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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부터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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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활동하시는 진은영 선생님이 이렇게 친절한 산문집을 내셔서 참 반갑다. 대학시절 철학강의를 듣고 참 좋아했던 선생님이시기도 하다.전체적으로 내용이 매우 와닿는다.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위로의 힘을 얻는다. 철학과 시가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공감하는 구절들을 인용해본다."우리는 무엇을 꿈꾸며 싸우든 그 꿈을 이루는 일은 어렵다.조금 전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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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활동하시는 진은영 선생님이 이렇게 친절한 산문집을 내셔서 참 반갑다. 
대학시절 철학강의를 듣고 참 좋아했던 선생님이시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매우 와닿는다.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위로의 힘을 얻는다. 철학과 시가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공감하는 구절들을 인용해본다.

"우리는 무엇을 꿈꾸며 싸우든 그 꿈을 이루는 일은 어렵다.
조금 전진한 기분이었는데 도로 제자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인간은 실패하려고 태어난 '훼손된 피조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뮈('시지프 신화'를 쓴 저자) 덕분에, 우리는 어려운 싸움을 계속 이어가는 이들을 어리석다고 말하는 대신 위대한 용기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이들은 승리하는 이들이 아니라 진실과 인간적 품위를 지키기 위해 어쩌면 패배할 지도 모를 싸움을 시작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p.143

*
삶과 역사는 고통스러운 빈자리들, 즉 보상없는 희생들로 끝없이 이어지지만 "그 끝없음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응시하면 우리는 뜯겨 나와 영원에 이르기 된다".

인류에게 공통적 처참함을 만들어내는 몰개성적인 힘의 폭력에 맞설 수 있는 것은 몰개성적인 사랑뿐이라는 뜻이다.

현실에서 수난은 평범한 이들 모두에게 닥친다는 정확한 인식만이 약자에 대한 경멸을 막을 수 있다.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편, 위의 책에서 인용 p.148~150
YES마니아 : 플래티넘 h********g 2024.09.19.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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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살아가게 하는 문장을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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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인의산문집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영혼의 반짝임을 발견하는 시인,진은영의 신작 산문집     #나는세계와맞지않지만#진은영#마음산책     “위대한 책들의 타격 아래서 우리는 번번이 죽고또 번번이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     다 기억할 순 없지만 죽고 싶었던 숱한 순간에 시인을 살린 문장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고통의 순간도 회복의 과정도 전부 잊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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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인의산문집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영혼의 반짝임을 발견하는 시인,
진은영의 신작 산문집
     
#나는세계와맞지않지만
#진은영
#마음산책
     
“위대한 책들의 타격 아래서 우리는 번번이 죽고
또 번번이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
     
다 기억할 순 없지만 죽고 싶었던 숱한 순간에 시인을 살린 문장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고통의 순간도 회복의 과정도 전부 잊었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 살아 있다고 말한다.
     
내가 특히 어려워하는 책이 고전인데 알고본 이 책, 진은영 시인을 살린 책들에 대한 책이었다. 시인이 사랑했던, 시인의 숱한 밤을 함께했던, 죽고 싶었던 순간을 살려냈던 작가들.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실비아 플라스, 한나 아렌트…… 그들의 이름은 너무도 유명하기 때문에 나같은 고전바보에게도 친숙한 이름들이다. 
     
그러나 어쩜 이래? 시인의 말한 작품들 중에 읽은 작품 하나도 없다! 앞으로도 읽을 수 있는 작품일지 단언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얼마 전에 읽었던 청춘의 독서가 생각하네...?)
     
사는 동안 삶이 행복이라 생각하며 살지 못했다. 그래서 시인이 들려주는 첫 번째 글, 서문에서부터 마음을 홀딱 빼앗기고 말았다. 물론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예상한 결말이었다.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아무리 애써도 이 절망과 고통과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작가들을 만나며, 그들의 문장을 읽고 살피며,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지. 
     
전에 만났던 백은선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무해한 시가 아니라 행복만으로 추구하는 글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건져올리듯이. 친절하게 다정하게 괜찮다, 행복해질 것이라고 아첨하지 않고 너에게 고통이 올지라도, 그 고통을 다 겪더라도 너 자신의 삶과 고유함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둔다. 쉽게 위로하지 않지만 우리는 결국 위로받고 만다.
     
