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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잠이 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다보니 어느새 동화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동화책을 읽으면 어른이라는 무게감을 벗어던지고 어린 시절 동심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구입한 동화책을 내가 더 즐겨 읽는지 모르겠다.
<고양이야, 미안해>는 소천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원유순 작가의 단편 동화집으로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작 <고양이야, 미안해>를 비롯해 여섯 편의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도도야, 어디가니?"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간 진이의 아빠가 도둑을 지키라고 비싼 돈을 주고 진돗개 강아지를 사온다. 진돗개 이름은 '도도'로 요즘 매일 줄만 풀어주면 산 속으로 달려가서 진이의 걱정이 많다. 친구 현이는 하교길에 도도가 바람이 나서 줄만 풀어주면 산 속으로 가는거고 도도는 가짜 진돗개라며 진이 속을 뒤집는다. 단단히 마음을 먹은 진이는 도도 목줄을 풀어주지 않고 가는 곳을 따라가려고 하지만 도도가 용을 쓰는 바람에 목줄을 놓치게 되고 산 속으로 도망치는 도도를 쫓아가게 된다. 간신히 도도를 쫓은 진이는 상처입은 오소리를 핥고 있는 도도를 발견하게 되는데....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았을 때는 개를 한동안 키우곤 했다. 강아지 이름은 똘망똘망한 눈 때문에 '똘똘이'였다. 강아지 때는 목줄을 안 하고 키웠는데 가출을 자주 해서 어쩔 수 없이 목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 속 강아지 '도도'와 다르게 내가 키우던 '똘똘이'는 집 밖을 수시로 나가 뭐하고 다녔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두 번째 이야기 "체육 시간"은 선생님도 어떻게 못하는(선생님이 한번 혼내 주었는데 지호 엄마가 와서 폭력 교사로 고발한다고 한바탕 난리를 쳤다.) 싸움짱 지호에게 한 대 맞은 주인공 나는 복수를 하기 위해 고민을 한다. 체육 시간 교실에 혼자 남은 나는 책상 위에 있는 지호 점퍼를 몰래 칼로 찢어 놓을까 고민을 하다가 혼자 남은 자기가 한 줄 알 것 같아서 압정을 지호 의자에 올려 놓는거로 마음을 바꾼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압정을 지호 의자에 놓으려는 순간 지호가 교실 문을 여는데.... 어릴 적 다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친구가 우리 반으로 전학을 온 적이 있었다. 당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었는데 이유 없이 그 친구에게 한 대를 맞았다. 그때 아픈 것보다는 친한 친구들 앞에서 맞은게 너무 분해서 울면서 수업종이 울렸어도 교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일로 인해 그 친구는 선생님에게 크게 혼이 났고 이후 무슨 문제가 또 있었는지 다시 전학을 갔다. 그때 괜히 내가 교실에 들어가지 않아서 혼난게 세월이 흘렀어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지금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
세 번째 이야기는 책 제목인 "고양이야, 미안해!"로 토요일 오후 집으로 가던 은선이가 길가에 쓰러져있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다. 배고픈 줄 알고 가방 안에 우유를 꺼내 주지만 새끼 고양이는 먹지도 못하고 '앵앵앵' 울기만 한다. 지나가는 오빠들과 아주머니들이 "안 됐다"라는 말만 하고 그냥 지나친다. 걱정이 된 은선이는 고민 끝에 동물병원에 찾아가지만 고양이를 데려와야 치료 할 수 있다고 하며 의사는 동물병원으로 다시 들어가고,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친구 미나에게 달려갔지만 길고양이라 자기는 못 한다고 은선이에게 직접 데리고 가서 치료 받게 하라고 한다. 결국 은선이는 그냥 집으로 돌아오지만 집에 있는동안 계속 길가에 쓰러져 있는 고양이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이런 은선이를 본 언니의 도움으로 쓰러져 있는 고양이에게 달려가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 내에 자주 보는 길고양이가 있다. 아파트 내에도 캣맘들이 있어서 먹이를 주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아파트 단지 내에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두달쯤 전부터 자주 보이던 길고양이가 보이지를 않고 다른 길고양이만 보인다.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기는 하지만 두 달정도 안 보이니 걱정이 조금 된다. 혹시 차에 치인 건 아닌지.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겼나? 아무튼 건강하게 다시 봤으면 좋겠다. 노랗고 다른 고양이에 비해 다소 얼굴이 큰 통통한 고양이 보신 분!!!
