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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3부작 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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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교수가 쓴 <흉노 유목제국사>와 <돌궐 유목제국사>를 읽은 뒤 그가 가장 먼저 썼다는 <위구르 유목제국사>를 백방으로 탐문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서점에서는 오래전에 품절된 상태였고, 중고서적도 비상식적인 가격대에 매물이 나와 있어서 구입할 수 없었다. 심지어 출판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구입 방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그렇게 기다림의 몇 개월이 가고 드디어 <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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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교수가 쓴 <흉노 유목제국사>와 <돌궐 유목제국사>를 읽은 뒤 그가 가장 먼저 썼다는 <위구르 유목제국사>를 백방으로 탐문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서점에서는 오래전에 품절된 상태였고, 중고서적도 비상식적인 가격대에 매물이 나와 있어서 구입할 수 없었다. 심지어 출판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구입 방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그렇게 기다림의 몇 개월이 가고 드디어 <위구르 유목제국사>가 재출간되었다. 특정 시리즈의 책이 서점에 나오길 기다린 건 30여 년 전 <태백산맥>, <아리랑>같은 대하소설 이후 처음이다. 

역사에 관심 없는 분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흉노, 돌궐, 위구르.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 시간에나 들어봤을 종족의 이야기를 애타게 기다리기까지 한다고? 그럼에도 그렇다. 원인은 희소성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이 한국사, 중국사, 유럽사를 연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그 책들을 읽는다. 하지만 몽골에서 중동까지 펼쳐진 중앙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자도, 역사책도 드물다. 간혹 나오는 책들도 깊이가 낮거나 번역서인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서 우리글로 쓰인 정재훈 교수의 3부작은 말 그대로 역사적인 역사책이다. 

흉노, 돌궐, 위구르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저자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유목국가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이다. 우리가 지금껏 배워온 바에 따르면, 역사는 채집/수렵에서 농경으로, 이주에서 정주로 발전해 왔으며, 유목생활은 낙후된 문화, 도시 정주생활은 진보된 문화이다. 따라서 저급한 유목 종족은 발달된 정주국가에 흡수되거나 소멸된다고 보았다. 강성한 유목 종족도 제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왕성과 도시를 건설하는 등 결국 정주문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재훈 교수는 유목제국의 발전과정을 흡수/소멸이 아닌 융합/활용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유목제국의 성공 여부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네트워크를 어떻게 조직하고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역참과 같은 소형 도시의 건설, 행정체제를 위한 왕도 건설, 상인들을 위한 시장과 교통로 건설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목제국은 중국의 도시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지만 유목종족의 뿌리가 흔들린 적은 없었다. 제국의 핵심인 카안조차도 도시 밖 천막에 거주하거나 동영지와 하영지를 순환하는 유목인 특유의 습성을 오랫동안 지속하였다.

독서를 어렵게 하는 건 몹시 길고, 복잡하고, 거의 엇비슷한 이름들 때문이다. 고대 투르크어, 위구르어, 한문, 음차까지...하지만 포기하지 말자. 시험을 보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다. 그냥 슬렁슬렁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이름을 외우느라 애를 먹느니 차라리 눈을 감고 초원을 달리는 제국의 기병들을 떠올려보자. 유목제국사 3부작이 주는 가장 큰 독서효과는 기록과 상상의 접합점에서 피어오르는 설레임이다.



s***u 2024.10.04. 신고 공감 4 댓글 0