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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첩경 전6권]
현존하는 자평명리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출판물 중 하나이다. 중국의 사주팔자 이론인 자평명리를 한국적으로 토착화시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전임상에서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예가 많아 과히 명리학의 『동의보감』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한국 명리학계에서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선생과 쌍벽을 다투었던(실제로는 두 분이 더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사이였다.) 자강(自彊) 이석영(李錫暎) 선생이시다. 1920년 평안북도 삭주군 삭주면 남평리에서 출생하셨고 한학과 역학에 조예가 깊었던 조부 이양보(李陽甫)로부터 여러 훈육을 받았다.
선생이 명리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이석영 선생의 조부가 혼사를 앞에 둔 손녀딸 (이석영 선생의 누님)의 궁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손녀딸 혼사를 반대한 일이었다. 사주첩경(四柱捷徑) 권(卷) 4의 309쪽 노변한담(爐邊閑談)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이 사주(例-파항, 상관용인격(傷官用印格)의 사주로 경진년에 절명(絶命)한 사주)에 얽힌 옛 말을 한마디 하여 명리학(命理學) 연구에 열과 의욕을 북돋아 주며 더욱 실감이 나게 하기 위하여 그 당시 사용했던 평안도 사투리를 그대로 적기로 한다.
이 사주의 주인공이 정묘년에 우리 집과의 혼담이 있을 때 일이다. 나의 조부님께서 우리 누님과 이 사주 주인공의 궁합을 보시고 나의 아버님께 하신 말씀이
“얘, 그 청년이 지금은 돈도 있고 명망도 있고 학교도 중학까지 나왔으니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으나 단명(短命)한 게 흠이야. 거기에 혼사(婚事)하디 말라. 만약 하면 길례(吉女-누님의 애명)가 30을 못 넘어 과부가 된다. 그러니까 안하는 것이 좋을꺼야.”라고 하셨다.
그러나 현실에 좋은 사윗감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부친님과 어머니의 심정이었고 또 누님도 매우 그곳에 출가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결정짓기로 하여 마지막으로 조부님의 승낙을 청하였을 때의 일이다. 조부님께서는,
“허……. 명(命)은 할 수가 없구나. 너희들이 평소에 내 말을 잘 듣더니 왜 이번에는 그렇게도 안 듣느냐? 쟤(저애-누나를 가리킴)가 팔자에 30전(누님은 신해생(辛亥生)임) 과부가 될 팔자, 그 청년은 서른셋을 못 넘기는 팔자고 보니 기어코 팔자를 못 이겨 그러는 구나. 이것이 곧 천(天)이 정한 배필(配匹)인가 보다. 이 다음 네가(누님을 가리킴)일을 당하고 나서 나의 사당 앞에서 울부짖으면서 통곡할 것을 생각하니 참 가엾구나. 안하고 하는 것은 너희들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씀하셔서 혼인은 성립된 것이다.
그 후 재산(財産)과 부부정(夫婦情)에는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자손에 대해서는 애가 나면 죽고 나면 죽고 하여 육남매(四男二女)를 낳아서 모조리 실패를 하다가 기묘년(己卯年, 1939년) 9월 14일에 생남(生男)하고(키웠다) 동년(同年) 12월 30일에 별세(別世)하고 말았다.
조부님은 이미 2년 전인 정축년에 작고하셨고 누님은 기묘년에 상부하여 과연 조부님의 사당 앞에 가서 울부짖으며 통곡하는 누님의 모습이 지금도 나의 눈에 훤하고 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런데 또 한가지 놀라웠던 것은 김선영(金善瀯)선생이 이 사주를 감정한데 대해서이다. 기묘(己卯, 1939년)년 음력 7월 어느 날 일이었다. 나는 나의 친구 주씨와 함꼐 그 당시 사주에 명인(名人)이라고 소문이 굉장히 높이 난 김선생님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가서 보니 眼盲(장님)한 분이기에 깔보고 내심(內心)으로는 눈먼 사람이 보면 얼마나 잘 보겠느냐 싶었다. 첫 때뜸 친구가,
나; 사주 한 장 보아주우. 하고 말을 건넸다.
金; 사주를 불으시오.
친구; 병진(丙辰) 신축(辛丑)에 임신(壬申) 임인(壬寅) 이외다.
金; 자세히 들으시오. 하더니, 부친은 건각(蹇脚; 다리를 전다.)이요 기처(其妻)는 안맹(眼盲; 장님)이라, 하이일가(何以一家; 어찌 한집에)에 불구(不具)가 수다(數多)냐! 하고 문장(文章)으로 부르는 바람에 감탄했다.
