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아빠의 절친을 찾으러 아빠와 함께 여행을 시작하게 된 한 소녀, 밀라의 이야기. 청소년 문학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소설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밀라는 이제 12살 소녀이지만 그녀가 느끼는 직관과 섬세한 해석력은 어쩌면 이미 어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듯. 나이만 먹은 미성숙한 어른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이름만 어른일 뿐, 여전히 불완전한 어른들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게다가 그것이 부모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밀라의 친구 캣은 부모의 불화로 상처받고 엇나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삶에 대한 무게감, 내 사람에 대한 책임감이 부여된다는 의미는 아닐까? 그래서 때로는 나를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되기 위해 부여되는 숙명은 아닐런지. 어쩌면 사라져버린 아빠의 친구 매튜는 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 데도 없어진 것'은 아닐까 싶었다. 도저히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라서 정말 영영 사라지고 싶어서,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버리면서까지 자신을 지키고 싶었던 그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의 자괴감 때문에.
어른이라고 별다를 바 없다는 것, 오히려 어른이기에 때론 인생이 더 복잡해지고 꼬이기도 하고, 어른들 역시 혼자서는 외롭고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밀라는 어쩌면 깨달아간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결국 구원은 주변의 사람들,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 뿐이라는 것을, 설령 그들로 인해 생긴 괴로움이었더라도, 또 그들을 위해 이겨낼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지럽고 비밀스럽게 변한 관계마저도 소중한 추억이자 그들을 있게 한 조각으로 인정해야 함을 이해하면서.
그러면서 밀라 역시 어느 순간 어른이 될 것이다. 지금은 '어른들이 저지르지 못할 일은 무엇일지' 걱정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망각의 강이라도 건넌 듯, 어린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른의 세계 속에 빠져 그 안에서 허우적댈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어쩌면 인생 아닐까. 비록 불행한 성공으로 끝난 여행이었을지라도, 그녀는 그 속에서 수많은 인생의 이면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하나로 엮여, 좋든 싫든 서로를 지탱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또 어떤 일도 못 이겨낼 것은 없는 거라고, 비록 미래의 어느 날엔 약하고 비겁한 어른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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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중 하나가 나 역시도 인생의 전환점을 가진 그 해 4월에 뜻하지 않은 눈을 맞이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 제목이 그렇게 끌렸다. 외국은 참 이름을 지을때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위인의 이름을 붙일때도 있고, 자신과 친했거나 큰 도움을 줬던 사람의 이름을 따올수도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인 12세 밀라는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의 이름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후각도 남달랐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태도를 통해 그사람의 감정을 잘 캐치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부활절 방학동안 아빠 길과 함께 길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기도 한 친구 매튜의 집에 놀러가게 되었다. 그런데 아빠를 초대한 매튜가 갑자기 사라졌단다. 그 소식을 그의 아내로부터 듣고서도 길은 자신들이 도착했을때는 집에 돌아와있을거라는 기대를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렇지만 길의 기대와는 달리 매튜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고. 그를 절실하게 찾아 헤매야 할 것 같은 그의 부인 수잔은 뭔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하고, 매튜를 찾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이모습때문에 밀라는 이 집에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구나를 캐치하게 된다. 캐나다 접경 부근에 매튜의 산장이 있는데 거기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안고 길과 밀라는 또다시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매튜가 그렇게 아꼈지만 무슨일인지 사이가 안좋은 수잔곁에 남겨두고 떠난 개 허니를 데리고서. 4월의 폭설을 맞이하게 된 길과 밀라. 아빠와의 오랜 대화를 통해 그 둘이 동시에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다는 것, 또 매튜의 아들인 오언이 3년전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등을 알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매튜가 조금씩조금씩 무너졌을거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그런데 어렵게 도착한 매튜의 산장에서 뜻하지 않은 인물과 마주하게 되고. 