽
성한의 자살로 인해 하나씩 벗겨지는 사람들의 가면. 성한이 마지막으로 남긴 '살고 싶다'라는 말이 살려 달라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 돈냄새, 권력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를 맡을줄 알았던 선한이 죽을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화가 난다. 그의 죽음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끝내 버리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더 화가 나는 것은 책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며 아직도 가면을 쓰고 자신은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살아가는 사람들. 진실이 밝혀지기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힘으로 누군가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대 사람으로 만날수 없었던 것일까. 내가 알지 못해는 세계의 이면을 알아가는 것이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