좋은 작가는 아첨하지 않는다. 오랜 친구처럼 우리에게 진실의 차가운 냉기를 깊이 들이마시라고 무심한 얼굴로 짧게 말한다. 카프카, 울프, 카뮈, 베유, 톨스토이, 플라스, 니체, 아렌트…… (…) 이들은, 내 책을 읽는다면 넌 아침에 슬펐어도 저녁 무렵엔 꼭 행복해질 거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너는 고통이란 고통은 다 겪겠지만 그래도 너 자신의 삶과 고유함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준다. 작가들은 진심으로 독자를 믿는다. 그들에게 그런 믿음이 없다면, 어떤 슬픔 속에서도 삶을 중단하지 않는 화자, 자기와 꼭 들어맞지 않는 세계 속에 자기의 고유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싸우는 주인공을 등장시킬 수 없을 것이다. _ 책머리에 중에서
     
위대한 책을 읽는다고 혁명을 일으키거나 인류를 구원하지는 못했지만, 다만 살아갈 수 있었다는 진은영 시인. 그리하여 기어코 살아가게 하는 문장을 만날 것이다. 인류는 구원하지 못해도 나 자신은 구원할 수 있으므로.



     
#책속한문장

P. 22 사실 삶은 기나긴 소송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성별, 인종, 계급 등의 사회문화적 규정들 속에 던져진다. 사회는 그 규정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하며 늘 우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려고 대기 중이다. 규정 하나를 잘 지켜도 다른 규정들로 인한 소송들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누구나 사는 동안 사회적 ‘정상상태’에 있을 것을 명하는 법 앞에서 계속 무죄를 입증하거나 유죄를 인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완전한 무죄방면은 불가능하다.
     
P. 34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소중하지만 자신이 짜 넣을 인생의 무늬들이 모두 관계로만 환원된다고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랜도는 고독을 사랑하는 실존주의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P. 67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은 한없이 어둡다. 그런 세상에서 사랑은 벼락처럼 아주 잠시 동안 번쩍이며 어둠을 밝힌다. 장미꽃처럼 붉고 짧은 빛 속에서 바흐만은 꽃들을 몽환적으로만 그려내지 않는다. 피어난 꽃들 아래 환하게 불 밝혀진 역사의 과오라는 가시들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P. 117 어떤 시인들은 시 속에 죽어가는 이의 가쁜 숨소리를 담아낸다. 읽은 이의 가슴을 찢는, 고귀한 시들이다. 그러나 백석의 시에선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큰 비명이나 고통스러운 신음은 들리지 않는다. 다만 그는 죽어가는 사람, 피로와 고통과 절망에 취해 널브러져 있는 사람 곁에서 속삭이며 중얼거리듯 쓴다. 그 중얼거림에 삶의 깊은 성찰이나 낙원의 약속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니다.
     
P. 156 슬픔에 빠진 아이는 늘 구석에 가서 웅크린다. 겁에 질린 동물들이 찾는 곳도 구석이다. 세상에서 버려진 기분이 들 때 우리는 구석으로 숨는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구석이야말로 안전에 대한 몽상을 충족시켜주는 진정한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편안하게 거주한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상처받는 순간에 숨을 수 있고 비밀의 은신처가 될 수 있어야 하니까. 어쩌면 집은 “세계 안의 우리들의 구석”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P. 175~176 사랑은 늘 이런 식이다. 시대의 어둠, 운명적 불운, 제삼자의 모략, 서로에 대한 의심, 착각과 실수 등 배송 과정에 끼어든 각종 장애로 내가 보낸 사랑의 정량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지금 당신의 연인이 홀로 어떤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있는지 살피라는 듯 소설은 거듭되는 배송 사고를 전한다.


