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갑자기 젤리 봉지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어떨까. 있잖아, 있잖아...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렇게 심심풀이로 먹고 있던 곰돌이 모양 젤리들 중에서 어떤 젤리와 눈이 마주친다면 말이다. 아마도 화들짝 놀라서 젤리 봉지를 바닥에 쏟아버리지 않을까. 박소희 작가의 <모든 당신의 젤리>에는 말하는 젤리가 등장한다. 말하는 젤리에 따르면, 젤리는 원래 사람이었다. 췌장암 말기로 46세에 사망한 여성이었다. 죽기 전에 젤리가 되길 선택했기에, 죽기 직전 의식을 복사해서 젤리 사백 개에 똑같이 옮겨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젤리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인간의 경험과 내면을 사물로 옮기고, 그 사물이 움직이기까지 한다는 설정이 어쩐지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게 젤라틴으로 된 젤리는 자신의 소원을 하나만 들어달라고 하는데, 과연 젤리의 소원은 뭘까.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에 살고 있는 나는 십 년 만에 서울에 있는 어머니의 집을 찾아온다. 자신이 이십 년을 넘게 산 오래된 집이지만, 근처에 와서는 조금이라도 늦게 들어가고 싶어 미적대는 중이다. 나는 오랜만에 집에 오면서 행운의 상징이라는 슈톨렌을 사가지고 왔다. 집의 구조는 그대로였지만, 어쩐지 낯설게만 느껴지고, 가족들과의 불편한 관계도 변하지 않았다. 나의 방은 에어비앤비로 쓰이고 있었는데, 현재는 손님이 없었음에도 어쩐지 남의 방 앞에 선 기분이 든다. 그들은 독일의 크리스마스 빵인 슈톨렌을 함께 나눠 먹으며 오랜만에 대화를 나눈다. 그 시간은 이들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줄까? 이지 작가의 <라이프 피버>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빵인 '슈톨렌'이 등장해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말린 과일과 설탕에 절인 과일껍질, 아몬드, 향신료를 넣고 구운 빵에 버터를 바른 후 슈거파우더를 뿌려 만든 독일식 과일 케이크인 슈톨렌은 럼향 가득 품은 달콤하고 쫄깃한 건과일의 맛과 꾸덕하고 깊은 풍미가 정말 근사하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빵이라서 더욱 특별한데, 그렇기 때문에 슈톨렌이 이들 가족에게도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읽었던 작품이다. ![]() "녹을 때까지 기다리자."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 가지 ‘디저트’를 테마로 완성한 단편소설 앤솔러지이다. 오한기, 한유주, 박소희, 장희원, 이지 작가가 각각 초콜릿, 이스파한, 젤리, 사탕, 슈톨렌을 소재로 쓴 신작을 수록했다. 일부터 맛있는 디저트 가게를 찾아가서 먹어볼 정도로 디저트를 즐기고, 좋아하기 때문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읽어 보았다. 사실 디저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결코 필요불가결한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즐겁고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산다는 건 매우 고단한 일이고, 달콤하고 예쁜 디저트는 하루를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주곤 하니 말이다. 오한기 작가는 <민트초코 브라우니>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며 건전하고 무해한, 정상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 애쓰는 소설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한유주 작가의 <세계의 절반>에는 다른 사람들의 전생을 보게 된 치과의사가 등장하고, 박소희 작가의 <모든 당신의 젤리>에는 죽어서 젤리로 다시 태어난, 말하는 젤리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기를 부탁한다.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만큼이나 형형색색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디저트는 배를 채우기보다 마음을 채워주는 음식이다. 책을 읽는 행위 역시 그렇지 않을까.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고, 우리를 지난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니 말이다. 자,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책을 읽을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 ![]() ![]() 허기짐을 해결하기 위해 꼭 챙겨야 하는 아침, 점심, 저녁의 삼시 세끼와 달리 디저트는 식사 후에 먹는 후식으로 달콤한 케이크나 쿠키, 때로는 초콜릿처럼 '배고픔'과는 관련이 없지만 추가적인 즐거움과 기쁨, 식사의 완결을 의미하기에 느낌이 다르다. 오늘 디저트는 무얼 먹을까 하는 기대감,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씁쓸한 무언가를 입에 넣고 만끽하는 그 시간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워주며, 지난한 일상이나 힘들었던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디저트 메뉴 가운데 초콜릿, 이스파한, 젤리, 박하사탕, 슈톨렌이라는 다섯 가지 디저트와 관련된 앤솔러지 소설, 《녹을 때까지 기다려》는 각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형형색색의 다섯 작가의 세계관, 그리고 평범한 일상 밖의 소설적 상상력을 펼쳐 보였다. 