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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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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나 참 징그럽게 살고 있구나..와 같은 말이 절로 나오는 책들이 있다. 최근에 읽은 안담 작가님의 《친구의 표정이 그랬다. 페미니즘, 동물권, 비거니즘 등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단숨에 프레임이 씌어지는 주제들에 나는 지금껏 자신의 신념을 단단하게 전하는 사람들 뒤에서 침묵을 유지했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워지지 않고 싶어 하는 마음과 주위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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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나 참 징그럽게 살고 있구나..와 같은 말이 절로 나오는 책들이 있다. 최근에 읽은 안담 작가님의 《친구의 표정이 그랬다. 페미니즘, 동물권, 비거니즘 등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단숨에 프레임이 씌어지는 주제들에 나는 지금껏 자신의 신념을 단단하게 전하는 사람들 뒤에서 침묵을 유지했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워지지 않고 싶어 하는 마음과 주위의 시선들이 계속 충돌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나에게 안담 작가님은 이번 산문집에서"다만 의지와 의리를 가지고 함께해 주시겠어요?"라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의리는 우리가 서로의 얼굴을 외면하지 못할 때 생겨난다 고, 자긴 의리가 좋다고 의리를 슬며시 권유한다. (이 문장은 다른 상황에서 쓰이긴 했다.. 아무튼) 이 권유는 윤리적이며 그 어디에도 착취가 없는, 한 마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무리의 맨 앞에서 외치는 것보다 우리 그냥 옆 사람의 표정을 살피면서 서로에게 가까워지자는 또 다른 권유로 이어 진다.  *이때 옆 사람은 윤리적 각성을 놓치고 촘촘하게 이어진 연대에 미처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책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 

책을 덮은 직후 내 표정은 안 봐도 '어안이 벙벙' 상태였을 것이다. 평소에 어떤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을 하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계속해서 감탄했기 때문이다. 안담 작가님이 바라는 세상에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쭉- 드물게 같은 의견을 공유하면서, 사랑에 의지하는 세상에 동참하고 싶다.
j*****4 2025.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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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표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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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담의 『친구의 표정』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친구라는 말이 이렇게 무서운 단어였나’였다. 친구는 보통 가장 편안하고 가까운 관계를 뜻한다. 가족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함께 웃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친밀함 때문에 친구라는 관계가 더 불편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친구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질투할 수 있고, 진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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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담의 『친구의 표정』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친구라는 말이 이렇게 무서운 단어였나’였다. 친구는 보통 가장 편안하고 가까운 관계를 뜻한다. 가족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함께 웃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 그런데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친밀함 때문에 친구라는 관계가 더 불편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친구를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질투할 수 있고, 진심으로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가 나보다 잘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상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어디에서 상처받는지도 알고, 어떤 말을 하면 기뻐하는지도 안다. 그래서 친구는 가장 따뜻한 사람이면서 동시에 가장 쉽게 나를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나는 친구를 얼마나 순수하게 좋아했던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릴 때는 친구를 좋아하면 그냥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한 친구가 생기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었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 관계에도 비교와 경쟁이 들어온다.

누가 더 공부를 잘하는지, 누가 더 예쁜지, 누가 더 인기가 많은지, 누가 더 좋은 대학에 갔는지, 누가 먼저 결혼했는지, 누가 더 행복해 보이는지.

친구는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하기 좋은 존재가 된다.

그래서 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생긴다. ‘좋겠다’라는 마음과 ‘나보다 잘되는 건 싫다’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그런 감정은 인정하기 부끄럽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바로 그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친구를 단순히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기적이고 누군가는 상처를 주지만, 그 사람에게도 나름의 이유와 상처가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오히려 ‘나도 저런 적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가 잘되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 비교했던 적. 친구가 새로운 사람과 친해졌을 때 괜히 서운했던 적. 내가 힘들 때는 나를 가장 먼저 찾아주기를 바라면서도 친구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반복하면 조금 피곤하게 느꼈던 적.

이런 감정들은 너무 사소해서 굳이 말하지 않지만, 친구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는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제목인 ‘친구의 표정’도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친구가 웃고 있는지, 화가 났는지,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우리는 상대의 표정을 끊임없이 살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그렇다. 말보다 표정을 먼저 읽고, 짧은 대답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왜 저 표정이지?’

‘내가 뭘 잘못했나?’

‘나한테 화났나?’

친구의 표정 하나 때문에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친구의 표정을 보는 동시에 그 안에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집어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대가 아무 의미 없이 지은 표정을 나를 싫어한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듣기도 한다. 친구라는 관계가 가까울수록 객관적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일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했던 것은 ‘친구라면 당연히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친구니까 이해해줘야 하고, 친구니까 내 편이어야 하고, 친구니까 나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기대가 커질수록 관계는 오히려 무거워진다.

친구에게도 친구의 삶이 있고, 나와 다른 선택을 할 자유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선택을 쉽게 평가한다.

‘왜 나한테 먼저 말하지 않았어?’

‘나보다 다른 친구가 더 중요한 거야?’

‘친구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말들은 사랑이나 애정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결국 상대를 통제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다른 사람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특히 여성들의 친구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읽혔다.

여자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배우고,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눈치를 본다. 누구와 친한지,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단체 안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민감하게 느낀다.

친구가 많다는 것이 곧 나의 가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친구와 멀어지는 일은 단순히 한 사람을 잃는 일이 아니라 내가 속해 있던 세계에서 밀려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친구와 멀어졌던 기억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때는 상대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를 싫어하게 된 이유를 계속 찾았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꼭 누군가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은 변하고, 관계의 거리는 달라지고, 각자의 삶이 달라진다.

그런 자연스러운 변화를 우리는 쉽게 배신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친구라면 계속 내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친구의 표정』은 그런 관계의 변화를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친구가 영원할 필요도 없고, 모든 관계가 좋은 기억으로 끝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떠나고, 어떤 친구는 상처를 주고 떠난다. 어떤 관계는 끝난 뒤에야 그 관계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쩌면 친구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가 아니라 ‘나는 그 관계에서 어떤 사람이었는가’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는지, 친구가 힘들 때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었는지, 친구가 나와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그것을 존중했는지.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질문들이 남았다.

친구는 나와 가장 가까운 타인이다.

가깝기 때문에 서로의 가장 좋은 모습도 보지만 가장 못난 모습도 본다. 사랑하면서 질투하고, 이해하면서 미워하고, 응원하면서 비교한다. 그런 모순된 감정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오히려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친구의 표정』은 친구를 아름답게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친구라는 관계 안에는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욕심도 있고, 질투도 있고, 경쟁심도 있고, 외로움도 있다. 때로는 내가 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친구가 나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관계가 가짜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했기 때문에 질투했고, 소중했기 때문에 상처받았던 것일 수도 있다.

책을 덮고 나서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보게 됐다.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람들, 오래 연락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만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까지.

그들의 표정이 하나씩 떠올랐다.

친구라는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fragile하고, 그래서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친구의 표정』은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대신 친구라는 관계 속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질투할 수 있고, 친구에게 상처받으면서도 그 친구를 여전히 좋아할 수 있다.

그 모순을 인정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어른이 되어 친구를 대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동안 곁에 있어주는 관계.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친구의 표정을 예전보다 조금 더 천천히 보고 싶어졌다.

그 표정 뒤에 내가 모르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표정을 짓고 있지는 않았는지 한번 돌아보게 됐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a*****a 2026.09.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