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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면, 20대이면 누구나 불안한 현실 속에서 방향을 찾고 싶어한다. 많은 성공한 기업가, 재능을 지닌 누군가의 성공을 좇기를 원한다. 불안함을 떨치기 위한 시도 속에 우리는 성공한 이들의 자취를 따라서 안정된 길을 걸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불안함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면 현실에 불만족한 철학자의 사유라는 행위와 비슷해지는 것을 안다. 과연 성공한 사례들이 아니라 불안한 현실 자체에 그 질문을 던진 이들은 어떤 멘토가 되어줄까? 20살에 평생을 걸쳐 대단한 사상을 이룬 그들의 참모습을 대하기는 어렵다. 나도 현학적인 문체와 불분명하게 나열되는 개념들에 질려서 읽기를 관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이럴 때 2차 도서가 필요하다. 스무 살과 철학자를 놓는 데 있어서 나는 '질문'을 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들도 자신의 생각을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사유함으로써 완성한 것이다. 그들의 방법론을 똑같이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방법보다 그들이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던진 생각을 계시해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여기 나온 사상가들의 철학이 어렵다는 걸 알지만, 스무 살의 지성을 고려한다면 이 책의 설명은 어렵다. 그리고 존재와 실존, 진정 삶에 관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보여주지만, 내게는 책의 구성방식 자체가그들이 극복하고자 했던 계몽주의의 방식을 답한 것 같다(단순히 삶을 보여주는 것에서는 감동받기 힘들다). 8명의 철학자들을 기술하는 방식이 현조금 더 친절해져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8명의 멘토들은 세상속의 나, 그리고 다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조금은 덜 떨어진 현실주의자, 정치적 오판을 한 사람들도 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생각해보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그들을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아마 철학자들의 삶을 통해 보는 멘토링의 목표는 멘토의 방향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들을 비춰봄으로써 나만의 방향을 세우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에 관한 질문들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편이 독자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오타(내용상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는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교정작업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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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 한장 아껴가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상적인 소재들에 대한 철학자의 재미있는 생각풀기가 인상깊었고, 곳곳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숨어있어서 어렵지 않게, 그러나 결코 뻔하지 않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소개된 영화들을 찾아서 보기도 했습니다. 책을 덮으면 날아가버리는 가벼운 내용말고, 무겁고 부담스러워서 펴자마자 덮고 싶은 책 말고, 편하게 읽으면서 사색의 즐거움을 기대하시는 분께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재미있게 읽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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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박태원의 소설 구보씨의 1일의 구보가 현대의 철학자로 돌아왔다. 보통 '철학한다'고 하면 궤변이거나, 괜히 용어를 어렵게 풀어놓거나, 일반인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하는 식의 난해한 행위로 흔히들 생각하고 용어 자체에서부터 낯설고 친근하지 못해 삶과 동떨어진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 Y는 이러한 일반인을 대변한다. 하지만 구보씨의 논리를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전혀 밀리지 않고 나름 말을 꽤 잘한다. 우리의 시각으로 철학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화를 통해 반박을 하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철학이 아니라서 쉽게 머리에 내용이 들어온다. 벗는다는 의미의 누드에 대한 생각, 소통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 뱀파이어가 된다는 것은 세상이 남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뱀파이어라는 관점, 스포츠의 경쟁, 동물, 놀이 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철학자와 일반인의 대화를 통해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었다. ' 그들의 벗은 몸은 인위의 질서에 대한 저항의 표시다. 그런데 이 인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것은 쉽게 찢어지지도 벗겨지지도 않으며 도리어 벗은 몸에 파고든다. 오늘의 실태를 보라. 몸짱 열풍을 거쳐 신체 부위 하나하나를 지배하는 촘촘한 시선, 꿀벅지니 빨래판 복근이니 하는 따위의 웃지 못할 규정들이 판을 친다. 은희경의 표현대로, 인위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고 주눅들게 하며, 알몸까지 수며든 징글맞은 소비의 질서에 매달리고 아부하게 한다. 오늘날 전시된 벗은 몸은 또 하나의 값비싼 옷이다. ' - p. 31 ' "난 잔인하고 기괴한 장면들 싫어해. 그런 걸 왜 우리가 영화에서도 봐야 하니?" "외면한다고 그런 면이 우리 삶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그런 걸 극적으로 제시해서 우릴 자극하고 정화하는게 필요한지도 몰라. 