디저트 = 달콤한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쓰고 떫기도, 또 맵고 짠 것도 있고, 알싸한 시원함 등 다양한 맛을 연상시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겼는데, 오늘의 디저트는 뭐로 할까? 고민을 하듯 입맛에 따라 감정에 따라 원하는 메뉴를 다룬 이야기를 펼쳐 읽다 보니 인생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이만큼 짙게 맛볼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민트 초코 브라우니〉는 초콜릿에 대한 이야기로, 곤경에 처한 한 작가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글쓰기 공부방을 운영하던 중,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그의 사상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오며 수강생이 줄어들자 누구보다 '정상적이고 건전한' 소설을 써서 자신을 증명하기로 결심한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릿의 맛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호불호가 강한 민트 초코 같은 이 이야기는 똥으로 초콜릿을 싸는 작가라는 기이한 상상력의 틈에서 주류는 아니지만 누구나 궁금해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 〈세계의 절반〉은 우연한 기회에 물가에서 줍게 된 안구가 이마에 붙으면서 타인의 전생을 볼 수 있게 된 치과의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은 태어나지도 않은 시대의 짤막한 장면들, 주변 사람들의 전생이 자꾸만 보이며 알 수 없는 일상에서의 패턴은 참으로 혼란스럽기만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렸고 이제 모든 것을 알 것 같다'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 민형. 보려 애쓰지 않아도 보이고, 쌓여가는 타인의 전생에는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 읽으면서도 참 어렵고 헷갈리지만 도시 이름이기도, 마카롱과 비슷한 모양의 이스파한이라는 디저트의 알 수 없는 정체성과 맞물려 오묘한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세 번째 이야기 〈모든 당신의 젤리〉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곰 모양 젤리와 관련된 '너'와 젤리의 이야기이다. 곰 모양 젤리를 먹던 중 하나의 젤리가 '너'에게 말을 걸어오며 시작하는데, 전생에 사람이었던 젤리가 생전 기억을 지닌 채 약 400여 개의 젤리에 기억을 나뉘어 갖게 되고 그중 하나인 오렌지 젤리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며 '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젤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의 보금자리는 물론 그의 목소리와 사연에 귀를 기울이며 젤리가 가진 '전생'의 미안함을 사과하기 위해 도움을 주던 '너'는 젤리의 사과 대상을 마주하며 언제까지고 젤리를 도울 수 없고,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는 자신이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서 오는 죄책감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곰 모양의 젤리이지만 색도 맛도 제각각인 것처럼, 얼핏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도 제각기 다른 모습과 마음, 생각으로 살아간다. 누가 옳고 그른가를 떠나 각기의 '맛'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어떤 면에서는 젤리 곰이 세상을 비춰주는 거울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네 번째 이야기인 〈박하사탕〉은 특별히 싸운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연락 없이 만나지도 않고 지낸 두 명의 친구가 함께 가까이 지내던 친구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서로를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어쩌면 오늘이 지나면 다시 만나지 않을 수 있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관계. 시간이 많이 지나 서운하고 미운 감정은 덜었지만 다시 가까이하기에는 망설임이 생기는 그간의 시간은 날씨처럼 차기만 하다. 화장터 근처 추모 공원에서 미묘한 산책을 하다 우연히 대강 끼니를 때우기 위해 들른 식당에서 후식으로 가지고 온 박하사탕을 서로 하나씩 나누고서는 혀 위에 사탕을 올리고 '녹기를 기다리며' 자연스레 서로의 손을 꽉 움켜쥐게 된다. 다시 이런 시간이 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서로 느끼면서 말이다. 갑작스러운 관계의 단절에서 나이를 먹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갈등 아래에서도 끝까지 미워하고 싶지도 그렇다고 나서서 먼저 화해하고 싶지도 않은 그 감정들까지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박하사탕의 맛처럼, 그러면서도 오래 잔상처럼 입에 마음에 남는 글이었다. 마지막 이야기 〈라이프 피버〉는 집을 떠나 해외에서 살다, 십 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엄마의 집. 나의 방이 에어비앤비로 쓰일 뿐, 가족들과의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는 변하지 않은 것 같이 날씨처럼 춥기만 하다.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선물로 들고 온 독일의 디저트 '슈톨렌'을 함께 먹으며 오랜만의 어색한 조우에 달콤함을 더한다. 마지막 슈톨렌은 행운의 상징이죠, 라는 빵집 주인의 말처럼 슈톨렌을 나눠먹으며 겉으로는 십 년 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지만 조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도 같은 이 미지근해진 온도는 아마도 슈톨렌 덕분인가 하는 피식하는 웃음을 짓게 하기도 했다. 