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소설을 읽다 보면 다른 존재와의 ‘접촉’이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는 미지에 대한 불안과 함께 대상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욕망, 미지와의 공존가능성에 대한 탐구가 반영되어 있는데, 이런 점은 인류학과도 많이 닮아있다. 이 책은 인류학과 SF의 교차점에 주목하여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열한 편의 SF 작품을 분석하고 재해석한다. SF는 낯선 이야기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낯섦은 바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다. 이 책은 차별과 불평등, 의례, 젠더 등을 비롯해 생식과 출산, 생태와 환경까지 다양한 인류학적 주제를 다룬다.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 중 내가 읽어본건 <솔라리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시녀 이야기> 세 작품 뿐이다. 모두 인생책으로 손꼽을 만큼 좋아하는 책들인데, 새로운 시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어 엄청난 지적 쾌감을 제공한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을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 책만의 매력을 꼽으라면 단연 가상 민족지이다. 민족지 형식으로 소설 속 세계와 그 속의 인물들을 인류학자가 관찰하듯 기록하는 방식은 독특하고 생동감이 넘쳤다. 인류학자가 문학을 읽는 방식뿐만 아니라 글쓰는 방식까지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블러드 차일드>와 <어둠의 왼손>을 생물학적 재생산과 젠더 인류학과 연결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성별이라는 고정된 틀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SF 작가들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덕분에 우리는 세상을 낯설게 봄으로써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인류학과 SF의 접점을 통해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정복과 개척을 목표로 하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이들에게 귀 기울여 나와 타자를 함께 보듬고 '우리'의 범주를 확장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이 책에도 두 작품이나 등장하고 있지만, 이 분야 갑은 김초엽 작가님인듯) ‘착한’ 이야기라니, 너무 진부한 결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안적 세계의 출발점은 그런 이야기들로부터 시작된다. _(p. 293-294)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를 옭아매고, 불평등의 경계로 우리를 나누고,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환경을 파괴하는 기존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삶도 가능하다는 상상이다. 그리고 이 책에 서는 그 상상을 위한 원천을 인류학과 SF에서 찾고자 했다. 설령 그것이 진부하게 보이더라도, 세상은 더 많은 '착한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SF와 인류학이라는 이질적인 두 학문을 결 합해 현대 사회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돕는다. SF가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인간 사회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SF 작품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 미래에 대한 대안적 상상력을 제시한다. 특히, ‘타자’를 이해하고 이들과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새롭게 탐구한다. 이는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겼던 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SF가 그려낸 비현실적인 세계가 실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의 은유임을 보여주며, 인류학을 통해 이를 더 깊이 해석한다. 이러한 독창적인 접근은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준다.*가상 민족지 ① 인류학 민족지로 다시 써보는 『시녀 이야기』 처음 '시녀이야기'를 미드로 봤을때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좀비, 귀신이 나오지 않는데 이렇게 소름끼치고 불쾌할 수 있다니.. '시녀이야기'를 인류학적 민족지로 재해석하여, 길리어드 사회의 ‘시녀’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과 그에 대한 일상적 대응 방식을 탐구한다. 출산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와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구조적 폭력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시녀들의 일상이 어떻게 지배와 저항의 공간이 되는지를 분석한다. 이러한 접근은 길리어드 사회를 단순한 디스토피아적 상상이 아니라, 실제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한 억압 체제를 반영한 비판적 모델로 제시한다. *[연대] 차가운 마천루 속의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현실 풍자 『타워』와 도시인류학 『타워』는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 소외와 계급적 갈등을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이다. 도시인류학적 시각에서, 이 책은 고층 건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립과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불평등을 조명하며 도시 공간이 어떻게 인간관계와 사회적 구조를 재편하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분석은 차가운 마천루 속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성과 그를 둘러싼 냉혹한 현실을 동시에 비추며, 현대 도시의 복합적 문제를 심도 있게 드러낸다. *[공생]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괴물이자 유령으로 살아가기 『파견자들』과 ‘인간 너머’의 인류학 『파견자들』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탐구하며, ‘인간 너머’의 인류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파견자들이 괴물과 유령처럼 경계적 존재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불안과 정체성 혼란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다양한 존재들이 공생하는 복잡한 현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
