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어 보이는 음악'을 찾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런 음악을 듣는 상황은 음악이 주가 아닌 경우다. 이 '있어 보이는 음악'은 편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음악에만 집중하기는 피곤하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런 음악에 대해 집중하며 듣는다. 그리고 분석한다. 그런 이들의 분석과 리뷰를 보면 사운드 하나도 허투루 흘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창작자의 의도를 뛰어넘는 리뷰를 보면서 감탄할 때도 있었고, 이런 해석은 오버라고 느낄 때도 적지 않다.
'듣기 편한 음악'을 찾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런 음악을 듣는 상황은 음악이 주가 될 때다. 이 '듣기 편한 음악'은 편해서 많이 듣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다. 전기뱀장어의 신보 EP <너의 의미>는 내게 그런 음악이다. 그동안 적잖은 앨범을 샀지만, 꽂히는 음악만 지속 가능하게 타입이라 지금 내 트랙리스트의 팔 할은 이거다.
창작자는 본인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지만, 리스너는 남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에 자신을 대입시킨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해줘서 좋다. 담백한 보컬과 적당한 멜로디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가사가 흘러들어온다. 내가 이 EP 앨범의 6곡 중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이 가사 부분에서 가장 애착이 깊게 간 '술래잡기'다. 후렴구 단 2구절이 너무 서글펐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다. "너의 두 눈 속에 / 내가 비친 10초 동안의 골목길" 내가 지금 노래를 듣는 건지 문학을 보는 건지..
'꿀벌'은 사연이 있는 노래다. 전기뱀장어를 처음 알았을 때의 그 재기발랄함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슬프다. 죽음에 관한 노래는 어떻게 해도 슬픈 건 매한가지다. '술래잡기'와 '꿀벌' 외에도 4곡이 더 수록돼있지만, 앨범의 리뷰 및 느낌은 이 2곡으로 충분할 거 같다.
나머지 곡은 찾아서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