디저트 이름을 하나씩 따고 있지만 대단히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라기 보다 조금은 기이하고 현실성이 없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슨 맛일까 짐작이 되지 않는 디저트를 처음 먹어보는 경험처럼, 때로는 익숙한 맛의 디저트가 상황이나 함께 먹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맛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 디저트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지듯 작가들이 표현하는 각 이야기들의 여러 가지 맛들을 입이 아닌 눈으로 맛보며 그 맛을 마음으로 느껴보는 것 또한 색다르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했다. 꼭 달콤한 것만이 디저트는 아니야, 라고 하나하나 직접 맛을 보여주듯 다양한 맛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마음을 이만큼 꽉 채워주었다. 또 어떤 맛의 이야기가 있을까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특별한 앤솔러지, 각기 다른 배경과 이야기로 연관성이 하나도 없는 듯싶지만 읽고 나면 하나로 묶여 마음에 울림을 주는 특별한 소설이었다. 하루에 한 편씩, 오늘의 디저트를 고르듯 그렇게 다채로운 인생의 맛으로 참 즐겁고 맛있었던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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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귀여울 필요가 있나 싶게 귀엽고 가벼운 판형의 책을 손에 들면 괜히 기분이 들뜬다. 달콤하고 쫀득한 디저트들을 하나 둘 떠올리다 보니 입 안이 달큼해진다. 체중 조절이나 건강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그다지 달콤한 것을 즐기지 않지만 이건 책이니까. 이런 소재의 책은 몹시 구미가 당긴다.
다섯 작가가 한 권에 모였다. 각기 다른 매력의 디저트로 중무장하고서. 입 안 가득 문 달콤한 디저트들이 녹아내릴 때까지 그것들을 가득 머금고 차분히 기다리면 그 속에 숨어있던 고통, 슬픔, 상실, 후회 같은 것들이 스멀스멀 정체를 드러낸다. 달콤함 뒤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하나씩 맛볼 수 있는 소설, 여러모로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 후 가볍게 달콤한 젤리를 입어 털어 넣듯 심드렁하게 또 편안하게 펼쳤다가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들에 마음이 일렁일 책이다. 몸이 살찌는 디저트 대신 마음이 살찌는 이 책,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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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때까지 기다려 - 오한기, 한유주, 박소희, 장희원, 이지 (지은이) 비채 2024-09-02> ?? 다섯 개의 디저트 이야기라 뭔가 상큼발랄함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뭉클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당신의모든젤리 가 취저였다. 통필사를 하고 싶을만큼 좋았다. 말하는 젤리곰이라니! 근데 이 젤리곰이 뭔가 부탁을 한다. 자신은 사람이었다고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이 이야기가 왜 이렇게 좋은지, 어떤 부분이 내게 건드려졌는지 모르겠는데 좋았다. 두번째로 좋았던 건 #박하사탕 한창 친구들을 만나고 다녔던 때, 밥을 먹고 나면 다 하지 못한 말들이 있을 때도, 설령 더 이상 할 말이 없어도 무조건 디저트를 먹으러 갔었다. 그게 친구관계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건 하나의 관계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관계가 거의 끊어졌다고도 무방한 친구였던 이와의 박하사탕 녹을 만큼의 딱 그 시간만큼의 시간. 그 시간에서 나는 이해를 느꼈다. #민트초코브라우니 는 진짜 사실인지 소설인지 분간이 안 될정도로 흥미 진진했달까. 가볍게 읽었다가 코 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다양한 디저트의 맛처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
![]() * 비채 서포터즈로 받아본 책이다.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 개의 디저트를 가지고 쓴 다섯 편의 소설. 디저트의 종류도 참 다양했다. 내가 너무 익숙한 초콜릿과 사탕, 젤리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스파한과 슈톨렌. * 디저트라고 하면 굉장한 단 맛과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기분 좋음,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 할 정도로 조금 덜 찬 배를 꽉 채우는 느낌이 가득한 책일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열어본 책은 첫 편부터 조금 실망스러웠다. * 초콜릿과 똥을 연관 시킬 줄은 몰랐으니까. 한 편의 소설이 끝난 뒤에는 작가님이 나름대로 쓴 작가 노트가 있다. 그런데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노트를 봐도 잘 모르겠다. 에세이 성격이 강해서 정말 있었던 일인가 싶어 네이버에 작가님 검색도 해 봤다. 이걸 노렸다면 작가님은 정말 천재?????? * 처음의 실망감을 안고 두 번째 편을 읽었는데, 나 난독증인가 싶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겠다. 전혀 연관성 없는 장면들이 휙휙 지나간다. 