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에서 푸코 입문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길래 사게 된 책입니다. 책 두께가 두껍지도 않고 글도 어렵지 않게 쓰여 있어서 읽기에 무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출퇴근길에 간간히 읽을 책을 찾고 있었는데 적절한 책인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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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독서 모임을 하며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어려웠던 책이 아닐까 싶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 때 맛봤던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꽤 인상적이었고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그의 사상을 따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지금이 내가 경험해 온 대한민국의 어느 때보다 정국이 불안정하기에 지금 시점에서 권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시의적절하겠다고 생각해서 마침내 권력 철학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백그라운드가 부족했던 탓일까, 여러 차례 거친 번역 탓일까, 부족한 나의 내공 탓일까 챗 gpt의 도움 없이 책 그 자체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내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혼동되는 두 개념에 대한 이해도, 특정 단어에 대해 가져왔던 기존의 관념과는 미셸 푸코만의 해석도 결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푸코가 정의 내린 권력 개념과 그것들이 나의 일상, 그리고 나아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의 관점에서 감상문을 써내려가 보려 한다. 먼저, 이번 기회를 통해 권력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아왔던 권력은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는 힘, 무엇인가를 강제하는 고정 불변적인 위치라고 생각했다. 권력을 미시적 관점에서 조망한 푸코에 의해 권력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은 우리가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코의 권력은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는 힘이 아닌, 언제나 반전될 수 있는 두 주체 간의 보이지 않는 힘줄, 즉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무언가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력을 이해하면 세상에 권력이 없는 관계는 없음을 깨닫게 된다. 푸코도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력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행동을 금지하기보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를 둘러싼 인간관계(가족/친구/연인 등), 학교나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의 사회, 나아가 매체 혹은 기업과 같은 거대 집단과 대중 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권력관계의 존재와 주체 간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언제 관계 간의 변동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런 고찰은 내 행동의 원인과 배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나의 의지에 따른 행동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푸코는 '생명 권력(Bio-power)'이라는 개념을 통해 권력이 직접적으로 강제하는 것만이 아님을 다시 한번 설명한다. 환경에 개입하여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모든 것, 그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국민. 이 또한 권력의 행사인 것이다. 출산과 결혼을 장려하는 각종 정부 지원금, 개인의 노후 대비를 적극 권장하는 세제 혜택, COVID 시기의 백신 접종 운영, 현대의 국가들에서는 그 방향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권력 행사는 점점 더 교묘해지고, 간접적으로 생명 권력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우리는 더욱 보이지 않는 권력의 작용 현상에 주목해야만 한다. 우리는 평생 자기를 인도하는 동시에 타자를 인도하며 살아간다. 단순히 행동만이 아니라 마음, 영혼을 움직이는 권력이 작용되는 특정한 방법을 그는 통치라고 불렀다. 그리고 자기 통치와 타자 통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푸코는 이 지점에서 자기통치에 집중했다. 우리는 대개 권력이라 하면 상대에게 작용하는 힘을,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을 떠올리는데, 권력에 대해 논하며 '자기'에 대한 고찰을 강조한 지점이 흥미로웠다. 자기에 대한 진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을 더 높은 단계로 인도하는 것, 그것이 왜 중요한지, 타자/공동체를 통치하고 인도하려는 자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푸코는 강제적으로 시키는 대신 생각을 심어주는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힘'을 설명하기 위해 신자유주의에 집중했다. 신자유주의는 수수방관하거나 계획화를 통해 직접 개입하기 보다 경제 외적인 부분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사람들이 삶을 스스로 책임지게 만드는 방식, 제3의 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자유주의 하의 개인은 스스로가 자본이자 생산자인 동시에 수입원이 되는 기업체 혹은 한 명의 기업가에 비유된다. 개인은 모든 고뇌의 개인적 소유자로서 그 해결에 쫓기고, 기업가로서 모든 능력치를 키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신자유주의는 '완전경쟁'을 낳는다. 즉, 신자유주의는 사람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경쟁하게 만드는 통치 방식으로서, 경제 체제 그 이상의 통치 이념인 것이다. 권력을 쪼개고 쪼개서 이해하는 것이 더 큰 개념 간의 권력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완전 경쟁의 사회 속에 살게 된 데에는 신자유주의라는 통치 이념이 작용했음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푸코는 '진정한 삶'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대항 품행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대항 품행은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집단을 인도하는 다른 진리가 필요함을 주장하는 저항이자 불복종이며 반란이다. 그리고 '비판적 태도'를 대항 품행과 연결시킨다. 비판은 지금의 통치 형태를 거부하고 이렇게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나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는 지금이라는 고유한 순간의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정국이 몹시도 불안정한 대한민국 정치의 현위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라는 생각으로 대항 품행의 행동에 나서는 용기있는 모두에게 존경을 담은 박수를 보낸다. 푸코의 미시 권력론이 오늘날의 정치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푸코는 강압적인 힘뿐만 아니라 생각을 심어서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을 권력으로 보았다. 오늘날의 정치를 떠올리면 권력의 작동 방식은 참으로 그러하다. 매체, 제도, 캠페인 등 과거에 비해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과 이념에 침투하고 있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현명한 대중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선동이나 음모론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보이는 권력보다 보이지 않는 권력의 작동 방식에 대한 통찰을 길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