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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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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책인 것 같은데, 내 마음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 소설을 읽을 때, 타인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내가 작품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여정을 쫓아가기 마련인데, 노숙인이라는 신분 자체에 대한 내 마음속의 혐오나 거부감 같은 것이 크기 때문인지, 어느날 갑자기 여행 가방을 하나 들고 노숙인이된 그와 그의 행적들에는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느 지경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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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책인 것 같은데, 내 마음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 


소설을 읽을 때, 타인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내가 작품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여정을 쫓아가기 마련인데, 노숙인이라는 신분 자체에 대한 내 마음속의 혐오나 거부감 같은 것이 크기 때문인지, 어느날 갑자기 여행 가방을 하나 들고 노숙인이된 그와 그의 행적들에는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느 지경까지 내려가면 삶을 자포자기하게 될까. 글쎄...내 입장에서 삶을 포기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단 주인공은 일을 할 수 있을만큼 젊다. 그렇다면, 일단 광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 와중에 늙은 여자 노숙인에 대한 사랑인지 애착은 더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나는 꿈같은 해피엔딩을 그닥 믿지 않는다. 그래서 소설이 해피엔딩을 끝나는 것에 대하여 슬그머니 반감을 갖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살아갈 것 같은' 불안 불안한 열린 결말이 좋다. 우리 모두가...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걱정과 불안을 한 구석에 갖고 있으니까...아무 갈등이 없으면 갈등이 없는 자체가 불안인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처럼 어느 날 갑자기 노숙인이되어 거리를 헤매는 이야기에도 빠져들지 못한다. 신기한 것이 책 초반에 이 사람은 조금 멀쩡한 것 같은데, 가면갈수록 작정하고 노숙인의 노숙인다운 행동을 답습한다. 거칠어 지고, 폭력적이되기도 한다. 사회적 도움을 받으면  그렇게 살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의지도 없어보인다. 도대체 이런 사람의 어디에서 무엇을 공감해야하는 것인가. 


늙은 여자 노숙인에 대한 사랑인지 집착인지도 많이 낯설다. 늙은 여자 노숙인 자체도 조금 당황스럽기도하고. 그래서 로맨스라고 보기에도 조금 뭐시기 했다. 이건...뭐 이런게 가능한지 정말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교훈이 '노숙인이 되지 말아야겠다' 인지...그 지경까지 갈 정도로 '정신줄을 놓지 말자'인지 조금 헷갈린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고 보기에는...노숙인 구제시스템은 있는데, 그냥 그들의 의지가 별로 없어보이기 때문에 패쓰. 그녀에 대한 집착 역시 사랑으로보기에 뭐시기 하여 패쓰. 


.가난하게 살아도 상관없으니 삶에 대한 의지, 기본적인 인간의 삶을 영유하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에게 필요할 것이다. 쓰다보니 알겠네.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은 '살아내기'위한 소설이라는 것을. 

YES마니아 : 로얄 c******m 2019.10.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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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노숙자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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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키고 싶은 마지막은 무엇인가요?'이제 막 '거리의 세계'에 들어선 남자가 있습니다. 거리의 생활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때입니다. 더우기 남자는 자신은 거리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들과는 다르게 얼마간의 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얼마간의 돈은 가지고 다니는 캐리어에 잘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거리의 세계를 잠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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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키고 싶은 마지막은 무엇인가요?'

이제 막 '거리의 세계'에 들어선 남자가 있습니다. 거리의 생활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때입니다. 더우기 남자는 자신은 거리의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들과는 다르게 얼마간의 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얼마간의 돈은 가지고 다니는 캐리어에 잘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거리의 세계를 잠깐 머물다 가는 일종의 여행자라 생각합니다.

거리의 사람이 아니라며 한껏 경계선을 그었지만 돈이 든 캐리어를 거리의 여자에게 도난당하면서 그 남자는 거리의 세계로 발이 빠집니다. 빠진 발은 늪에 빠진 것처럼 그를 서서히 확실하게 거리의 세계로 밀어 넣습니다. 

'한번 거리의 세계에 왔던 자는 좀체로 벗어 날 수 없는 법이다.'

며칠이 지나 캐리어를 훔쳐 간 여자를 역 광장에서 발견합니다. 사람의 운명은 얼마나 야속한것인가요. 죽일 듯이 여자를 때렸던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병든 그녀와 사랑에 빠진 그는 거리의 세계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옥죄는 삶에 그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존엄마저 던지게 됩니다.  

이 책의 제목인 '중앙역'은 서울역 또는 노숙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을 칭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곳에 기거하는 노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매 명절때마다 고향을 가기 위해 들르는 서울역에서 그 노숙자들을 보면서 지나갑니다. 행여라도 그들과 몸에 닿을세라 멀리 돌아간 경험도 많습니다. 담배를 피고 있을 땐 저에게 다가와서 담배를 달라고 합니다. 시비가 생길 것을 우려해 흔쾌히(?) 담배 한개비를 주려면 꼭 2개를 달라고 해서, 그리고 곧 다른 노숙인이 오는 통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지요. 