네 번째 이야기는 "조나단 알기"로 미국 시카고에 사는 작은 아빠의 아들 조나단이 큰 아빠가 사는 한국에 첫 방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조나단은 함께 찌개를 먹는 음식문화를 이해 못하고 조나단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다녀온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조나단은 묻지도 않고 빨래가 있는지 확인차 자기 가방을 뒤진 큰 엄마에게 화를 낸다. 천민이는 이런 조나단이 마음에 안 들어 조나단에게 화를 냈는데, 오히려 아빠한테 혼이 난다. 밤 늦은 시간 조나단 방을 지나치던 천민이는 방 안에서 조나단의 울음 소리를 듣는데.... 우리 회사 상사의 아들은 유학 갔다가 만난 친구들을 방학 때가 되면 한국으로 초대를 해서 호텔에서 재우지를 않고 자기 집에서 재운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던 외국 친구들도 부모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며칠 간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도 익히며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 방학 때는 상사의 아들은 외국 친구집으로 놀러간다고 한다. 이런게 자연스러운 문화 교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섯 번째 이야기 "우아하고 고상한 우리 할머니"는 지민이 엄마가 갑자기 해외 출장을 가게 되어 아빠는 지방 근무라 어쩔 수 없이 할머니께 지민이를 맡기려고 하지만 할머니는 주민센터에서 몇 년동안 '나도 화가'라는 노인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에서 그림 그리기를 배운 후 그림 그리는 것 때문에 지민이를 못 봐준다고 하신다. 며칠 동안 여기저기 지민이를 돌봐 줄 사람을 알아보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 할머니는 결국 지민이를 봐주기로 한다. 할머니와 단 둘이 보내게 된 지민이. 그러나 할머니는 지민이를 챙길 생각은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리신다. 목요일 밤 비 내리고 벼락치는 소리에 무서워 깬 지민이 방으로 밤새 그림을 그리던 할머니가 들아오고 지민이는 할머니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게 되는데.... 얼마 전 읽은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70여년을 자식들을 키우는데 평생을 바치며 산 박막례 할머니가 인기 유튜버로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야기가 인상 깊은 책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 내겐 뜻깊은 책이었다. 우리 어머니께서도 70 가까운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하시는데 꼭 피아노를 배우셔서 어머니의 멋진 피아노 연주를 듣고 싶다.
여섯 번째 이야기 <전화 한 통만>은 아빠 가구 회사를 다니던 외국인 노동자 핫산이 아빠한테 돈을 빌리고 도망을 갔다. 지난 여름 핫산은 회사에 다닐 때 가족을 생각하며 자주 울었고 자투리 목재로 만든 목재 인형을 우주에게 주었었다. 날씨가 추운 어느 겨울 우주는 집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발견했는데 우주가 가까이 가니 도망을 갔다. 우주는 핫산이라는 생각을 들었고, 다음날 또다시 집 앞에 앉아 있는 핫산을 만나게 되고 핫산은 가족에게 전화 한 통만 할 수 있도록 우주에게 부탁을 하는데... 가끔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아빠를 만나러 외국에서 한국으로 찾아오는 가족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 온지 몇 년만에 가족을 만나는 외국인 아빠의 기쁜 얼굴을 보며... 오래 전 세 살인 나와 갓 태어난 동생을 두고 중동으로 돈을 벌러 떠났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 어린 아들들을 놔두고 이국으로 돈을 벌러 간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두 딸의 아빠가 되니 이제야 당시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우리나라 회사 사장들이 외국인 노동자 처우에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 예전에 한창 유행어였던 "사장님 나빠요"라는 말이 안 나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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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야, 미안해>는 아이들의 고민과 용기,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여섯 가지 단편 동화집으로 어른은 잃어버린 동심을 되새길 수 있고, 아이들은 현실에서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을 동화를 통해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제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새끼 고양이를 한번 더 보게 되고, 소외되거나 우리와 다른 사람도 좀 더 따뜻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일단 우리 딸들이랑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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