마지막에는 뭔가 독자가 납득할만한 맺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2탄을 위한 빌드업 같은 느낌에서 뚝 끊겼다. * 하하.... 이걸 어쩌나~ 싶던 도중에 세 번째 편을 읽으면서 부터는 살살 감이 잡혔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에서는 확신이 들었다. 디저트라는 큰 틀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 친구 인줄 알았던 경쟁자,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스쳐가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친구, 가족. 이렇게 생각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으니 이번에는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달콤한 디저트와 씁쓸한 타인과의 관계가 대조적으로 보였다. * 물론 그 안에는 다툼도 있고 화해도 있다. 외면도 있고 용서도 있다. 또는 아무것도 아닌 배려에, 용기 내서 내민 손길의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인연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 손으로 그 인연을 끊은 적도 있다. '그때, 내가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디저트는 보통 음식을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먹는 것으로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처럼 다양한 인간의 군상과 그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 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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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을 때까지 기다려] _오한기, 한유주, 박소희, 장희원, 이지 마치 사랑스러운 디저트처럼 상큼한 컬러가 돋보이는 작은 소설집이 도착했다. ?????? ‘디저트'라는 단어는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공통된 감각은 분명하다. ‘달콤함’, ‘맛있는’, ‘가벼운’, 그리고 ‘일상적인’ 감정들. 이러한 요소들이 각기 다른 해석으로 녹아든 소설집 이었다. 디저트를 음미하듯 가볍게 손에 들고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 [민트초코 브라우니] _오한기 얼마 전 [정지돈] 작가의 에세이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오한기] 작가를 이번 소설집에서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 마치 작가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 같은 친근한 분위기로 느껴졌다. 실제로 그가 글짓기 공부방을 운영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흐리며 편안하게 다가오는 소설이다. ?? [세계의 절반] _한유주 소재의 신선함이 좋았다. SF 형식으로 진행되며,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2046년 식목일에 트래킹을 하다가 [안구]하나를 줍게된다. 그 안구는 다른이의 [전생]을 볼수 있다. 그러나, 진짜 [전생]인지 증명할 방법은 없다. ?? [모든 당신의 젤리] _박소희 암투병 환자가 죽기직전, 다음생을 고를 수 있었다. 이 주인공은 400개의 곰돌이 젤리로 다시 태어났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작품이었다. 전체적인 플롯은 젤리처럼 가볍고 투명하지만, 그 속에 담긴 문장과 인물들의 행동, 대사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각 문장이 감각적이면서도 깊이 있고, 인물들의 감정이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진중한 소설이었다. ?? [박하사탕]_ 장희원 이 작품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대학 시절 친하게 지냈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멀어진 세 명의 친구들. 그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난 뒤 장례식에서 재회한 두 친구는 다시금 서먹한 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은 세상을 떠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나 추억에 집중하지 않고, 남겨진 두 사람의 어색함과 앞으로도 다시 가까워질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을 그린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멀어진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휴유증]을 남기는 작품. ?? [라이프 피퍼] - 이지 이지 작가의 [라이프 피퍼]는 쿨하면서도 당당한 마인드를 가진 주인공과 터프한 어머니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흡인력 있게 그려지며, 인물들과의 관계와 이야기, 그리고 과거를 극복해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출판사에서 일부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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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명의 작가가 하나씩, 디저트를 소재로 쓴 단편소설 앤솔러지이다. 초콜릿,이스파한,젤리. 사탕,슈톨렌에 각자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디저트에 이렇게 진심일수 있나 싶었고 각 단편마다 작가의 색이 뚜렷해서 읽는 재미도 있다.