그 순간 밀라는 어른들의 세계가 늘상 자신들에게 말했던 정의롭고 올바른 삶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어른들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서도 감추고 도피하는 행동을 하는 모습에 화가 나지만 또 한편으론 어른들 역시도 실수를 할수 있고 혼자서는 외롭고 나약할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매튜는 정말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을 했지만, 한편으론 그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용서구할 용기가 없어 계속적으로 은폐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은 사고와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고, 또 혼자서도 잘 살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어느순간에는 절대적으로 다른사람의 온기가 필요시되는 순간이 올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게 되고, 그 속에서 평화와 기쁨을 느낄때도 있지만 배신과 모략때문에 힘든시기를 맞이할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를 치료해주는 것 역시도 다름아닌 인간관계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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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메튜 아저씨. 밀라예요. 런던에 사는 길의 딸요. 우리는 미국에 와서 아저씨를 찾고 있어요. 허니도 우리와 함께 있어요. 허니가 아저씨를 보고 싶어 해요. 어디 계신지 좀 알려주세요. 주인공이자 책의 화자인 '밀라'는 옛날에 할아버지가 키우.셨던 베들링턴 테리어 종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름의 독특한 유래에 걸맞게 밀라는 자타가 인정한 노련한 개처럼 위치감각과 상황파악력이 탁월한 소녀였다. 그런 밀라가 열차 안에서 아빠의 재킷 냄새를 킁킁 맡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 또 사람인데도 착각할 만큼 반려견스러운(?) 시점에서 주변 상황을 설명해주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한편 이야기는 밀라가 아빠(길)와 단둘이 아빠 친구(매튜)의 집인 미국으로 출발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초대자인 매튜가 돌연 행방불명되고, 예상치 못한 추리적인 요소가 눈앞에 닥친다. 매튜의 부인(수잔) 말에 따르면 매튜는 대학교수인데 새 학기가 시작된 지 8개월, 가브리엘이 태어난 지 14개월째에 뜬금없이 맨몸으로 가출했다고 한다. 갈아입을 옷도, 여권도, 돈도 없이 말이다. 도대체 무슨 경우인지 심상치 않았다. 물론 밀라는, 노련한 개답게 매튜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예리한 관찰력으로 정보를 수집하였다. 찰칵. 다른 정보들도 내게 튀어나온다. 진흙투성이 구두, 고지서 다발, 금이 간 창문, 닫힌 문, 옷더미, 스케이트보드, 개. 찰칵찰칵 찰칵. 첫인상? 이 집은 행복한 집이 아니다. 책은 이런 매튜의 행방불명을 둘러싼 온갖 추론을 담은 장과, 친구인 캐틀린과의 관계에 대해 말해주는 장이 교차되는 식으로 전개된다. 전자도 후자도 귀엽게 조잘대는 밀라의 대사로 진행되서 읽는 부담은 없다. 그냥 아는 친구가 이번에 겪은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것처럼 친밀하고 편안한 문체였다. 특히 다른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따옴표로 표시하여 구분하지 않아서 마치 내가 밀라의 머릿속을 고스란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엄마와 아빠를 속으로는 마리에카와 길이라고 부르는 건 꽤 이색적이었다. 밀라가 제3의 인물 내지 관찰자로 비친달까. 물론 읽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녀가 매튜의 개(허니)도 동반자 삼아 매튜가 있을 법한 산장으로 가는 동안, 사건의 초점은 현재 매튜의 부재에서 3년 전 매튜가 겪은 운전사고로 옮겨갔다. <인생은 4얼의 눈처럼>은 예의 반전이 있었고 매튜의 실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이 논리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약간의 우연성과 밀라의 직관이 사건 해결에 적잖은 영향을 발휘하지만, 열쇠는 역시 메튜에게 있었다. 지면상 메튜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횟수는 다른 등장인물보다 현저히 적지만, 읽고보면 그 누구보다 메튜의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의 아픔, 그의 분노, 그의 후회가 4월의 눈처럼 돌연 부각된건 그가 아마 잊지 못했기 때문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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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그리고 페르군타두라 라고 불리는 열두살의 여자아이.
밀라라는 이름은 할아버지가 기르던 개의 이름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빠 길은 밀라가 태어나던 때 그 이름을 떠올렸고 그 때문인지 밀라는 '개'처럼 관찰하는 능력 뿐 아니라 후각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페르군타두'라라는 포르투갈어처럼 질문이 많고 호기심이 많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리틀홈즈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우리의 주인공 밀라가 부활절을 앞두고 아빠 길과 그의 절친 매튜의 행방을 쫓기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매튜를 쫓으면서 밀라는 런던에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4월의 눈을 만나게 된다.
