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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이 지나가는 곳에 살다보니 많이 가본 궁은 경복궁이다. 그런데 창덕궁이란 궁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단다. 어떤 모습이기에 세계문화유산이 되었을까? 차근 차근 책장을 넘겨본다. 울창한 나무가 둘려진 궁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계단을 올라가니 돈화문이 열려있다. 대문을 지나 화려하고 웅장한 인정전 앞에 가니 많은 신하들이 절을 한다. 왕의 위엄과 기품에 신하들처럼 머리를 숙여 절하고 함께 임금님의 생신을 축하한다. 청기와로 멋을 낸 선정전에서 나랏일을 보고, 편안한 휴식을 줄 수 있는 희정당을 지나, 대조전,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 등에 대해 듣는다. 후원의 영화당으로 옮겨 심신을 단련하는 활쏘기를 하고 시를 지어 즐긴다 . 부용지와 부용정을 지나 주합루에서 정조임금이 총애하던 규장각 젊은 인재들을 만나게 된다. 아름답게 지은 정자와 연못들, 맑은 물이 흐르는 옥류천. 예쁜 꽃들이 피는 봄의 궁, 커다란 나무그늘을 만드는 여름의 궁 , 흉내낼 수 없는 단풍으로 물든 궁, 세찬 바람을 꿋꿋이 견뎌내는 궁은 4계절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자연과 하나가 된 창덕궁의 모습이 책을 덮고 창덕궁으로 달려가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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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아, 지민아... 여기 어디인 것 같아?" 아이를 데리고 한 번도(부끄럽지만...) 궁에 가 본 적 없기에.. 어떤 대답을 할까.. '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의 표지를 조심스럽게 아이 앞에 놓아 본다. 나의 눈은 호기심 가득이다.. "응? 공주님 사는 집이야?" 아이도 확신은 없지만, 약간 감이 오는 듯 했다.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단청과 웅장한 지붕.. 이렇게 책과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분명 가 보긴 한 것 같은데 새롭고 낯설다. 의미 없는 눈의 호강이 기억에 아로새겨지진 않았었나 보다. 창덕궁의 전체 경관이 하늘에서 본 듯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숲 속에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이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친절한 설명도. 경복궁 다음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인지도.. 새롭게 알았다. 이제 창덕궁 여기저기를 둘러볼 시간인가 보다. 아이와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다. 돈화문은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웅장함을 느낄 수 있고, 왕비를 위한 집인 대조전은 옛 여인들의 다소곳한 자태와 간결한 지붕의 유려함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연못과 함께 해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부용정과 이외 여러 궁궐과 정자들을 숨가쁘게 둘러본다. 마지막으로 궁궐을 나오며 담 밖에서 바라본 창덕궁의 모습은 지붕의 곡선이 하늘로 부드럽게 솟구치는 것이 우리 선조와 우리 문화의 기백을 창창히 보여주는 것 같다. 쉬운 설명글과 함께하니 그림에 자꾸 눈을 빼앗기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하게 된다. 아이도 알아듣는 듯 못 알아듣는 듯 엄마 말에 귀는 기울여 준다. 한바퀴 돌아본 창덕궁 이번에는 그림만 슬라이드 넘기듯 살펴본다. 책 전체가 창덕궁의 사계절을 표현하는 것 같다. 화려하면서 싱그러운 봄 궁궐, 짙고 푸른 여름 궁궐, 아름답고 고상한 가을 궁궐, 깊은 이야기를 가진 듯한 겨울 궁궐.. 아. 그래서 자연을 담은 궁궐인 것이구나. 자연과 함께하니 궁궐들의 모습도 여러모로 달라보인다. 살아있는 느낌이다. 옛 사람들 옛 문화에 관심을 가질만한 시기의 아이들에겐 정보를, 우리 아이처럼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궁궐과 자연의 모습을.. 나 같은, 조금은 빡빡해져버린 아줌마에게는 주변을 둘러보는 힘을 주는 책인 것 같다. 이번 주말엔 게으른 몸뚱아리를 끌고 어디든 나가 우리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