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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다녀오겠다는 꼴통 오병식
"별에 다녀오겠다는 꼴통 오병식" 내용보기
오병식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복숭아 통조림 속에 복숭아가 들어 있듯이 고등어 통조림 속에 고등어가 들어 있듯이 책 속에 잠이 들어 있다 엄마도 그걸 안다 책만 보면 잠이 온다는 걸 책 속에 길이 아니라 잠이 들어 있다는 걸 밤길은 위험하다며 나가서 놀지도 못하게 하는 엄마를 위해 오병식은 오늘도 머리를 굴린다 잠 속에 책을 넣어 둘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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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식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복숭아 통조림 속에 복숭아가 들어 있듯이

고등어 통조림 속에 고등어가 들어 있듯이


책 속에 잠이 들어 있다


엄마도 그걸 안다 책만 보면 잠이 온다는 걸

책 속에 길이 아니라 잠이 들어 있다는 걸


밤길은 위험하다며 나가서 놀지도 못하게 하는

엄마를 위해 오병식은 오늘도 머리를 굴린다


잠 속에 책을 넣어 둘 수는 없을까?


책 속에 들어 있는 잠을 냠냠

맛있게 꺼내 먹는다


잠 속에 꿈이 들어 있다



동시에 주인공 이름이 드러나 있다. 아예 제목으로까지 자리 잡고 있다. 그 동안 우리 동시에는 거의 주인공 이름이 없었다. 현실에서 길어 올린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정생 선생님이나 임길택 시인의 시집에 이름이 나오지만 예외적인 경우였다. 그리고 권정생 선생님이나 임길택 시인의 시집에도 주인공 이름이 시편마다 다르다. 그런데 김륭의 이번 시집에는 위 시뿐만 아니라 여러 편에 걸쳐 주인공 이름 오병식이 나온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오병식이 주인공인 시집인 것이다. 오병식은 “책 속에 잠이 들어 있다”고 여기고 있거니와 생일날 “생크림 케이크에” “열한 개의 초”(「해피 버스데이」)에 불을 붙이는 나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키 작은 내가 키 큰 아빠를”(「해바라기 선풍기」) 올려다보아야 할 만큼 몸이 작다. 그렇더라도 “민지가 좋아 퐁당, 고백하고 싶은”(「첫사랑」) 마음을 품을 만큼 컸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국어책이 쿨쿨 잠든 사이

수학책 속의 숫자들이 꽁꽁

책상에 이마 찧는 사이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밤새 토끼처럼 빨개진 눈을 반짝반짝

잠도 못 자고 공부하는 아이들이

몇이나 되는지 내려다보고 오겠습니다

하나 둘 셋……

한 명도 빼먹지 않고 열심히

더하지도 곱하지도 않고 적어 오겠습니다

외계인들보다 더 잘난 척하는

지구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 오겠습니다


오병식, 넌 별이 몇 개인 줄 아니?

선생님한테 꽁꽁 꿀밤을 맞을 때마다

생기는 별은 몰라도

엄마와 아빠 생일은 까먹지 않게

수학 공부 좀 하고 오겠습니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오병식은 교실 대신 별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답게 살아가려고 길에서 마주친 고양이에게 “그랭,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오병식답게 / 똥폼을 잡”(「길에서 눈을 딱 마주친 길고양이와 2초 동안」)는다. 그런가 하면 “학교와 학원에 갇혀 숨을 팔딱거리는 / 양식어가 아니라 자연산 바닷고기”(「횟집에서 만난 애꾸눈 선장」)를 되고 싶어 한다. 그만큼 오병식의 실제 삶은 양식어에 가깝다는 얘기겠다. “수학 꼴찌”(「국어는 참 나쁘다」)에다 “우리 반 꼴통” (「달이 오지 않는 밤」)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늦은 밤 학원을 “다섯 군데나 다” (「나도 가끔씩 나를 위로하고 싶어」)녀야 하는 처지다. 실상 이러한 양식어의 처지가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인 터, 오병식을 바로 세우면서도 우리 아이들의 구체적인 현실과 닿을 때 오병식은 우리에게 더 생동감 있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g*******g 2014.08.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