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래동화를 읽을 때면 웃음과 지혜를 볼 수 있다. 이 책 또한 예외는 아니다. 22편의 옛이야기가 들어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지혜를 알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속을 잘 들여다 보면 우리조상들이 살아갔을 시절의 상황을 볼 수 있다. 먹고 살기에 너무나 어려운 상황, 그 가운데서도 마을의 힘있는자들이 빼앗아가는 현실의 억울함이 속속들이 들어나있다. 그러나 우리의 조상들은 현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고자 했던 흔적들이 이 옛이야기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요즘 흔히 환타지 형식의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의 옛이야기를 보면 대부분이 환타지성을 안고 있다. 요즘 시기에 외국의 환타지 동화만을 유일한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런 시기일 수록 우리 옛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환타지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어린아이들에게 읽어준다면 아이들의 사고를 풍부하게 하는 것뿐만아니라 아이들과 어른과의 관계도 또한 좋아질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영감은 헤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소금을 덥석 받아 화로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화로에서는 소금이 자꾸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영감은 이것을 보고 너무 좋아서 배를 몰아 떠났습니다. 그런데 화로에서는 소금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래도 함께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영리하고 슬기 있는 섬처녀는 미리 소금 안에 모래도 섞어 넣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만, 그만, 아 제발 그만 나오래두....... 아이구!" 영감과 장사는 어쩔 바를 몰라 두 손을 벌린 체 쏟아지는 소금과 모래를 막으려고 야단법석을 했습니다. |
남쪽과 북쪽의 전래동화를 한 권에 엮어낸 책,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시리즈. 편집위원들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분단이 되기 이전의 자유롭게 왕래하고 발전하던 우리 민족들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이 책의 출판에 힘입어 하루라도 빨리 그런 날이 다시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편지형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괴테가 인생의 진리를 대학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어릴 때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 이야기 속에서 배웠다고 한 말을 인용하여 어린 시절의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므로 북측과 남측의 전래동화를 함께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장차 훌륭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라며 이 책을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고 많은 책을 읽어 지식을 얻고 글쓰는 묘미와 재주를 익히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은연중에라도 글에 사상을 담아서 전달하려는 것이 그것도 어린아이에겐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게다가 단순히 북측의 이야기를 실었을 뿐이지 어떠어떠한 관념을 가지라고 주문하는 것도 아니고... 과연 이 책이 어떤 도움을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북측에 대한 인식의 형성에 좋던 나쁘던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겠군요. [인상깊은구절]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어린 시절 저녁놀에 뻗어나간 서산의 능선을 바라보면서, 저 산줄기는 어디서 일어나서 어디 가서 그쳤을까 하는 의문을 늘 품고 있었답니다. 어릴 때의 그 의문을 풀기 위해 그는 일생을 바쳐 삼천리 방방곡곡을 답사하였으며 마침내 22첩의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또 우리는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를 위해 세 번씩이나 이사를 했다는 일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어린 시절에 받은 교육이나, 갖게 된 생각이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는 근본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그래서 저 유명한 괴테는 '나는 내 인생의 진리를 대학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어릴 때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 이야기에서였다'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