5편의 단편중 오한기 작가의 <민트초코 브라우니> 와 박소희 작가의 <모든 당신의 젤리>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똥에 집착하는(?) 작가님의 특유의 유쾌함이 살아있는, 그러면서 어딘가 서늘해지는 그런 느낌~ 이거 소설이 아니고 실제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단편이었다.
평소 젤리를 아주 즐겨먹는 나에게 <모든 당신의 젤리>는 소재부터가 맘에 들었고 내용또한 좋았다. 죽기직전에 의식을 복사해서 한사람의 정신을 무려 400개의 젤리에게 심었다는 기찬 설정,그로 고 내가 먹는 젤리속 어딘가에 그 사람의 의식이 살아있는 젤리가 있고 그 젤리와 만나게 된 화자인 내가 젤리와의 인연으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제 아마도, 얼마동안 젤리봉지를 뜯을 때면 젤리를 보고 말을 걸수도 있을거 같다. 혹시 거기 있어?
말랑말랑 새콤달콤하기만 하지는 않고 사람을 잃은 슬픔과 오랫동안 거리를 두고 살다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오랜 시간의 틈과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씁쓸함등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수 있다. 커피와 혹은 음료와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옆에 두고 읽으면 더욱더 좋을 그런 책이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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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순간, 새로운 생의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곰 젤리로?
그저 조금만 더 살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작고, 금방 먹힌다 해도 난 지금이 좋아.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 이런 태도로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p. 92)
젤리는 달콤하고, 사랑스럽잖아.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고. 게다가 빛을 받으면 투명해져. 나는 그렇게 투명하고 가뿐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한 번쯤 그래보고 싶었어. 빛 아래에선 투명하게 빛났다가 빛이 사라지면 다시 어두워지고, 빛이 투과하는 것 같으면서도 완전히 투과하진 않고, 그런 점도 매력적이었어. 사람 마음 같기도 하고. (p. 116)
곰 젤리가 되어 얻은 새로운 생에서는 ‘그 애’에게 가기로 마음먹는다. 전하지 못한 미안함을 고백하기 위해.