거기서 새로운 아름다움이 탄생하는 것이고 말이야." ' - p. 103 책을 보니 철학자로서 구보씨의 시각은 정말로 특이하다. 축구경기를 보다가 사색에 빠지고 먹는 것에 대해 성찰하고 진지하게 누드모델이 되고싶다고 하질 않나 뱀파이어에 대해 탐구하지 않나.. 일반 사람들이 보면 좋게 말해서 특이한 사람, 나쁘게 말해서 돌아이 정도로 말할 수준이다. 웃긴 건 이러한 주제를 정말 진지하게 파고들어 그 속에서 여러가지 시각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구보씨의 생각을 통해 우리는 평소에 신경도 안쓰던 부분에 대해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러한 책은 한 번 읽고나면 끝인 게 아니라 앞으로 비슷한 주제에 대해 탐구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그 주제를 펼쳐 구보씨의 생각을 도움받을 수 있고, 또는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자주 읽어야 할 것 같다. 남의 생각은 한 번 읽어서 내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보 씨의 생각을 받아들이냐, 일반인인 Y의 생각을 받아들이냐 한 주제에 두 가지 시각을 볼 수 있으니 그 또한 좋다. 책을 읽고나면, 주위의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거기서부터 잡생각이 시작된다. 그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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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박태원이 발표했던 소설가 '구보 씨'가 2013년에는 '철학자 구보 씨'로 돌아왔다. 철학자 구보 씨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여러 번 소설가로 돌아온 경력이 있는 구보씨다. 사실 철학 관련 책을 읽을라치면 용어가 낯설기도 하지만 일단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어야 하는 내용이라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다. 철학과 무관한 일반인이라면 보통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소설가 구보 씨'를 다시 불러와서 철학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책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Y'라는 여성은 일반인이 철학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대변하고 있다. 철학자 구보 씨가 이야기하면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모습이 자못 귀엽기까지 하다. Y의 등장으로 우리는 한가지 문제를 가지고 철학자 구보 씨의 관점과 일반인 Y씨의 관점, 이렇게 두 가지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책에서 구보 씨는 누드모델을 꿈꾸기도 하고, 엉뚱하게 뱀파이어가 되기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냥 쉽게 넘길 수 있는 소재에도 심오한 철학과 생각이 담겨있다. 역시 철학자인가 싶다. 하지만 이렇게 심오한 구보 씨의 생각을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어렵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영화나 사회적 이슈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서 접근하기 쉽게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뱀파이어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할 때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도록 유명한 영화 '박쥐' 와 '렛미인' 등과 함께 이야기한다. 구보 씨가 알고 있는 내가 몰랐던 영화의 숨은 이야기도 함께 알 수 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아마 처음부터 '악의 반향(反響)' 이라든지 '내적인 것으로 삼투(渗透)' 라는 말을 했다면 바로 덮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 담긴 책인 만큼 항상 쉽지만은 않다. 가끔 구보 씨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난해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Y' 가 등장해서 내가 생각했던 의견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속이 시원하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철학 관련 책보다 책장이 쉽게 넘어간 듯하다. 책을 읽다 보면 철학자 구보 씨의 생각은 정말 독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해 구보 씨의 생각을 말할 땐 나야말로 뒷골이 땅기는 것을 느꼈다. 페어플레이란 스포츠가 스포츠일 때, 그러니까 아마추어리즘에 충실할 때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 요즘의 프로 축구처럼 주목받는 스포츠는 모두 돈과 결부되어 있어 과연 페어플레이 정신이 깃들 수 있겠냐는 구보 씨의 생각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철학은 내게 매우 어렵기도 하며 진지한 내용이었기에, 책장을 넘기기 쉬운 소설이나 인문서에 손이 먼저 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은 기존의 철학서와는 달리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이해하기가 쉽다. 구보 씨가 'Y'와 대화하는 것을 읽고 있노라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철학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철학자 구보 씨의 책으로 친해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보 씨는 강도짓이 성립하기 위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게 총이 있고 당신을 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것. 즉, 상대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강도 노릇조차 하기 어렵다는 구보 씨. 갑자기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인민군과 국군이 동막골 주민들을 가운데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장면과 구보 씨의 철학이 오버랩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