YES마니아 : 골드 y*******2 2025.09.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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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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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이라는 제목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살다 보면 나만 세상과 조금 어긋나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나에게는 불편하고,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아가는 일이 유난히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이 잘못된 건지 내가 잘못된 건지부터 생각하게 된다.이 책을 읽으면서 꼭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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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이라는 제목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살다 보면 나만 세상과 조금 어긋나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나에게는 불편하고,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아가는 일이 유난히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이 잘못된 건지 내가 잘못된 건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내가 세계와 맞지 않는 사람이어서 힘든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 세계와 맞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겉으로는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마음속 어딘가에는 세상과 자신 사이의 작은 틈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틈은 때로 외로움을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그 틈이 있기 때문에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잘 맞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에 나를 맞추고, 적당히 참으며,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무뎌지는 것이 어른이 되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계속 나를 깎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 사람인지조차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조금 맞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와 잘 지내지 않아도 되고,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되고, 세상이 정해놓은 방식에 언제나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 납득할 수 없는 것,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까.


물론 세계와 맞지 않는다는 것은 낭만적인 일만은 아니다. 외롭고 피곤하고 때로는 나 자신이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살다 보면 결국 세상에 완전히 맞춰 살아가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세상을 완전히 벗어나 살아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에게 맞는 거리를 찾아가는 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니 ‘나는 왜 이렇게 세상과 안 맞을까’라는 질문보다 ‘굳이 세상과 꼭 맞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남았다.


조금 삐뚤어져 있어도, 조금 느려도, 남들과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어도 괜찮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세계와 완전히 맞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a*****9 2026.10.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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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를 공유하는 이런 책이 나는 좋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사유를 공유하는 이런 책이 나는 좋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내용보기
작년에 읽은 신형철 평론가의 <인생의 역사>와 몇 달 전 읽은 김하나 작가의 <금빛 종소리>와 비슷한 구성의 책이다. 저자들은 그들이 읽었던 책들로부터 받은 이해와 느낌, 그리고 자신들의 사유를 전달한다. <인생의 역사>는 마음 넉넉한 교수님께서 뜨거운 이야기를 차분하고 나긋하게 설명해 주는 느낌이었고, <금빛 종소리>는 친한 친구나 지인들과 신나게 수다를 떠는 느낌
"사유를 공유하는 이런 책이 나는 좋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내용보기
작년에 읽은 신형철 평론가의 <인생의 역사>와 몇 달 전 읽은 김하나 작가의 <금빛 종소리>와 비슷한 구성의 책이다. 저자들은 그들이 읽었던 책들로부터 받은 이해와 느낌, 그리고 자신들의 사유를 전달한다. <인생의 역사>는 마음 넉넉한 교수님께서 뜨거운 이야기를 차분하고 나긋하게 설명해 주는 느낌이었고, <금빛 종소리>는 친한 친구나 지인들과 신나게 수다를 떠는 느낌이었다면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은 현명한 지인이나 선배로부터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조곤조곤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 받는 느낌이었다. 책 속에는 유명한 작가들과 보석 같은 작품들이 나온다. 이 빛나는 보석을 저자께서 다시 한번 공을 들여 잘 닦아 더 빛나게 해준다. 수많은 보석들 중 유독 내 마음을 사로잡는 보석은 이것이다.


마술적리얼리즘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르케스는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글쓰기의 시작에는 카프카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마르케스가 대학을 다닐 때였다. 친구 한 사람이 카프카가 쓴 단편소설집을 빌려주었다. 그는 하숙집에 돌아와 「변신」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줄에 놀라서 그만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다. 「변신」은 "그레고르 잠자는 그날 아침 불편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침대에서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는 이 첫 줄을 읽으면서 소설을 이렇게 시작해도 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러고는 그걸 알았더라면 이미 오래전에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을 거라고 중얼거리면서 즉시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드디어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20P

"그분이 오셨다"라는 코믹한 표현이 있다. 일종에 감 잡았다. 방법을 확실하게 알았다는 뜻이다. 카프카의 <변신>을 읽을 때 마르케스란 분에게 그분이 오셨었나 보다. 나도 책을 읽다가 이런 똑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분이 오셨다. 김영하 작가의 <검은 꽃>을 읽을 때는 사건의 철저한 자료수집을 바탕하면 흥미로운 사건을 소재로 나도 소설을 쓸 수 있겠는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을 때는 시점과 인칭 활용의 묘를 터득하면서 이렇게 인물과 시간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나도 소설을 쓸 수 있겠는데? 데릭 톰슨의 마케팅 교양서 <히트 메이커스>를 읽으면서 '친숙한 놀라움'과 '익숙한 새로움'에 기인해 과거 인물의 뽑기와 섞기를 통해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서 나도 소설을 쓸 수 있겠는데?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에드 용의 <이토록 굉장한 세계>를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감각 이상의 감각을 생각하면 나도 시를 쓸 수 있겠는데?라는 몹시도 발칙한 생각을 했었다. 그분이 오셨을 때 얼른 해야겠다. 하자. 해보자, 해보자꾸나.