'"4월에 눈 온다고 이상할 거 없어요. -중략 - 6월이면 어쩌다 몇몇은 놀라려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어른보다 뛰어난 관찰력과 보고 들은것보다 그 이상을 연결지어 추리하는 어른같은 '밀라'에게 어른들의 일은 '4월의 눈'과 같다. 어른들은 직장을 잃거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을 때 '사라짐'을 택한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밀라와 같은 '어린'친구들에게는 이상한 일인 것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관심밖이거나 모른척 할 수 만도 없는 것이다. 언젠가 밀라도 어른이 될 것이고 심지어 그녀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존재역시 '어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첫번째 재미는 밀라와 어른들과의 차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감을 갖고 공존할 수 밖에 없는 내면의 성장을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의 두번째 재미는 '추리소설'과 같은 방식으로 꼬마 탐정 밀라와 함께 추리를 해가는데 있다. 젊은 시절 매튜는 아빠 길과 비교했을 때 활동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길 줄 아는 행동가였다. 그런 그가 아들 오언을 잃은 이후 연락이 뜸해지고 아에 잠적을 해버린다. 그의 잠적의 이유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해지 못해서였을까? 아님 그 사건이후 줄곧 아내와의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일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매튜의 삶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만큼 복잡하게 꼬여있다. 과연 매튜는 어디에 있으며 왜 사라졌는가에 대한 해답을 쫓는 과정이 흥미롭다.
마지막 세번째 재미는 개인적으로 가장 큰 부분이었는데 이야기의 구성이 '로드무비'와 같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런던에서 살고 있는 밀라와 길의 삶은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뉴욕북부의 풍경좋은 길을 쫓는 여정은 눈내리는 날 길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담요가 필요한 상황을 상상하는 게 그리 싫지 않다. 나는 허니와 길과 내가 겨울잠 자는 곰들처럼 차 안에 웅크리고 앉아서 초콜릿 덮인 웨건 휠스를 먹으며 눈이 녹기를 기다리는 상상을 해본다.'
크게 잡은 세가지의 재미외에도 언어학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저자덕분에 번역, 그리고 언어와 외국어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도 만날수 있었다. 청소년 소설을 존중하며 꽤 즐기는 편이지만 추리소설이며 로드무비이자 열두살 소녀의 내적성장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서너시간 동안 충분히 행복했고 다 읽고나서 맘에 들었던 글귀를 찾는 순간마저 달콤하다. 하지만 결코 내용이 가볍거나 그저 재미난 성장동화는 아니다. 결론에 이르러서야 꽤 무거운 주제를 작가가 탁월한 능력으로 요리했음을 깨닫게 된다.
어린시절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이들에 비해 좀 더 현명해지고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야 한다고 믿어왔다.
'하나 물어볼게. 상상도 못하게 복잡하게 살면서 정상인 척하는 게 어른들의 세계야?'
'정상? 길이 눈썹을 찡그린다. 설마, 세상에 정상은 없어요, 페르군타두라.'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길의 입을 통해 저자가 알려준건지도 모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어른의 삶이 궁금한 아이들과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답을 모르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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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완벽하게 세상을 살아낼 수는 없다.
아무리 완벽해보이는 인생이라도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큰 맘 먹고 털어내면 나노분자 하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인사 청문회에서 일 것이다. ㅋ)
각설하고,
나, 밀라는 원래는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 이름.
번역가인 아빠 길과 연주가인 엄마 마리에카 사이에서 난 딸.
그래서인지 분위기나 상황 파악이 잘되고 엄청 눈치가 빠르다.
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집에서 사랑받고 자라는 밀라.
그리고 밀라와는 반대 분위기의 집안에서 자라는 베프인 친구 캣.
원래 밀라는 영국사람이지만, 부활절 방학을 맞이하여 아빠의 "생명의 은인"이자 베프인 매튜를 만나러 뉴욕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 매튜라는 어른이 자기네를 초대해놓고 홀랑 증발해버린다.
소위 말하자면 어른"씩이나 됐으면서", 그것도 "교수라는 사람이" 홀랑 가출해버린다.