이 책은 내가 스쳐 지나며 보게 된 단편적인 노숙자의 모습이 아니라 노숙자의 처음과 존엄을 포기하는 그 지난한 과정과 끝을 보여줍니다. 그 노숙자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이렇게 불편한  마음이 들고 가슴 한켠이 묵직한 건 김숨의 '한 명'과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을 때이지요.  

'모르는 사람에게 빈 손을 내민다'

모르는 사람에게 빈 손을 내밀어 구걸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조금이라도 알게 됩니다. 존엄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삶에 감사하기도 하고 더불어 노숙자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찹니다. 

#중앙역 #소설 #노숙자 #김혜진 #중앙문학상 
 


j*****n 2018.03.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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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낙관조차 온전히 허락되지 않는 지독한 사랑, 고도의 절망... 김혜진, 중앙역
"헛된 낙관조차 온전히 허락되지 않는 지독한 사랑, 고도의 절망... 김혜진, 중앙역" 내용보기
대학로가 주말이면 차 없는 거리가 되던 시절의 이야기다. 대학로에서 술을 마시고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필름이 끊기고는 했다. 정신을 차려보면 서너 명의 노숙자 무리에 끼어 막걸리를 마시고 있기도 하였다. 박정희 장군의 수족과 전두환 장군의 비리를 알고 있는 자 사이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았고, 저것들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비웃던 이가 막걸리 두 병과 두부 한 모를
"헛된 낙관조차 온전히 허락되지 않는 지독한 사랑, 고도의 절망... 김혜진, 중앙역" 내용보기

  대학로가 주말이면 차 없는 거리가 되던 시절의 이야기다. 대학로에서 술을 마시고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필름이 끊기고는 했다. 정신을 차려보면 서너 명의 노숙자 무리에 끼어 막걸리를 마시고 있기도 하였다. 박정희 장군의 수족과 전두환 장군의 비리를 알고 있는 자 사이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았고, 저것들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비웃던 이가 막걸리 두 병과 두부 한 모를 사올 때 자리를 떴다. 그때도 비둘기들이 많았다. 지금 많은 비둘기의 조상들이 막 날아오르던 1988년의 이야기다.

 

  “누군가 밤의 양쪽 끝을 무한히 잡아당기고 있다. 나는 자주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눈을 뜨면 머리맡에 물이나 빵 등이 놓여 있다. 비스듬히 상체를 일으켜 다른 사람들 머리맡에도 똑같은 것들이 있다는 걸 확인한 다음 물을 마신다. 열차가 오고가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밤이 아주 깊었다는 뜻이다...” (p.18)


  《중앙역》은 노숙자의 이야기이다. 노숙자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인간의 이야기인데, 인간극장 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등장하는 노숙자들의 현재는 등장하지만 노숙자들의 과거와 미래는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밤이 되면 자리에 눕고 해가 뜨면 움직이고, 자리를 다투기며 드잡이를 하고,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고 술을 마신다. 그 가운데 조금 젊은 남자가 있고 조금 늙은 여자가 있다.


  “밤에는 훔친 물건들을 머리맡에 두고 눕는다. 불빛을 막으려고 모자로 얼굴을 덮는다. 그래도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살대가 부러진 우산, 슬리퍼 따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살의를 굴린다. 주먹 크기만 한 그것이 얼굴만 해지고 몸채만 해질 때까지. 나는 분노와 두려움, 불안과 공포 위에 그것을 굴리고 또 굴려 커다랗게 만든다.” (p.71)


  그들이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기거하는 곳은 중앙역이다. 열차가 떠나거나 도착하고 사람들이 도착하고 떠나는 곳에 그들은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멈춘 채로 모여 있다. 남자는 그곳에서 여자를 만났고 지독하게 탐한다. 여자는 병에 걸려 있고 남자는 간혹 생기는 일을 한다. 남자가 하는 일은 또 다른 누군가를 내몰아내는 일이고, 여자는 병에 걸린 채로도 술을 마시고 남자들 한 가운데에 앉아 있다.


  “어떻게 하더라도 여자와 내 미래는 비슷한 무늬와 속도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생각한다. 지금 내 미래는 무늬도 속도도 없이 멈춰 서 있고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p.135)


  남자를 돕는 자들이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 여자는 중앙역의 광장을 떠나지만 다시 돌아온다. 두 사람은 광장을 떠난 상황에서도 언제나 한 발은 광장에 걸치고 있는 것만 같다. 광장은 그들에게 하나의 중력으로 작용하는 것만 같다. 그 힘의 진앙지에 그들 개개인의 연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회의 후진성이 그 힘을 발휘하도록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함부로 낙관하고 서둘러 비관하는 대신 똑바로 서서 지금과 맞서는 법을 배울 것이다. 과거나 미래 따위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 뿌리를 박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쥐고 만질 것이다. 오늘은 반드시 이곳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나는 그것만 생각한다.” (p.298)


  두 사람의 사랑은 지독하고, 광장은 열려 있지만 깜깜하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하는 위의 단락은 일종의 페이크다. 현실에 대한 충실이 곧바로 장밋빛 미래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헛된 낙관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그 현재를 벗어날 재간이 그들에게는 없다. 인정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할 때 발생할 법한 절망의 소설이다.

 


김혜진 / 중앙역 / 웅진지식하우스 / 315쪽 / 2014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8.07.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