![]() ’SF에서 인류를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며 책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익숙한 현상을 낯설게 보는 인류학과 SF는 너무나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다. SF 한 편과 한 가지 주제로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특히 헤인 시리즈가 3편 나오는데, 이야기하는 환경은 지구와는 전혀 다른 행성이지만 그 낯선 곳과 낯선 생명체를 통해 인류학적 관점들과 고민들을 더욱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헤인시리즈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 민족지 형태로 재구성한 부분이 가장 재밌고 흐미로웠는데 SF속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이게 다가오는 느낌을 들어 흥미로워 책 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낯선 SF 속에서 인류의 문화적, 사회적, 생물학적 특징들을 더욱 또렷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책이었다. 인류학을 몰라도, 책에 나온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읽은 책이라면 책 속에 더욱 퐁당 빠져들어 읽을 수 있고, 읽지 않은 책이라도 인류학적으로 새롭게 바라본 이야기를 읽으며 원작 책 내용을 궁금해하며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SF를 좋아하신다면! 내가 읽었던 책을 낯설게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독특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거라는 매력이 느껴진 책이었다! (반비에서 책을 받아 재밌게 읽어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낯선이야기는우리곁에있다 #반비 #정헌목 #황의진 #SF #인류학 #낯선 #완독 |
|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이 책은 좀 낯설다. 표지도 뭐랄까~ 중국 투루판에 있는 화염산(불타는 산)과 같은 배경에 영화 스타워즈에나 나올법한 비행체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이고 처음 접해보는 낯섦이 지배적이다. SF와 인류학이 함께 그리는 전복적 세계 종말을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어가려는 SF의 세계를 탐구한~ 여기서 탐구는 즉 인류학적인 접근을 말하는 듯하다. 인류학적인 접근이라는 탐구 방식은 그럼 무엇을 의미하는가? 낯선 사회를 탐구하는 인류학적인 접근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낯선 사회'를 탐구한다. 미개척지에 사는 낯선 사회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아시아, 아프리카의 소수민족 중 하나가 마천루가 펼쳐진 도시 속에서의 낯섦을 말하는 것인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소개도 가능하다. 미래에 관한 픽션을 인류학적으로 탐구한다는 시도는 세상의 빈틈을 꿰매 완벽한 혹은 그럴듯한 행성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 이야기들을 인류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가 반복되어 나온다. 인간이 솔라리스의 바다를 만나 일어나는 상황을 인류 역사에서 절대적 타자에 속했던 서로 다른 두 집단의 조우(유럽인과 아메리카 선주민의 조우)와 비교해서 이야기해 주는 것이 그렇다. 미지와의 조우, 소통의 불가능성을 인류학적인 상황을 예측해보기도 하고 미래를 짐작해 볼 수도 있다. 바다는 그저 그 사람의 깊은 의식 속 기억을 꺼내주었을 뿐인데 인간은 불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그 상황은 미지와의 조우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올 소통의 불가능을 상상하게 해 준다. 또 다른 이야기들 길리어드의 빨간색 옷을 입고 있는 시녀들의 삶과 블러드 차일드의 남성 임신(외계 생명체의 숙주가 되는 경우) 이야기, 어둠의 왼손에서 언급하는 양성인 이야기를 인류학적 접근방법인 '낯설게 보기'를 시도한다. 익숙하게 보기와 다른 낯설게 보기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낯설게 보기'를 통해 그저 당연한 것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차별과 편견, 몰이해를 없애는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성이 여성을, 혹시 미래에 만날 다른 생명을 우리 식으로 잘못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첫걸음 말이다. 타워 이야기는 설국열차가 떠올랐다. 타워는 수직, 설국열차는 움직이는 수평이며 수직이 주는 위계와 기관차와 꼬리칸의 위계까지 내 나름대로 공감해 보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파견자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인간의 지하도시는 왜 침범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답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랬구나. 다른 종파와의 상호 의존 관계 냉장고의 곰팡이와 치즈의 곰팡이, 지상의 인간과 지하의 곰팡이 지상과 지하를 잇는 인간과 곰팡이~ 기후 위기와 더불어 생물종 다양성이 축소되는 자연 위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파국에 가까운 '위기'라는 단어에 힘주어서 말이다. 작가님 역시 이러한 시도가 낯설 것이라 예상을 이미 충분히 했을 것이다. SF가 주는 상상력과 인류학이 주는 현실감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시대가 도래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님(정헌목, 황의진)은 낯선 이야기가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는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 귀에 이야기할 기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로 적었습니다. #정헌목 #황의진 #낯선이야기는우리곁에있다 #인류학 #SF #책추천 #반비 #반비출판 |
|
SF와 인류학이 함께 그리는 전복적 세계. 예상치 않은 진지한 책을 손에 들었다. 인류학과 SF와 연결로 보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뇌과학과 언어학, 의식과 감정 , 사회와 개인, 지배자와 피지배자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낯설은 의견들과 주장은 개인적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새로운 관점과 접근을 원한다면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브레인 과학자 에델만은 " 자연의 리얼 네이쳐와 인간이 만든 세컨드 네이쳐 " 가 있다고 했다. 우리의 상징 시스템, 언어 이런것들을 세컨드 네이처이다. 제2의 자연과 자연, 이 두가지 양분된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가상세계라는 말이 우리는 낯설지 않고 확 다가오는 것 일수도 있겠다. 리얼세계하고, 가상세계라고 이렇게 구분짓는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2024년을 살고 있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만난 가장 큰 모순점이다. 이 두세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우리가 미지에 세계로 나갈려면 답답해야 된다. 자본주의적 전지구화와 인류세의 기후변화등 여러 문제들도 우리가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가? 물어봐야 할것 같다. 우리는 갇혀 있다는 깨달아야 나갈 수 있다. 우리가 어디에 갇혀 있는 지 깨닫는 것이 시작이고 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잘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