사실 친구의 부친이 다리를 절었다. 그러나 처(妻)는 안맹(眼盲; 장님)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의 친구는 말하기를,
친구; 부친은 사실 전각이요, 하나 처(妻)는 그렇지 않수다.
김; 신사년에 가보시오.
그후 과연 신사(辛巳)년에 안맹(眼盲)이 되고 말았다. 그 친구가 보고 난 다음에 나의 매형(妹兄) 사주를 불러 주었더니(매형께서는 사주보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기 때문에) 대뜸 하는 말이,
김; 이것 뭐 죽은 사주를 다 볼라구(보려구) 하우?
나; 죽기는 왜 죽어요. 살아있는 분인데요.
김; 허... , 참 딱하시군. 지금 살아 있는 것은 나도 알고 있소. 하나 이제 몇날 안가서 죽는데 금년(己卯)을 못 넘길꺼니, 하다못해 서웃달(섣달) 그믐날 죽어도 죽을 것이니, 12월 그믐날 못 넘겨 사는 걸 가지고 사주는 무슨 사주를 본단 말이요.
하고 보아주지를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사주를 불러 주었더니,
金; 이 다음 남방(南方)에 가서 사주보아 먹을 사주요. 사주보면 이름 높이 날거요.
라고 말하여 주었다. 기후(其後) 조부님 말씀과 김 선생님 예언(豫言)이 모두 정확하게 맞았는데 그 진리(眞理)는 알 수가 없어서 매우 고심(苦心)하다가 내가 사주공부를 하면서부터 약 십년이 지난 날 에서야 겨우 그 오묘(奧妙)한 이(理)를 알게 되어 이에 그 사주를 이곳에 쓰게 된 것이다.
나는 10년이 걸려 겨우 자해(自解)로써 알게 되었으나 내가 이 진리를 내 딴에는 소상하게 쓰느라고 머리를 써서 격국용신법(格局用神法)을 해설하여 놓았으니 명리학도 여러분들은 2,3년간만 잘 공부하면 종으로 횡으로 환하게 심오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나는 확언(確言)하여 마지않는 것이다. 그래도 이것을 과연, 과연 이라고만 하겠는가?
우연(遇然)은 필연(必然)의 권내(圈內; 금을 그은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니, 즉 우연인가 하면 필연이요, 필연인가 하면 또 우연이요. 이것이 모두 성층권(成層圈)으로 이뤄져 있음이 분명한가 보다.(나의 조부님은 직업적(職業的) 역학자(易學者)가 아니요 한학자(漢學者)로서 역학(易學)에 통효(通曉; 일찍 깨달았다) 하셨던 분이시다.】
<사주첩경 권6, 제64항 母情有變의 내용일부 188~189p>
사주첩경 권1은 사주팔자의 기본적인 구성법과 신살론(神殺論), 육친(六親)에 대한 기본적인 해설, 오행(五行)에 대한 왕상휴수사(五行旺相休囚死)와 생극제화(生剋制化)에 대한 이해와 기본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주첩경 권2는 각 사주별 특장점(맹인, 다리 절음, 나팔관 임신, 외국인과 결혼 등등)과 직업별 분포에 대한 상세한 해설, 그에 대한 추명가(推命哥)를 싣고 대운과 소운, 명궁정법을 해설한다.
사주첩경 권3은 첩경 시리즈 중 백미(白眉)로 보이는데 각 사주별(248개) 해석을 한시형식으로 자세히 해설하면서 부록에는 관련 추명가(推命哥)를 추가해 놓았다.
사주첩경 권4는 천간지지별 자의(字意)의 해석과 소운(小運)분석, 명궁, 소한 분석, 사주의 청탁(淸濁), 여자사주의 특장점, 신강, 신약의 분별, 격국용신에 대한 분류와 해설 등으로 짜여져 있다.
사주첩경 권5는 특수격 사주와 연해자평(淵海子平)에 언급된 각종 격국에 대한 해설 및 분석을 가한다.
사주첩경 권6은 112문답 편으로 각종 사주를 특징에 따른 명칭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명확한 해설을 담으면서 대단원을 내린다.
한국 명리학계의 전설이자 대학자였던 선생의 저서에 대해 하나의 서평도 없다니 한심한 일이다. 내가 마음으로나마 존경하는 분이라 함부로 얘기하긴 곤란하나 이 전집은 명리학도, 나아가 역학을 공부하는 학인(學人)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만 하는 필독서이다.
이 책을 출간한 한국역학교육학원은 관인(官認)으로 허가한 최초의 학원이라고 하며 원장(金錫煥; 현재 나이가 70이 넘은 고령인 것으로 알고 있다)님은 자강 선생의 직계제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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