「모닥불」처럼 단순한 시가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도 잊지 않고 모든 것을 호명하는 사랑의 단순함. 그 성실한 단순함. 이 시가 새끼줄과 헌신짝 기타 등등을 태우고 재당과 어른과 초서 양반 기타 등등이 들러앉은 모닥불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는 것. 하찮게 취급되는 것들까지 전부 호명하는 다정함 덕분에 세 번째 연이 나올 수 있게 된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115 ~116P

백석 시인의 <모닥불> 전문이 실리고 하찮은 것들을 일일이 호명하는 시인의 의도를 설명해 준다. 이 부분을 읽을 때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가 떠올랐다.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읽을 때, 이 사람은 대체 왜 서사의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병력의 수치나 병사의 이름을 지루하리만큼 죄다 나열을 한 거야 하면서 그런 부분은 뛰어 넘기고 읽었었다. 아이고야. . 진은영 작가님의 이 부분을 읽고서야 호메로스가 왜 그랬는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전쟁터의 무명의 병사도 이름이 불리게 되면서 이 장대한 이야기 속의 영웅이라는 존중의 표시이자 영광의 부여였으리라.



지성적 안정법 이외에도 우리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또 다른 안정법이 있다. 몽상가의 방식이다. 우리는 다르게 사유할 뿐만 아니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사물들에 대한 몽상을 통해 우리는 다른 이미지 속에서 살아간다. 바슐라르는 이것을 "이미지의 안정법"이라고 표현한다. 의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이 존재한다. 그럴 때 우리를 돕는 것은 '다르게 느끼는 일'이다. (중략) 이미지의 안정법을 활용하여 매번 모든 것을 다르게 느끼는 이들이 시인이다. 그들은 일반적인 가치 평가의 영역을 벗어나서 사물들을 느낀다. 가장 보잘것없고 남루하고 쓸모없다고 여겨진 사물이 한 시인의 시적 이미지 속에서 가장 빛나고 위대한 모습으로 태어난다. 시를 읽는 사람은 시적 이미지에 동참하며 그 사물을 다르게 체험한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166~168P


앞에서도 언급되었던 <이토록 굉장한 세계>는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느끼는 동물들의 감각에 대한 책이다. 그때 느낀 것이 아마도 시인들은 인간의 감각 그 이상의 감각을 느끼는구나라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 작가님이 "맞아, 그런 거야"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다. 읽으면서 매우 반갑고 기분 좋은 부분이었다. 다르게 생각하는 지성적 안정법과 다르게 느끼는 이미지 안정법이 적재적소에서 누구나 발현된다면 세상에는 평화만이 존재할 것이다. 

