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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음식들을 치우고 텅 빈 넓은 상에서 <초빼이의 노포일기>를 읽었다. 경인편과 지방편으로 이루어 진 두 권의 책은 저자가 직접 다닌 전국의 노포에 대한 기록이다. 큰 번화가의 대로변에 있는 번듯한 가게들보다 지역 주민들만이 알 수 있는 숨은 맛집들이 더 많은 듯 하다. 저자ㅡ의 미각과 음식에 대한 표현력은 가히 탑티어라 할 수 있다. 글을 읽다 보면 가본 적도 없는 가게 테이블에 앉아 저자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는 노포를 사랑하고, 정성이 담긴 한 그릇의 음식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브런치에서 이미 수십만명의 독자를 사로잡았던 만큼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신간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저자의 앞 길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글을 읽다가 한 문장에 꽂혔다. 제목으로 쓴 '음식에 대한 기억은 추억이다.'가 그것.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단순히 한 끼의 허기를 때우기 위한 식사가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 음식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는 그러한 사실을 똑똑히 깨달았다. 먹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쉽지않은 과정이었지만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나의 어린 시절을 반추해보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음식이었다. 할머니와 엄마가 차려준 정성스런 음식에 대한 추억, 동네 구명가게에서 사먹던 십 원짜리 눈깔사탕이며 달고나, 아이스케끼와 찹쌀떡. 그 다양한 색과 긱감, 맛에 대한 기억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었다. 주부 이십년 차임에도 혼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전처럼 힘들진 않고 조금씩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헤드폰으로 유튜브를 감상하며 깻잎육전을 부치는 여자를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엄마의 모습을 딸들이 희한하게 보았지만 언젠가 유쾌한 기억으로 떠올렸으면 좋겠다. 나의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그 음식들을 떠올리게 된다면 쉽지 않은 주부의 역할도 즐겁고 진지한 것이 되리라. 추석날 오후. 책 속의 멋진 문장 하나가 적지 않은 깨달음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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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편부터 읽었다. 여행을 대신하기 위함이다.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다시 떠나기는 버거웠다. 내 여행의 절반은 미식인데, 거기서 또 미식의 절반은 추억이다. 초빼이의 노포일기 지방편에는 내게 익숙한 식당이 많이 등장한다. 조목조목 넘기면 당장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그 익숙한 향기와 맛. 이 책에는 다른이가 감히(?) 해석한 내 추억도 함께 들었다.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