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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가 배운 역사는 철저히 지배층 중심의 역사이며, 역사적 의미를 담은 주요 인물들에 대해, 그 인물들이 다양한 역사적 사건의 전개 과정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 과정에서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는 일반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교과서가 그러했기에 그 시각을 뛰어넘기가 힘들었고, 그 역사적 주요 인물 중심의 역사에서 대중에 대해 생각하기가 쉽지 않고, 그 대중을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못 했던 것 같다. 뿐만아니라 우리 역사 교육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민족의 침략과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쓰여 있었기에 대중은 철저히 민족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유정의 『식민지의 소란, 대중의 반란』은 일제강점기 조선 사회에서 벌어진 다양한 ‘소란’ 사건들을 통해 대중의 정치적 행위와 그 내적인 논리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려 하였다. 기존의 민족주의적인 서사나 민중사적인 관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식민지 조선의 다층적인 대중 폭력과 저항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고민하며 이해를 돕기 위해 쓴 책인 것 같다. 저자는 다양한 신문 기사 속에 나타난 많은 ‘소란’의 현장들에 집중하고 있고, 그 소란의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이 때로는 식민지 권력에 맞선 반란이기도 했지만, 때론 사회적 약자 간의 갈등으로 드러난 폭력이기도 했음을 설명하기도 한다. 단순히 ‘저항’ 혹은 ‘반동’으로 이분화된 틀을 넘어서서 특정 사건과 조건 속에서 돌연 형성되고 또 사라지는 ‘정치적 대중’이기도 하고, 대중 폭력이 때로는 민족적인 저항이면서도 동시에 약자 간의 적대 행위로 나타날 수 있는, 정체된 단편적 존재가 아닌 역동적인 변화를 담은 복합적인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대중과 공포, 다수자를 보는 눈, 마주침, 모방, 적대, 열광, 애도, 폭력 총 8장의 주제로 편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자료에 근거하여 대중의 움직임과 그들의 생각과 논리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제시된 다양한 자료에 나타난 대중의 변화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그 신문 기사와 사료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왜곡된 시선 등도 점검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논리가 전개될수록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필자의 노력과는 달리 조금은 논점이 흐려지는 아쉬움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대중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단편적이지 않게 제대로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요즘 사회의식이라는 것은 점차 단편적이고 감각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함축된 정보를 전달받고, 생각이 다른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경청하기 보다는 단편적으로 획일화시켜 적대적 반박을 하는 경향성이 짙어지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역사의식 또한 점점 단편화되고 있다. 양극단에서 이승만이라는 인물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인가?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만을 하지, 이승만 정부의 시대에 살았던 대중들을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를 이해하는 것 또한 다르지 않다. 친일이나 항일이냐는 단편적 논리만 존재하지, 이 시대에 살았던 보편적 대중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유정은 이 책을 통해 일제강점기 그 시대를 살았던 가장 많은 바로 그 ‘보편적 대중’의 움직임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 시대의 대중이 가진 역할은 무엇이고 그들이 표현한 폭력이라는 것이, 어떤 조건과 의도에서 표출되어 졌는지에 대해 다각적으로 사유하게 만들고, 이것이 일제강점기를 이전보다 훨씬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특히 새로운 역사적 관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은 식민지 시대의 사회적 변화와 대중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깊이 있는 관점을 제공하며, 아울러 식민지 시대에 대중의 집합적인 행동을 이분법적 도덕 판단이 아닌 역사적 맥락과 권력관계 속에서 이해하게 하는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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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러가지 역사 컨텐츠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어서 예전보다 훨씬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교과서들은 여러가지 사정상 압축하여 간단하게 제시해 줄 수 밖에 없는데 이 책은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 줄 수 있는 책이다. 개정교육과정을 통해 근현대사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정리되고 학습하고 있으나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예시들처럼 대중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목소리는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억압된 식민지 시대에 이렇게 다양하게 의사를 표현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우리 선조들이 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놀라움을 느꼈다. 물론 식민지 시대의 한계상 더 활발하게, 더 지속적으로 , 더 체계적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사라져 버린 활동들도 있으나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폭력과 억압을 감수하면서 집단 행동을 벌이고, 지배자(일본인)들이 모여서 대책을 강구할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새로웠다. 이 책은 대중과 공포, 다수자를 보는 눈, 마주침, 모방, 적대 등 총 8장의 주제로 우리 선조들이 표현했던 다양한 소란들을 소개한다. 그 시대의 다양한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객관적으로 사건들의 전개 과정과 원인과 결과를 알려주고 있어서 근현대사 수업 시 우리가 소극적으로 일제에 굴복하고 친일 성향의 지배층들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는 반증으로 예시를 들어 주며 학생들의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치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요즘,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비방과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요즘, 일반인들도 이 책을 통해 혼란의 시기에 어떻게 우리 선조들은 그 위기를 극복하였고 소란과 적극적인 움직임이 마냥 반대편의 사람들을 비난하는 모양으로 활용되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각종 사례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인 경우가 많아 신문 논설이나 사설이 친일적인 색채를 띄는 경우도 있고,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경향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깨달았던 우리 민족의 혼란 극복 방법 중 이렇게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 민족은 소극적이고 일제에 굴복한 나약한 민족이 아니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이다. 체계적이고, 민주적이고, 모든 대중에게 소개되지도 않은 소소한 움직임이지만 우리 나라에 와서 거들먹거리며 살던 일본인들에게도 공포를 주고 당시 지배층들에게도 그 소란의 해결 방법을 논의하게 만들었던 중요한 대중들의 몸짓이며 그 시대의 중요한 쟁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몸짓들이 이유없는 폭력이라든지, 일본과 한국인의 패싸움 정도로 그치는 경우도 있고 사소한 이유로 큰 소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계층과 지역에서 우리 민족이 이렇게 불합리성을 표현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중요한 역사의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객관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책은 그 당시의 자료집과 신문, 지배 기관의 자료와 일본의 각종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하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런 소소한 민중들의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서적들이 나와서 지배층 중심의 역사 교육이 다양한 시각과 주체들의 이야기로 폭넓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역사의 주인공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빠짐없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우리 인간의 역사이고 모습이기 때문이다. 컬러플한 사진이나 귀여운 애니메이션 삽화가 없어서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시간을 투자하여 꼼꼼하게 우리 선조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그를 보도한 언론, 그 당시 우리를 지배하고 있던 일본이 바라보는 모습, 같은 이유로 반복되는 다양한 형태의 소요들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읽을 수록 식민지 시대를 살아냈던 우리 민족의 삶의 향기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