마치며

이런 형식의 책을 읽으면 항상 읽고 싶어지는 다른 책들이 생긴다. 책이 책을 불러들인다. 그리고 작가가 자신이 읽었던 책의 사유를 공유하는 이런 책이 나는 참 좋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n 2025.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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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과 문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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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시인이 어떤 문장에서 위로 받고 어떤 생각들로 삶을 견디는지를 엿볼 수 있었고, 내가 평소 책을 읽으며 느껴왔던 감정과 비슷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이 직접적인 위로를 건네지 않아도 고민하던 문제와 비슷한 문장을 마주할 때 그 문장에 위안을 얻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들이 책 전반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서평집을 처음 접했지만 단순한 책 소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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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시인이 어떤 문장에서 위로 받고 어떤 생각들로 삶을 견디는지를 엿볼 수 있었고, 내가 평소 책을 읽으며 느껴왔던 감정과 비슷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이 직접적인 위로를 건네지 않아도 고민하던 문제와 비슷한 문장을 마주할 때 그 문장에 위안을 얻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들이 책 전반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서평집을 처음 접했지만 단순한 책 소개를 넘어 시인의 감정과 생각 덕분에 글이 더 풍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좋은 문장과 새롭게 읽고 싶은 책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z*********7 2025.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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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을까?
"나는 세계와 맞을까?" 내용보기
이 책은 진은영 작가가 읽은 책과 그녀의 삶의 이야기다.여기서 나오는 책은 다음과 같다.프란츠 카프카 『소송』버지니아 울프 『올랜도』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잉에보르크 바흐만 『이력서』안나 아흐마토바 『레퀴엠-혁명기 러시아 여성시인 선집』실비아 플라스 『에어리얼』에밀리 디킨슨 『고독은 잴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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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은영 작가가 읽은 책과 그녀의 삶의 이야기다.
여기서 나오는 책은 다음과 같다.
프란츠 카프카 『소송』
버지니아 울프 『올랜도』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잉에보르크 바흐만 『이력서』
안나 아흐마토바 『레퀴엠-혁명기 러시아 여성시인 선집』
실비아 플라스 『에어리얼』
에밀리 디킨슨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아리엘 도르프만 『싼띠아고에서의 마지막 왈츠』
이바라기 노리코 『처음 가는 마을』
백석 『백석 시, 백 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패터슨』
라이너 쿤체 『은엉겅퀴』
조앤 디디온 『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
가스통 바슐라르 『공간의 시학』
존 버거 『A가 X에게』
롤랑 바르트 『밝은 방』
앤 카슨 『녹스』
루이스 하이드 『선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주인과 하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자크 랑시에르 『무지한 스승』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이름만 들어도 입이 벌어진다. 차근차근 읽으면 그녀의 고뇌를 읽어가는 재미가 있다.
#진은영
YES마니아 : 골드 b***1 2025.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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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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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시인님의 서평집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은 누구나 느낄 속절 없는 마음을 포근히 안아주는 글들이 너무 좋았던 책입니다. 시인이 사랑하는 시인을 살렸던 책과 문장들을 살펴보며 아픈 현실에서도 문학의 치유와 인간의 회복력을 믿고싶어집니다.
"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내용보기
진은영 시인님의 서평집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은 누구나 느낄 속절 없는 마음을 포근히 안아주는 글들이 너무 좋았던 책입니다. 시인이 사랑하는 시인을 살렸던 책과 문장들을 살펴보며 아픈 현실에서도 문학의 치유와 인간의 회복력을 믿고싶어집니다. 
o********8 2025.02.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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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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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저,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리뷰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의도했던 안했던 작가와 동질감을 느꼈어요. 나도 한때 저랬는데, 힘들고 지칠때, 유명하거나 혹은 유명하지 않거나그들의 문장일 읽고 쓰면서 힘을 얻었던 기억, 좋은 한때를 추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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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저,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리뷰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의도했던 안했던 작가와 동질감을 느꼈어요. 나도 한때 저랬는데, 힘들고 지칠때, 유명하거나 혹은 유명하지 않거나그들의 문장일 읽고 쓰면서 힘을 얻었던 기억, 좋은 한때를 추억해 봅니다. 
w****2 2025.0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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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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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집을 가끔씩 읽어 본 적은 있지만 저자가 시인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서평집에 비해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서평집을 읽을 때의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잘 알지 못했던 좋은 책들을 알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독서란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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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집을 가끔씩 읽어 본 적은 있지만 저자가 시인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서평집에 비해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서평집을 읽을 때의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잘 알지 못했던 좋은 책들을 알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독서란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s****m 2025.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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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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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읽기. 얼마만큼 이해하고 얼마만큼 소화 가능한지 따질 필요 없죠. 읽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말입니다. 어렵고 심오한 책들을 작가가 읽고 이해한 기록을 통해서 나도 조금이라도 더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여러번 곱씹어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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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읽기. 얼마만큼 이해하고 얼마만큼 소화 가능한지 따질 필요 없죠. 읽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말입니다. 어렵고 심오한 책들을 작가가 읽고 이해한 기록을 통해서 나도 조금이라도 더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여러번 곱씹어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c*****u 2024.1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