이 아이는 화려하고 신기한 것보다도 익숙하고 가까이 있는걸 어쩌면 더 원했을 수도 있겠구나. 평범한 거, 다른 사람들에겐 흔한 거, 그런데 정작 혼자서 마음껏 독차지해본 적은 별로 없는 거…. (p. 118)
책을 딱 봤을 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표지가 눈에 확 띄었습니다. 디저트를 주제로 한 앤솔러지라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구요. 사랑스러우면서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디저트들의 이야기들기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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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한기 외 지음/ 비채 (펴냄) 모름지기 소설이라면 새로운 해석이나 독특한 사유를 전달해야 할 텐데 p09 오한기의 민트 초코 브라우니》 역시 작가의 소설을 술술 재밌게 읽힌다. 결말이 궁금해서 한 번에 다 읽게 되는 오한기 작가의 소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이 대박 나자 인근 학원의 장 원장으로부터 영업 제안이 들어오는데, 이를 거절하게 된다. 거절의 대가는 혹독한 루머와 가십이었다. 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 사교육에 목매는 우리 현실 나아가 제도권에 반대하는 혁신적인 문인들에 대한 고민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읽고 나면 초콜릿 생각이 간절해진다는 것..... 《세계의 절반》 2046년 시점, 정민과 민형 그들은 트레킹을 하면서 가까워진다. 도중에 주운 안구, 그렇다 눈이다. 또 하나의 눈을 통해 전생을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자꾸 떠오르는 무너진 건물 그리고 건물 잔해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함께 읽히는 치위생사의 과거와 쉰네 살 미래 모습까지 보게 된 민형... 시점은 과거로 다시 현재의 민형에게로 넘어온다. 한유주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신선하고 독특한 충격이 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디저트의 세계라고 쓰고 주식으로 먹는 ㅋㅋㅋ 슈톨렌, 이스파한, 젤리, 사탕, 초콜릿 원래 사람이었던 젤리, 곰돌이 모양의 젤리 나도 종종 먹는 젤리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모든 당신의 젤리》 박소희 작가의 독특한 시선. 현대인의 아픔이 느껴졌다. 보육원, 봉사자, 젤리, 손난로, 놀이공원 그 모든 소재가 아련한 아픔이 되어 다가왔다. 궁금해 사람이었던 네 모습 p94 누구나 삭제하고 싶은 과거가 있다. 그 장면이 내 인생이 아니라고, 없던 셈 칠 수는 없지만, 가장 아래 서랍 깊숙이 넣고 봉인하고픈 그런 장면, 인생은 다양한 방법으로 망할 수 있다. 장희원 《박하사탕》 사람을 잃고 생기는 마음의 구멍이 가장 크다. 무언가를 잃는 슬픔 중에 사람을 잃는 슬픔만큼 아픈 것이 있을까..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빵이 소재인 이 지 작가의 《라이프 피버》 까칠 까질 한 가족 관계, 익숙하면서도 낯설기만 한 집, 조카( 언니의 딸)의 애인을 빼앗은 주인공 화자. 절연은 운명이었다. 사람이든 사랑이든 빼앗는 것이 가능한가.... 다섯 작가의 디저트 테마 앤솔러지다. '디저트'라는 소재가 무척 정감있게 느껴진다. 특히, 내 최애 군것질거리인 초콜릿... 짧은 단편 모음이지만, 작가 저마다의 개성이 돋보이는 사유가 깊이 있었던 소설집이다. 하! 소설을 읽는 내내 끊었던 초콜릿이 간절했다. 리뷰를 마치고 바로 사러 나가야겠다 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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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너무 귀엽고 폭신한 일러스트 표지에 깜짝 속아 버렸다. 전도유망한 작가 5명의 디저트를 소재로 한 단편 5가지가 실려 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충격(positive)이었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로 실감 났던 <민트초코 브라우니>부터 시작해서 타인의 전생을 볼 수 있게 된 <세계의 절반>, 죽음을 앞두고 사백 여 개의 곰 젤리로 다시 태어나 어떤 이를 애타게 찾는 <모든 당신의 젤리>, 인연과 헤어짐을 다룬 <박하사탕>, 가족 간의 '이해'를 생각하게 되는<라이프 피버> 등, 고립과 연결, 개인과 타인 사이 선을 아슬하게 넘나들며 얽히는 미묘한 감정선이 놀라운 수작들이었다. 5명의 작가들 각자 개성도 뛰어나고,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뚜렷해서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어쩐지 긍정적인 이미지만이 느껴지는 '디저트'라는 소재로 이런 심도 깊은 이야기를 창조해 내다니...... 무궁무진한 이야기 보따리 속에서,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타인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절반>이 조금 마음이 아팠고, <모든 당신의 젤리>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 나는 문학 작품에서 이런 방식으로 개개인의 상처를 다루는 방식을 좋아한다. 한 입 베어 물면 그저 달콤한 맛에 행복하다가도 오랜 시간 쌉싸그레한 뒷맛을 남긴다거나 입안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시간이 흘러도 찝찝한 여운을 남기곤 하는 디저트의 양면적인 특성을 사람과 삶의 이야기로 잘 풀어내 좋았던 단편집이었다. 판형도 조그맣고 귀여워서. 어쩐지 잔잔한 물속에 잠겨 있는 듯한 분위기의 작품들이라… 정말 반전 매력이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