그리고 만나게 된 매튜의 아내 수잔과 그의 아이 가브리엘. 그리고 큰 개 허니.
뭔가 모르게 숨기는게 있는 것 같은 수잔과 그녀의 집에 부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람들.
그리고 아직 치워지지 않은 매튜와 수잔 사이의 죽은 아이의 방.
밀라와 길은 매튜가 있을만한 곳으로 수잔이 지목한 산장.
밀라와 길이 지도만 보고 떠나는 여행.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눈과 생각지도 않게 산장에서 만나게 되는 제이크와 린다.
밀라는 수잔에게서 발견한 그 원인 모를 차가움이 "위장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른의 세계는 복잡하다.
그리고 수많은 경우의 수와 생각지도 못하게 만나게 되는 4월에 내리는 눈같은 인생살이에 대해 한 발 더 앞으로 나가고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얽힌 실타래를 풀 듯이 하나하나 풀어간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는 매튜 아저씨.
"어른들"만이 공유해야했던 진실과 거짓말들.
캣과의 화해.
제이크와의 썸.
그렇게 또 삶은 흘러간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참 잘 만들어진 책이다.
폭풍 읽었고, 눈물나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누구나 살면서 그럴 수 있다고, 그렇게 힘들고 남들한테 말 못할 일이 있어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고,
아니 정말로 가끔은 사라져버리거나 콱 죽어버리고 싶을 떄가 있다고...
그렇지만, 사람은 혼자 사는게 아니라 그 사람과 주변에 연결된 많은 사람과 함께 숨쉬고 이겨내고 살아나가고 있다고, 그렇게 헤쳐나가고 있는게 삶이라는 거라고 일깨워준다.
그렇게 점점 어른이 되는거라고.
내가 처음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엄마한테는 늘 아기였으니까.
서른이 넘어서도 엄마한테 어린이날 선물을 "갈취"하고, 그런 철부지 딸래미.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어른이 되고, 삶을 살아내고 있다.
밀라도 캣도 제이크도...
그리고 이미 어른이지만 길도 마리에카도 메튜도 수잔도 린다도.
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서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지금, 삶의 문턱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어디론가 뿅~!하고 사라져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질풍노도의 시기에 많이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라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나도 기나긴 방황을 끝내고...
드디어...
돌아왔다.
쌩유~ 맥~!
그리고 냄새 좋은 책으로 만들어주신 출판사에 감사한다.
가볍고 재활용재질 같은 이런 책의 냄새... 참 좋다.
(특별한 필요가 아닌 이상, 코팅재질... 싫다. 무겁고. ㅠㅡㅠ)
173쪽
아이는 어느 시점에서 어른이 되는 걸까, 궁금하다. 갑자기 될까, 아니면 천천히, 단계적으로 될까? 우주의 온갖 비밀이 드러나고, 어른스러움이 한르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서 뇌세포를 영원히 바꿔버리는 나이가, 또는 그런 순간이 정해져 있을까? 아이였던 내가 어느 날 슬그머니 빠져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걸까? 진짜 삶은 사는 것이, 내가 어른이 되는 것이, 전혀 상상되지 않는다. 전혀 있음 직하지 않은 변신이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반려자나 누군가의 엄마나 누군가의 법의학자가 될지 몰라. 언젠가 나도 술고래가 되거나 아무에게도 얘기할 수 없는 아이를 낳을지 몰라. 언젠가 나도 모든 것으로부터, 나만 아는 이유로, 도망칠지 몰라. 하지만 그런 내가 지금의 나로서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내가 얼느이 되는 것이 그려지지 않는다. 지금의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나를 상상할 수 없다. 늙었더나 결혼했거나 죽은 내가 그려지지 않는다.
176쪽
과거란 사랑했던 사람들이나 사랑했을 수도 있는 사람들로 어질러져 있는 법이야. 너도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247쪽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가게 돼 있어, 길이 말한다. 그러고는 내 머리에 뽀뽀한다. 이젠 구르기를 멈추고 쉬라는 뜻으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세상은 우리가 본 것보다 더한 것도 봤어, 페르군타두라. 세상은 그렇게 쉽게 충격 먹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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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재밌게 읽은 <신이라 불린 소년>, <내가 사는 이유>를 쓴 멕 로소프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은 2014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와 뉴욕타임스, 가디언2013 올해의 책으로 선정됬을 만큼 작품성이 높다. 이 책은 실종된 아빠 친구를 찾는 미스터리 방식이라, 평소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흥미진진하게 아주 잘 읽혔다.
