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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1권은 농촌에서 자수성가한 농민의 이야기라면 2권은 무협지를 방불케하는 스릴이 있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면 3권은 자식들에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몰라 자기 고집대로 부모가 못한 한을 자식들이 풀어주기라도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는 아들 혹은 엄마처럼 억눌리며 살기 싫다는 딸들..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10년쯤 전에 책을 읽었더라면 나도 자식의 편에 서서 나름대로 해석을 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딸과 아들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부모의 입장이 백번 이해가 된다.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느 부모나 매한가지 인가보다. 그러면서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은 자식들이 하자는대로 해주고만다. 그리고는 혼자서 속앓이를 하고 자식들은 뒤늦게 그것을 깨다고 만다는 뻔한 스토리이지만 지금보다 수십년전의 이야기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현재와 너무 비슷하다. 소설의 배경이 과거 영국의 조차지였던 상해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왕룽의 본가가 있던 곳은 황하강 이북 같은데 대략 북경 부근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지금도 북경과 상해를 오가는데 비행기가 아니라면 하루정도 걸리니 그렇게 먼 곳은 아닌것 같다. 3권에서는 농촌이 배경이 아니라 조차지에서 신식문명을 접하면서 젊은이들이 느끼는 변화와 장구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나약함에 대한 갈등을 주로 다루었다. 만약 내가 그 시절에 살았더라면 어떻했을까? 나뿐 아니라 누구라도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신식 문명이 무조건 옳다는 사람과 우리의 오랜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신식 문명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고 군사강국이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고들 많이 표현하는데 당시의 중국은 천하를 호령하던 청나라에서 중화 인민공화국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이다. 100년가까이 지속된 긴 겨울잠이 한참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오천년이 넘는 중국의 역사에서 100년이란 짧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지난 오천년동안의 변화보다도 훨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는지 모른다. 이런 변화속에서 돈많은 지주의 자손들 오늘날로 치면 재벌 3세들은 각자 분열하기 시작한다. 공자의 제자백가니 유교사상등은 이제 시들시들해지고 나와 우리 가족들의 입신양면만을 생각하다보니 땅을 비롯하여 수많은 재산을 물려준 조상이 무덤속에서 벌떡 일어나서 뛰어나올법하다. 왕룽의 오랜 움막집에는 아직도 그의 온기와 흔적이 남아 있는 듯하여 손자인 왕얼도 여유를 느끼고 싶어한다. 하루하루 뒤 돌아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주말이면 자연속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갑갑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하는데 산업혁명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예고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결말이 어떻게 날까 참 궁금하였다. 과연 헤피엔딩으로 끝이날까? 주인공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소설이라는 사실을 잊고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상상을 하기도 하고 작가와 또다른 소설을 머리속으로 써내려가보기도 하였다. 다소 많은 여운을 남기는 결말... 마치 4편을 기다리라는 것처럼 미완성으로 남긴 것일까? 평범하지만 탄탄한 스토리,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거나 박진감 넘치지는 않지만 은근히 손을 떼지 못하게하는 중독성. 이게 대지만의 매력이 아닐까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