주인공은 12살의 밀라다. 아빠 길은 호기심 많은 딸을 질문이 많은 여자라는 뜻인 포르투갈어 ‘페르군타두라’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실제 밀라는 기억력과 판단력이 비상하고, 개처럼 냄새를 잘 맡아 타인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밀라는 아빠와 함께 아빠 친구 매튜를 만나러 방학기간 동안 뉴욕으로 가기로 한다. 매튜는 아빠의 어릴 때부터 단짝에, 과거 조난당했을 때 아빠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던 사이었다. 하지만 8년 간 만나지 못했다.
뉴욕방문에 들떠 있던 닷새 전. 매튜가 출근길에 홀연히 사라지게 됬다는 연락을 받는다. 밀라와 아빠는 일단 내일이면 그가 자신의 집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뉴욕으로 간다.
매튜의 부인 수잔은 사라진 남편 때문에 걱정이 크다. 그는 아기 가브리엘과 애완견 허니도 두고 어딜 간 것일까. 매튜에 집에 도착해 살펴보는 밀라는 왜 이 집에서 그가 나갔는 지 이해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집을 계속 살피면서 기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부녀는 수잔에게서 매튜가 산장에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부녀는 함께 4월에 눈이 내리는 산장으로 향한다.
매튜는 과연 왜 사라졌을까. 밀라와 아빠의 여행으로 흩어져있던 조각들이 하나 둘 맞춰지면서 미스터리가 서서히 맞춰진다. 밀라는 무책임한 가장인 매튜를 보면서 어른은 어떤 시점에서 되는 지 궁금해 한다. 어린아이가 나이가 먹고, 몸이 커져서 단순히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쨘, 하고 어른이 되는 건가 궁금해 한다.
어린 밀라의 시선으로 밝혀지는 어른들의 비밀스런 뒷면을 알게 되어 씁쓸하다. 밀라는 이 여행길에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인간관계,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한 차례 성장하게 된다. 교훈도 있고, 재미도 있고, 잘 읽히고. 꽤 만족스런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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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삼십여 년 전 고2,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지금과는 다르게 여행을 많이 할 수 없었던 어려운 시절에 친구들과 여행을 왔으니 얼마나 신이 날까? 더군다나 설악산을 올라가는데 눈이 하얗게 내려주고 바로 그때가 4월이었던 기억이 『 인생은 4월의 눈처럼 』이 책을 보는 순간 왜 그때의 일이 떠올랐을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였다. 나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이 책의 큰 줄거리를 알아보면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아빠 친구 '매튜'를 찾아 뉴욕으로 떠난 열두 살 소년 '밀라'와 아빠 '길'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인공 '밀라'의 이름은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의 이름을 물려받았다. 그런 연유인지는 몰라도 개에 버금가는 후각과 남다른 인지력, 기억력을 지닌 '밀라', 내 딸아이가 열두 살이었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숙한 '밀라'는 실종된 아닌 가출한 아빠의 친구'매튜'를 찾으면서 어른들의 세계에 접근을 하게 된다. 열두 살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란 과연 ???
특히 4월의 때 아닌 폭설을 뚫고 산장으로 가면서 매튜와 아빠가 젊은 날 동시에 사랑한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여자와의 불륜으로 아들을 얻고 그들을 아내 몰래 자신의 산장에 살게 한 '매튜'의 모습을 보면서 분개하지만 서서히 그런 모습 속에서 어른들의 세계 그리고 인생의 모습은 4월에 내리는 '눈' 처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된다. 반세기를 살아온 나로서도 인생의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 인생은 4월의 눈처럼 』과 같은 책을 쓸 수 있는 작가들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기말고사를 마치고 여고생 딸아이와 함께 다시한번 이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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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내리는 눈을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꽃이 피는 봄에 찾아온 눈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같은 눈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따라 다를수도 있을 것이다. 마냥 즐거운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어른이 되어 내리는 눈은 번거로은 존재가 될수도 있다. 자연적인 순리를 거스리는 일일수도 있을 것이다. 따스한 봄에 내리는 눈이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 앞에 의도치 않은 일들이 다가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런지. 그 일을 아이들처럼 반갑게 마주할 것인지 아니면 힘들고 반갑지 않은 존재로 생각할 것인지가 우리들의 몫일까.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것인지 아직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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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소녀 밀라. 밀라는 옛날에 할아버지가 키웠던 개의 이름이다.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의 이름인 밀라가 자신의 이름이 된 것이다. 우리들이라면 멍멍이 정도가 될까. 지금이야 강아지 이름들이 세련되고 예쁘지만 예전에 할아버지가 키우는 개의 이름은 차마 입에 올리기 힘들 정도이고 그나마 괜찮은 것이 멍멍이나 바둑이 정도이다.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라고하니 벌써부터 흥미롭다.
개의 이름을 가져서일까. 유난히 위치감각과 상황파악력이 뛰어나다. 테리어 특유의 뚝심이 있고 알아채야 할 것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다. 더 특이한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후각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개의 이름만 가진 것이 아니라 개들이 가진 감각들을 가지고 있다.
번역가인 아빠와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밀라. 누구보다 행복한 가족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 마음을 나누는 가족이다. 아빠 길과 함께 아빠의 친구 매튜를 방문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8년만에 만나는 친구. 그런데 매튜가 사라졌다. 매튜의 부인 수잔은 남편이 사라졌지만 길과 밀라가 오기를 바란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여행이 친구를 찾아야만 하는 탐정놀이 같은 여행이 된 것이다.
길과 밀라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라진 친구.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매튜는 가출일까, 실종일까, 납치일까. 매튜와 수잔의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밀라에게는 정보들이 된다. 집안에는 매튜의 사진은 한 장도 보이지 않고 정리정돈된 다른 물건들과 달리 매튜의 물건들은 지저분하게 놓여있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는 밀라. 역시 예리한 눈을 가진 밀라이다.
첫 인상? 이 집은 행복한 집이 아니다. - 본문 24쪽
눈에 보이는 단서들로 매튜가 사라진 이유를 찾고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은 밀라. 누구보다 열심히 생각하지만 밀라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생긴다. 그 비밀을 쥐고 있던 사람은 다름아닌 아빠. 아빠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 아직 어린 밀라가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 밀라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은 무엇이였을까. 눈에 보이는 것들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였다. 아이도 처음에는 밀라처럼 추리를 하듯 매튜를 찾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매튜가 사라진 이유나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알게 되면서 생각은 조금 달라진다.
나라고 늘 행복하진 않을 거다. 하지만 어쩌면, 운이 좋으면, 세상에 고통을 추가하는 일만은 피해 갈수 있을지 모른다. - 본문 247쪽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밀라.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4월에 내리는 눈처럼 생각지도 않게 벌어지는 일들로 혼란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쯤 우리들은 이런 일에 담담해질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아직 어린 밀라에게는 어렵고 복잡한 일일 것이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힘들지만 스스로 풀어가야만 한다. 언젠가는 그 문제들을 어렵지않게 풀어갈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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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에게 항상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하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과감히 솔직하게 표현하고 용서와 이해를 구해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로 한다. 그렇지만 정작 그러한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모두들 잘 지키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아마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린 소녀 밀라에게 비쳐진 어른의 세계는 결코 자신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항상 올바른 생각과 생활만을 하는 어른들의 세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밀라는 12살 소녀답지 않게 또래보다 조숙하고 또 꽤 눈치가 빠른 민첩성을 가지고 있다. 밀라의 엄마 1주일간 타지로 나가야 하는 관계로, 아빠인 길을 따라나서지 않으면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때문에 아빠와의 여행길에 나선다. 그런데 아빠를 초대한 친구 매튜가 학기중에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길래, 얼마나 다급한 일이었길래 대학교수가 학기중에 잠적을 할수 있었을까? 길은 자신들이 도착한 시점에는 분명 매튜가 돌아와있을거라며 느긋한 마음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건만, 아직도 매튜는 행방이 묘연하다. 매튜의 집에 도착했는데 그런데 이상하게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된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모습이 아니다. 그집에서 매튜를 기다린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허니라는 개다. 그런데 한공간에 같이 살았으면서도 매튜의 아내 수잔도, 매튜가 그렇게나 아낀다는 개 허니도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길과 밀라는 허니를 데리고 매튜의 산장으로 나서게 된다. 4월인데도 불구하고 난데없이 폭설이 내리고, 여행속에서 길과 밀라는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다. 아빠와의 대화속에서 매튜의 슬픔과 고통이 뭔지를 알게 되는 밀라. 그런데 매튜의 산장에서 전혀 생각지도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매튜의 비밀을 그의 아내인 수잔이 분명 알고 있었을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오언보다도 더 빨리 태어난 제이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갑자기 막막한 순간이 닥친다. 물론 매튜 역시도 연약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실수도 했을 것이고. 그렇지만 매튜가 절대적으로 잘못했던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정으로 용서를 구했어야 하지 않나이다. 자신이 한 거짓말의 부피가 점점 커지고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어 벅찬감을 벗어나기 위해 도피를 선택한것은 그 무엇보다 더 비열한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보면 우리는 독립적인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얽히고 설켜 한데 엮여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지탱하며 서로를 돌봐주고 이해하며 다독이며 살아간다고. 물론 사람때문에, 인간관계때문에 힘들고 상처받고 괴로울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풀어내는 열쇠는 인간이라고 일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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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4월의 눈처럼
청소년 문학이라고 해서 가벼울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성장소설은 일반적인 소설과는 또 다른 특유의 매력과 특성이 있다. 어린이보다는 철이 들었거나 좀 더 여물었으나 홀로 서는 어른에 근접하기는 하지만 아직 흔들거리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주로 만나고 보고 생각하는 거리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꺼리가 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를 아우른다. 인생은 4월의 눈처럼
청소년 문학이라고 해서 가벼울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성장소설은 일반적인 소설과는 또 다른 특유의 매력과 특성이 있다. 어린이보다는 철이 들었거나 좀 더 여물었으나 홀로 서는 어른에 근접하기는 하지만 아직 흔들거리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주로 만나고 보고 생각하는 거리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꺼리가 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를 아우른다. 오히려 더 맑게 비춰오기에 더 감동적일 때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밀라도 그런 부류의 인물이다.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의 이름을 물려받은 밀라는 개에 버금가는 후각과 남다른 인지력, 기억력을 지녔다. 상황이나 분위기를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예민하고 빠르게 잡아채며 사건을 추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밀라가 자라 경찰이나 검사가 되었다면 꽤 훌륭하게 사건들을 해결해내었을 것 같다. 밀라는 부활절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뉴욕에 사는 아빠 친구 매튜의 집에 놀러 가기로 하는데 떠나기 직전 매튜의 아내 수잔으로부터 매튜가 집을 나갔다는 연락을 받는다. 영국에서 오랜 친구가 가기로 되어 있는데, 거기다 학기 중인데, 사랑스런 아내와 이제 십사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 집을 나갔다니 굉장히 이상한 냄새가 난다. 즐거울거라 예상했던 부활절 방학 여행은 졸지에 실종된 아빠 친구 찾기 여행이 되어버리고 도착한 매튜의 집에서 밀라는 이상함을 느낀다. 남편이 사라졌는데도 아내 수잔은 남편을 그다지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남편이 사라진 것에 대해 당황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다. 아빠와 함께 매튜를 찾아 캐나다에 있는 매튜의 산장으로 떠나는데 매튜를 찾는 과정에서 밀라는 예기치 못한 사실들을 알게 되고 단단하고 멋지게 인생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어른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어져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4월의 눈처럼 느닷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차가운 시련을 맞닥뜨리기도 하고 단단할 것 같은 어른들의 허상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 살아가기에 아직은 살아갈만한 것이 인생이라는 따스한 교훈을 얻게 된다. 어른들 역시 하나의 미완성의 존재인 인간이며 실수도 하고 시련을 겪으면서 좌절도 느끼고 아파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가게 마련이고 그 속에서 '우리'와 '함께'라는 인간관계 속에서 길을 찾게 되기도 한다고 어리지만 특별한 소녀 밀라의 특별한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지혜를 담은 책이었다. 담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